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미의 업무는 오후 5시 반까지이다. 오늘 이틀 동안의 업무를 조금 정리해서 정확하게 분리했다. 앞으로 더 쉽게 일을 하기 위해 반 시간 정도 시간이 더 들었다.일이 끝나고 하종원이 다 같이 저녁 먹으러 가자고 해서 차우미는 정리 해서 회의실을 나갔다.나가면서 휴대폰을 꺼내 부재중이나 읽지 않은 메시지를 확인했다.나상준이 보내온 메시지를 보았다.이 익숙한 이름을 보고, 차우미는 약간 멈칫하고는 메시지를 확인했다.【주강시에 출장 갈 거야. 한 이틀 뒤에 돌아올 거야.】지극히 평범한 메시지이고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차우미는 보고 약간 어리둥절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무슨 일이 있어서 메시지를 보냈다고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그렇지 않았다.메시지가 너무 평범해서 차우미가 보기에 뭘 알려주려고 하는 메시지는 아니었다.그냥 자기의 스케줄을 차우미에게 알리는데, 어디로 가는지 뭘 하는지 알려주는 것뿐이었다. 전에 출장을 갈 때처럼 차우미에게 알리는 것처럼 말이다.맞다. 그냥 알려주는 거다.차우미가 알도록 말이다.그녀는 나상준이 어디로 가는지 뭘 하는지를 자기에게 알려주는 게 약간 의심했다. 이제 부부도 아닌데, 그럴 필요가 없다. 아마 차우미에게 알려줘서 시간을 잡고 나예은에게 선물을 사주려고 하는 게 아닌가 싶다.맞다. 아직 나예은 선물을 사지 않았다.차우미는 비록 시간이 나상준에 비해 많이 있긴 하지만 그녀도 일을 해야 한다.나상준이 이 메시지를 보낸 것은 차우미에게 그의 스케줄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차우미 보고도 미리 일정을 잡으라고 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나상준이 돌아왔는데 차우미가 시간이 없을 수 있다.이 순간, 차우미는 다 알겠다. 그녀는 핸드폰을 들고 답장했다.【네.】차우미는 시간을 잘 배치할 것이다.“우미야?”메시지를 막 보냈는데, 앞에서 진정국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차우미가 고개를 들어 보니, 다들 앞에서 서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우미가 방금 메시지를 확인하느라 늦었다. 그녀는 잠시 멈추다가 달려가 사과했다.
특산물을 부치고 아직 가족에게 말하지 않았다.“우미야.”소리가 네 번 울린 후에 연결되었고, 하선주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오랜만에 딸이 전화 와서 기쁜가 보다.차우미도 웃으며 답했다.“엄마. 오늘 내가 회성에 있는 특산품 사서 보냈거든? 한 내일모레쯤 도착할 거야. 엄마 번호로 적었으니까 도착하면 전화할 거야.”“회성에 있는 특산물? 우미야. 회성에 있는 일이 끝나가는 거니?”차우미가 특산품을 보냈다는 말을 듣고, 하선주는 딸이 돌아올 것으로 생각했다.차우미의 이번 출장은 의외로 길었다. 게다가 전에 가본 적이 없는 곳이라 하선주가 더욱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차우미는 웃으며 말했다.“아니. 근데 얼마 안 남았어. 요 며칠 시간이 좀 남아서 미리 사서 보내려고. 좀 많아. 도착하면 엄마 거도 남겨놓고, 남은 것들은 시간 되면 친척들한테 보내줘.”하선주는 딸이 예의도 밝고, 인정사정도 잘 알고 있어서, 차우미의 말을 듣고 바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안다.“알았어. 도착하면 시간 내서 할아버지, 삼촌들한테 다 보낼게.”“응.”“그리고 한 가지 더. 나 아마 그렇게 빨리 못 돌아갈지도 몰라. 여기 일 끝나고 또 다른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며칠 늦을 거야. 돌아갈 때 미리 연락할게.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알았어. 네가 이렇게 말했는데 엄마도 알지. 그래, 일 봐. 우리 신경 쓰지 말고.”하선주랑 차동수는 딸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딸의 선택을 존중하며 힘들 때 도움을 주는 아주 현명한 부모이다.딸에게 짐이 아니고 든든한 버팀목이다.하선주와 통화를 끝낸 차우미는 미소가 가득했고 마음도 따뜻했다.가족이 있기에 그녀는 항상 마음이 편안했다.그녀의 마음속에는 가족을 능가할 만한 것이 없다.전화를 끊자 온이샘의 메시지가 왔다.차우미의 눈빛은 부드러워져서 메시지를 확인했다.【지금 전화 가능해?】차우미가 전에 보낸 메시지에 답장하지 않고 바로 전화해도 되냐고 물어본 것으로 보아 차우미가 전화를 받을 수 있다고 하면 바로 전화를 걸었을
전화를 받고 익숙한 목소리를 들리자, 차우미는 웃음을 터뜨렸다.“선배.”차우미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온이샘은 심장 박동수가 터질 것만 같았다. 불과 며칠 동안 차우미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차우미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흥분해졌다.온이샘은 배에 힘을 주면서 핸드폰을 꼭 쥐고 있었다.“밥은?”“먹었어. 선배는 먹었어?”차우미의 말에 온이샘은 자신의 빈 물잔을 들여다보고는 웃었다.“아직.”그러더니 컵을 들고 물을 받으러 갔다.차우미는 온이샘의 대답을 듣고 시계를 보는데 벌써 7시가 다 되어갔다.이때까지 아직 저녁을 먹지 않았으니 매우 바빴을 것이다.차우미는 핸드폰을 귀에 갖다 놓고 물었다.“선배. 일 다 끝났어?”온이샘은 정수기 앞으로 가서 뜨거운 물을 받기 시작했다. 동시에 차우미의 관심에 온이샘은 마음이 편안했다.“아직 안 끝났는데, 좀 쉬려고. 배달시켜서 이따가 먹으려고.”온이샘은 조금도 숨기지 않고 차우미에게 낱낱이 말했다.차우미는 온이샘이 바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교수이고 할 일도 아주 많다. 특히 외국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게다가 가족까지 아프니 쉴 수가 없다.온이샘은 항상 진지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다.그의 대답을 들은 차우미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시간도 촉박하고, 쉴 틈이 없다는 것을 알고 차우미가 말했다.“그럼, 선배 먼저 밥 먹고 일 봐. 나중에 시간 되면 얘기하자.”선배가 바쁜 걸 알아서 방해하고 싶지 않고 시간을 뺏고 싶지 않았다.그리고 원래 하고 싶었던 말도 별일이 아니라서, 이따가 메시지를 보내도 된다. 온이샘이 일을 다 끝나고 답장해도 된다.예상했던 말을 들은 온이샘은 웃음을 터뜨렸다.“안 급해. 하루 종일 바빴는데, 지금은 잠시 쉬고 싶어. 방해할까 봐 하지 마.”온이샘은 차우미가 그렇게 말할 줄 알았는데, 정말 그런 말을 하니 온이샘도 어쩔 수 없었다.차우미는 그에게 영향을 미칠까 봐 두려워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차우미가 차우미했다. 온이샘이 좋아하고
그리고 진지하게 물어보는 차우미의 말을 듣고, 그의 마음은 순식간에 가득 찼다.“나한테 따로 보낸다고?”“응. 오늘은 선배 가족한테 보내고, 지금 좀 더 사러 가려고. 되면 내일 당장 보내줄게.”온이샘의 눈에는 빛이 더 짙어졌다. 사무실 형광등처럼 반짝이고 빛났다.“알았어. 이따가 주소 보낼게.”“응.”차우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 일이고, 다른 일은 없었다.그녀는 방금 온이샘이 아직 저녁도 안 먹었다는 말이 생각나서 말했다.“선배, 나 이야기 다 했어. 밥 먹고 시간 되면 이야기 나누자.”“혼자서 몸조심하고, 쉬엄쉬엄해. 너무 힘들게 일만 하지 말고.”“몸이 제일 중요해.”온이샘이 차우미에게 전화를 걸려고 한 것은 그녀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벌써 전화를 끊으려 하니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하지만 그녀의 말을 들으니, 비록 그것이 친구로서의 관심일지라도 조금 서운하긴 했다.“알았어. 몸 살펴 가면서 일할게. 너도 회성에서 몸 잘 챙기고,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 난 괜찮으니까.”“그럴게.”두 사람은 이미 친구 간의 케미가 있어서, 두말할 필요 없이 상대방의 관심을 알 수 있었다.차우미는 전화를 끊었다. 온이샘은 휴대폰을 들고 전화가 끊은 소리에 순간 마음에 허탈했다.둘은 여전히 친구 간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전보다 훨씬 좋아졌다.그들이 만나면서 접촉하고 통화도 하면서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이게 온이샘이 원하는 거다.아무리 친구에서 연인으로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여전히 마음을 다잡고 천천히 받아들이도록 페이스를 조절했다.물론 이 과정이 좀 험하고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상준이라는 전남편의 존재가 나타났을 수도 있다.하지만 온이샘은 차우미를 압박하고 싶지 않았고, 기분 나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차우미가 좋아하는 전제하에 뭘 더 하고 싶다.온이샘의 마음속에는 차우미 자신이 더 중요하고 소중하다.휴대폰을 내려놓고 온이샘의 눈에 짙은 미소가 피어올랐다.
짙은 밤하늘 아래, 웅장한 별장이 하나 있었다.거실 안.주혜민은 찻잔을 들고 차를 마시며 어머니와 잡담을 나누고 있다.회성에서 청주로 돌아와서 주혜민은 아주 바빴다. 먼저 아버지를 설득해 NS 그룹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주영 그룹이 어서 위기에서 벗어나 자리를 잡으려고 했다. 그리고 해야 할 일을 처리했다.오늘 오전, 주혜민은 시간이 조금 남아서 사람을 불러 전에 주문한 꽃다발을 들고 문지영을 찾아갔다.나씨 가문에 들어가려면 당연히 나씨 가문의 모든 사람을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나상준의 어머니에게 잘 보이는 것은 그녀가 가장 해야 할 일이다.그래서 문지영에게 잘 보이려고 주혜민은 큰 노력을 했다.물론 오늘 문지영을 만나러 간 것은 문지영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은 문지영의 마음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최근 주영 그룹의 일로 인해, NS 그룹과 주영 그룹이 계약해서 덩달아 NS 그룹도 영향을 받았다. 나상준의 어머니로서 자식을 끔찍이 사랑하는 이 여인은 그동안의 부정적인 소식 때문에 문지영에게 인정받는 데 영향을 미쳤는지 모른다.사람은 현실적이고 이기적이다. 특히 주혜민의 주변 사람들은 더욱 이익이 우선이다.그러니 이런 시기에 위기감은 당연히 있다.더구나 주혜민은 문지영을 잘 알고 있다. 담담하지만 도도한 성격의 여인이다.문지영이 봐서는 나상준과 어울리려면 아주 뛰어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문지영은 차우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것도 지극히 불만족했다.그래서 주혜민이 이 빈틈을 타서 나씨 가문에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다.자기 집안 배경이나 학벌이나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차우미에게 뒤지지 않았다. 심지어 차우미보다 훨씬 더 낫다. 그리고 예전에 나상준과의 감정적인 부분에 접한 적이 있어, 문지영이 어떻게 해서든 자기를 선택한다고 생각했다.사실도 그와 같은 바다.문지영은 주혜민을 인정하고 나상준에게 다가가는 것을 허락했다.그러나 주영 그룹이 이번에 터진 일로 문지영이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돌릴까 봐서
사람은 살렸지만, 몸이 예전 같지 않고 약도 자주 먹어야 했다. 그리고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다.주혜민은 박미선과 주성건의 유일한 딸로, 더없이 귀하고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자랐다. 주혜민이 원하는 대로 주고, 그들의 모든 사랑을 주혜민에게 주었다. 이에 따라 주혜민의 성격이 매우 오만하고, 이기적이며, 제멋대로 행동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비록 주혜민이 자라면서 성격이 아주 좋아졌지만, 그 뼛속에 있는 본성은 그대로다. 일이 잘 풀리지 않고, 해결되지 않으면, 본성이 드러나고 잔인하게 변한다.이번처럼 말이다.박미선은 몸으로 인해 집에서 전업주부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도 멍청하지 않다. 정상적인 사교도 다 있다.부잣집 사모님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이야기 나누고, 모임을 가지고, 봉사활동도 자주 한다. 서로 돕고 이익을 주고받으며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주성건이 회사 일을 주로 해결한다면 박미선은 집안일을 주로 한다. 부부가 완벽하게 호흡을 맞추면서 주영 그룹을 키웠다.박미선도 머리가 없는 게 아니다.그들 자리에 도달할 수 있는 사람 중 바보인 사람은 없다.박미선은 요즘 주영 그룹의 상황을 알고 있고, NS 그룹 쪽의 난처함도 알고 있다.박미선 정도 나이를 먹은 여자는 주혜민보다 먹은 밥도 더 많고 경험도 더 많다. 나상준이 주혜민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느끼고 있다.남자가 여자를 신경 쓴다면 절대 상대 회사를 위험에 빠뜨릴 수 없다. 이렇게 무자비하고 가혹한 조건을 제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모든 어머니의 마음속에는 자기 자식이 최고이고, 누구도 비교할 수 없다.박미선은 주혜민의 어머니이고, 주혜민은 그녀의 마음속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나상준이 차우미와 결혼하기 전, 박미선이 보기에 나상준이 자기 딸과 아주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주혜민이 나상준과 결혼하는 것을 아주 응원했다.그런데 나상준이 자기 딸을 아내로 맞이하지 않고 어느 가난한 집안의 여자를 아내로 맞이할 줄은 몰랐다. 자기 딸보다 못하는 여자였다
주혜민은 찻잔을 내려놓고는 못마땅한 얼굴로 박미선을 바라보며 말했다.“엄마. 제정신이야?”주혜민은 엄마라고 해서 말을 살갑게 하지는 않았다. 박미선은 이 말을 듣고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박미선이 입을 열기도 전에, 주혜민이 계속 말했다.“절대 나상준이랑 헤어질 수 없다고. 그동안 오가는 정이 있는데, 그리고 NS 그룹 요 몇 년간 승승장구하는 거 봐. 다른 집안에 나상준이랑 비교 할 대상이 될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물론 외국에도 있다고 하실 수 있지만, 난 외국 남자 싫어! 난 상준이가 좋아. 이 세상에서 하나뿐인 사람이야.”“다른 사람을 찾으라고? 말도 안 돼.”주혜민은 담담하게 이 몇 마디를 하고, 박미선에게 자기 생각을 분명히 밝히고, 나상준 말고는 다른 선택이 없다.다른 남자는 생각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박미선은 얼굴이 순간 굳어지고 안색이 더욱 청백해졌다.주혜민의 이 말이 너무 인정사정없다. 박미선을 골치 아프게 하고 초조하게 했다.그녀는 몸도 원래 좋지 않고, 요 몇 년 동안 정성을 다해 몸조리를 해왔다. 지금 주혜민의 몇 마디에 정말 숨이 막힐 지경이다.콜록…박미선이 기침을 하기 시작하자 안색이 점점 나빠졌다.주혜민은 언짢아 박미선 옆에 와서 앉아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린 후, 가사도우미를 불러왔다.“우 씨 아주머니. 빨리 약 좀 가져오세요.”“네, 아가씨.”가사도우미도 박미선의 기침 소리를 듣고 바로 약과 물을 가지고 왔다.“주세요.”“네.”주혜민은 약과 물을 받아 박미선에게 먹였다.박미선은 약을 먹고, 마음속의 큰 감정 기복이 조금 진정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기침하고 있었고, 그리 빨리 진정되지 않았다.주혜민은 박미선 옆에 앉아 계속 등을 두드리며 가슴을 어루만졌다. 박미선의 숨결이 가라앉고 나서야 동작을 멈추고 박미선을 바라보며 말했다.“엄마. 모도 안 좋은데,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 걱정하지 마.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박미선의 숨결이 가라앉히고 소파에 몸을 기대 눈을 감고 회복하고
주 의사는 분명히 말했다. 박미선을 화나게 하지 말고, 무슨 큰 일이 생겨도 박미선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다. 일단 환자 위주로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그동안 주영 그룹에 이런 큰 문제가 생기고 한 것이 박미선의 지금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한다.인생을 편한 마음가짐으로 사는 게 어디 쉬운가?다들 속물이라 몹시 어렵다.주혜민은 순간 미간이 찌푸려졌다.“알겠습니다.”주 의사는 더 이상 머물지 않고 몇 가지 주의 사항을 당부하고는 자리를 떴다.주혜민은 박미선의 몸 상태를 알고 있다. 완전히 낫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자기를 억울하게 하고, 박미선을 따르는 것은 못 한다.주혜민은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워있는 박미선을 보고 생각에 잠겼다. 몸도 편찮지 않은 사람을 보고 너무 자주 돌아오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휴대폰을 들고 시간을 보고 가사도우미에게 말했다.“우 씨 아주머니. 잠깐 나와보세요.”박미선은 몸이 좋지 않을 때는 주변에 사람이 지켜있어야 한다. 주혜민의 말을 듣고 가사도우미는 박미선을 한번 보고 주혜민을 따라 나갔다.문을 닫히고, 주혜민은 조금 멀리 가더니, 멈춰 서서 가사도우미에게 말했다.“아직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먼저 갈게요. 엄마 좀 유심히 챙겨봐 주세요.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지 전화하고요. 엄마가 깨어나서 제가 어디 있는지 물어보면, 일 보러 갔다고 하세요. 몸조리 잘하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그리고 회사 일은 저랑 아빠가 책임진다고 전해주세요.”가사도우미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아가씨.”주혜민은 오래 머물지 않고 바로 떠났다.청주에 주혜민의 집이 따로 있다. 세 살짜리 아기도 아니고, 부모님을 따라 함께 살 수 없다.차에 시동을 걸고, 별장을 떠났다.이미 밤이 깊어 불이 켜져 있는 집은 거의 없었다. 거리에 차들도 보이지 않고, 드문드문 지나가는 차들만 있었다. 온 청주가 깊은 밤에 잠겨 있는 듯했다.주혜민은 운전하면서 머릿속은 요 며칠 일어난 일들로 가득 찼다. 그녀가 회성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