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미의 목소리를 들은 사장님이 다시 돌아왔다.“네, 뭐 필요한 거라도 있어요?”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멋쩍게 웃었다.“물어볼 게 있어서요.”“그래요? 무슨 일이예요?”“다름이 아니라 회성시 특산물이 어떤 것들이 있나요? 어디에 가야 제대로 된 특산물을 살 수 있는지 아세요?”“아... 제가 알고 있어요. 알려 드릴까요?”“네, 적어 놓을게요.”차우미는 물만두를 한 곳에 밀어놓고 가방에서 수첩과 볼펜을 꺼낸 뒤 사장님에게 말했다.“사장님 말씀하세요.”차우미가 볼펜과 수첩을 가지고 다니는 모습에 사장님은 깜짝 놀라며 웃었다.“네.”사장님은 차우미에게 특산물에 대해 말하며 어디에 가야 살 수 있는지 말했고 차우미는 볼펜을 들고 적었다.사장님의 말을 들으며 차우미는 두 장 가까이 빼곡히 적어 내려갔다.물건들이 많지 않았기에 차우미는 작은 수첩에 빼곡히 적으며 기억했다.사장님이 입을 열었다.“이게 다예요. 우리가 회성에 몇십 년 가까이 있으면서 매년 사는 물건들이기에 얼추 비슷할 거예요.”“네, 정말 감사합니다. 사장님.”“허허, 아니에요. 얼른 드세요. 물만두는 식으면 맛없어요.”“네.”사장님은 떠나갔다. 차우미는 수첩에 기재된 물건들과 주소를 보면서 대략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녀는 수첩과 볼펜을 한쪽에 놓은 뒤 물만두를 가져와 숟가락을 들고 국을 마셨다.지금의 물만두는 아까처럼 뜨겁지 않고 먹기 딱 좋은 온도였다.국을 한 숟가락 떠먹자 입안 가득 해산물 맛과 쪽파의 향이 퍼졌다. 무엇으로 끓였는지 국은 향기로우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담백했다.차우미의 눈에 웃음이 번졌다.역시 그녀는 이런 작은 가게의 맛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국을 마신 차우미는 이번에는 물만두를 천천히 음미했다.무더운 여름날의 점심은 찜통더위였다.작은 식당 앞에 벤츠 한대가 서더니 차에서 나상준이 내렸다.그는 셔츠와 양복바지를 입고 손목에 양복 외투를 들고 있었다. 풀린 셔츠 단추 사이로 그의 하얗고 긴 목선이 보였다.발목을 뒤
식당에는 사람들이 조금 전보다는 적어졌지만, 여전히 시끌벅적했다. 뜨거운 열기에 가게 안의 냄새가 심해지면서 맡기 좋지 않은 냄새가 났다.서늘한 기운을 띤 나상준이 안으로 걸어들어왔다. 이 서늘한 기운은 에어컨의 서늘한 기운과는 달랐다.이 서늘한 기운은 뜨거운 열기를 띠고 있었다. 음식점의 냄새를 비롯한 사람들 몸의 땀 냄새 그리고 각종 음식의 냄새는 그가 평소에 접촉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것들이었다.나상준이 걸어 들어오자 사람들은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마치 이런 곳에 나상준 같은 사람이 왜 왔냐는 듯한 눈빛이었다.어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일반 백성이 아니다. 나상준은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이었고 모든 방면에서 일반인들보다 앞서 나가고 있었다. 그의 분위기는 일반 사람들과는 현저히 달랐다.값비싼 양복과 뼛속에서부터 풍겨 나오는 귀티, 그리고 연예인 뺨치는 얼굴을 하고 있는 그가 이곳에 나타나자 주위의 모든 것이 암담해졌다.모든 사람이 귀티나고 눈부신 그를 쳐다봤다.종업원과 사장 부부는 음식들을 나르며 매우 바삐 돌아치고 있었다.작은 식당은 이렇다. 돈은 벌 수 있었지만 그만큼 고생이 뒤따랐다.나상준이 걸어들어오는 것을 본 그들은 멈칫했다. 그러나 이내 정신을 차린 사장님이 다가와서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식사하시러 오신 분이신가요?”“네.”나상준은 창가에 앉아 있는 차우미를 바라봤다. 나상준이 들어온 뒤로 가게 안의 공기는 바뀌었지만 차우미는 알아차리지 못했다.그녀는 물만두를 거의 다 먹었다. 먹는 것이 느릴 뿐 몇 개 남아 있지 않은 물만두를 다 먹을 수 있었다. 그녀는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물만두를 음미하며 먹었다.주위는 신경을 쓰지 않고 말이다.나상준이 차우미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본 사장님이 물었다.“저 아가씨 찾아오셨나 봐요?”말을 마친 사장님은 얼른 나상준을 데리고 차우미에게로 다가갔다.“저 아가씨는 온 지 한참 됐어요. 총각도 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저한테 말하세요.”나상준의 몸에서 풍기는 분위기
마치 신선이 인간 세상에 내려와 밥을 먹는 것처럼 아무리 봐도 놀라웠다.차우미가 입을 열었다.“여긴 말할 곳이 아니야. 나가서 말하자.”시끄러운 환경 탓에 이곳은 말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장소였다.차우미는 휴지로 입술을 닦으며 나갈 준비를 했다.그러나 차우미가 휴지로 입술을 닦고 있을 때 나상준의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안 그래도 돼.”“응?”차우미는 입술을 닦던 것을 멈추고 놀란 눈빛으로 맞은편에 앉아 있는 사람을 바라봤다.‘안 나가고 여기에 있겠다고?’‘상준 씨가 적응할 수 있을까?’차우미가 어느 정도 입술을 닦은 뒤 휴지를 내려놓으며 물었다.“안 나가고 이 안에 있으려고?”생각지도 못했다는 차우미의 표정과 의아함 가득한 눈을 바라보던 나상준은 시선을 거두고 양복 외투를 옆에 놓인 의자에 올려놓으며 입을 열었다.“나 아직 밥 안 먹었어.”그제야 알아차린 차우미가 바로 입을 열었다.“여기는 너무 시끄러워서 상준 씨가 적응이 안될 거야. 우리 나가서 좋은 곳에 가서 먹자.”나상준이 조용한 곳을 좋아한다는 걸 아는 차우미는 핸드폰을 들고 주변에 괜찮은 음식점이 없는지 검색했다.나상준은 핸드폰을 들고 검색하고 있는 사람을 바라봤다. 마치 자신이 여기에 오면 안 된다는 것처럼 행동하는 그녀의 모습에 그가 입을 열었다.“왜 굳이 좋은 곳이 여야 하는데?”불쾌함이 없는 나상준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차분했고 별다른 점이 없었지만 이 말은 달랐다.나상준이 술에 취했던 그 날 밤처럼 그는 뻔히 알면서 그녀에게 물었다. 차우미는 멍하니 나상준을 바라봤다.나상준은 전혀 불편하지도, 불쾌하지도 않다는 눈빛으로 차우미를 바라봤다. 이곳의 모든 것이 그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듯이 말이다.그는 소란스러운 이곳이 전혀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았다.차우미는 그제야 나상준의 뜻을 알아차렸다.그가 이곳에서 밥을 먹으려 한다는 것을 말이다.그녀도 이곳에서 밥을 먹는데 그라고 왜 먹지 못하겠는가?나상준의 뜻을 알아차린 차우미는 핸드폰을 내려
사장님과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던 차우미의 눈길이 나상준에게로 향했다.“알아서 주문해.”나상준은 자신이 이미 음식을 주문했음을 말하지 않았다. 옆에서 있던 사장님도 나상준이 들어오자마자 음식을 주문했다는 말을 하지 않고 차우미와 나상준을 번갈아 봤다. 마치 조금 전에 음식을 주문한 일이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멈칫하던 차우미는 나상준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알았어.”‘말하고 싶지 않아 하는 거 보니까 상준 씨가 아직 감기가 다 낫지 않았나 보네.’다시 메뉴판을 보던 차우미는 담백하면서도 영양이 풍부한 음식 3가지를 주문했다.주문을 마친 차우미가 사장님을 보며 입을 열었다.“사장님, 양은 적게 주세요. 그리고 기름과 소금은 많이 넣지 말고 담백하게 부탁드릴게요.”말을 하던 차우미가 멈칫하더니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저분이 지금 아파서 기름진 음식과 매운 걸 먹으면 안 돼서요.”작은 음식점이라 바쁘면 가끔 잊어먹을 때가 있었다. 차우미는 사실대로 말하면 어느 정도 기억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사장님에게 알려줬다. 차우미의 말을 들은 사장님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네, 그렇게 할게요. 아가씨.”“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금방 가져다드릴게요.”“네, 감사합니다.”“아니에요.”사장님은 메뉴판을 들고 웃으며 떠나갔다. 시선을 돌린 차우미가 나상준을 바라보니 나상준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무슨 일 있어?”차우미가 나상준에게 물었다.바쁜 와중에 자신을 찾아온 나상준을 보며 그녀는 틀림없이 중요한 일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나상준은 차우미를 빤히 바라봤다.시끄러운 곳에서도 담담하게 앉아 있는 차우미를 보며 나상준이 입을 열었다.“아무 일도 없어.”나지막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나상준의 말을 들은 차우미는 깜짝 놀랐다.‘아무 일도 없다고?’‘아무 일도 없는데 나를 찾아와 이곳에서 밥을 먹는다고?’차우미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상준이 이런 곳에서 밥을 먹는다는 게 말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바라본 나상준의 눈빛에는 어떠한 이상한
나상준은 물만두 위에 떠 있는 신선한 쪽파를 바라보며 가만히 있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자신과 똑같은 음식을 주문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음식을 주문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기에 차우미는 여러 가지 음식을 더 주문하게 됐다.‘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차우미가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사장님의 말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먹고 있어요. 조금 전 주문하신 음식들도 금방 가져다 드릴게요.”“네.”사장님은 허허 웃으며 떠나갔다.차우미는 나상준 앞에 놓여 있는 물만두를 보며 입을 열었다.“난 상준 씨가 물만두를 주문했다는 걸 몰랐어. 상준 씨... 이것들 다 먹을 수 있어?”“아니면... 내가 사장님께 음식 한 가지만 취소해 달라고 말해볼까?”차우미는 물만두만 먹고도 배가 불렀다. 그러나 남자는 여자와 다르기에 조금 더 먹을 수 있었다. 차우미가 음식 세 가지를 주문했기에 양을 적게 달라고 했다고 해도 나상준 혼자서 다 먹지 못할 수 있었다.그래서 만약 다 먹지 못한다면 사장님께 말해서 한 가지를 취소해달라고 한다면 낭비하지 않고 다 먹을 수 있었다.차우미의 말을 들은 나상준은 고개를 들고 차우미를 바라봤다.“난 파를 먹지 않아.”동문서답하는 나상준의 말에 차우미는 멈칫했다. 이내 뭔가 생각난 차우미는 나상준 앞에 놓인 물만두를 바라봤다.금방 만든 물만두는 아주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안에 들어있는 작은 배추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물만두의 영혼인 파도 들어있었다.나상준은 파를 먹지 않았다.차우미는 나상준의 음식습관과 그가 먹지 않는 것들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물만두 위에 떠 있는 파를 보며 차우미가 깜짝 놀란 듯이 말했다.“상... 상준 씨, 파를 먹지 않는다고 사장님께 말하지 않았어?”나상준이 차우미를 바라봤다.“난 여기에 파가 들어갈 줄은 몰랐지.”“...”차우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나상준은 일 년 내내 주방에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결혼 생활 3년 동안에도 그는 매일 일하느라 바빴기에 음식들은 모두
차우미의 말을 들은 사장님은 새 숟가락을 가져다줬다.돌아가는 길에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한잔 받은 차우미는 휴지로 컵을 감싼 뒤 조심스럽게 자리로 가져갔다.“이곳엔 차가 없어서 사장님께 뜨거운 물 한잔 달라고 했어. 이거 마시면 목이 좀 괜찮아 질 거야.”차우미는 물을 나상준 옆에 놓아준 뒤 물컵에서 손을 뗐다. 그녀의 손가락이 빨개진 게 한눈에 보였다.나상준은 바로 차우미의 손을 덥석 잡았다. 나상준의 큰 손에 손이 잡힌 차우미는 깜짝 놀라며 바로 손을 빼려 했다.이때 나상준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어떻게 된 거야?”나상준은 데인 것처럼 빨개진 그녀의 손가락을 바라봤다.나상준이 왜 자신의 손을 잡은 것인지 몰랐던 차우미는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그녀는 한시름 놓으며 입을 열었다.“아무것도 아니야. 물을 들고 와서 그래. 이거 뜨거운 물이야.”“괜찮아. 그렇게 뜨거운 건 아니라서 걱정하지 않아도 돼.”예전에 불에 데인 손은 다 나았다. 그녀는 흉터를 없애는 연고를 자주 발랐었기에 자세히 보지 않으면 상처가 보이지 않았다.그리고 그녀의 피부가 뽀얗게 희다 보니 빨개진 손가락이 더욱 눈에 띄었다.나상준이 차우미의 손을 잡고 고개를 들고 차가운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봤다.“정말 괜찮아?”차우미가 자신을 속이지 못하게 나상준이 강압적인 눈빛으로 물었다.그는 대충 지나치려고 하는 말이 아닌 진실이 듣고 싶었다.차우미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그럼. 괜찮아. 아프면 지금까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말했지.”차우미가 웃으며 계속 이어 말했다.“걱정하지 마. 진짜 괜찮으니까. 난 내 체온을 잘 알아.”그녀는 추위는 타지만 더워는 타지 않았다.다른 사람들은 땀범벅이 되는 무더운 여름에도 그녀는 땀을 흘리지 않았다. 극도로 더운 날과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녀는 땀을 흘릴 일이 없었다. 지금 이 가계 안의 모든 사람이 땀에 흠뻑 젖어 있었지만 차우미는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 머리카락도 여전히 부드럽고 뽀송뽀송했으며 땀 냄
사장님께 숟가락을 달라고 하면서 차우미는 다시 한번 말했다. 다 먹지 못하면 아까우니까 양을 적게 달라고 말이다.그녀는 돈은 원래 금액대로 지급한다고 하며 양을 적게 달라고 했다.사장님도 그녀의 말을 들은 듯했다. 가져온 음식들을 보니 양과 기름이 적었다.그릇에 담긴 물만두를 다 먹지 못했던 차우미도 계속 먹기 시작했다. 나상준이 그녀의 그릇에 반찬을 집어줬다.차우미는 나상준을 바라봤다. 나상준은 반찬과 함께 음식들을 먹고 있었다. 평온한 그의 모습에 조금 전 반찬을 집어준 사람이 그가 아닌 것 같았다.차우미는 고개를 숙이고 나상준이 집어준 음식을 먹었다.오후의 햇볕은 더욱 뜨거워진 것 같았다. 노란 나무의 나뭇잎도 뜨거운 햇볕에 색이 변해갔다. 이때 눈부신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창가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을 비췄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가 마치 화필처럼 두 사람의 몸에 알록달록하게 그림을 그렸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아름다운 그림의 색채가 더욱 진해졌다.차우미와 나상준은 음식을 남기지 않고 거의 다 먹었다. 점심을 먹고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니 1시 30분이었다.‘여기서 호텔까지 먼가?’생각하던 차우미가 나상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난 이제 일하러 호텔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 내가 상준 씨에게 뭐 해줘야 할 게 있을까?”자신을 찾아온 나상준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만 같았다.휴지로 여유롭게 입을 닦던 나상준은 차우미의 말을 듣고 휴지를 내려놓으며 그녀를 바라봤다.“나 아직 약 먹지 않았어.”그가 주동적으로 약을 먹겠다고 하는 것은 틀림없이 아직 몸이 불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지금 그녀와 함께 밥을 먹은 나상준은 함께 돌아가서 약을 먹을 수 있었다.“알았어. 그럼 호텔로 돌아가자.”말을 마친 차우미는 가방을 들고 계산하러 갔다.“사장님, 얼마예요?”“허허, 만 육천 원입니다.”“네.”차우미는 계산을 하려고 지갑을 꺼냈다. 이때 큰 손이 앞으로 불쑥 나오며 사장님께 2만 원을 건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사람을 바라봤다. 식사를 끝마치고 계산하러 온 20대 여자아이였다.여자아이를 본 사람들은 크게 놀라워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자신보다 우월한 사람을 사진 찍는 건 그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대부분이 일 거다. 그리고 젊은 여자아이가 잘생긴 남자와 예쁜 여자를 사진 찍는 건 마치 TV에 나오는 연예인 사진을 찍는 것과 별반 다름이 없었다.나상준은 연예인 같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분위기로만 보면 연예인보다 뒤처지지 않았다. 심지어 연예인보다 더 나았기에 젊은 여자애가 사진을 찍는 게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여자애는 핸드폰을 들고 사람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제가 방금 검색해 봤는데 저분 검색이 안 되네요. 배우도 아니고 아이돌도 아니고 비제이는 더더욱 아닌 것 같아요. 재벌 2세로 나와 있는 사람들도 한번 검색해 봤는데 못 찾았어요. 아무것도 없어요.”여자아이가 시무룩해 했다. 한참 검색을 해봤지만 나상준에 대해 아무것도 검색할 수 없었다.여자애 말을 들은 사장님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아가씨, 조금 전 그 사람 헤세 부리는 사람 아니에요. 겸손한 사람들은 원래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없어요.”“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우리가 젊은이들보다는 인터넷을 잘하는 편이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알고 있어요. 진짜로 잘사는 집안일수록 대중들의 시선을 끌지 않는다는 걸요. 주목되면 주목될수록 안 좋은 소식이 터지면 더욱 비참해지거든요.”“그러고 보니 그러네요.”“제 고향에 사장님이 한 분 계셨는데 돈이 진짜 많았거든요. 그래서 그때 부호순위에도 올라있었어요. 매년 잡지에도 실리고 TV에도 나와서 우리 모두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돈은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었죠. 그런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라고 지금 20여 년 만에 각종 빚을 져서 잘못하면 들어갈 수도 있다고 들었어요.”“맞아요, 제 고향에도 그런 분 한 분 있었어요. 말씀하신 분보다는 돈이 많은 분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몇십억 자산가였어요. 그때는 잘나가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