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미가 시간을 계산해보니 호텔로 돌아가 나상준에게 약을 먹이고 회의실로 가도 늦지 않을 것 같았지만 여유시간은 없을 것 같았다.차우미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을 바라봤다.“몸은 어때? 좀 괜찮아졌어? 어디 불편한 곳은 없어?”나상준이 주동적으로 약을 먹겠다고 했기에 병원에 가지 않는다고 해도 차우미는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앞을 바라보고 있던 나상준이 차우미의 말에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괜찮아.”짧은 나상준의 대답에 차우미는 그의 몸 상태가 어떤지 전혀 종잡을 수 없었다.나상준의 안색과 눈빛을 보면 많이 좋아진 듯해 보였지만 한순간에 나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감기에 걸린 나상준이 말수가 더 적어진걸 차우미는 이해할 수 있었다.차우미는 오늘 아침 그에게 먹인 약을 회상하며 입을 열었다.“아침에 먹었던 약대로 주면 되지?”자신의 몸은 자신이 젤 잘 알았기에 나상준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었다.나상준은 진지한 모습으로 자신을 걱정해주는 사람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응.”나상준의 대답을 들은 차우미는 안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만약에 불편한 곳 있으면 나한테 말해줘야 해.”말을 마친 차우미는 고개를 돌리고 오늘 아침 나상준에게 먹인 약의 효능과 주의사항에 대해 생각했다.그녀는 더는 나상준을 쳐다보지 않고 혼자만의 생각에 잠겼다.나상준은 차우미를 바라봤다. 진지하게 생각하는 모습이 마치 일하는 모습과 흡사했다. 그녀는 나상준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차우미를 바라보면 나상준은 한참 뒤에 시선을 거두고 짙은 눈동자로 앞을 바라봤다. 삼 년이다. 지금에 이르러서야 그는 비로소 그녀를 처음으로 알게 된 것 같았다. 그는 지금에 와서야 그녀가 달라졌음을 알게 됐다.나상준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차는 1시 49분에 호텔 앞에 멈춰 섰고 차우미의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다. 길이 막히지 않아서 일수도 있고 가까운 길로 갔을 수도 있었다.차우미는 호텔에 일찍 도착해서 좋았다.차우미와
차우미가 회의실에 도착하니 시간이 딱 맞아떨어졌다. 회의실에는 모두가 이미 와 있었다. 그녀가 오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인사했다.차우미만 자리에 앉으면 회의가 정식으로 시작되었다.하종원은 바로 차우미가 제안한 아이디어가 좋다고 말하면서, 점심시간에 진정국과 오랜 대화를 나누며 신중히 생각해본 끝에 처음 계획했던 두 개의 스타일을 변경하여 전부 회성의 역사와 문화로 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도시마다 각자의 역사와 문화가 있다. 두 도시를 결합하는 것은 참신하지만 두 마리의 호랑이가 한 산에 있을 수 없는 법이다. 두 도시를 함께 결합하는 것은 항상 적절하지 않았다. 또 두 개의 스타일을 선택하게 되면 회성의 역사와 문화 자료뿐만 아니라 안평의 자료도 조사해야 하기에 두 개를 결합하다 보면 세부 사항이 너무 복잡했다. 그래서 한 개의 스타일을 하는 것보다 효과가 떨어질 수 있었다.따라서 원래 회성에서 진행하려던 것은 회성에서만 진행하는 것이 명확하고 간단했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이를 접하게 될 외국인 관광객이든 본 지방의 사람이든 회성의 역사와 문화와 흑단 문화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저것 섞이지 않고 혼란스럽지 않게 말이다.이에 대해 모두가 찬성했다.이 점이 확정되자 다음 단계인 몇 개의 큰 부류를 정하는 단계로 넘어갔다. 큰 부류가 정해지면 세부 사항으로 넘어가게 된다. 한 단계씩 진행되면서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오늘 오후 모든 것이 순조롭고 막힘없이 진행되었다.모두가 계속해서 토론을 이어가다 보니 어느새 오후 시간이 다 지나갔다.다섯 시.모두 서류를 정리하고 하종원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정리를 마친 차우미가 하종원 옆에 다가가 말했다. “아저씨, 저녁에 일이 있어서 함께 저녁 식사를 하지 못할 것 같아요.”진정국과 이야기를 하던 하종원은 차우미의 말을 듣고 잠시 멈칫하더니 물었다. “급한 일이야? 저녁 먹고 가.”차우미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급한 건 아니지만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아요
“하하, 그렇군요. 그럼 지금 가려는 곳도 동료가 알려준 거예요?”차우미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오늘 음식점에 가서 밥 먹다가 물어봤어요.”“허허, 그럼 아가씨가 물어본 그 사람은 회성에 오래 있었거나 회성 본 지방 사람이겠네요.”“아기씨가 지금 가려는 곳은 아주 유명한 곳이에요. TV에도 나왔었고 우리 본 지방 사람들도 즐겨 찾는 곳이에요.”이해가 된 차우미의 웃음이 더욱 짙어졌다. “제게 이곳에 가보라고 알려주신 음식점 사장님은 이곳 사람이 아니에요. 기사님은 이곳 사람이니 어디에 가면 괜찮은 특산물을 살 수 있을지 아시나요? 제가 좀 많이 사고 싶어서요.”“그럼요. 당연히 알고 있죠. 그분은 어떤 곳을 말씀해 주셨어요? 그분이 말씀해 주신 곳 알려주면 제가 한번 들어보고 빠트린 거 있으면 말해줄게요.”“네.”차우미는 망설이지 않고 수첩을 들고 기재한 내용을 기사 아저씨에게 말해줬고 기사 아저씨는 차를 몰면서 들었다. 기사 아저씨는 차우미에게 어느 곳의 어떤 특산품이 더 정통적인지 어느 곳에서 어떤 특산품을 구할 수 있는지 알려주었다. 차우미는 기사 아저씨의 말을 수첩에 필기했다.택시가 소 씨 회성 특산품 앞에 도착할 때까지 차우미는 많은 것을 기억해 놓았다.필기를 마친 차우미는 돈을 지급하며 감사 인사를 드렸다.“감사합니다.”“아니에요. 아가씨 지인분들께서 우리 회성의 특산품을 좋아하셨으면 좋겠네요.”“하하, 그럴 거예요.”돈을 지급하고 차에서 내린 차우미는 소 씨 회성 특산품이라는 간판을 보았다. 택시 기사와 음식점 사장님이 말한 곳은 상점이나 대형마트가 아니라 전문 특산품을 판매하는 가게였다. 이곳에서는 특산품을 바로 만들어 판매를 하고 있었기에 매우 신선했다.택시 기사와 음식점 사장님은 소 씨 회성 특산품 가게는 명절에는 대기 줄이 길다고 했다.왜냐하면 명절에는 관광객도 많고 현지인들이 명절에 외지에서 돌아와 명절을 쇠고는 특산품들을 사가지고 가서 친구나 동료들에게 나눠주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지금은
마이바흐를 본 차우미는 누군가 차에서 내릴 거라 생각하며 물건을 들고 옆으로 비켰다. 그녀가 한쪽으로 가서 서서 택시를 기다리려 할 때 마이바흐 뒷좌석 문이 열렸다. 캐주얼 차림에 키가 훤칠하고 잘생긴 사람이 차에서 내려왔다.양훈이었다.양훈은 멍해 있는 차우미에게로 다가갔다. “형수.”그의 목소리는 차우미가 이전에 들었던 그대로 온기 없이 차가웠다. 그의 얼굴은 아름다웠지만 그는 마치 설산의 산꼭대기에 핀 매화처럼 차갑기 그지없었다. 그는 사람을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차우미의 눈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양훈 씨, 여기서 뭐해?”그녀는 이곳에서 양훈을 만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맞은편에서 볼일 보다가 형수를 봐서 왔어.”차우미는 무의식적으로 맞은편을 보았다. 맞은편에는 상가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그중 한 건물이 특히 눈에 띄었다. 서양의 궁전처럼 생긴 건물이 매우 돋보였다.차우미를 못 봤다면 모르겠지만 보았으니 인사를 하러 온 거였다.차우미의 눈에 웃음이 피어났다. “그렇구나.”양훈이 입을 열었다. “형수, 어디 가려고? 내가 데려다줄게.”잠시 망설이던 차우미가 이내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난 아직 좀 더 살 게 있어서. 양훈 씨는 가서 일 봐. 난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돌아갈 생각이야.”차우미가 시간을 대략 계산해보니 호텔에 돌아가려면 아마 아홉 시나 열 시쯤 될 것 같았다. 그녀는 택시 기사와 음식점 사장님이 말한 장소들을 모두 둘러보고 싶었다.양훈의 시선이 차우미가 들고 있는 물건들에 머물렀다. 그녀의 하얀 손가락이 가느다란 끈에 눌려서 빨갛게 변한 것을 본 양훈이 입을 열었다. “그럼 상준이한테 전화할게.”그는 말하면서 핸드폰을 들어 나상준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멈칫하던 차우미가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상준 씨한테 전화할 필요 없어. 상준 씨 아마 바쁠 거야. 나 혼자 괜찮아.”차우미는 양훈의 마음을 잘 알았다. 양훈은 낯선 곳에서 혼자 돌아다니는 차우미가 걱정되어 나상준에게 알리려고
양훈은 핸드폰을 들고 나상준에게 톡을 보냈다.톡을 보낸 뒤 그는 앞을 바라보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차우미는 옆에 물건들을 내려놓은 뒤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그녀는 여기서부터 달래 길까지 얼마 걸리는지 확인하고는 수첩을 꺼내 택시 기사가 알려준 곳을 핸드폰으로 검색했다.차우미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기에 차 안은 조용했다. 차우미가 수첩을 넘기는 소리와 볼펜을 들고 수첩에 기재하는 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풍경들이 끊임없이 스쳐 지나가는 차창밖에는 어둠이 서서히 내려앉기 시작했다.일을 마친 나상준이 회사를 나온 시간은 다섯 시 반이었다.그는 차를 타고 하종원과 사람들이 음식을 먹고 있는 식당으로 향하고 있었다.절반쯤 갔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리며 카톡이 한 통 날라왔다.핸드폰을 꺼내 톡을 보낸 사람을 확인한 그는 핸드폰 잠금을 열고 톡을 확인했다.[상준아, 애단로 소 씨 회성 특산물 가게 앞에서 형수를 만났어. 지금 형수가 달래 길에 있는 월현에 가서 특산물을 산다고 하기에 데려다주는 길이야.]양훈은 모든 것을 명확하게 설명했다.나상준은 눈을 깜빡이며 기사에게 말했다. “달래길 월현으로 가.”목적지가 갑자기 변경되자 기사는 백미러로 뒷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을 쳐다봤다.나상준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핸드폰을 들고 답장을 보냈다.“네, 대표님.”운전기사는 시선을 거두고 앞에 있는 표지판을 보며 방향 지시등을 켜고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마이바흐를 타고 목적지로 향하고 있던 양훈의 핸드폰이 윙 하고 울리며 톡이 날라왔다.양훈은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응.]한 글자였지만 그 한 글자의 의미를 명확히 알 수 있었다.나상준이 올 것이다.톡을 확인한 양훈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차가운 양훈의 분위기에 차 안도 겨울처럼 차가웠다. 따뜻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하지만 뒷좌석에 누군가 앉아 있어서인지 아니면 가끔 들려오는 소리 때문인지 차 안의 차가움이 조금은 옅어진 것 같았다.차우미는 양훈이
하선주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화면에 이 이름이 뜨며 카톡 화면이 통화 화면으로 바뀌었다. 차우미의 연락처에는 모든 사람이 이름으로 저장되어 있었고 호칭은 없었다. 하선주에게 걸려온 전화를 본 차우미의 눈빛이 따뜻하게 변했다.가족은 감정을 잘 표현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외국 사람들처럼 사랑이나 걱정을 입에 달고 사는 일은 차우미의 집안엔 없었다.집안 어르신들은 별다른 일이 없으면 차우미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고 차우미도 그들이 전화하지 않아도 서운해하지 않았다. 차우미는 청주로 시집온 지 3년이 되었지만 가족과는 명절 때 외에는 거의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매우 독립적인 사람이었기에 멀리 시집을 와도 잘 지낼 수 있었다. 차우미는 가족에게 무언가를 사서 보내거나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 있을 때만 전화를 했다. 그녀의 부모님도 마찬가지였다. 차우미에게 자주 전화를 걸어 그리워한다는 말을 하거나 몸조심하라는 말을 자주 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의 딸을 잘 알고 있었고 그녀를 매우 신뢰했다. 지금 하선주에게서 걸려온 이 전화는 차우미가 회성에 온 이후로 처음으로 온 것이었다. 차우미는 그동안 집에 전화를 걸지 않았다. 부모님이 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하선주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본 차우미의 마음이 따뜻해졌다. 가족은 항상 특별하다. 단 한 통의 전화만으로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게 만든다.이 전화는 차우미에게 그녀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다. 언제든지 의지할 수 지지대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차우미는 전화를 받았다. “엄마.”부드러운 목소리가 차 안의 냉기를 순식간에 깨뜨렸다. 양훈의 눈빛이 흔들리자 그의 눈동자에 담겨있던 차가움도 따라서 흔들렸다.“우미야, 저녁은 먹었니?”전화기 너머로 하선주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는 평소처럼 활기차고 기분이 좋아 보였다. 차우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먹었지. 엄마랑 아빠는 드셨어요?”“방금 먹었어. 네 아빠는 설거지하고 계셔.”엄마의 말에
차우미의 엄마는 종종 젊었을 때의 감정과 결혼 생활, 그리고 삶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하곤 했다. 덕분에 차우미는 많은 것을 일찍 깨달을 수 있었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었다.종종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차우미는 부모님에게 매우 감사해했다. 그들이 그녀에게 따뜻하고 행복한 가정을 제공해주었기 때문에 차우미는 평온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다.“원래는 네가 돌아오면 말하려고 했는데 언제 돌아올지 몰라서 지금 미리 말할게.”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하선주의 목소리에 차우미는 눈을 깜박이며 물었다. “무슨 일이 있어?”“큰일은 아니고 지유가 갑자기 남자친구를 데려오더니 결혼한다고 하네. 결혼 날짜도 잡혔어. 다음 달 중순이야.”“오늘 지유가 남자친구를 데리고 와서 우리에게 말하면서 청첩장과 기념 사탕도 가지고 왔지 뭐야.”하선주는 차탁 위의 청첩장을 들고 시간과 장소를 확인하며 말했다. “다음 달 음력 26일에 안평 하르텔 호텔에서 결혼식 올려.”차우미는 마음이 설레며 머릿속에 흐릿하게 얼굴이 떠올랐다.지유 언니는 큰외삼촌의 딸로 외조부모 쪽에서는 집안에서 나이가 가장 많았다. 차우미보다도 몇 살 더 많았기에 지금은 아마 서른이 넘었을 것이다.차우미의 기억 속에서 지유 언니는 매우 뛰어난 사람이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그 후에는 유학을 떠났었다. 차우미가 결혼할 때쯤 지유는 이미 몇 년째 해외에서 일하고 있었다. 지유가 너무 바빴기 때문에 차우미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었다.지유에 대한 차우미의 기억을 고등학교 3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차우미가 대학 입학시험을 마치고 외조부를 보러 갔을 때 지유도 마침 돌아왔었다. 그때 지유는 이미 직장을 다니고 있었는데 국내가 아니라 해외에서 일하고 있었다.1년 내내 한 번도 돌아오지 않았던 지유가 우연히 돌아온 그때의 만남을 끝으로 거의 만나지 못했다.대학에 입학한 차우미가 명절 때 큰외삼촌의 집에 가면 큰외숙모가 지유
“형부는 외국 사람이야, 아니면 국내 사람이야?”차우미가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만약 지유 언니가 정말로 외국인을 만난다면 큰이모는 아마도 기절할 것이다.차우미의 질문에 하선주는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야, 국내 사람이야. 너의 지유 언니처럼 해외에 살고 있어. 그런데 그 사람은 너의 지유 언니보다 몇 살 더 어려.”“네?”차우미는 깜짝 놀랐다. ‘몇 살 더 어리다니?’하선주는 딸의 놀란 목소리를 들으며 더욱 즐거워했다. “그 사람은 아마 너와 나이와 비슷할 거야. 아마 너보다 조금 더 많을 거야. 얼굴도 못생기지 않았어. 잘생기지는 않았지만 깔끔하고 단정해. 너의 지유 언니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말이야. 그래도 성격 활발하고 말도 많고 웃음도 많아. 밝고 명랑해. 엄마가 보기에 그 사람은 너의 지유 언니를 아주 많이 아끼는 것 같아. 늘 너의 지유 언니를 웃게 만들더라.”엄마의 말을 들은 차우미는 웃음을 지었다.결혼에서 어떤 사람은 사랑을 원하고 어떤 사람은 평범함을 원하며 또 어떤 사람은 행복을 원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단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결혼을 하기도 한다.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 자신이 좋아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지유 언니가 선택한 이 사람이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차우미가 입을 열었다. “다음 달엔 아마 안평으로 돌아갈 것 같아. 특별한 일이 없다면 지유 언니의 결혼식에 참석할 수 있을 거야.”지금은 다음 달 중순까지 아직 반 달 넘게 남아있으니 차우미는 그동안 안평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별문제는 없을 것이다.“하하, 오늘 지유 언니도 너에 대해 이야기했어. 네가 결혼할 때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고 하더라. 이번에는 꼭 제대로 사과할 거야.”차우미가 이혼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던 하선주가 기뻐하며 말했다. 하선주는 말을 끝내자마자 자신이 실수했음을 깨달았다.“우미야, 엄마가...”하선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