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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나상준의 강한 힘에 차우미는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그를 쳐다봤다.

그녀의 손목을 잡고 있던 그의 손에 힘이 엄청나게 들어갔다가 서서히 풀렸고, 그녀도 잠시 그가 무슨 생각으로 자기를 잡았는지 몰라서 마음이 조금 복잡해졌다.

차우미는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면서 물었다.

“왜? 무슨 일 있어?”

나상준은 잡았던 손을 놓으면서 조심스레 말했다.

“우미 씨, 그냥 여기서 씻으면 안 돼?”

무슨 큰일이라도 있는 줄 알고 긴장했던 차우미는 그의 황당한 물음에 실소를 터뜨리면서 답했다.

“옷들이 다 아래층에 있어서 거기서 씻는 게 편해.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겠지만, 피곤하면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 상준 씨가 먹은 약 중에 수면에 도움이 되는 약이 있어서 잠이 잘 올 거야.”

“응, 알겠어.”

모처럼 나상준은 차우미의 말에 고집을 피우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표시를 했다.

차우미는 그제야 환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서서 스위트룸을 나갔고, 나상준도 가녀린 그녀의 뒷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뚫어져라 쳐다본 뒤 돌아서서 침실로 들어갔다.

자기의 방에 들어온 차우미는 부랴부랴 갈아입을 옷을 챙겨서 욕실로 들어갔다.

그의 스위트룸에서 눈을 조금 붙인 탓인지 잠이 비 오듯 쏟아져 내리지도 않았고, 샤워를 하니까 정신이 아까보다 더 말짱해진 것 같았다.

잠시 후, 그녀는 두꺼운 외투를 걸치고 방 안에 있는 짐들을 깔끔하게 정리한 다음에야 휴대폰과 방 카드를 가지고 나상준의 스위트룸으로 향했다.

이미 저녁 열한 시가 넘은 시간이라 호텔 안은 엄청나게 조용했고, 그의 스위트룸에도 정적만이 맴돌았다.

나상준이 이미 침실에 들어가서 자는 듯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그녀를 위해 특별히 열어둔 것 같이 침실 문이 조금 열려 있었고, 침실의 등도 여전히 켜져 있었다.

주위의 모든 것이 마치 깊은 겨울잠에 빠진 것처럼 아무런 기척이 없자, 차우미는 자기도 모르게 숨소리조차 나지막하게 내쉬면서 침실로 들어갔다.

다음 순간, 그녀는 방 안의 광경을 보고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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