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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5화

허영우는 캐리어를 들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나갔다.

나상준은 홀로 거실에 서 있는데, 전화가 끊은 소리를 듣고 나서야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방안에는 나상준 혼자만 있었다.

예전에 방안에서 바삐 움직이던 모습이 더 이상 보이지 않았고 지극히 고요했다.

나상준은 시선을 테이블에 남은 약 붕투에 떨어졌다. 오늘 점심에 차우미가 그에게 약을 먹인 후 남은 약 봉투이다.

안에는 아직 남은 약이 있었다. 많지 않지만, 비닐봉지에 가지런히 담겨 있다. 그 옆에는 체온계가 나란히 놓여 있다.

이 두 가지 물건은 점심에 차우미가 어떻게 놓았으면, 지금도 그렇게 놓여있어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차우미는 그저 잠시 떠났을 뿐, 다시 돌아올 것 같았다.

방안의 고요함도 잠시이고, 차우미가 돌아오면 모든 것이 회복될 것이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

나상준은 휴대폰을 들고 메시지를 보내고 돌아서서 떠났다.

이 시각, 회의실 안.

모두가 진지하게 업무를 토론하고 있고, 차우미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수시로 노트에 뭘 적기도 했다.

그때 갑자기 바지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 화면이 켜졌다.

차우미는 휴대폰을 책상 위에 두지 않고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그녀는 핸드폰을 무음으로 하고 전화가 와도 모른다.

지금처럼 메세지가 왔는데 진동만 하고 소리는 하나도 안 난다.

차우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곰곰이 생각하고, 그에 따라 의견을 발표한다.

그녀는 업무에 집중하고 있어 다른 일에 신경도 쓰지 않고 있다.

차는 호텔 입구에 세워져 있었고 짐은 이미 트렁크에 넣었다.

허영우는 밖에서 전화하고 있는데 호텔에서 나오는 사람을 보고 바로 뒷좌석 차 문을 열었다.

나상준은 호텔에서 나와 계단을 내려 곧바로 차에 올랐다.

허영우는 문을 닫고 조수석에 뒤따라 탔다. 차는 곧 호텔을 떠났다.

“대표님. 주영 그룹 쪽에서 저희 조건을 따른다고 합니다. 대표님 지시대로 추가 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허영우가 전화를 받고 나서 백미러를 보며 나상준에게 말했다.

나상준은 손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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