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오래된 친구 사이였기에 서로의 말투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차우미는 여가현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거라 느꼈다.“음... 별건 아니고 그게...”여가현의 말투가 티가 나게 달라졌다. 차우미는 핸드폰 너머에서 들려오는 다른 사람의 작은 목소리와 이내 여가현의 위협적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입 다물어!”매우 낮은 목소리였지만 차우미가 들을까 봐서 하는 말인 것 같았다.여가현이 핸드폰을 막지 않은 탓에 차우미는 여가현의 목소리와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그 소리를 들은 차우미는 이내 웃음을 지었다.그녀는 여가현이 왜 전화를 했는지 알 것 같았다.“일 있어서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다음에 다시 통화해.”“아 참, 그리고 시간 있을 때 반장에서 답장해줘. 반장도 네가 바쁜 거 알아서 찾아가지도 못하고 있어.”빠르게 말하는 여가현의 말에 차우미가 웃으며 대답했다.“알았어.”“응. 그럼 나중에 봐.”여가현은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고 차우미는 통화가 끊긴 소리를 들으며 웃음을 지었다.여가현과 강서흔은 함께 있으며 예전으로 돌아간 듯했다. 오늘 여가현이 전화를 한 건 차우미가 안평으로 돌아가면 함께 모여 예전처럼 밥이나 먹자고 연락한 것 같았다.차우미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건 아주 행복한 일이다.그녀는 여가현이 행복하기를 바랐다. 아주 많이.전화를 끊은 여가현은 맞은편에 앉아 있는 강서흔을 노려봤다.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는 여가현의 눈빛에 강서흔은 고개를 푹 숙이며 여가현의 눈치를 살폈다.“난... 난 그저 우리 둘이 다시 만난다는 걸 차우미에게 알려주고 싶었어. 그래서 차우미의 축하를 받고 싶었단 말이야. 다른 뜻은 없었어...”강서흔은 매우 억울해하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그런 강서흔의 모습에 여가현이 냉소하며 입을 열었다.“그래. 넌 다른 사람에게 축하받고 싶겠지. 이 사람, 저 사람 다 말하며 다니잖아. 얼마 안 가 또 너희 엄마 귀에까지 들
강서흔이 미간을 찌푸리고 자책했다.“가현아, 미안해. 다시는 말하지 않을게. 내가 진짜 너무 기뻐서 그랬어. 그런데 네 말 듣고 보니 내가 잘못했네. 다시는 이러지 않을게. 내가 고칠게.”예전에는 갈등이 생기면 강서흔은 여가현의 말을 듣지 않았었지만 지금의 강서흔은 여가현의 생각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쳤다.몇 년 사이에 두 사람에게 변화가 생겼다.두 사람 모두 서로와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강서흔이 진실한 모습으로 반성하는 것을 본 여가현의 눈빛이 누그러들었다.“강서흔, 우린 몇 년이라는 시간을 고통 속에서 시달렸어. 이젠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지 않고 너와 함께 있고 싶어.”“너도 나와 같은 생각이라면 우리 서로 함께 노력하자. 그래서 평생 함께하자.”강서흔이 정중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응. 나도 너와 평생 함께하고 싶어. 가현아, 앞으로 난 무조건 네 말만 들을게.”“응.”...음식점을 검색하면서 물만두를 본 차우미는 갑자기 물만두가 먹고 싶었다. 그래서 그녀는 작은 물만두 가계에 찾아갔다.목적지에 다다르자 차우미는 돈을 지급하고 차에서 내렸다.점심시간이라 그런지 가계 안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뜨거운 음식 열기와 맛있는 음식 냄새가 풍겨왔다.사장과 직원이 가게 안을 누비며 손님들이 시킨 각양각색의 음식들을 가지고 나왔다. 더운 날씨라 그들의 이마에는 땀이 흘러내렸다.차우미가 들어 오는 것을 본 사장이 물었다.“어서 오세요. 주문 도와드릴까요?”차우미는 사람들의 먹고 있는 테이블에 놓인 음식들을 바라봤다. 비빔밥, 비빔면 그리고 여러 가지 반찬들과 물만두가 있었다. 각양각색의 음식들이었다.사장님의 말을 들은 차우미는 바로 입을 열었다.“물만두 한 그릇 주세요.”“네, 우리 집에는 여러 가지 물만두가 있어요. 어떤 물만두 드실지 한번 봐주세요.”말을 마친 사장님은 차우미에게 메뉴판을 가져다줬다.메뉴판을 받아보니 물만두 종류가 아주 다양했다.“삼선 물만두로 주세요.”“네, 이쪽에 앉
나상준의 말에 차우미는 멍해졌다.이내 정신을 차린 차우미가 물었다.“왜? 무슨 일 있어?”갑자기 주소를 물어보는 것이 무슨 일이 있는 것만 같았다.회사를 나선 나상준은 차에 올라탔다. 핸드폰 너머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말소리, 고함소리, 전화통화 하는 소리와 차 소리에 차우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묻혔다.나상준이 입을 열었다.“위치 보내줘.”말을 마친 나상준은 전화를 끊었다.나상준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던 차우미는 그가 이런 말을 할 줄 생각지도 못했다.멈칫하던 차우미는 핸드폰을 들고 그에게 위치를 보내줬다.‘상준 씨가 나에게 할 말이 있는 건가?’위치를 보내준 차우미는 더는 생각하지 않고 핸드폰을 내려놓은 뒤 계속 상위를 정리했다.무슨 일이 있다면 나상준이 말을 할 것이기에 더 생각해 봤자 의미가 없었다.차 안.나상준은 차우미가 보내온 위치를 보며 입을 열었다.“공항 근처에 있는 존맛식당으로 가.”“네. 대표님.”차는 공항으로 가는 길로 들어섰다.상 위를 정리한 차우미는 마침 종업원이 걸어오는 것을 보고 가져가라고 말했다.종업원은 말없이 차우미가 정리해 놓은 것을 가져갔다. 차우미가 상을 정리했는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없었다.일부러 말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가게가 너무 바쁘기 때문에 가끔 종업원들이 치우지 못할 때면 손님들이 종종 치워주곤 했었다.작은 가게다 보니 격식 같은 게 없었다.목이 말라 주위를 둘러보던 그녀는 각종 음료와 물이 들어있는 냉장고를 발견했다.그러나 차가운 것을 먹지 않았던 차우미는 프런트로 다가가 사장님께 물었다.“끓인 물 있나요?”사장님이 손님에게 돈을 거슬러 주면서 입을 열었다.“네, 있어요.”차우미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그럼 저 뜨거운 물 한 잔만 가져다줄 수 있을까요?”부드러운 성격에 가녀린 목소리와 예쁘장한 얼굴을 하고 있는 차우미는 사람들에게 호감 가는 첫인상을 주었다.사장님이 웃으며 말했다.“그럼요. 자리에 가서 앉아 있어요. 가져다드릴게요.”“네, 감사합니다.”
차우미의 목소리를 들은 사장님이 다시 돌아왔다.“네, 뭐 필요한 거라도 있어요?”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멋쩍게 웃었다.“물어볼 게 있어서요.”“그래요? 무슨 일이예요?”“다름이 아니라 회성시 특산물이 어떤 것들이 있나요? 어디에 가야 제대로 된 특산물을 살 수 있는지 아세요?”“아... 제가 알고 있어요. 알려 드릴까요?”“네, 적어 놓을게요.”차우미는 물만두를 한 곳에 밀어놓고 가방에서 수첩과 볼펜을 꺼낸 뒤 사장님에게 말했다.“사장님 말씀하세요.”차우미가 볼펜과 수첩을 가지고 다니는 모습에 사장님은 깜짝 놀라며 웃었다.“네.”사장님은 차우미에게 특산물에 대해 말하며 어디에 가야 살 수 있는지 말했고 차우미는 볼펜을 들고 적었다.사장님의 말을 들으며 차우미는 두 장 가까이 빼곡히 적어 내려갔다.물건들이 많지 않았기에 차우미는 작은 수첩에 빼곡히 적으며 기억했다.사장님이 입을 열었다.“이게 다예요. 우리가 회성에 몇십 년 가까이 있으면서 매년 사는 물건들이기에 얼추 비슷할 거예요.”“네, 정말 감사합니다. 사장님.”“허허, 아니에요. 얼른 드세요. 물만두는 식으면 맛없어요.”“네.”사장님은 떠나갔다. 차우미는 수첩에 기재된 물건들과 주소를 보면서 대략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녀는 수첩과 볼펜을 한쪽에 놓은 뒤 물만두를 가져와 숟가락을 들고 국을 마셨다.지금의 물만두는 아까처럼 뜨겁지 않고 먹기 딱 좋은 온도였다.국을 한 숟가락 떠먹자 입안 가득 해산물 맛과 쪽파의 향이 퍼졌다. 무엇으로 끓였는지 국은 향기로우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담백했다.차우미의 눈에 웃음이 번졌다.역시 그녀는 이런 작은 가게의 맛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국을 마신 차우미는 이번에는 물만두를 천천히 음미했다.무더운 여름날의 점심은 찜통더위였다.작은 식당 앞에 벤츠 한대가 서더니 차에서 나상준이 내렸다.그는 셔츠와 양복바지를 입고 손목에 양복 외투를 들고 있었다. 풀린 셔츠 단추 사이로 그의 하얗고 긴 목선이 보였다.발목을 뒤
식당에는 사람들이 조금 전보다는 적어졌지만, 여전히 시끌벅적했다. 뜨거운 열기에 가게 안의 냄새가 심해지면서 맡기 좋지 않은 냄새가 났다.서늘한 기운을 띤 나상준이 안으로 걸어들어왔다. 이 서늘한 기운은 에어컨의 서늘한 기운과는 달랐다.이 서늘한 기운은 뜨거운 열기를 띠고 있었다. 음식점의 냄새를 비롯한 사람들 몸의 땀 냄새 그리고 각종 음식의 냄새는 그가 평소에 접촉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것들이었다.나상준이 걸어 들어오자 사람들은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마치 이런 곳에 나상준 같은 사람이 왜 왔냐는 듯한 눈빛이었다.어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일반 백성이 아니다. 나상준은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이었고 모든 방면에서 일반인들보다 앞서 나가고 있었다. 그의 분위기는 일반 사람들과는 현저히 달랐다.값비싼 양복과 뼛속에서부터 풍겨 나오는 귀티, 그리고 연예인 뺨치는 얼굴을 하고 있는 그가 이곳에 나타나자 주위의 모든 것이 암담해졌다.모든 사람이 귀티나고 눈부신 그를 쳐다봤다.종업원과 사장 부부는 음식들을 나르며 매우 바삐 돌아치고 있었다.작은 식당은 이렇다. 돈은 벌 수 있었지만 그만큼 고생이 뒤따랐다.나상준이 걸어들어오는 것을 본 그들은 멈칫했다. 그러나 이내 정신을 차린 사장님이 다가와서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식사하시러 오신 분이신가요?”“네.”나상준은 창가에 앉아 있는 차우미를 바라봤다. 나상준이 들어온 뒤로 가게 안의 공기는 바뀌었지만 차우미는 알아차리지 못했다.그녀는 물만두를 거의 다 먹었다. 먹는 것이 느릴 뿐 몇 개 남아 있지 않은 물만두를 다 먹을 수 있었다. 그녀는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물만두를 음미하며 먹었다.주위는 신경을 쓰지 않고 말이다.나상준이 차우미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본 사장님이 물었다.“저 아가씨 찾아오셨나 봐요?”말을 마친 사장님은 얼른 나상준을 데리고 차우미에게로 다가갔다.“저 아가씨는 온 지 한참 됐어요. 총각도 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저한테 말하세요.”나상준의 몸에서 풍기는 분위기
마치 신선이 인간 세상에 내려와 밥을 먹는 것처럼 아무리 봐도 놀라웠다.차우미가 입을 열었다.“여긴 말할 곳이 아니야. 나가서 말하자.”시끄러운 환경 탓에 이곳은 말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장소였다.차우미는 휴지로 입술을 닦으며 나갈 준비를 했다.그러나 차우미가 휴지로 입술을 닦고 있을 때 나상준의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안 그래도 돼.”“응?”차우미는 입술을 닦던 것을 멈추고 놀란 눈빛으로 맞은편에 앉아 있는 사람을 바라봤다.‘안 나가고 여기에 있겠다고?’‘상준 씨가 적응할 수 있을까?’차우미가 어느 정도 입술을 닦은 뒤 휴지를 내려놓으며 물었다.“안 나가고 이 안에 있으려고?”생각지도 못했다는 차우미의 표정과 의아함 가득한 눈을 바라보던 나상준은 시선을 거두고 양복 외투를 옆에 놓인 의자에 올려놓으며 입을 열었다.“나 아직 밥 안 먹었어.”그제야 알아차린 차우미가 바로 입을 열었다.“여기는 너무 시끄러워서 상준 씨가 적응이 안될 거야. 우리 나가서 좋은 곳에 가서 먹자.”나상준이 조용한 곳을 좋아한다는 걸 아는 차우미는 핸드폰을 들고 주변에 괜찮은 음식점이 없는지 검색했다.나상준은 핸드폰을 들고 검색하고 있는 사람을 바라봤다. 마치 자신이 여기에 오면 안 된다는 것처럼 행동하는 그녀의 모습에 그가 입을 열었다.“왜 굳이 좋은 곳이 여야 하는데?”불쾌함이 없는 나상준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차분했고 별다른 점이 없었지만 이 말은 달랐다.나상준이 술에 취했던 그 날 밤처럼 그는 뻔히 알면서 그녀에게 물었다. 차우미는 멍하니 나상준을 바라봤다.나상준은 전혀 불편하지도, 불쾌하지도 않다는 눈빛으로 차우미를 바라봤다. 이곳의 모든 것이 그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듯이 말이다.그는 소란스러운 이곳이 전혀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았다.차우미는 그제야 나상준의 뜻을 알아차렸다.그가 이곳에서 밥을 먹으려 한다는 것을 말이다.그녀도 이곳에서 밥을 먹는데 그라고 왜 먹지 못하겠는가?나상준의 뜻을 알아차린 차우미는 핸드폰을 내려
사장님과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던 차우미의 눈길이 나상준에게로 향했다.“알아서 주문해.”나상준은 자신이 이미 음식을 주문했음을 말하지 않았다. 옆에서 있던 사장님도 나상준이 들어오자마자 음식을 주문했다는 말을 하지 않고 차우미와 나상준을 번갈아 봤다. 마치 조금 전에 음식을 주문한 일이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멈칫하던 차우미는 나상준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알았어.”‘말하고 싶지 않아 하는 거 보니까 상준 씨가 아직 감기가 다 낫지 않았나 보네.’다시 메뉴판을 보던 차우미는 담백하면서도 영양이 풍부한 음식 3가지를 주문했다.주문을 마친 차우미가 사장님을 보며 입을 열었다.“사장님, 양은 적게 주세요. 그리고 기름과 소금은 많이 넣지 말고 담백하게 부탁드릴게요.”말을 하던 차우미가 멈칫하더니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저분이 지금 아파서 기름진 음식과 매운 걸 먹으면 안 돼서요.”작은 음식점이라 바쁘면 가끔 잊어먹을 때가 있었다. 차우미는 사실대로 말하면 어느 정도 기억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사장님에게 알려줬다. 차우미의 말을 들은 사장님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네, 그렇게 할게요. 아가씨.”“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금방 가져다드릴게요.”“네, 감사합니다.”“아니에요.”사장님은 메뉴판을 들고 웃으며 떠나갔다. 시선을 돌린 차우미가 나상준을 바라보니 나상준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무슨 일 있어?”차우미가 나상준에게 물었다.바쁜 와중에 자신을 찾아온 나상준을 보며 그녀는 틀림없이 중요한 일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나상준은 차우미를 빤히 바라봤다.시끄러운 곳에서도 담담하게 앉아 있는 차우미를 보며 나상준이 입을 열었다.“아무 일도 없어.”나지막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나상준의 말을 들은 차우미는 깜짝 놀랐다.‘아무 일도 없다고?’‘아무 일도 없는데 나를 찾아와 이곳에서 밥을 먹는다고?’차우미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상준이 이런 곳에서 밥을 먹는다는 게 말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바라본 나상준의 눈빛에는 어떠한 이상한
나상준은 물만두 위에 떠 있는 신선한 쪽파를 바라보며 가만히 있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자신과 똑같은 음식을 주문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음식을 주문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기에 차우미는 여러 가지 음식을 더 주문하게 됐다.‘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차우미가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사장님의 말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먹고 있어요. 조금 전 주문하신 음식들도 금방 가져다 드릴게요.”“네.”사장님은 허허 웃으며 떠나갔다.차우미는 나상준 앞에 놓여 있는 물만두를 보며 입을 열었다.“난 상준 씨가 물만두를 주문했다는 걸 몰랐어. 상준 씨... 이것들 다 먹을 수 있어?”“아니면... 내가 사장님께 음식 한 가지만 취소해 달라고 말해볼까?”차우미는 물만두만 먹고도 배가 불렀다. 그러나 남자는 여자와 다르기에 조금 더 먹을 수 있었다. 차우미가 음식 세 가지를 주문했기에 양을 적게 달라고 했다고 해도 나상준 혼자서 다 먹지 못할 수 있었다.그래서 만약 다 먹지 못한다면 사장님께 말해서 한 가지를 취소해달라고 한다면 낭비하지 않고 다 먹을 수 있었다.차우미의 말을 들은 나상준은 고개를 들고 차우미를 바라봤다.“난 파를 먹지 않아.”동문서답하는 나상준의 말에 차우미는 멈칫했다. 이내 뭔가 생각난 차우미는 나상준 앞에 놓인 물만두를 바라봤다.금방 만든 물만두는 아주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안에 들어있는 작은 배추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물만두의 영혼인 파도 들어있었다.나상준은 파를 먹지 않았다.차우미는 나상준의 음식습관과 그가 먹지 않는 것들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물만두 위에 떠 있는 파를 보며 차우미가 깜짝 놀란 듯이 말했다.“상... 상준 씨, 파를 먹지 않는다고 사장님께 말하지 않았어?”나상준이 차우미를 바라봤다.“난 여기에 파가 들어갈 줄은 몰랐지.”“...”차우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나상준은 일 년 내내 주방에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결혼 생활 3년 동안에도 그는 매일 일하느라 바빴기에 음식들은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