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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양훈이 떠났으니 그도 더 이상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었다.

나상준은 손에 있던 상자들을 모두 운전 기사에게 넘겨줬다. 차우미의 말을 들은 그는 몸을 돌려 미안한 표정으로 자신에게 말하고 있는 사람을 바라봤다.

“아직 더 살게 남았어?”

대답 대신 그는 명확하게 자신의 의도를 표현했다.

그는 일을 하러 가지 않고 그녀와 함께 물건을 사러 가려 했다.

나상준이 이런 말을 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차우미는 깜짝 놀랐다.

너무 의외였지만 그의 표정을 보니 진지했다.

차우미가 입을 열었다.

“살 게 많아서 시간이 오래 걸릴 거야. 상준 씨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상준은 월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차우미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녀는 나상준이 월현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며 잠시 멍해 있었다.

나상준은 몇 걸음 걷다가 그녀가 따라오지 않는 것을 느끼고 멈춰서서 말했다.

“안 사?”

달빛 아래, 그의 눈은 깊고 어두웠다. 가로등 빛이 그의 눈은 비출 수 있었지만 그의 마음까지는 비추지 못했다.

차우미는 그가 진심으로 자신과 함께 사러 가려고 한다는 것을 확신했다. 차우미는 여전히 거절하고 싶었지만 나상준의 눈빛을 보고는 더 이상 막을 수 없음을 알았다.

잠시 멈춰 서 있던 차우미가 그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사야지.”

오늘 어렵게 시간을 내어 나왔기에 계획을 바꿀 수 없었다. 그녀는 사려고 했던 것을 모두 사야 했기에 나상준의 등장으로 인해 계획을 바꿀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월현 앞에 도착했다. 다행히도 줄을 설 필요는 없었다. 차우미와 나상준이 도착했을 때 앞 사람들은 이미 물건을 구매한 상태였다.

차우미는 자신이 필요한 것과 선물용이라는 것을 말했다. 그녀는 곧바로 물건과 개수를 확인한 뒤 지갑을 꺼내 계산하려고 했다.

차우미가 지갑을 꺼내며 입을 열었다.

“사장님, 얼마예요?”

“잠시만요, 계산해 드릴게요.”

“네.”

사장님은 계산기를 두드리며 물었다.

“선물 포장도 같이하실 거죠?”

“네, 맞아요.”

“네, 총 12740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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