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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차우미가 두 번이나 불렀지만 나상준은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입술을 달싹이던 차우미는 다시 부르려다 말았다.

대답도 없는 그를 가만히 놔두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시선을 돌린 차우미는 병뚜껑을 닫고 물을 한쪽에 두려고 했다.

그러나 이 순간 옆에 있던 나상준이 그녀의 손에 있던 생수를 가져갔다.

멈칫하던 차우미가 옆을 바라보니 나상준이 눈을 뜨고 병뚜껑을 열어 물을 마시고 있었다.

차우미는 냉정한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래도 말은 해야겠다는 생각에 입을 열었다.

“조금 전에 근처에 있는 평이 좋은 레스토랑을 찾았어. 그곳에 가서 밥 먹자.”

물을 마신 나상준이 병뚜껑을 닫으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응.”

그의 대답을 들은 차우미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는 마치 아이 같았다. 비록 화가 났어도 할 일은 해야 한다는 느낌이었다.

이 시간에 차가 많이 없기에 차는 순조롭게 십여 분 만에 레스토랑 앞에 도착했다.

비록 두 사람은 간단한 대화만 나누고 다시 말하지 않았지만 차우미는 분위기가 이전보다 좋아졌다는 것을 느꼈다.

차가 멈추자 나상준과 함께 차에서 내린 차우미가 입을 열었다.

“오늘 나를 많이 도와주기도 했고 점심은 상준 씨가 샀으니 저녁은 내가 살게.”

조금 전에 나상준에게 돈을 내지 말라고 해서 나상준이 화를 냈었다. 그래서 차우미는 이번에는 미리 말해 마음을 전달하면 오해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차우미의 말에 나상준은 대답이 없었다.

그는 팔에 양복 외투를 걸치고 곧바로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차우미는 걸음을 멈추고 그가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눈썹을 꿈틀거렸다. 그리고는 이내 그를 따라 들어갔다.

차우미가 나상준을 따라 테이블에 앉자 종업원이 곧 메뉴판을 두 사람 앞에 놓았다.

나상준은 이번에는 차우미에게 주문을 맡기지 않았다. 그는 메뉴판을 보며 요리 이름을 하나씩 말했고 차우미는 맞은편에 앉은 그를 바라봤다. 그녀를 바라보지도 않고 주문을 마친 나상준은 메뉴판을 종업원에게 건넸다.

가기 전 종업원은 그들에게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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