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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9화

밤이 깊어 오고 조은혁은 침실로 돌아왔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마침 욕실에서 나온 박연희는 화장대 앞에 앉더니 자연스럽게 말을 건넸다.

“이번 파스는 잘 사용하고 계세요? 맞으면 나중에 병원에 가서 좀 더 받아오게.”

조은혁은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 아내의 등 뒤로 다가가 어깨를 가볍게 잡으며 답했다.

“좋대. 밤에도 아프지 않고.”

“그럼 됐어요.”

박연희는 손바닥에 에센스를 몇 방울 짜고 얼굴에 바르며 남편과 대화를 나누었다.

“진범이 결혼은 일정에 있지만 민희도 이제 나이가 어린 편이 아니에요. 오늘 밤 은화 사모님께서 그러시는데 사모님 조카분이 전에 민희를 만난 적이 있는데 이성적으로 호감이 있대요. 상대방도 예술을 전공하고 있고 집안 형편도 매우 넉넉하니 전 괜찮다고 봐요... 모든 면에서 적합하던데요.”

그러자 조은혁은 아내를 놔주고 침대에 눕더니 두 손을 머리 뒤로 베고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내일 아침 아이와 이야기해봐. 민희는 워낙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결혼은 당신이 신경 많이 쓰겠네.”

박연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그녀는 관리를 마치고 침대 위에 있는 남편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조은혁이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박연희는 천천히 다가가 조은혁의 품에 안겼고 두 사람은 그렇게 묵묵히 서로를 껴안은 채 복잡한 감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연희야, 애들도 눈 깜짝할 사이에 다 커버렸어. 진범이와 민희도 이제 혼담을 얘기할 나이가 되었고 우현과 은희도 곧 유학 갈 거잖아.”

말을 이어가며 조은혁이 아내를 내려다보았다.

이번 생에 그는 박연희를 만나게 된 것에 매우 만족했다.

하지만 이걸로 완전히 만족할 순 없었다. 적어도 50년은 더 살아야 한다. 아이들이 모두 결혼해 아이를 낳으면 연희를 들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아름다운 풍경을 구경할 것이다.

밤은 고요하고 두 사람은 그렇게 한 몸이 되었다.

...

이른 아침.

온 가족이 나란히 앉아 식사를 즐겼다.

집에 고용인이 있지만 아이들을 돌보는 데 익숙한 박연희는 조민희에게 우유를 따라주면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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