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모든 챕터: 챕터 631 - 챕터 640

736 챕터

제631화

김정숙은 딱 봐도 심씨 집안에서 오랫동안 일한 티가 난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거다.심나연은 김정숙의 말을 듣고, 그제야 차우미를 데려온 게 음식을 대접한다는 걸 생각났다.“깜빡 잊었네요.”“언니, 우리 먼저 밥 먹으러 가요. 꽃은 다 먹고 할게요.”그러고 김정숙에게 말했다.“건들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 제가 직접 하고 싶어요.”그녀의 말을 들은 김정숙은 웃으며 말했다.“네. 알겠습니다.”김정숙은 부엌으로 가서 반찬을 꺼냈다. 차우미는 찻잔을 내려놓고, 심나연을 부축했다.“제가 부축해 줄게요.”“좋아요!”심나연도 사양하지 않고, 차우미를 잡고 몸을 기대어 식탁으로 갔다.“언니, 회성에 오신 지 좀 됐죠. 집밥이 그리울 거 같아서, 제가 쉐프님보고 집밥을 해달라고 했는데, 입맛이 맞았으면 좋겠네요.”사실 집밥은 그래도 엄마가 해준 반찬이 최고다. 그 어떤 쉐프도 엄마의 손맛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차우미는 음식을 가리지 않아서, 극단적으로 맛이 없는 음식 빼고는 다 받아들일 수 있다.심나연의 말을 듣고, 분명 신경 써서 준비한 반찬들이어서, 차우미는 매우 감격했다.“고마워요. 많이 먹을게요.”“하하. 그건 못 믿겠는데요. 언니 소식좌인데 많이 못 드실 거 같아요. 상준 오빠가 있으면 모르는데, 없으면 절대 많이 못 먹을걸요.”심나연이 갑자기 나상준 얘기를 꺼내자, 차우미는 순간 멈칫하다가 웃으며 말했다.“아니에요. 소식좌이긴 하지만, 누가 있다고 해서 많이 먹거나 적게 먹지는 않아요.”차우미는 그런 적이 없었다.그런데 심나연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차우미는 오히려 의심이 들었다.두 사람은 식탁에 와서 앉았고, 김정숙은 손을 닦는 수건을 가져다주었다.심나연은 손을 닦으며 말했다.“언니, 변명하지 마세요. 그냥 상준 오빠가 있으니까 많이 먹는 거예요.”“제가 그동안 다 지켜봤어요.”“언니는 거의 다 먹어가는데, 상준 오빠가 항상 반찬을 집어주는 거예요. 근데 오빠가
더 보기

제632화

차우미는 순간 얼었다.심나연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생각지도 못했다.하지만 차우미는 바로 기색을 되찾으며 말했다.“누가 먼저 고백했기보다는 소개팅으로 만났어.”심나연은 회성에서 차우미를 만나기 전까지 그녀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었다. 심나연의 마음속에는 하성우로 가득 찼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나상준이 결혼했다는 것도 그냥 그 사실을 알았을 뿐, 형수님이 누구인지는 만난 적도, 알지도 못했다.그러나 차우미가 회성에 와서 그녀를 만난 후부터 심나연은 이 형수를 아주 마음에 들었다. 차우미의 온화하고 평온한 분위기를 좋아했고, 몸에 배어있는 친절함이랑 일에 대한 진지함도 좋아했다. 특히 차우미가 나상준과 지내는 걸 보고, 더욱 좋았고 부러웠다.심나연은 숨기고 하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다. 그냥 있는 대로 말하고, 물어보고 싶은 게 생기면 숨기지 않고 물었다.그래도 어디에서든 묻고 싶으면 묻고, 따지고 싶으면 따지는 것은 아니다. 상황을 봐가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다.머리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심나연 같은 집안의 자녀들은 정말 보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다.지금은 옆에 나상준도, 하성우도 없고, 차우미와 단둘이만 있으니, 자연스럽게 생각나서 물었다.사실 이것은 그녀가 진작부터 묻고 싶었던 거다.지금이 물어볼 좋은 기회였다.차우미의 대답을 들은 심나연은 눈이 순간 반짝이며 똑바로 앉아 섰다.“소개팅이요? 진짜로? 대박이다!”“전 전혀 생각지도 못했어요! 저는 언니랑 오빠가 자연스럽게 만났을 줄 알았어요.”“언니, 오빠랑 어떻게 소개팅을 보셨는지 알려줘도 돼요? 너무 궁금해요!”심나연은 두 눈을 뜨고, 꿈쩍도 하지 않고 차우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서 차우미와 나상준이 어떻게 사귀게 됐는지 알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쓰여있었다.차우미는 자기 일을 밖으로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특히 감정적인 일은 더욱 그렇다.여가현과 아무리 좋은 친구 사이라 할지라도, 모든 일을 여가현에게 말하지는 않았다.차우미는
더 보기

제633화

심나연이 나상준 얘기를 계속하는데, 나상준이 있어야 한다고 끊임없이 말했다.그렇게 둘은 점심 식사를 다 하고 소파에 앉았다. 차우미는 심나연의 발 상태가 어떤지 물어보고, 꽃꽂이를 하는 걸 지켜봤다.물론 자신이 심나연을 보러 온 목적도 잊지 않았다. 그녀는 심나연에게 회성에 아이들 물건을 파는 곳이 어디냐고 물어보려고 했다.차를 마시고 심나연에게 물었다.“나연 씨. 회성에 아이들 물건 파는 곳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심나연은 가위를 들고 꽃줄기를 자르고 있었다. 열심히 만지작거리는데, 보기에 정말 그럴싸했다.차우미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그녀는 잠시 멍하더니, 눈을 크게 뜨고 큰 소리로 말했다.“언니, 임신하셨어요?”“네?”모처럼 차우미가 소리를 질렀다.그녀는 심나연의 알 수 없는 뇌 회로에 놀라서 그녀를 바라보았다.임신?말도 안 되는 소리다.전에 전화 통화에서 심나연에게 물건을 사겠다고만 했을 뿐, 무엇을 사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때 말했더라면 심나연의 반응이 이 정도로 놀라진 않을 것이다.심나연은 차우미의 놀란 모습을 보고, 가위와 꽃을 내려놓고, 그녀의 평평한 배를 바라보며 말했다.“언니, 아이 물건은 왜요? 임신하신 거 아니에요? 몇 개월 됐어요?”“이제 막 가졌죠?”“저 볼래요!”차우미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이미 임신 중임을 스스로 확정하고, 차우미의 배를 만졌다.심나연의 손은 빠르게 차우미의 배에 떨어졌다. 심나연은 호기심과 흥분함에 만져보는데, 차우미는 그걸 보고 어이없는 듯 웃었다.정말 어이가 없었다.“나연 씨, 저 임신 안 했어요.”차우미는 찻잔을 내려놓고 심나연의 손을 잡고 자신의 배에서 떼어갔다.차우미는 나상준과 잠도 같이 안 자는데 어떻게 임신하겠는가.아직 처녀라고 해도 된다.임신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다.“아니에요?”“정말이요?”“언니, 정말 임신 안 하셨어요?”연이은 질문에 심나연이 차우미가 임신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하고, 믿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차우미는 심나연이
더 보기

제634화

심나연의 또 한 번의 갑작스러운 말에 차우미는 또 얼었다.차우미가 대답하기도 전에 심나연은 자기가 물어보지 말아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심나연은 바로 입을 막고, 자신이 말실수한 것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차우미는 이혼 하고 처음으로 나상준을 좋아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 질문에 그녀는 마음이 흔들렸다.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는 게 아니라,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지금 심나연이 갑자기 물어보자, 그녀도 무의식적으로 이 문제를 생각하기 시작했다.나상준을 좋아하는지.차우미와 나상준이 결혼하는 기간에는 나상준을 좋아했는데, 이혼 하고 나서는 좋아하는 마음이 사라진 것 같았다.혹시나 아직 남아있을지 모르지만, 내려놓은 건 같았다.인생에서 좋아하는 것, 사랑하는 것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다.누군가를 좋아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잊어버릴 수 없다. 그렇다고 이혼 하고 나서 슬퍼하고 우울하면서 가족을 걱정시키는 일도 안된다.차우미는 절대 그럴 리가 없다.그녀는 언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무엇이 중요한지 잘 안다. 장단점을 따져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생각한 후, 꾸준히 앞으로 나아간다.지금 좋아하는 것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삶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그녀가 잘살아야 하고, 앞으로의 삶을 안정적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차우미는 자기 생각에 심취해 심나연의 안색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했다.심나연은 차우미를 보는데, 그녀가 웃지 않고 무언가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아마 차우미가 나상준을 좋아하는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심나연은 차우미의 이런 모습을 보고, 눈을 껌뻑거리더니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아당겼다.“언니?”심나연은 차우미와 나상준이 이혼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나상준이 차우미를 붙잡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물론 하성우가 알려준 것이다.하성우는 일부러 심나연에게 알리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녀가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 말이나 할 까봐 걱정돼서, 그리고 나상준의 계획에 지장을 줄까
더 보기

제635화

차우미는 심나연이 자기가 나상준이랑 이혼한 사실을 모른다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방금 한 말이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했다.나상준과 결혼하는 동안, 나상준을 좋아하는 건 맞다.이건 사실이다.심나연은 차우미의 답을 듣고 어리둥절했다.그녀는 차우미가 이렇게 담담하고, 부끄러움 없이 태연하게 대답할 줄은 몰랐다.차우미가 과거에는 좋아했던 것처럼 보였고, 지금은 다 내려놓고 후회도, 원망도 없는 듯했다.심나연은 가만히 있고, 말하지 않았다.차우미는 그 어떤 위로도, 걱정도 필요 없다. 차우미 스스로 모든 것을 정리할 수 있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른다.차우미는 심나연의 집에 머무른 지 어느덧 한 시간이나 됐다. 그녀는 시계를 보고, 2시쯤 되고 나서, 심나연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나연 씨, 집에서 잘 쉬세요. 최대한 걷지 말고, 시간 되면 또 보러 올게요.”차우미는 온화한 웃음으로 말했다.심나연은 일어서서 차우미의 손을 잡고, 입을 삐죽 내밀었다.“안 가셨으면 좋겠는데, 언니 일도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네요. 언니, 제가 다 나으면 놀러 갈게요.”심나연은 아이처럼 차우미의 어깨에 기대고, 손을 잡았다.두 사람은 두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상준과 차우미의 감정 이야기는 더 이상 하지 않고, 차우미가 한 일에 대해, 그리고 집안일에 대한 일상적인 잡담을 나누었다. 차우미도 이런 이야기에 취향이 맞았다.물론 차우미에게 아이들 물건을 파는 곳이 어디인지도 알려줬다.심나연은 말랑말랑한 손으로 차우미를 안겨, 몸에는 분유 냄새가 나면서 차우미를 웃게 했다.차우미는 심나연의 손을 가볍게 두드린 후 그녀를 부축하여 앉혔다.“그래요. 다 나으면 놀러 오세요. 대신 빨리 나아야 해요.”“그럼 전 이만 갈게요. 가만히 앉아 있어요. 갈게요.”차우미는 심나연보고 가만히 앉으라고 하고, 웃으며 인사했다.심나연은 차우미가 이렇게 빨리 가는 걸 아쉬워해서 입을 삐죽 내밀었다.그녀는 차우미를 무지 좋아한다.심나연은 벌떡 일어나 아까처럼
더 보기

제636화

차우미가 나상준과 재혼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물론 둘이 이혼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차우미가 나상준에 대한 태도를 보면, 재혼은 어렵다고 봐도 된다.차우미는 심나연이 자기와 나상준을 위해서 생각하고 있는지 몰랐다. 차우미가 보기에 심나연은 그저 아이일 뿐이다.그래서 어른들끼리의 일은 모른다고 판단했다. 심나연이 아무리 궁금해해도 그저 궁금할 뿐 다른 마음은 없다.아무 생각 없이 가방 안에 있던 작은 수첩을 꺼내 위에 적힌 주소, 매장, 가게 이름을 확인했다.그녀는 심나연에게 자세한 것까지 다 물어봤다. 오늘 밤에 가서 미리 보려고 했다.차우미가 열심히 수첩을 보고 있다가, 휴대전화로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지 확인했다.그녀는 집중하느라 옆에서 어느 차량이 아주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는 걸 보지 못했다. 빨간 스포츠카 한 대가 앞에서 소란을 피우며 달리고 있었다.운전기사는 정해진 속도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차를 몰고 있었고, 앞쪽에서 쏜살같이 달려오는 스포츠카를 보자마자 누구인지 알아챘다.하성우다.그 눈부신 빨간색에다가 건방진 속도까지, 그리고 번호판을 보고 몰라보기도 힘들다.하지만 하성우와 운전기사 둘 다 운전하고 있어서, 알아채도 멈출 수 없다.오히려 그 차를 피해 핸들을 약간 오른쪽으로 꺾어 길을 비켜 주었다.오픈카여서 더 잘 보였다. 하성우는 선글라스를 끼고 원래도 잘생긴 얼굴이 햇빛에 비쳐서 이목구비가 더욱 또렷했다. 하성우는 그 차를 보고 눈썹을 들어 올렸다.그건 심씨 집안의 차였다.그는 심나연의 집에 여러 번 가봤기 때문에 당연히 심나연의 집에 있는 차에 대해 매우 익숙했다.그 번호판을 보고, 더욱 확실했다.운전기사가 지금 시간에 나가는 걸 보고, 심나연이 나가는 건지, 아니면 심나연이 운전기사에게 무엇을 하라고 시킨 건지 확실하지 않았다.하성우는 브레이크를 살짝 밟아 속도를 내렸다. 그러고 전화 한 통을 했다.심나연은 아직 계단에 서서 대문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린 모습이었다.나상준을 도울 방법을 생각하
더 보기

제637화

심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응!”“운전기사한테 언니 모시고 집에 와서 밥 먹으라고 했는데, 방금 가셨어. 오빠, 지금 어디야? 밥 먹었어?”“왜 미리 전화 안 했어. 세프보고 미리 준비하라고 할 텐데.”그러자 심나연은 김정숙에게 말했다.“이모님, 얼른 쉐프님한테 식사 준비하라고 하세요. 성우 오빠 아직 점심 못 먹었어요.”하성우가 나타나자 심나연은 다른 생각도 하지 않고, 머리엔 하성우로만 가득 찼다.하성우는 아직 밥을 먹었는지 말하지 않았는데, 그가 밥을 먹지 않았다고 확정했다.김정숙은 심나연이 조급해하는 것을 보고, 그녀가 가장 신경 쓰는 사람이 역시 하성우라는 것을 알았다.“네. 아가씨. 바로 가서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심나연은 휴대전화를 들고 말했다.“성우 오빠가 좋아하는 것만 만드세요.”“네. 아가씨.”하성우는 심나연 집에 처음 온 것도 아니다. 사실 거의 여기 집주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의 음식 취향은 김정숙과 쉐프님 모두 잘 알고 있다.심나연이 맨날 중얼거려서 어쩔 수 없이 알게 된다.하지만, 심나연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고, 쉐프가 잘 못할까 봐 걱정했다. 그래서 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하성우에게 말했다.“오빠. 쉐프가 하는 거 보고 올게. 잘 못할까 봐. 먼저 끊을게!”말을 마친 심나연은 전화를 끊고, 휴대전화를 소파에 던졌다. 그러고 마치 캥거루처럼 한 발로 부엌으로 뛰어갔다.하성우는 몇 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심나연이 계속 재잘재잘 말을 했다.하성우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전화가 끊은 걸 보고, 하성우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왜 그렇게 빠른지, 누가 와서 협박이라도 하는 건가?하성우는 가속 페달을 밟아 더 빨리 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스포츠카는 별장의 대문으로 꺾어 들어가, 심나연 집 앞에 멈춰 섰다.심나연은 막 부엌으로 뛰어 들어가, 쉐프님에게 이것저것 얘기하고 있었다.말을 마치자마자 밖에서 익숙한 차 소리가 들려왔다. 심나연은 순식간에 얼굴이 환해졌다.“오빠
더 보기

제638화

하성우가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매우 기뻤다.하성우는 차의 시동을 끄고, 계단을 올라가 바로 거실로 들어갔다.거실에 들어서자마자, 그를 향해 껑충껑충 뛰어오는 사람을 보았다. 흥분해서 다친 발도 신경 쓰지 않고, 한 발로 뛰어오는데, 하성우는 보고 순간 아찔했다.하성우는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지며 말했다.“거기 서 있어!”완전 명령식의 말투였다.하성우의 명령은 심나연에게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신나고 빠르게 다가갔다.보는데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 같았다.아니나 다를까 흥분한 나머지 발밑이 미끄러져 앞으로 넘어지려고 했다.하성우는 보고, 바로 달려가 심나연의 몸을 재빨리 끌어안았다.심나연의 몸은 자기가 컨트롤할 수 없이 넘어졌다. 그러나 조금도 두렵지 않았고, 당황하지 않았다.하성우가 쏜살같이 달려오는 것을 보고 안심했기 때문이다.하성우가 그녀를 안는 순간, 익숙한 향기가 퍼지고, 안정감이 그녀를 감쌌다. 심나연은 곧 깔깔 웃기 시작했다.마치 어린아이처럼 하성우의 품에서 깔깔 웃고 있었다.하성우는 심나연을 꼭 껴안고, 방금 그녀가 쓰러질 듯한 모습에 놀라서 혼이 반쯤 빠져서 매우 긴장했다.안색이 하얘졌다.그런데 방금 넘어질 뻔한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있었다. 위험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하성우는 품속에서 그의 셔츠를 움켜쥐고 있는 심나연을 보고, 마음속의 분노는 가시지 못했다.억지로 참고 있던 얼굴이 빨개져서, 자기 품에서 웃고 있는 김나연을 노려보았다.정말 갈수록 장난이 심해진다.김정숙도 옆에 있었는데, 놀라서 심장이 멎을 뻔했다.하성우가 심나연을 잡아서 다행이다.그리고 심나연이 하성우 품에서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걸 보고, 조르던 마음도 마침내 내려놓고 부엌으로 갔다.두 사람을 방해하지 않았다.심나연은 한참 동안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하성우의 긴장한 마음도 가라앉고, 얼굴은 진지했다. 그는 심나연을 일으켜 소파에 앉혔다.화가 잔뜩 났지만, 아주 조심스럽게 앉혔다.심나연은 하성우가 자기 때문에
더 보기

제639화

쪽!온 집안이 다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아주 큰 소리였다.하성우는 그대로 굳었다.심나연이 하성우에게 뽀뽀를 처음 한 것도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나중에 커서도 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아는 것도 많아지고, 덜 하게 됐다.특히 하성우에게 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부터 더욱 자제했다.하지만, 심나연이 무슨 기쁜 일이 생기거나, 흥분하면 방금과 같이 하성우에게 기습 뽀뽀를 하고 안아달라고 한다.아주 자연스럽게.심나연이 거의 1년 만에 하성우에게 뽀뽀를 한 거였다.그래서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위에 하성우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했다.방황도 잠시, 바로 정색하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똑바로 앉아봐!”평소에 하성우는 심나연이 뭘 하든 간에 그러려니 한다. 심나연도 하성우 앞에서 막말하고 생각 없이 행동하는데, 그렇게 눈치가 없지는 않다.장소를 가리고, 상황을 봐가며 눈치를 챙길 줄 안다.그러나 이 눈치도 하성우가 다른 여자랑 함께 있는 걸 보면, 하얗게 없어져 버린다.심나연은 하성우 옆에 있는 여자를 보기만 하면 눈에 뵈는 것도 없고,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그 여자를 쫓아낸다.지금은 다른 여자도 없고, 하성우를 보니 정말로 자기가 막 나가서 화를 내는 것 같았다. 심나연은 어쩔 수 없이 하성우에게 매달린 손을 놓고, 얌전히 소파에 앉았다.하성우는 그녀가 얌전해진 것을 보고, 화가 좀 풀렸다.그는 쭈그리고 앉아 심나연의 발을 들여보기 시작했다. 삐었는지, 심각한 것은 아닌지 확인했다.심나연은 하성우가 자기한테 화를 내서 잠깐 삐졌는데, 그의 동작을 보고 기분이 풀려서 기뻐하며 말했다.“오빠, 나 정말 괜찮아. 못 믿겠으면 봐봐.”심나연은 발이 정말 괜찮다고 얘기하고 싶어서, 발을 움직이며 증명했다.요 며칠 하성우는 하루도 빠짐없이 심나연의 발 상태를 확인하러 온다. 오늘 아침에도 왔었는데, 아직 부어있고, 낫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심나연이 그렇게 발을 마음대로 움직이면 안 된다.하성우는 바로
더 보기

제640화

정확히 말하자면, 다른 여자들은 하성우를 화나게 하지 않을 거다.“정말 괜찮아?”결국 차마 화를 낼 수 없었으나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아 정색하고 물었다.심나연은 바로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아!”“정말이야!”“무슨 일 있으면 아프다고 하고, 안아달라고 하지. 여기 가만히 앉아 있겠어?”그리고 잠시 멍하니 있다가 소리치며 말했다.“나 왜 이 생각을 못했지? 아프다는 척해서 오빠보고 위로해달라고 하면 좋았을 텐데.”“왜 이제 생각났지?”그러자 심나연은 소파에 벌렁 드러누워 아픈 척을 하기 시작했다.“아...오빠... 너무 아파. 안아줘...”“...”심나연이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한 하성우는 안심이 되었다. 그는 일어나서 심나연의 발을 더 이상 보지 않았다.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옆에 있는 1인 소파에 앉아 심나연의 연기를 지켜보았다.김정숙이 차를 들고 와서 소파에 누워 꾀병을 부리는 심나연을 보고, 웃음을 참으며 찻잔을 내려놓고 떠났다.하성우는 여유롭게 찻잔을 들고 차를 마시고 나서야 느릿느릿하게 물었다.“차우미는 왜 불렀어?”“뭐라고 했는데? 혹시 뭐 안 좋은 말은 안 했지?”심나연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진지해지며 말했다.“나연아, 잘 들어. 네 상준 오빠는 나처럼 성격이 좋지 않아. 이렇게 너를 보살펴주지도 않고.”“만약 나상준이 차우미랑 재혼 하는 데 무슨 영향을 끼치면 큰일이다.”하성우의 말은 경고와 같았다. 농담이 아니다.심나연도 하성우가 꾀병을 믿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어서, 그냥 노는 셈 치고 그래봤다.하성우의 몇 마디에, 그만 꾀병을 부렸다.그녀는 속눈썹을 껌뻑거리더니 이내 일어나 소리쳤다.“그런 거 아니야!”“오빠가 전에 얘기해 줬잖아. 나도 알아. 말 함부로 안 해.”“근데...”심나연은 말을 멈추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장난기가 발동 쳐, 마치 작은 여우처럼 웃고 있었다.분명 무슨 꿍꿍이를 생각하고 있을 거다.하성우는 심나연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심나연이 태어났을 때부터 보
더 보기
이전
1
...
6263646566
...
74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