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봄날: Chapter 551 - Chapter 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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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1화

생각을 하던 차우미가 입을 열었다.“성우 씨와 상준 씨는 오래된 친구 맞지?”하성우는 습관처럼 나상준에 대해 말했다. 그럼 차우미와 함께 있는데 나상준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면 무슨 말을 하겠는가?별 생각 없이 내뱉은 하성우의 말에 차우미는 정말로 질문을 던졌다.하성우의 눈에 한 줄기 빛이 스쳐 지나갔다. 전에 긴장했던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었다.“그렇지, 오래됐지.”“열몇 살 때부터 함께 놀았으니까 진짜 오래된 친구지.”“형수, 왜 그래? 뭐 알고 싶은 거라도 있어?”하성우가 활짝 웃자 눈도 함께 휘어졌다.마침 신호등에 걸려 차를 세운 하성우는 차우미를 바라보며 여우처럼 웃으며 입을 열었다.“형수, 상준이에 관한 거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 내가 다 알고 있으니까.”하성우와 나상준은 오래된 친구 사이였기에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그렇다고 하성우는 나상준에 관한 얘기를 마구 떠벌리고 다니지는 않았다.차우미가 물어보지 않았다면 그도 말을 하지 않았겠지만 차우미가 물어봤기에 대답을 해주려는 것 뿐이었다.차우미가 알고 싶다고 한다면 그는 거짓 없이 차우미에게 다 말해주려 했다.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차우미도 나상준이 예전과는 다르게 병원에 가지 않으려 하던 일이 떠올라 하성우의 말에 바로 물어본 거였다. 하성우가 나상준의 비밀을 모두 말해 줄 것처럼 이렇게 나올 줄은 차우미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그녀는 어색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별건 아니고 상준 씨가 아파서 병원에 데려가려 했는데 싫다고 하네. 예전에는 이런 적이 없었거든. 아프면 의사를 불러서 바로 진찰받았는데 이번에는 달라서 말이야. 성우 씨는 상준 씨의 오래된 친구니까 뭔가 알고 있지 않을까 해서.”차우미는 솔직하게 하성우에게 말했다. 차우미의 말을 들은 하성우가 깜짝 놀라며 입을 열었다.“아프다고? 언제부터 아팠는데?”어제 룸에서 볼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던 사람이 아프다고 하니까 하성우는 어리둥절해졌다.‘꾀병 아니야?’하성우는 순식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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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형수, 혹시 아까 상준이 생각한 거 아니지?”하성우가 순식간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차우미를 바라봤다.확신에 차 있는 하성우의 눈빛에 차우미는 멍해졌다. 그의 표정을 바라본 차우미는 그제야 하성우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차리고는 웃음을 터뜨렸다.“음... 그...”예전 같으면 차우미는 바로 아니라고 대답했겠지만 지금은 특수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하성우의 눈빛에 차우미는 대답을 망설였다.이때,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자 뒤에서 빵빵거리는 경적이 들려왔다.하성우는 차우미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다시 운전을 시작했다.차우미가 전에 나상준을 생각했다고 생각한 하성우는 순식간에 흥분이 됐다.불쌍한 척을 하는 게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그건 아무한테나 다 통하는 게 아니다.나상준은 무엇을 하던 효과를 최대로 발휘하기에 차우미가 틀림없이 속으로 나상준을 생각했을 거라 생각했다.그렇지 않으면 차우미가 왜 뜬금없이 나상준에 관해 물어보겠는가? 이건 차우미가 회성에 온 뒤로 처음으로 나상준에 관해 묻는 거였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하성우는 속으로 깊이 탄복했다.‘형수가 이런 질문을 하게 만들다니. 나상준 대단한걸.’“아, 그게...”어떻게 된 일인지 알게 된 하성우는 미간을 찌푸리고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연기를 시작했다.마치 난처한 일을 만난 것처럼 말이다.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 같은 하성우의 표정을 보고 있던 차우미는 가슴을 졸이며 물었다.“왜 그래?”이 한마디에는 걱정과 관심이 담겨 있었다.하성우는 순식간에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형수, 혹시 요 며칠 사이에 발생한 NS 그룹과 주영 그룹의 사건에 대해서 알고 있어?”차우미가 멈칫하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조금 알고 있어.”하성우는 의아하다는 듯 눈썹을 치켜떴다.차우미가 회사에 출근하지도 않고 사업에는 관심이 별로 없는지라 하성우는 요 며칠 사이에 발생한 일을 그녀가 모르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차우미가 알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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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하성우가 다시 김온을 언급하자 긴장감과 걱정이 싹 사라진 차우미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멋쩍게 웃었다.하성우는 김온을 좋게 보고 있지 않았다.“내 선배이자 괜찮은 친구야.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이고 나쁜 사람 아냐. 그리고 선배한테 부탁한 건 주혜민과 마찰이 생긴 그날 선배도 함께 있었기 때문이야. 상준 씨는 바쁘잖아.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건 스스로 해결해야지.”차우미의 말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차우미가 나상준에게 부탁을 하지 않은 건 둘이 이혼했기 때문이라는 걸 하성우는 잘 알고 있었다.지금 차우미가 한 말은 온전히 하성우에게 들려주는 말이었다.“그렇군. 역시 형수는 생각하는 게 깊어. 그런데 형수, 내가 여자들은 모르는 일을 하나 알려줄게.”하성우의 표정이 갑자기 진지하게 바뀌었다. 마치 무슨 큰 비밀을 말하려는 듯이 말이다.차우미가 눈을 깜빡이며 입을 열었다.“응?”“남자는 말이야. 사실 모두 대 남자 주의 성향이 있어. 아무리 바쁘다고 해도 자기 여자는 자기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 자기 여자가 다른 남자를 찾아가는 거 안 좋아해.”“형수가 그날 다른 남자 찾아갔잖아. 상준이 아마 속으로 엄청 화냈을걸.”차우미는 깜짝 놀랐다.‘화가 났다고?’‘나상준이 화가 나갔고? 에이, 설마.’차우미는 나상준이 왜 화가 났는지 알 것 같았다. 나상준과 하성우가 경찰서에 함께 찾아와서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차우미는 하성우 앞에서 나상준을 거절했었다.사람들은 체면을 중요시한다. 나상준도 마찬가지였다.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내가 생각을 잘못한 것 같네.”이 말은 하성우의 말에 대처하려고 내뱉은 말이었다. 그날 상황으로 몇만 번 돌아간대도 차우미는 나상준을 선택하지 않았을 거다.대충 넘어가려고 내뱉은 차우미의 말을 듣고 하성우는 속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형수의 관심만 끌어서 뭐해, 형수의 맘속엔 첫사랑 김온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는데. 형수 마음을 돌리려면 멀었네.’대화를 나누던 둘은 어느새 공항에 다다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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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끼익하는 날카로운 브레이크 소리가 주위의 소란스러움을 뚫고 들려왔다.갑작스러운 급브레이크에 몸이 앞으로 쏠린 차우미는 무의식적으로 두 눈을 꼭 감았다.다행히 그녀의 머리가 차에 부딪히기 전에 차가 멈췄고 이내 차 문이 쾅 하고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차우미는 뭔가 생각난 듯 눈을 떴다. 하성우가 앞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본 차우미는 긴장하며 바로 차에서 내린 뒤, 그를 따라갔다.조금 전 심나연이 위험하게 도로 위에 넘어지는 모습을 차우미와 하성우가 보게 됐고 그 모습을 본 차우미는 깜짝 놀랐다.이 순간, 차에서 내린 하성우가 심나연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에 그녀도 하성우를 따라 달려갔다.심나연을 부축하고 있던 사람을 밀치고 그녀를 안고 발을 확인하던 하성우는 미간을 찌푸리고 입을 열었다.“누가 너더러 힐 신으래? 신을 줄 모르면 신지를 말든가! 방금 얼마나 위험했는지 알기나 해?”심나연의 발에 신겨져 있는 힐과 빨갛게 부어오른 발목을 보면서 하성우가 화를 냈다.조금 전의 상황에 심나연도 깜짝 놀랐다. 만약 누군가가 그녀를 부축해 주지 않았다면 그녀는 도로에 쓰러졌을 것이다. 만약 이때 달려오는 차라도 있었다면 그 뒤는 생각하기도 끔찍했다.그녀가 조금 전의 충격에서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달려온 하성우가 그녀를 안고 화를 냈다.하성우가 화를 내는 모습에 억울했던 감정이 쏙 들어간 심나연은 하성우에게 쏘아붙였다.“나 계속 힐 신을 건데? 뭐 문제 있어?”“다른 여자들은 다 신고 다니는데 나는 왜 신고 다니면 안 돼?”“오빠가 하이힐 신고 짧은 치마 입고 다니는 여자들 좋아하잖아. 그러니까 나도 입을래.”하성우가 자신을 어떻게 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심나연은 하성우를 무서워하지 않았다. 그래서 하성우가 화를 내자 바로 되받아쳤다. 심나연의 말에 하성우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너!”“너 그입 안 다물어?”하성우가 이마에 실핏줄을 세우며 심나연에게 소리쳤다. 평상시에는 늘 웃기를 좋아하던 하성우가 웃지 않고 화를 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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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이 순간 빨개진 그녀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하성우가 심나연을 안고 차에 태우는 모습을 본 차우미가 두 사람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병원에는 둘이 가. 난 이만 돌아가 볼게.”“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고.”하성우의 얼굴에는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유쾌한 웃음이 사라지고 없었다. 차우미의 말을 들은 하성우는 차우미를 바라보며 종래로 본 적 없었던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형수, 오늘 미안해. 일이 다 해결되면 형수에게 밥 한번 살게.”“괜찮아.”운전석에 올라탄 하성우는 차 시동을 걸었고 차우미는 밖에서 심나연을 바라봤다.심나연도 눈물 가득 맺힌 두 눈으로 억울하다는 듯 차우미를 바라보고 있었다.차우미가 심나연에게 위로의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자 심나연도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다.시동이 걸린 차는 빠른 속도로 달렸고, 이내 차우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주위는 다시 소란스러워졌고 그들을 구경하던 사람들도 흩어졌다. 차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차우미는 미소를 지었다.‘여전히 신경 쓰고 있네. 신경 쓰고 있어.’다른 사람의 몇 마디 말로 좌지우지되지 않는 일들이 있다.이 순간 차우미는 더는 후회하지 않고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근처 음식점을 검색한 차우미는 택시를 타고 기사에서 주소지를 말한 뒤 음식점으로 가달라고 했다.지금 음식점으로 가서 밥을 먹고 호텔로 돌아가면 시간이 넉넉했다.차우미가 택시 기사에서 주소를 말하기 바쁘게 핸드폰이 울렸다.여가현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차우미는 전에 여가현에게 답장을 보낸 뒤로 대화가 끊겼던 일이 떠올랐다.바쁜 일을 다 끝마치고 전화를 한 거라는 생각이 든 차우미는 전화를 받았다.“가현아.”“이젠 안 바쁜 거야?”핸드폰 너머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와 밥을 먹고 있는 듯한 소리를 들은 차우미가 입을 열었다.“응, 밥 먹고 있어?”“그럼. 의사가 하루 세끼 먹으라고 했어. 그 말 듣고 누가 챙겨줘서 지금 매일 하루 세끼 제때에 먹고 있어.”여가현의 말을 들은 차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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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두 사람은 오래된 친구 사이였기에 서로의 말투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차우미는 여가현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거라 느꼈다.“음... 별건 아니고 그게...”여가현의 말투가 티가 나게 달라졌다. 차우미는 핸드폰 너머에서 들려오는 다른 사람의 작은 목소리와 이내 여가현의 위협적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입 다물어!”매우 낮은 목소리였지만 차우미가 들을까 봐서 하는 말인 것 같았다.여가현이 핸드폰을 막지 않은 탓에 차우미는 여가현의 목소리와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그 소리를 들은 차우미는 이내 웃음을 지었다.그녀는 여가현이 왜 전화를 했는지 알 것 같았다.“일 있어서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다음에 다시 통화해.”“아 참, 그리고 시간 있을 때 반장에서 답장해줘. 반장도 네가 바쁜 거 알아서 찾아가지도 못하고 있어.”빠르게 말하는 여가현의 말에 차우미가 웃으며 대답했다.“알았어.”“응. 그럼 나중에 봐.”여가현은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고 차우미는 통화가 끊긴 소리를 들으며 웃음을 지었다.여가현과 강서흔은 함께 있으며 예전으로 돌아간 듯했다. 오늘 여가현이 전화를 한 건 차우미가 안평으로 돌아가면 함께 모여 예전처럼 밥이나 먹자고 연락한 것 같았다.차우미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건 아주 행복한 일이다.그녀는 여가현이 행복하기를 바랐다. 아주 많이.전화를 끊은 여가현은 맞은편에 앉아 있는 강서흔을 노려봤다.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는 여가현의 눈빛에 강서흔은 고개를 푹 숙이며 여가현의 눈치를 살폈다.“난... 난 그저 우리 둘이 다시 만난다는 걸 차우미에게 알려주고 싶었어. 그래서 차우미의 축하를 받고 싶었단 말이야. 다른 뜻은 없었어...”강서흔은 매우 억울해하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그런 강서흔의 모습에 여가현이 냉소하며 입을 열었다.“그래. 넌 다른 사람에게 축하받고 싶겠지. 이 사람, 저 사람 다 말하며 다니잖아. 얼마 안 가 또 너희 엄마 귀에까지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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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강서흔이 미간을 찌푸리고 자책했다.“가현아, 미안해. 다시는 말하지 않을게. 내가 진짜 너무 기뻐서 그랬어. 그런데 네 말 듣고 보니 내가 잘못했네. 다시는 이러지 않을게. 내가 고칠게.”예전에는 갈등이 생기면 강서흔은 여가현의 말을 듣지 않았었지만 지금의 강서흔은 여가현의 생각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쳤다.몇 년 사이에 두 사람에게 변화가 생겼다.두 사람 모두 서로와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강서흔이 진실한 모습으로 반성하는 것을 본 여가현의 눈빛이 누그러들었다.“강서흔, 우린 몇 년이라는 시간을 고통 속에서 시달렸어. 이젠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지 않고 너와 함께 있고 싶어.”“너도 나와 같은 생각이라면 우리 서로 함께 노력하자. 그래서 평생 함께하자.”강서흔이 정중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응. 나도 너와 평생 함께하고 싶어. 가현아, 앞으로 난 무조건 네 말만 들을게.”“응.”...음식점을 검색하면서 물만두를 본 차우미는 갑자기 물만두가 먹고 싶었다. 그래서 그녀는 작은 물만두 가계에 찾아갔다.목적지에 다다르자 차우미는 돈을 지급하고 차에서 내렸다.점심시간이라 그런지 가계 안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뜨거운 음식 열기와 맛있는 음식 냄새가 풍겨왔다.사장과 직원이 가게 안을 누비며 손님들이 시킨 각양각색의 음식들을 가지고 나왔다. 더운 날씨라 그들의 이마에는 땀이 흘러내렸다.차우미가 들어 오는 것을 본 사장이 물었다.“어서 오세요. 주문 도와드릴까요?”차우미는 사람들의 먹고 있는 테이블에 놓인 음식들을 바라봤다. 비빔밥, 비빔면 그리고 여러 가지 반찬들과 물만두가 있었다. 각양각색의 음식들이었다.사장님의 말을 들은 차우미는 바로 입을 열었다.“물만두 한 그릇 주세요.”“네, 우리 집에는 여러 가지 물만두가 있어요. 어떤 물만두 드실지 한번 봐주세요.”말을 마친 사장님은 차우미에게 메뉴판을 가져다줬다.메뉴판을 받아보니 물만두 종류가 아주 다양했다.“삼선 물만두로 주세요.”“네, 이쪽에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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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나상준의 말에 차우미는 멍해졌다.이내 정신을 차린 차우미가 물었다.“왜? 무슨 일 있어?”갑자기 주소를 물어보는 것이 무슨 일이 있는 것만 같았다.회사를 나선 나상준은 차에 올라탔다. 핸드폰 너머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말소리, 고함소리, 전화통화 하는 소리와 차 소리에 차우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묻혔다.나상준이 입을 열었다.“위치 보내줘.”말을 마친 나상준은 전화를 끊었다.나상준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던 차우미는 그가 이런 말을 할 줄 생각지도 못했다.멈칫하던 차우미는 핸드폰을 들고 그에게 위치를 보내줬다.‘상준 씨가 나에게 할 말이 있는 건가?’위치를 보내준 차우미는 더는 생각하지 않고 핸드폰을 내려놓은 뒤 계속 상위를 정리했다.무슨 일이 있다면 나상준이 말을 할 것이기에 더 생각해 봤자 의미가 없었다.차 안.나상준은 차우미가 보내온 위치를 보며 입을 열었다.“공항 근처에 있는 존맛식당으로 가.”“네. 대표님.”차는 공항으로 가는 길로 들어섰다.상 위를 정리한 차우미는 마침 종업원이 걸어오는 것을 보고 가져가라고 말했다.종업원은 말없이 차우미가 정리해 놓은 것을 가져갔다. 차우미가 상을 정리했는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없었다.일부러 말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가게가 너무 바쁘기 때문에 가끔 종업원들이 치우지 못할 때면 손님들이 종종 치워주곤 했었다.작은 가게다 보니 격식 같은 게 없었다.목이 말라 주위를 둘러보던 그녀는 각종 음료와 물이 들어있는 냉장고를 발견했다.그러나 차가운 것을 먹지 않았던 차우미는 프런트로 다가가 사장님께 물었다.“끓인 물 있나요?”사장님이 손님에게 돈을 거슬러 주면서 입을 열었다.“네, 있어요.”차우미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그럼 저 뜨거운 물 한 잔만 가져다줄 수 있을까요?”부드러운 성격에 가녀린 목소리와 예쁘장한 얼굴을 하고 있는 차우미는 사람들에게 호감 가는 첫인상을 주었다.사장님이 웃으며 말했다.“그럼요. 자리에 가서 앉아 있어요. 가져다드릴게요.”“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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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9화

차우미의 목소리를 들은 사장님이 다시 돌아왔다.“네, 뭐 필요한 거라도 있어요?”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멋쩍게 웃었다.“물어볼 게 있어서요.”“그래요? 무슨 일이예요?”“다름이 아니라 회성시 특산물이 어떤 것들이 있나요? 어디에 가야 제대로 된 특산물을 살 수 있는지 아세요?”“아... 제가 알고 있어요. 알려 드릴까요?”“네, 적어 놓을게요.”차우미는 물만두를 한 곳에 밀어놓고 가방에서 수첩과 볼펜을 꺼낸 뒤 사장님에게 말했다.“사장님 말씀하세요.”차우미가 볼펜과 수첩을 가지고 다니는 모습에 사장님은 깜짝 놀라며 웃었다.“네.”사장님은 차우미에게 특산물에 대해 말하며 어디에 가야 살 수 있는지 말했고 차우미는 볼펜을 들고 적었다.사장님의 말을 들으며 차우미는 두 장 가까이 빼곡히 적어 내려갔다.물건들이 많지 않았기에 차우미는 작은 수첩에 빼곡히 적으며 기억했다.사장님이 입을 열었다.“이게 다예요. 우리가 회성에 몇십 년 가까이 있으면서 매년 사는 물건들이기에 얼추 비슷할 거예요.”“네, 정말 감사합니다. 사장님.”“허허, 아니에요. 얼른 드세요. 물만두는 식으면 맛없어요.”“네.”사장님은 떠나갔다. 차우미는 수첩에 기재된 물건들과 주소를 보면서 대략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녀는 수첩과 볼펜을 한쪽에 놓은 뒤 물만두를 가져와 숟가락을 들고 국을 마셨다.지금의 물만두는 아까처럼 뜨겁지 않고 먹기 딱 좋은 온도였다.국을 한 숟가락 떠먹자 입안 가득 해산물 맛과 쪽파의 향이 퍼졌다. 무엇으로 끓였는지 국은 향기로우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담백했다.차우미의 눈에 웃음이 번졌다.역시 그녀는 이런 작은 가게의 맛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국을 마신 차우미는 이번에는 물만두를 천천히 음미했다.무더운 여름날의 점심은 찜통더위였다.작은 식당 앞에 벤츠 한대가 서더니 차에서 나상준이 내렸다.그는 셔츠와 양복바지를 입고 손목에 양복 외투를 들고 있었다. 풀린 셔츠 단추 사이로 그의 하얗고 긴 목선이 보였다.발목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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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식당에는 사람들이 조금 전보다는 적어졌지만, 여전히 시끌벅적했다. 뜨거운 열기에 가게 안의 냄새가 심해지면서 맡기 좋지 않은 냄새가 났다.서늘한 기운을 띤 나상준이 안으로 걸어들어왔다. 이 서늘한 기운은 에어컨의 서늘한 기운과는 달랐다.이 서늘한 기운은 뜨거운 열기를 띠고 있었다. 음식점의 냄새를 비롯한 사람들 몸의 땀 냄새 그리고 각종 음식의 냄새는 그가 평소에 접촉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것들이었다.나상준이 걸어 들어오자 사람들은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마치 이런 곳에 나상준 같은 사람이 왜 왔냐는 듯한 눈빛이었다.어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일반 백성이 아니다. 나상준은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이었고 모든 방면에서 일반인들보다 앞서 나가고 있었다. 그의 분위기는 일반 사람들과는 현저히 달랐다.값비싼 양복과 뼛속에서부터 풍겨 나오는 귀티, 그리고 연예인 뺨치는 얼굴을 하고 있는 그가 이곳에 나타나자 주위의 모든 것이 암담해졌다.모든 사람이 귀티나고 눈부신 그를 쳐다봤다.종업원과 사장 부부는 음식들을 나르며 매우 바삐 돌아치고 있었다.작은 식당은 이렇다. 돈은 벌 수 있었지만 그만큼 고생이 뒤따랐다.나상준이 걸어들어오는 것을 본 그들은 멈칫했다. 그러나 이내 정신을 차린 사장님이 다가와서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식사하시러 오신 분이신가요?”“네.”나상준은 창가에 앉아 있는 차우미를 바라봤다. 나상준이 들어온 뒤로 가게 안의 공기는 바뀌었지만 차우미는 알아차리지 못했다.그녀는 물만두를 거의 다 먹었다. 먹는 것이 느릴 뿐 몇 개 남아 있지 않은 물만두를 다 먹을 수 있었다. 그녀는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물만두를 음미하며 먹었다.주위는 신경을 쓰지 않고 말이다.나상준이 차우미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본 사장님이 물었다.“저 아가씨 찾아오셨나 봐요?”말을 마친 사장님은 얼른 나상준을 데리고 차우미에게로 다가갔다.“저 아가씨는 온 지 한참 됐어요. 총각도 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저한테 말하세요.”나상준의 몸에서 풍기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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