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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하선주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화면에 이 이름이 뜨며 카톡 화면이 통화 화면으로 바뀌었다.

차우미의 연락처에는 모든 사람이 이름으로 저장되어 있었고 호칭은 없었다. 하선주에게 걸려온 전화를 본 차우미의 눈빛이 따뜻하게 변했다.

가족은 감정을 잘 표현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외국 사람들처럼 사랑이나 걱정을 입에 달고 사는 일은 차우미의 집안엔 없었다.

집안 어르신들은 별다른 일이 없으면 차우미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고 차우미도 그들이 전화하지 않아도 서운해하지 않았다.

차우미는 청주로 시집온 지 3년이 되었지만 가족과는 명절 때 외에는 거의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매우 독립적인 사람이었기에 멀리 시집을 와도 잘 지낼 수 있었다.

차우미는 가족에게 무언가를 사서 보내거나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 있을 때만 전화를 했다.

그녀의 부모님도 마찬가지였다. 차우미에게 자주 전화를 걸어 그리워한다는 말을 하거나 몸조심하라는 말을 자주 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의 딸을 잘 알고 있었고 그녀를 매우 신뢰했다.

지금 하선주에게서 걸려온 이 전화는 차우미가 회성에 온 이후로 처음으로 온 것이었다. 차우미는 그동안 집에 전화를 걸지 않았다. 부모님이 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하선주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본 차우미의 마음이 따뜻해졌다. 가족은 항상 특별하다. 단 한 통의 전화만으로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게 만든다.

이 전화는 차우미에게 그녀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다. 언제든지 의지할 수 지지대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차우미는 전화를 받았다.

“엄마.”

부드러운 목소리가 차 안의 냉기를 순식간에 깨뜨렸다.

양훈의 눈빛이 흔들리자 그의 눈동자에 담겨있던 차가움도 따라서 흔들렸다.

“우미야, 저녁은 먹었니?”

전화기 너머로 하선주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는 평소처럼 활기차고 기분이 좋아 보였다.

차우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먹었지. 엄마랑 아빠는 드셨어요?”

“방금 먹었어. 네 아빠는 설거지하고 계셔.”

엄마의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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