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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한참 동안 말이 없던 나상준은 차우미가 몸을 돌려 그를 올려봐서야 답했다.

그녀는 테이블 앞에 서서 자기를 바라보는 나상준과 시선을 마주치면서 다시 한번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

“다른 곳은? 다른 곳은 다 나았어?”

개인의 체질에 따라 감기가 낫는 속도는 천차만별인데 나상준의 회복 속도로 볼 때, 그는 남들보다 회복이 빠른 편에 속했고 약을 하루만 더 먹으면 완쾌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나상준의 감기가 빨리 낫는다면 차우미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었다.

나상준의 귀에 차우미의 상냥하고 친절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는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응, 다른 곳은 다 괜찮아.”

차우미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한시름을 놓았고, 이내 고개를 다시 숙이면서 컵을 씻기 시작했다.

“그러면 오늘 밤까지 약을 챙겨 먹고, 내일은 물에 타 먹는 감기약으로 바꾸는 게 좋겠어. 지금의 회복 속도라면 금방 괜찮아지겠네.”

나상준의 상태를 파악한 차우미는 더 이상 묻지 않고 컵을 씻는 데 집중했고, 곧이어 그녀는 키친타월을 가져와 컵을 꼼꼼하게 닦았다.

나상준도 그녀가 주방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한참 동안 말없이 지켜보다가 발길을 돌려 침실로 향했다.

주방 정리가 끝나자마자, 주전자의 물이 팔팔 끓기 시작했고, 차우미는 잠시 고민하다가 아무리 중약이라도 적정하게 복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약의 효능들을 꼼꼼하게 확인하면서 나상준에게 필요한 약들로만 골라냈다.

그녀가 준비된 약과 따뜻한 물을 들고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나상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대신 침실 문이 열린 것이 눈에 들어왔다.

차우미는 물컵과 약을 식탁 위에 다시 내려놓으면서 나상준을 불렀다.

“상준 씨, 약 먹어요!”

“...”

아무리 불러도 그가 답이 없자, 차우미는 침실로 향했고 때마침 욕실에서 물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그녀는 그가 들을 수 있을 정도의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상준 씨, 다 씻고 나와서 약 먹어, 밖에서 기다릴게.”

차우미는 말을 마치자마자 저벅저벅 침실을 나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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