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봄날: Chapter 561 - Chapter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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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1화

마치 신선이 인간 세상에 내려와 밥을 먹는 것처럼 아무리 봐도 놀라웠다.차우미가 입을 열었다.“여긴 말할 곳이 아니야. 나가서 말하자.”시끄러운 환경 탓에 이곳은 말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장소였다.차우미는 휴지로 입술을 닦으며 나갈 준비를 했다.그러나 차우미가 휴지로 입술을 닦고 있을 때 나상준의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안 그래도 돼.”“응?”차우미는 입술을 닦던 것을 멈추고 놀란 눈빛으로 맞은편에 앉아 있는 사람을 바라봤다.‘안 나가고 여기에 있겠다고?’‘상준 씨가 적응할 수 있을까?’차우미가 어느 정도 입술을 닦은 뒤 휴지를 내려놓으며 물었다.“안 나가고 이 안에 있으려고?”생각지도 못했다는 차우미의 표정과 의아함 가득한 눈을 바라보던 나상준은 시선을 거두고 양복 외투를 옆에 놓인 의자에 올려놓으며 입을 열었다.“나 아직 밥 안 먹었어.”그제야 알아차린 차우미가 바로 입을 열었다.“여기는 너무 시끄러워서 상준 씨가 적응이 안될 거야. 우리 나가서 좋은 곳에 가서 먹자.”나상준이 조용한 곳을 좋아한다는 걸 아는 차우미는 핸드폰을 들고 주변에 괜찮은 음식점이 없는지 검색했다.나상준은 핸드폰을 들고 검색하고 있는 사람을 바라봤다. 마치 자신이 여기에 오면 안 된다는 것처럼 행동하는 그녀의 모습에 그가 입을 열었다.“왜 굳이 좋은 곳이 여야 하는데?”불쾌함이 없는 나상준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차분했고 별다른 점이 없었지만 이 말은 달랐다.나상준이 술에 취했던 그 날 밤처럼 그는 뻔히 알면서 그녀에게 물었다. 차우미는 멍하니 나상준을 바라봤다.나상준은 전혀 불편하지도, 불쾌하지도 않다는 눈빛으로 차우미를 바라봤다. 이곳의 모든 것이 그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듯이 말이다.그는 소란스러운 이곳이 전혀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았다.차우미는 그제야 나상준의 뜻을 알아차렸다.그가 이곳에서 밥을 먹으려 한다는 것을 말이다.그녀도 이곳에서 밥을 먹는데 그라고 왜 먹지 못하겠는가?나상준의 뜻을 알아차린 차우미는 핸드폰을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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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사장님과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던 차우미의 눈길이 나상준에게로 향했다.“알아서 주문해.”나상준은 자신이 이미 음식을 주문했음을 말하지 않았다. 옆에서 있던 사장님도 나상준이 들어오자마자 음식을 주문했다는 말을 하지 않고 차우미와 나상준을 번갈아 봤다. 마치 조금 전에 음식을 주문한 일이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멈칫하던 차우미는 나상준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알았어.”‘말하고 싶지 않아 하는 거 보니까 상준 씨가 아직 감기가 다 낫지 않았나 보네.’다시 메뉴판을 보던 차우미는 담백하면서도 영양이 풍부한 음식 3가지를 주문했다.주문을 마친 차우미가 사장님을 보며 입을 열었다.“사장님, 양은 적게 주세요. 그리고 기름과 소금은 많이 넣지 말고 담백하게 부탁드릴게요.”말을 하던 차우미가 멈칫하더니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저분이 지금 아파서 기름진 음식과 매운 걸 먹으면 안 돼서요.”작은 음식점이라 바쁘면 가끔 잊어먹을 때가 있었다. 차우미는 사실대로 말하면 어느 정도 기억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사장님에게 알려줬다. 차우미의 말을 들은 사장님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네, 그렇게 할게요. 아가씨.”“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금방 가져다드릴게요.”“네, 감사합니다.”“아니에요.”사장님은 메뉴판을 들고 웃으며 떠나갔다. 시선을 돌린 차우미가 나상준을 바라보니 나상준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무슨 일 있어?”차우미가 나상준에게 물었다.바쁜 와중에 자신을 찾아온 나상준을 보며 그녀는 틀림없이 중요한 일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나상준은 차우미를 빤히 바라봤다.시끄러운 곳에서도 담담하게 앉아 있는 차우미를 보며 나상준이 입을 열었다.“아무 일도 없어.”나지막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나상준의 말을 들은 차우미는 깜짝 놀랐다.‘아무 일도 없다고?’‘아무 일도 없는데 나를 찾아와 이곳에서 밥을 먹는다고?’차우미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상준이 이런 곳에서 밥을 먹는다는 게 말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바라본 나상준의 눈빛에는 어떠한 이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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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나상준은 물만두 위에 떠 있는 신선한 쪽파를 바라보며 가만히 있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자신과 똑같은 음식을 주문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음식을 주문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기에 차우미는 여러 가지 음식을 더 주문하게 됐다.‘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차우미가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사장님의 말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먹고 있어요. 조금 전 주문하신 음식들도 금방 가져다 드릴게요.”“네.”사장님은 허허 웃으며 떠나갔다.차우미는 나상준 앞에 놓여 있는 물만두를 보며 입을 열었다.“난 상준 씨가 물만두를 주문했다는 걸 몰랐어. 상준 씨... 이것들 다 먹을 수 있어?”“아니면... 내가 사장님께 음식 한 가지만 취소해 달라고 말해볼까?”차우미는 물만두만 먹고도 배가 불렀다. 그러나 남자는 여자와 다르기에 조금 더 먹을 수 있었다. 차우미가 음식 세 가지를 주문했기에 양을 적게 달라고 했다고 해도 나상준 혼자서 다 먹지 못할 수 있었다.그래서 만약 다 먹지 못한다면 사장님께 말해서 한 가지를 취소해달라고 한다면 낭비하지 않고 다 먹을 수 있었다.차우미의 말을 들은 나상준은 고개를 들고 차우미를 바라봤다.“난 파를 먹지 않아.”동문서답하는 나상준의 말에 차우미는 멈칫했다. 이내 뭔가 생각난 차우미는 나상준 앞에 놓인 물만두를 바라봤다.금방 만든 물만두는 아주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안에 들어있는 작은 배추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물만두의 영혼인 파도 들어있었다.나상준은 파를 먹지 않았다.차우미는 나상준의 음식습관과 그가 먹지 않는 것들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물만두 위에 떠 있는 파를 보며 차우미가 깜짝 놀란 듯이 말했다.“상... 상준 씨, 파를 먹지 않는다고 사장님께 말하지 않았어?”나상준이 차우미를 바라봤다.“난 여기에 파가 들어갈 줄은 몰랐지.”“...”차우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나상준은 일 년 내내 주방에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결혼 생활 3년 동안에도 그는 매일 일하느라 바빴기에 음식들은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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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차우미의 말을 들은 사장님은 새 숟가락을 가져다줬다.돌아가는 길에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한잔 받은 차우미는 휴지로 컵을 감싼 뒤 조심스럽게 자리로 가져갔다.“이곳엔 차가 없어서 사장님께 뜨거운 물 한잔 달라고 했어. 이거 마시면 목이 좀 괜찮아 질 거야.”차우미는 물을 나상준 옆에 놓아준 뒤 물컵에서 손을 뗐다. 그녀의 손가락이 빨개진 게 한눈에 보였다.나상준은 바로 차우미의 손을 덥석 잡았다. 나상준의 큰 손에 손이 잡힌 차우미는 깜짝 놀라며 바로 손을 빼려 했다.이때 나상준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어떻게 된 거야?”나상준은 데인 것처럼 빨개진 그녀의 손가락을 바라봤다.나상준이 왜 자신의 손을 잡은 것인지 몰랐던 차우미는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그녀는 한시름 놓으며 입을 열었다.“아무것도 아니야. 물을 들고 와서 그래. 이거 뜨거운 물이야.”“괜찮아. 그렇게 뜨거운 건 아니라서 걱정하지 않아도 돼.”예전에 불에 데인 손은 다 나았다. 그녀는 흉터를 없애는 연고를 자주 발랐었기에 자세히 보지 않으면 상처가 보이지 않았다.그리고 그녀의 피부가 뽀얗게 희다 보니 빨개진 손가락이 더욱 눈에 띄었다.나상준이 차우미의 손을 잡고 고개를 들고 차가운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봤다.“정말 괜찮아?”차우미가 자신을 속이지 못하게 나상준이 강압적인 눈빛으로 물었다.그는 대충 지나치려고 하는 말이 아닌 진실이 듣고 싶었다.차우미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그럼. 괜찮아. 아프면 지금까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말했지.”차우미가 웃으며 계속 이어 말했다.“걱정하지 마. 진짜 괜찮으니까. 난 내 체온을 잘 알아.”그녀는 추위는 타지만 더워는 타지 않았다.다른 사람들은 땀범벅이 되는 무더운 여름에도 그녀는 땀을 흘리지 않았다. 극도로 더운 날과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녀는 땀을 흘릴 일이 없었다. 지금 이 가계 안의 모든 사람이 땀에 흠뻑 젖어 있었지만 차우미는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 머리카락도 여전히 부드럽고 뽀송뽀송했으며 땀 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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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사장님께 숟가락을 달라고 하면서 차우미는 다시 한번 말했다. 다 먹지 못하면 아까우니까 양을 적게 달라고 말이다.그녀는 돈은 원래 금액대로 지급한다고 하며 양을 적게 달라고 했다.사장님도 그녀의 말을 들은 듯했다. 가져온 음식들을 보니 양과 기름이 적었다.그릇에 담긴 물만두를 다 먹지 못했던 차우미도 계속 먹기 시작했다. 나상준이 그녀의 그릇에 반찬을 집어줬다.차우미는 나상준을 바라봤다. 나상준은 반찬과 함께 음식들을 먹고 있었다. 평온한 그의 모습에 조금 전 반찬을 집어준 사람이 그가 아닌 것 같았다.차우미는 고개를 숙이고 나상준이 집어준 음식을 먹었다.오후의 햇볕은 더욱 뜨거워진 것 같았다. 노란 나무의 나뭇잎도 뜨거운 햇볕에 색이 변해갔다. 이때 눈부신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창가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을 비췄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가 마치 화필처럼 두 사람의 몸에 알록달록하게 그림을 그렸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아름다운 그림의 색채가 더욱 진해졌다.차우미와 나상준은 음식을 남기지 않고 거의 다 먹었다. 점심을 먹고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니 1시 30분이었다.‘여기서 호텔까지 먼가?’생각하던 차우미가 나상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난 이제 일하러 호텔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 내가 상준 씨에게 뭐 해줘야 할 게 있을까?”자신을 찾아온 나상준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만 같았다.휴지로 여유롭게 입을 닦던 나상준은 차우미의 말을 듣고 휴지를 내려놓으며 그녀를 바라봤다.“나 아직 약 먹지 않았어.”그가 주동적으로 약을 먹겠다고 하는 것은 틀림없이 아직 몸이 불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지금 그녀와 함께 밥을 먹은 나상준은 함께 돌아가서 약을 먹을 수 있었다.“알았어. 그럼 호텔로 돌아가자.”말을 마친 차우미는 가방을 들고 계산하러 갔다.“사장님, 얼마예요?”“허허, 만 육천 원입니다.”“네.”차우미는 계산을 하려고 지갑을 꺼냈다. 이때 큰 손이 앞으로 불쑥 나오며 사장님께 2만 원을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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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사람을 바라봤다. 식사를 끝마치고 계산하러 온 20대 여자아이였다.여자아이를 본 사람들은 크게 놀라워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자신보다 우월한 사람을 사진 찍는 건 그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대부분이 일 거다. 그리고 젊은 여자아이가 잘생긴 남자와 예쁜 여자를 사진 찍는 건 마치 TV에 나오는 연예인 사진을 찍는 것과 별반 다름이 없었다.나상준은 연예인 같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분위기로만 보면 연예인보다 뒤처지지 않았다. 심지어 연예인보다 더 나았기에 젊은 여자애가 사진을 찍는 게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여자애는 핸드폰을 들고 사람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제가 방금 검색해 봤는데 저분 검색이 안 되네요. 배우도 아니고 아이돌도 아니고 비제이는 더더욱 아닌 것 같아요. 재벌 2세로 나와 있는 사람들도 한번 검색해 봤는데 못 찾았어요. 아무것도 없어요.”여자아이가 시무룩해 했다. 한참 검색을 해봤지만 나상준에 대해 아무것도 검색할 수 없었다.여자애 말을 들은 사장님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아가씨, 조금 전 그 사람 헤세 부리는 사람 아니에요. 겸손한 사람들은 원래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없어요.”“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우리가 젊은이들보다는 인터넷을 잘하는 편이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알고 있어요. 진짜로 잘사는 집안일수록 대중들의 시선을 끌지 않는다는 걸요. 주목되면 주목될수록 안 좋은 소식이 터지면 더욱 비참해지거든요.”“그러고 보니 그러네요.”“제 고향에 사장님이 한 분 계셨는데 돈이 진짜 많았거든요. 그래서 그때 부호순위에도 올라있었어요. 매년 잡지에도 실리고 TV에도 나와서 우리 모두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돈은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었죠. 그런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라고 지금 20여 년 만에 각종 빚을 져서 잘못하면 들어갈 수도 있다고 들었어요.”“맞아요, 제 고향에도 그런 분 한 분 있었어요. 말씀하신 분보다는 돈이 많은 분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몇십억 자산가였어요. 그때는 잘나가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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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차우미가 시간을 계산해보니 호텔로 돌아가 나상준에게 약을 먹이고 회의실로 가도 늦지 않을 것 같았지만 여유시간은 없을 것 같았다.차우미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을 바라봤다.“몸은 어때? 좀 괜찮아졌어? 어디 불편한 곳은 없어?”나상준이 주동적으로 약을 먹겠다고 했기에 병원에 가지 않는다고 해도 차우미는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앞을 바라보고 있던 나상준이 차우미의 말에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괜찮아.”짧은 나상준의 대답에 차우미는 그의 몸 상태가 어떤지 전혀 종잡을 수 없었다.나상준의 안색과 눈빛을 보면 많이 좋아진 듯해 보였지만 한순간에 나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감기에 걸린 나상준이 말수가 더 적어진걸 차우미는 이해할 수 있었다.차우미는 오늘 아침 그에게 먹인 약을 회상하며 입을 열었다.“아침에 먹었던 약대로 주면 되지?”자신의 몸은 자신이 젤 잘 알았기에 나상준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었다.나상준은 진지한 모습으로 자신을 걱정해주는 사람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응.”나상준의 대답을 들은 차우미는 안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만약에 불편한 곳 있으면 나한테 말해줘야 해.”말을 마친 차우미는 고개를 돌리고 오늘 아침 나상준에게 먹인 약의 효능과 주의사항에 대해 생각했다.그녀는 더는 나상준을 쳐다보지 않고 혼자만의 생각에 잠겼다.나상준은 차우미를 바라봤다. 진지하게 생각하는 모습이 마치 일하는 모습과 흡사했다. 그녀는 나상준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차우미를 바라보면 나상준은 한참 뒤에 시선을 거두고 짙은 눈동자로 앞을 바라봤다. 삼 년이다. 지금에 이르러서야 그는 비로소 그녀를 처음으로 알게 된 것 같았다. 그는 지금에 와서야 그녀가 달라졌음을 알게 됐다.나상준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차는 1시 49분에 호텔 앞에 멈춰 섰고 차우미의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다. 길이 막히지 않아서 일수도 있고 가까운 길로 갔을 수도 있었다.차우미는 호텔에 일찍 도착해서 좋았다.차우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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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차우미가 회의실에 도착하니 시간이 딱 맞아떨어졌다. 회의실에는 모두가 이미 와 있었다. 그녀가 오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인사했다.차우미만 자리에 앉으면 회의가 정식으로 시작되었다.하종원은 바로 차우미가 제안한 아이디어가 좋다고 말하면서, 점심시간에 진정국과 오랜 대화를 나누며 신중히 생각해본 끝에 처음 계획했던 두 개의 스타일을 변경하여 전부 회성의 역사와 문화로 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도시마다 각자의 역사와 문화가 있다. 두 도시를 결합하는 것은 참신하지만 두 마리의 호랑이가 한 산에 있을 수 없는 법이다. 두 도시를 함께 결합하는 것은 항상 적절하지 않았다. 또 두 개의 스타일을 선택하게 되면 회성의 역사와 문화 자료뿐만 아니라 안평의 자료도 조사해야 하기에 두 개를 결합하다 보면 세부 사항이 너무 복잡했다. 그래서 한 개의 스타일을 하는 것보다 효과가 떨어질 수 있었다.따라서 원래 회성에서 진행하려던 것은 회성에서만 진행하는 것이 명확하고 간단했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이를 접하게 될 외국인 관광객이든 본 지방의 사람이든 회성의 역사와 문화와 흑단 문화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저것 섞이지 않고 혼란스럽지 않게 말이다.이에 대해 모두가 찬성했다.이 점이 확정되자 다음 단계인 몇 개의 큰 부류를 정하는 단계로 넘어갔다. 큰 부류가 정해지면 세부 사항으로 넘어가게 된다. 한 단계씩 진행되면서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오늘 오후 모든 것이 순조롭고 막힘없이 진행되었다.모두가 계속해서 토론을 이어가다 보니 어느새 오후 시간이 다 지나갔다.다섯 시.모두 서류를 정리하고 하종원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정리를 마친 차우미가 하종원 옆에 다가가 말했다. “아저씨, 저녁에 일이 있어서 함께 저녁 식사를 하지 못할 것 같아요.”진정국과 이야기를 하던 하종원은 차우미의 말을 듣고 잠시 멈칫하더니 물었다. “급한 일이야? 저녁 먹고 가.”차우미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급한 건 아니지만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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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하하, 그렇군요. 그럼 지금 가려는 곳도 동료가 알려준 거예요?”차우미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오늘 음식점에 가서 밥 먹다가 물어봤어요.”“허허, 그럼 아가씨가 물어본 그 사람은 회성에 오래 있었거나 회성 본 지방 사람이겠네요.”“아기씨가 지금 가려는 곳은 아주 유명한 곳이에요. TV에도 나왔었고 우리 본 지방 사람들도 즐겨 찾는 곳이에요.”이해가 된 차우미의 웃음이 더욱 짙어졌다. “제게 이곳에 가보라고 알려주신 음식점 사장님은 이곳 사람이 아니에요. 기사님은 이곳 사람이니 어디에 가면 괜찮은 특산물을 살 수 있을지 아시나요? 제가 좀 많이 사고 싶어서요.”“그럼요. 당연히 알고 있죠. 그분은 어떤 곳을 말씀해 주셨어요? 그분이 말씀해 주신 곳 알려주면 제가 한번 들어보고 빠트린 거 있으면 말해줄게요.”“네.”차우미는 망설이지 않고 수첩을 들고 기재한 내용을 기사 아저씨에게 말해줬고 기사 아저씨는 차를 몰면서 들었다. 기사 아저씨는 차우미에게 어느 곳의 어떤 특산품이 더 정통적인지 어느 곳에서 어떤 특산품을 구할 수 있는지 알려주었다. 차우미는 기사 아저씨의 말을 수첩에 필기했다.택시가 소 씨 회성 특산품 앞에 도착할 때까지 차우미는 많은 것을 기억해 놓았다.필기를 마친 차우미는 돈을 지급하며 감사 인사를 드렸다.“감사합니다.”“아니에요. 아가씨 지인분들께서 우리 회성의 특산품을 좋아하셨으면 좋겠네요.”“하하, 그럴 거예요.”돈을 지급하고 차에서 내린 차우미는 소 씨 회성 특산품이라는 간판을 보았다. 택시 기사와 음식점 사장님이 말한 곳은 상점이나 대형마트가 아니라 전문 특산품을 판매하는 가게였다. 이곳에서는 특산품을 바로 만들어 판매를 하고 있었기에 매우 신선했다.택시 기사와 음식점 사장님은 소 씨 회성 특산품 가게는 명절에는 대기 줄이 길다고 했다.왜냐하면 명절에는 관광객도 많고 현지인들이 명절에 외지에서 돌아와 명절을 쇠고는 특산품들을 사가지고 가서 친구나 동료들에게 나눠주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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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마이바흐를 본 차우미는 누군가 차에서 내릴 거라 생각하며 물건을 들고 옆으로 비켰다. 그녀가 한쪽으로 가서 서서 택시를 기다리려 할 때 마이바흐 뒷좌석 문이 열렸다. 캐주얼 차림에 키가 훤칠하고 잘생긴 사람이 차에서 내려왔다.양훈이었다.양훈은 멍해 있는 차우미에게로 다가갔다. “형수.”그의 목소리는 차우미가 이전에 들었던 그대로 온기 없이 차가웠다. 그의 얼굴은 아름다웠지만 그는 마치 설산의 산꼭대기에 핀 매화처럼 차갑기 그지없었다. 그는 사람을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차우미의 눈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양훈 씨, 여기서 뭐해?”그녀는 이곳에서 양훈을 만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맞은편에서 볼일 보다가 형수를 봐서 왔어.”차우미는 무의식적으로 맞은편을 보았다. 맞은편에는 상가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그중 한 건물이 특히 눈에 띄었다. 서양의 궁전처럼 생긴 건물이 매우 돋보였다.차우미를 못 봤다면 모르겠지만 보았으니 인사를 하러 온 거였다.차우미의 눈에 웃음이 피어났다. “그렇구나.”양훈이 입을 열었다. “형수, 어디 가려고? 내가 데려다줄게.”잠시 망설이던 차우미가 이내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난 아직 좀 더 살 게 있어서. 양훈 씨는 가서 일 봐. 난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돌아갈 생각이야.”차우미가 시간을 대략 계산해보니 호텔에 돌아가려면 아마 아홉 시나 열 시쯤 될 것 같았다. 그녀는 택시 기사와 음식점 사장님이 말한 장소들을 모두 둘러보고 싶었다.양훈의 시선이 차우미가 들고 있는 물건들에 머물렀다. 그녀의 하얀 손가락이 가느다란 끈에 눌려서 빨갛게 변한 것을 본 양훈이 입을 열었다. “그럼 상준이한테 전화할게.”그는 말하면서 핸드폰을 들어 나상준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멈칫하던 차우미가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상준 씨한테 전화할 필요 없어. 상준 씨 아마 바쁠 거야. 나 혼자 괜찮아.”차우미는 양훈의 마음을 잘 알았다. 양훈은 낯선 곳에서 혼자 돌아다니는 차우미가 걱정되어 나상준에게 알리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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