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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5화

“진범아, 아버지는 이제 더 이상 젊지 않아.”

...

조진범은 그 말을 듣기 불편했다.

띵 하는 소리와 함께 손안에서 굴러다니던 금색 라이터에서 불꽃이 솟아올랐다.

그는 주황색 불꽃을 내려다보며 무심히 말했다.

“아버지, 저는 오히려 아버지께서 젊지 않으시니 어머니와 3년 동안 둘이나 가질 정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조진범.”

화가 치밀어 오른 조은혁이 낮게 으르렁거렸다.

그러자 조진범은 싱긋 웃으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전 안 보겠다고 얘기한 적 없는데요.”

말을 마치고 그는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 조은혁이 잇달아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뒤를 따랐지만 얼마 가지 않아 이상한 낌새에 참지 못하고 돌아섰다.

“이상하다... 진범이 오늘 비서를 데려오지 않은 것 같은데.”

그럼 분명 저녁 식사 때 꼬신 여자로구나.

정말 청춘이 따로 없네.

...

1층 연회는 여기저기 술잔이 부딪치며 분위기가 매우 유쾌했다.

그리고 조진범도 고승아를 만나게 되었다.

사실 조진범은 예전부터 고승아를 알고 있었다. 그들은 Y국에서 동문이자 아시아권 양대 유명인사였다. 다만 조진범은 휴가 때마다 조민희와 함께 있던 탓에 이 승아 아가씨와 많이 접촉하지 못했고 단지 몇 번 만난 적이 있는 인연일 뿐이다.

귀국 후 조진범은 계속 하와이에 있었으니 고승아와의 접점이 더더욱 없었다.

밤이 점점 깊어져 갔다.

파란색 드레스를 입은 고승아는 가느다란 금색 리본이 목라인에 감겨 있고 더욱 아름답고 풍채가 좋았다. 그녀는 조진범을 보더니 잔을 가볍게 들어 올리며 매우 따뜻하게 인사를 건넸다.

“진범 씨.”

몇 번밖에 만난 적이 없는 사이치고 매우 친밀한 호칭이었다.

“안녕하십니까, 고 대표님.”

일부러 선을 긋는 조진범의 모습에 고승아는 약간 화가 났지만 자신의 신분에 맞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며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 확실히 학식과 말솜씨가 뛰어나니 조진범처럼 시중을 들기 어려운 사람이라도 미소를 짓게 했다.

옆에서 묵묵히 귀를 기울이던 어른들은 곧바로 분위기를 눈치를 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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