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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4화

사실 애초에 그들은 정당한 절차를 밟을 수 없다. 집에서 동의하지 않을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조진범은 집안의 장남으로서 반드시 합격한 그룹의 후계자를 낳아야 하며 조진범의 아내는 반드시 아름다움과 지혜를 겸비해야 한다.

그러나 조민희는 아름다움 외에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조민희는 학교에 거의 다니지 않았다. 그 후, 조진범은 그녀를 영국에 데려가 원하는 대로 살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면 조진범은 틈틈이 그녀와 함께 스케치를 완성하고 전 세계의 전시회를 보러 다녔다. 그리고 아직 세상 물정에 어두울 나이에 그녀의 몸을 차지해 버렸다.

그해 조민희는 20살로 성인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리고 그날 밤, 조민희는 매우 심하게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조진범의 목을 꽉 끌어안고 계속 오빠라고 부르며 애원하기도 했다. 조민희는 남녀 사이의 일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기에 이 고통은 분명 자신이 뭔가를 잘못하여 오빠가 자신을 벌하고 있다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조진범도 별다른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나중에는 조진범이 옷을 벗으면 그저 순순히 눈을 감고 묵묵히 참고 견디는 모습을 보였다.

그때는 정상적인 남자라면 아마 모두가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그 반년 동안 생리 중일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밤 그녀의 몸을 차지했고 지금도 일주일에 적어도 네다섯 번은 관계를 맺곤 했다.

지난 2년 동안 수없이 많은 경험을 겪고 나서야 조민희는 비로소 여자의 즐거움을 맛보았다.

하와이에서 지낼 때 두 사람은 정말 부부처럼 지냈고 아무도 그 비밀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조진범은 조민희와 결혼할 수 없다.

더욱이 그녀를 임신시킬 수도 없다.

하여 조진범은 평생 독신으로 살기로 마음먹었고 조민희에게도 결혼을 허락하지 않았다. 조진범은 조민희와 평생을 함께하겠다고 약속했고 오직 조진범만을 바라보는 바보도 그 마음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멍하니 조민희를 바라보고 있던 그때, 바깥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오더니 조은혁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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