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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2화

차우미가 허리를 숙여 나상준에게 다가갈수록, 숨소리가 가까워질수록 그녀의 머리카락은 파도처럼 순식간에 밀려와 그를 완전히 잠식해 버렸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마치 손으로 그의 눈, 코, 입을 쓰다듬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게다가 나상준이 회성에 돌아온 이후, 차우미와 가까이 지내면서 맡았던 은은한 향이 풍기자, 그는 그 향기에 취해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나상준은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으려고 눈을 지그시 감았지만, 그녀의 숨결, 그녀의 온도가 머리카락에서 풍기는 은은한 꽃향기처럼 점점 더 선명해졌다.

심지어 전 세계에 오직 그녀만이 남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괴로워하는 나상준과 달리 차우미는 이불을 덮어주는 데 집중하느라고 두 사람의 거리가 고개를 살짝만 들어도 키스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졌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얼마 후, 그녀의 끈질긴 노력 끝에 그의 온몸이 이불에 꽁꽁 싸여 있게 되었고, 마치 큰 번데기가 소파에 누워 머리만 내놓는 듯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차우미는 그제야 마음이 놓이는 듯 치아까지 드러내면서 환한 미소를 짓다가 그의 뜨거운 시선을 느끼고 한마디 했다.

“자, 됐어! 더 이상 방해하지 않을 테니까 잘 자.”

말을 마친 그녀는 두꺼운 외투를 벗어 침대 옆에 두었고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은 다음 불을 끄고 눈을 감았다.

환했던 침실이 순식간에 캄캄해지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쥐 죽은 듯 고요하기만 했다.

어둠에 점차 적응되자, 나상준의 눈에 창밖의 불빛이 들어왔고 차우미의 실루엣도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맞은편 침대에 누워있는 차우미를 한참 동안 조용하게 지켜보았다.

차우미는 누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졸음이 쏟아져 내려왔고 연신 하품하다가 이내 잠이 들었다.

반면, 나상준은 그녀의 쌕쌕대는 소리를 들으며 오랫동안 뒤척였다.

...

다음 날 아침,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깬 차우미가 침대에서 일어나 짐을 정리하려고 했지만, 이미 정리가 거의 다 되어 있었다.

그건 바로 평소 일찍 깨나는 나상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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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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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나상준.. 차우미랑 어떻해서라도 한침대에서 잘려고 머리쓰다 큰 번데기 된거야? ㅎㅎㅎ 너무 귀엽다 ㅋㅋㅋ 나대표.. 나중에 예은이 만나러 청주가서는.. 꼭 차우미랑 한침대에서 자는 거 성공하길 바랄께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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