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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1화

안평시.

딸의 아픈 기억을 다시 입 밖으로 꺼낸 하선주는 전화를 끊자마자 자신에게 자책감을 느꼈다. 비록 딸이 자신을 위로해 줬지만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아팠다.

그녀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부엌으로 가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을 보며 입을 열었다.

“여보, 방금 우미에게 전화해서 지유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했어. 그런데 말하다 보니 그만 우미가 나씨 가문의 자식과 결혼했을 때 지유가 가지 않았던 일을 말해 버렸지 뭐야. 우미가 그쪽에서 혼자 힘들어하지 않을까?”

차동수는 이미 설거지를 끝내고 수건으로 주방을 닦고 있었다. 하선주의 말을 듣고 잠시 멈칫하던 차동수가 입을 열었다.

“그럴 리 없어.”

“그럴 리 없다니? 당신이 어떻게 알아?”

하선주는 순간 미간을 찌푸리며 믿지 못하는 표정을 지었다.

차동수는 수건을 내려놓고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우리 딸은 그렇게 나약하지 않아. 우미가 돌아온 지도 한참 됐잖아. 나는 우미를 지켜보면서 느낀 게 있어. 우미는 우리를 속이지 않아. 우미는 진심으로 그 일을 털어버렸어. 게다가 어떤 일은 언젠가 마주해야 해. 지유가 이번에 결혼할 때 우미의 이혼 소식을 숨길 수 없어. 그러니 우미가 스스로 해결해야 해.”

“나는 우리 우미를 믿어. 우미는 잘 해결할 거야.”

차동수의 말이 하선주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었다. 그러나 하선주는 여전히 속상해하며 말했다.

“모두 그 아이 탓이야. 우리 우미가 얼마나 좋은 아이인데, 그 아이를 위해 멀리까지 시집갔어. 친척도 친구도 없는 그곳에. 그런데 그 아이는 밖에서 바람이나 피우고 나쁜 짓을 저지르다니. 정말 나씨 가문의 아이가 그런 사람일 줄은 몰랐어. 그런 줄 알았더라면 우미가 나를 원망하게 되더라도 절대 시집 보내지 않았을 거야.”

나상준 얘기만 나오면 하선주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주혜민의 존재를 알게 된 이후로 하선주는 더욱더 분노하며 후회했다.

그녀는 어머니로서 집에 하나뿐인 딸을 보물처럼 키워왔다. 그런데 그렇게 소중히 키운 딸이 시집가서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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