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봄날: Chapter 611 - Chapter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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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1화

갑작스러운 가정부의 목소리가 문지영의 감상을 방해했다. 문지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분명한 불쾌감을 드러냈다.하지만 가정부의 말을 듣고 그녀는 몸을 돌려 탁자 위의 모란꽃을 바라보았다. 그렇다, 탁자 위에는 또 하나의 화초가 있었고, 그 화초는 바로 주취양비였다. 오늘 주혜민이 문지영을 찾아와 특별히 선물로 가져온 것이다.문지영은 모란꽃을 좋아했고, 그중에서도 주취양비를 특히 사랑했다. 주혜민이 문지영을 찾아와 그녀가 좋아하는 선물을 가져오는 것은 당연했다.주혜민은 누구에게 공을 들여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문지영은 주취양비를 만지지 않았다. 주혜민이 떠난 후, 주취양비는 그저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지금, 문지영은 주취양비를 바라보며 무엇인가를 떠올렸다. 그녀의 시선이 거실의 시계로 옮겨졌다. 5시 10분, 그녀가 상준에게 전화를 건 지 몇 시간이 지났지만, 상준은 아직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이 순간, 문지영의 눈빛은 점점 더 차가워졌다.최근 주영 그룹의 상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그 문제로 인해 NS 그룹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게 된 문지영은 매우 불만스러웠다.문지영은 주혜민을 특별히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았다.문지영의 마음속에서 상준은 매우 뛰어난 사람이었고, 그의 반려자도 그에 걸맞게 뛰어나야 했다. 주혜민의 가문, 배경, 외모, 학력은 상준과 어울리기에 충분했다. 상준이 주혜민을 원한다면 그녀는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상준은 가문, 배경, 학력 모두 상준보다 훨씬 못한 사람을 선택했고, 문지영은 만족하지 못했다.그녀는 이 결혼을 막고 상준이 주혜민을 선택하도록 하고 싶었다. 하지만 시어머니가 간섭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NS 그룹에서는 시어머니가 말하면 아무도 반대할 수 없었다.문지영도 예외는 아니었다.아무리 그녀가 불만이 많고 원하지 않더라도, 시어머니 앞에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러나 그녀는 포기할 수 없었다. 이렇게 뛰어난 아들이 걸맞지 않은 여자와 결혼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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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2화

감정도 있고 하면 어려울 건 없다.우연히 주혜민을 만났는데, 주혜민이 나상준에 대한 마음을 은근슬쩍 전해 들었다. 그리고 나상준과의 오해도 있었는데, 차우미랑도 얘기를 나누었다.차우미가 나씨 집안에 시집온 지 3년이 지났다. 차우미한테 좋지 않게 굴었지만, 문지영은 자기가 충분히 잘했다고 생각했다. 차우미도 당연히 잘 대해줬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만약 차우미가 아들의 소식을 전하지 않는다면, 차우미를 내보낼 것이다.이건 자기 아들을 위한 선택이고 결심이다. 차우미는 더 이상 시어머니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그런데 차우미가 불과 한 달 만에 나상준과 이혼했다. 문지영이 감사할 따름이다.차우미가 나씨 집안을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나상준 곁에 주혜민이 나타나는 게 그녀가 원하는 것이다. 두 사람을 성사해 아들이 마땅한 사람과 결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이전의 결혼은 잘못됐다. 주혜민과 결혼을 해야 맞는 선택이다.그래서 차우미가 떠나고, 주혜민이 나타나는 게 문지영의 마음이 놓인다.끼어들지 말라는 이혜정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문지영은 마음먹은 대로 했다.그리고 주혜민이 나상준과 서로 연락이 없어도 상관하지 않았다. 문지영은 두 사람이 자기가 바라는 방향대로 나아갈 것이라고 믿었다.문지영은 두 사람의 좋은 소식만을 기다리고 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주영 그룹이 좋지 않은 소문이 나면서 NS 그룹까지 영향을 줄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문지영은 그 전과 같이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나상준한테 폐가 끼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주영 그룹이 대기업이긴 하지만, 만약 내리막길을 걸어서 나상준을 이용하려고 하면 문지영은 첫 번째로 싫다고 할 것이다.집안, 학벌, 외모까지 다 좋은 여자애는 많고도 많다. 문지영이 아는 것만 해도 수십 명이 넘는다.문지영이 찜한 사람 모두 차우미보다 낫고, 주혜민보다 나은 사람도 많다. 나상준이 이혼했다고 해도 소식을 듣고 찾아온 사람이 많을 것이다. 다 자기 주변에 훌륭한 여자애를 나상준에게 소개해 주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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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화

그런데 지금, 주혜민이 나상준에게 시집도 가기 전에 나상준의 발목을 잡고 있으니, 문지영은 어머니로서 잘 생각해야 했다.그래서 오늘 주혜민이 그녀를 보러 와서 다시 한번 나상준에 대한 감정을 드러났는데, 여전히 예전처럼 다정하게 문지영을 대해줬다. 문지영은 나상준에게 전화를 걸었다.나상준과 주혜민의 사이를 물어보고 나상준의 진심을 알고 싶어했다.만약 나상준이 또 한 번 주혜민과의 결혼을 원하지 않는다면, 문지영은 주영 그룹, 그리고 주혜민과 거리를 둘 것이다.바로 나상준에게 더 좋은 여자를 찾을 것이다. 나상준이 주혜민과 주영 그룹에 얽매이지 않도록 할 것이다.문지영에게 있어서, 아들의 이익이 그 무엇보다도 더 중요하다.다른 것들은 다 부차적이다.그렇게 생각하니 문지영의 시선은 다시 탁자 위에 있는 꽃다발에 떨어졌다. 그녀의 눈에는 혐오감이 가득했다.평소에 나상준이 바빠서 문지영은 일에 영향을 미칠까 봐 거의 전화하지 않는다.급한 일이 아니면 전화하지 않는다.그리고 나상준에게 전화했는데 받지 않으면 문지영은 다시 전화하지 않는다.왜냐하면 그녀는 나상준이 바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리고 나상준이 일이 끝나면 부재중을 보고 바로 전화를 할 것이다.그것은 오랫동안 그들 모자간의 무언의 약속과 같았다.지금 몇 시간이 지났는데도 나상준이 문지영에게 전화하지 않는 걸 보니, 분명 바쁜 게 확실하다.주영 그룹 때문에 NS 그룹도 영향을 받아서 나상준은 지금 매우 바쁘고,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다.이러는데 문지영이 어떻게 주혜민을 좋아할 수 있겠는가.예전에 좋아했던 감정들은 사라지고, 남은 건 혐오감밖에 없다.“버려.”문지영의 말에 가사도우미는 어리둥절했다.그녀는 평상시에 꽃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오전에 꽃다발이 배달왔을 때 문지영은 아주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몇 시간 만에 버린다고 한다.그러니 가사도우미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그러나 문지영의 안색을 살피는데 가사도우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문지영의 말을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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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4화

회성.사우스 호텔.허영우가 키를 꺼내 문을 열었다.허영우가 문을 열고 나상준이 들어갔다.나상준의 뒤를 따라 허영우도 들어가서 문을 닫았다.허영우는 곧장 옷방으로 가서 안에 정리된 캐리어를 꺼냈다.나상준이 출장을 간다는 건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나상준은 거실에 서서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깨끗한 방안을 보고 있었다.휴대폰을 들고 방안을 꼼꼼히 보는 데 전화가 걸려 왔다.전화를 받자, 문지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머니.”나상준의 목소리에 문지영의 표정이 풀렸다.문지영이 물었다.“지금 막 끝났어?”“네. 방금 호텔에 돌아와서 출장 준비하는 중이에요.”그 말을 들은 문지영은 순간 눈살을 찌푸리며 마음이 아팠다.아들은 쉴 새 없이 이곳저곳 날아다니고, 하루 종일 고생이 많지만, 엄마로서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문지영이 잘하는 영역은 나상준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아들의 사업을 응원하고 맘껏 하라고 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이렇게 바쁜데 긴말 안 할게. 요즘 주혜민이랑 어떻게 되고 있니?”문지영은 나상준의 시간을 빼앗지 않으려고 긴말하지 않고, 짧고 굵게 그냥 물었다.문지영은 이제 주혜민의 이름을 혜민이 아닌 풀네임으로 부른다. 주혜민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다.나상준은 문지영의 태도 변화에 살짝 멍해졌다.“주혜민이랑은 지금까지 아무런 사이도 아니에요. 그 어떤 감정적인 관계도 없었어요.”나상준의 말 한마디로 그와 주혜민의 관계를 똑똑히 밝혔다. 이제 오해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문지영도 눈에 한 줄기 빛이 스치고 웃음꽃이 피었다.“그렇다고 하니 엄마도 안심이다.”“그래. 일 봐.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고.”“네.”문지영은 전화를 끊었다.이 순간 그녀의 마음은 완전히 놓였다.문지영은 자기 아들을 잘 알고 있다. 좋아한다고 하면 좋아하는 거고, 싫다면 싫다는 거다.문지영은 아들이 자기를 속이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문지영에게 있어서 나상준은 거짓말을 하고 속이고 다니는 사람이 절대 아니라고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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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5화

허영우는 캐리어를 들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나갔다.나상준은 홀로 거실에 서 있는데, 전화가 끊은 소리를 듣고 나서야 휴대폰을 내려놓았다.방안에는 나상준 혼자만 있었다.예전에 방안에서 바삐 움직이던 모습이 더 이상 보이지 않았고 지극히 고요했다.나상준은 시선을 테이블에 남은 약 붕투에 떨어졌다. 오늘 점심에 차우미가 그에게 약을 먹인 후 남은 약 봉투이다.안에는 아직 남은 약이 있었다. 많지 않지만, 비닐봉지에 가지런히 담겨 있다. 그 옆에는 체온계가 나란히 놓여 있다.이 두 가지 물건은 점심에 차우미가 어떻게 놓았으면, 지금도 그렇게 놓여있어 움직이지 않았다.마치 차우미는 그저 잠시 떠났을 뿐, 다시 돌아올 것 같았다.방안의 고요함도 잠시이고, 차우미가 돌아오면 모든 것이 회복될 것이다.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나상준은 휴대폰을 들고 메시지를 보내고 돌아서서 떠났다.이 시각, 회의실 안.모두가 진지하게 업무를 토론하고 있고, 차우미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수시로 노트에 뭘 적기도 했다.그때 갑자기 바지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 화면이 켜졌다.차우미는 휴대폰을 책상 위에 두지 않고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그녀는 핸드폰을 무음으로 하고 전화가 와도 모른다.지금처럼 메세지가 왔는데 진동만 하고 소리는 하나도 안 난다.차우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곰곰이 생각하고, 그에 따라 의견을 발표한다.그녀는 업무에 집중하고 있어 다른 일에 신경도 쓰지 않고 있다.차는 호텔 입구에 세워져 있었고 짐은 이미 트렁크에 넣었다.허영우는 밖에서 전화하고 있는데 호텔에서 나오는 사람을 보고 바로 뒷좌석 차 문을 열었다.나상준은 호텔에서 나와 계단을 내려 곧바로 차에 올랐다.허영우는 문을 닫고 조수석에 뒤따라 탔다. 차는 곧 호텔을 떠났다.“대표님. 주영 그룹 쪽에서 저희 조건을 따른다고 합니다. 대표님 지시대로 추가 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허영우가 전화를 받고 나서 백미러를 보며 나상준에게 말했다.나상준은 손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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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차우미의 업무는 오후 5시 반까지이다. 오늘 이틀 동안의 업무를 조금 정리해서 정확하게 분리했다. 앞으로 더 쉽게 일을 하기 위해 반 시간 정도 시간이 더 들었다.일이 끝나고 하종원이 다 같이 저녁 먹으러 가자고 해서 차우미는 정리 해서 회의실을 나갔다.나가면서 휴대폰을 꺼내 부재중이나 읽지 않은 메시지를 확인했다.나상준이 보내온 메시지를 보았다.이 익숙한 이름을 보고, 차우미는 약간 멈칫하고는 메시지를 확인했다.【주강시에 출장 갈 거야. 한 이틀 뒤에 돌아올 거야.】지극히 평범한 메시지이고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차우미는 보고 약간 어리둥절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무슨 일이 있어서 메시지를 보냈다고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그렇지 않았다.메시지가 너무 평범해서 차우미가 보기에 뭘 알려주려고 하는 메시지는 아니었다.그냥 자기의 스케줄을 차우미에게 알리는데, 어디로 가는지 뭘 하는지 알려주는 것뿐이었다. 전에 출장을 갈 때처럼 차우미에게 알리는 것처럼 말이다.맞다. 그냥 알려주는 거다.차우미가 알도록 말이다.그녀는 나상준이 어디로 가는지 뭘 하는지를 자기에게 알려주는 게 약간 의심했다. 이제 부부도 아닌데, 그럴 필요가 없다. 아마 차우미에게 알려줘서 시간을 잡고 나예은에게 선물을 사주려고 하는 게 아닌가 싶다.맞다. 아직 나예은 선물을 사지 않았다.차우미는 비록 시간이 나상준에 비해 많이 있긴 하지만 그녀도 일을 해야 한다.나상준이 이 메시지를 보낸 것은 차우미에게 그의 스케줄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차우미 보고도 미리 일정을 잡으라고 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나상준이 돌아왔는데 차우미가 시간이 없을 수 있다.이 순간, 차우미는 다 알겠다. 그녀는 핸드폰을 들고 답장했다.【네.】차우미는 시간을 잘 배치할 것이다.“우미야?”메시지를 막 보냈는데, 앞에서 진정국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차우미가 고개를 들어 보니, 다들 앞에서 서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우미가 방금 메시지를 확인하느라 늦었다. 그녀는 잠시 멈추다가 달려가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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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7화

특산물을 부치고 아직 가족에게 말하지 않았다.“우미야.”소리가 네 번 울린 후에 연결되었고, 하선주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오랜만에 딸이 전화 와서 기쁜가 보다.차우미도 웃으며 답했다.“엄마. 오늘 내가 회성에 있는 특산품 사서 보냈거든? 한 내일모레쯤 도착할 거야. 엄마 번호로 적었으니까 도착하면 전화할 거야.”“회성에 있는 특산물? 우미야. 회성에 있는 일이 끝나가는 거니?”차우미가 특산품을 보냈다는 말을 듣고, 하선주는 딸이 돌아올 것으로 생각했다.차우미의 이번 출장은 의외로 길었다. 게다가 전에 가본 적이 없는 곳이라 하선주가 더욱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차우미는 웃으며 말했다.“아니. 근데 얼마 안 남았어. 요 며칠 시간이 좀 남아서 미리 사서 보내려고. 좀 많아. 도착하면 엄마 거도 남겨놓고, 남은 것들은 시간 되면 친척들한테 보내줘.”하선주는 딸이 예의도 밝고, 인정사정도 잘 알고 있어서, 차우미의 말을 듣고 바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안다.“알았어. 도착하면 시간 내서 할아버지, 삼촌들한테 다 보낼게.”“응.”“그리고 한 가지 더. 나 아마 그렇게 빨리 못 돌아갈지도 몰라. 여기 일 끝나고 또 다른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며칠 늦을 거야. 돌아갈 때 미리 연락할게.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알았어. 네가 이렇게 말했는데 엄마도 알지. 그래, 일 봐. 우리 신경 쓰지 말고.”하선주랑 차동수는 딸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딸의 선택을 존중하며 힘들 때 도움을 주는 아주 현명한 부모이다.딸에게 짐이 아니고 든든한 버팀목이다.하선주와 통화를 끝낸 차우미는 미소가 가득했고 마음도 따뜻했다.가족이 있기에 그녀는 항상 마음이 편안했다.그녀의 마음속에는 가족을 능가할 만한 것이 없다.전화를 끊자 온이샘의 메시지가 왔다.차우미의 눈빛은 부드러워져서 메시지를 확인했다.【지금 전화 가능해?】차우미가 전에 보낸 메시지에 답장하지 않고 바로 전화해도 되냐고 물어본 것으로 보아 차우미가 전화를 받을 수 있다고 하면 바로 전화를 걸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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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화

전화를 받고 익숙한 목소리를 들리자, 차우미는 웃음을 터뜨렸다.“선배.”차우미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온이샘은 심장 박동수가 터질 것만 같았다. 불과 며칠 동안 차우미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차우미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흥분해졌다.온이샘은 배에 힘을 주면서 핸드폰을 꼭 쥐고 있었다.“밥은?”“먹었어. 선배는 먹었어?”차우미의 말에 온이샘은 자신의 빈 물잔을 들여다보고는 웃었다.“아직.”그러더니 컵을 들고 물을 받으러 갔다.차우미는 온이샘의 대답을 듣고 시계를 보는데 벌써 7시가 다 되어갔다.이때까지 아직 저녁을 먹지 않았으니 매우 바빴을 것이다.차우미는 핸드폰을 귀에 갖다 놓고 물었다.“선배. 일 다 끝났어?”온이샘은 정수기 앞으로 가서 뜨거운 물을 받기 시작했다. 동시에 차우미의 관심에 온이샘은 마음이 편안했다.“아직 안 끝났는데, 좀 쉬려고. 배달시켜서 이따가 먹으려고.”온이샘은 조금도 숨기지 않고 차우미에게 낱낱이 말했다.차우미는 온이샘이 바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교수이고 할 일도 아주 많다. 특히 외국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게다가 가족까지 아프니 쉴 수가 없다.온이샘은 항상 진지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다.그의 대답을 들은 차우미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시간도 촉박하고, 쉴 틈이 없다는 것을 알고 차우미가 말했다.“그럼, 선배 먼저 밥 먹고 일 봐. 나중에 시간 되면 얘기하자.”선배가 바쁜 걸 알아서 방해하고 싶지 않고 시간을 뺏고 싶지 않았다.그리고 원래 하고 싶었던 말도 별일이 아니라서, 이따가 메시지를 보내도 된다. 온이샘이 일을 다 끝나고 답장해도 된다.예상했던 말을 들은 온이샘은 웃음을 터뜨렸다.“안 급해. 하루 종일 바빴는데, 지금은 잠시 쉬고 싶어. 방해할까 봐 하지 마.”온이샘은 차우미가 그렇게 말할 줄 알았는데, 정말 그런 말을 하니 온이샘도 어쩔 수 없었다.차우미는 그에게 영향을 미칠까 봐 두려워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차우미가 차우미했다. 온이샘이 좋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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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9화

그리고 진지하게 물어보는 차우미의 말을 듣고, 그의 마음은 순식간에 가득 찼다.“나한테 따로 보낸다고?”“응. 오늘은 선배 가족한테 보내고, 지금 좀 더 사러 가려고. 되면 내일 당장 보내줄게.”온이샘의 눈에는 빛이 더 짙어졌다. 사무실 형광등처럼 반짝이고 빛났다.“알았어. 이따가 주소 보낼게.”“응.”차우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 일이고, 다른 일은 없었다.그녀는 방금 온이샘이 아직 저녁도 안 먹었다는 말이 생각나서 말했다.“선배, 나 이야기 다 했어. 밥 먹고 시간 되면 이야기 나누자.”“혼자서 몸조심하고, 쉬엄쉬엄해. 너무 힘들게 일만 하지 말고.”“몸이 제일 중요해.”온이샘이 차우미에게 전화를 걸려고 한 것은 그녀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벌써 전화를 끊으려 하니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하지만 그녀의 말을 들으니, 비록 그것이 친구로서의 관심일지라도 조금 서운하긴 했다.“알았어. 몸 살펴 가면서 일할게. 너도 회성에서 몸 잘 챙기고,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 난 괜찮으니까.”“그럴게.”두 사람은 이미 친구 간의 케미가 있어서, 두말할 필요 없이 상대방의 관심을 알 수 있었다.차우미는 전화를 끊었다. 온이샘은 휴대폰을 들고 전화가 끊은 소리에 순간 마음에 허탈했다.둘은 여전히 친구 간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전보다 훨씬 좋아졌다.그들이 만나면서 접촉하고 통화도 하면서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이게 온이샘이 원하는 거다.아무리 친구에서 연인으로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여전히 마음을 다잡고 천천히 받아들이도록 페이스를 조절했다.물론 이 과정이 좀 험하고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상준이라는 전남편의 존재가 나타났을 수도 있다.하지만 온이샘은 차우미를 압박하고 싶지 않았고, 기분 나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차우미가 좋아하는 전제하에 뭘 더 하고 싶다.온이샘의 마음속에는 차우미 자신이 더 중요하고 소중하다.휴대폰을 내려놓고 온이샘의 눈에 짙은 미소가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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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짙은 밤하늘 아래, 웅장한 별장이 하나 있었다.거실 안.주혜민은 찻잔을 들고 차를 마시며 어머니와 잡담을 나누고 있다.회성에서 청주로 돌아와서 주혜민은 아주 바빴다. 먼저 아버지를 설득해 NS 그룹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주영 그룹이 어서 위기에서 벗어나 자리를 잡으려고 했다. 그리고 해야 할 일을 처리했다.오늘 오전, 주혜민은 시간이 조금 남아서 사람을 불러 전에 주문한 꽃다발을 들고 문지영을 찾아갔다.나씨 가문에 들어가려면 당연히 나씨 가문의 모든 사람을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나상준의 어머니에게 잘 보이는 것은 그녀가 가장 해야 할 일이다.그래서 문지영에게 잘 보이려고 주혜민은 큰 노력을 했다.물론 오늘 문지영을 만나러 간 것은 문지영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은 문지영의 마음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최근 주영 그룹의 일로 인해, NS 그룹과 주영 그룹이 계약해서 덩달아 NS 그룹도 영향을 받았다. 나상준의 어머니로서 자식을 끔찍이 사랑하는 이 여인은 그동안의 부정적인 소식 때문에 문지영에게 인정받는 데 영향을 미쳤는지 모른다.사람은 현실적이고 이기적이다. 특히 주혜민의 주변 사람들은 더욱 이익이 우선이다.그러니 이런 시기에 위기감은 당연히 있다.더구나 주혜민은 문지영을 잘 알고 있다. 담담하지만 도도한 성격의 여인이다.문지영이 봐서는 나상준과 어울리려면 아주 뛰어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문지영은 차우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것도 지극히 불만족했다.그래서 주혜민이 이 빈틈을 타서 나씨 가문에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다.자기 집안 배경이나 학벌이나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차우미에게 뒤지지 않았다. 심지어 차우미보다 훨씬 더 낫다. 그리고 예전에 나상준과의 감정적인 부분에 접한 적이 있어, 문지영이 어떻게 해서든 자기를 선택한다고 생각했다.사실도 그와 같은 바다.문지영은 주혜민을 인정하고 나상준에게 다가가는 것을 허락했다.그러나 주영 그룹이 이번에 터진 일로 문지영이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돌릴까 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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