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봄날: Chapter 541 - Chapter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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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화

주혜민도 알고 있었기에 그녀는 그제야 한 시름 놓으며 더는 당황해하지 않았다.주혜민은 핸드폰을 꼭 쥔 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NS 그룹에서 다른 말은 안 했어?”비서는 주혜민이 오랜 시간 동안 받아들이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감정 기복이 심할 줄 알았는데 그녀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뿐만 아니라 주혜민은 전보다 더 평온해 진듯한 느낌이었다. 마치 조금 전 비서의 말이 강심환이라도 되는 듯 주혜민은 순식간에 냉랭해져 있었다.비서가 이내 입을 열고 대답했다.“네.”“그럼, NS 그룹에서 제시한 조건에 대해서 회장님과 이사님들은 뭐라셔?”이성적인 주혜민의 목소리에 비서는 깜짝 놀랐지만 이내 의아함을 억누르고 대답했다.“회장님께서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으셨습니다. NS 그룹과의 협력을 동의하시는 이사님도 있고 반대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말을 하던 비서는 이내 뭔가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사장님, 대표님께서 사장님더러 회성을 떠나 회사로 돌아가라고 하십니다.”사실 요 며칠간 주성건은 계속 주혜민에게 돌아가라고 말했다. 주혜민의 사건을 알게 된 후로는 주혜민더러 바로 돌아가라고 했지만 주혜민은 돌아가지 않고 NS 그룹의 답장만 기다렸다.주혜민은 나상준에게서 답장이 올 거라는 걸 믿고 있었다. 사실도 그녀의 기다림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 보였다.‘내가 상준 씨 때문에 회성에 남아있다는 걸 상준 씨도 알고 있겠지?’비서의 말을 들은 주혜민이 입을 열었다.“나 오늘 돌아간다고 회장님께 말씀드려.”나상준이 주영 그룹에 기회를 준 것을 확인한 주혜민은 돌아가려 했다.아버지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처음으로 NS 그룹과 협력할 때처럼 망설이고 있다는 것을 주혜민은 잘 알고 있었다.그녀에게 있어서 이 일은 망설일 것이 없었다. 협력을 하면 되는 거였다.‘반드시 협력해야 해.’NS 그룹과 협력을 한다면 이번 일은 아주 빨리 묻힐 것이다.그러나 협력을 하지 않는다면 주영 그룹은 전보다 더 상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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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열심히 일하고 있던 차우미는 알람이 울리자 알람을 끄고 책상 위를 정리한 뒤 자료들을 들고 방을 나서 7층 회의실로 갔다.차우미와 나상준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사우스 호텔이 아닌 다른 호텔에 묵고 있었지만 회의실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모두 와있었다. 차우미를 본 하종원이 허허 웃으며 입을 열었다.“우미 왔구나.”차우미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아저씨.”오늘 제시간에 출근하게 된 차우미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한시름 놨다.매번 휴가 신청을 했던 그녀는 미안해하고 있었다.“어서 앉아.”“네.”진정국의 옆에 앉은 차우미는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진정국은 차우미의 안색을 보며 물었다.“몸은 좀 어때? 괜찮아?”차우미가 웃으며 대답했다.“네, 아저씨. 걱정하지 마세요.”“그럼 됐어.”괜찮다는 차우미의 말에 진정국은 한시름 놨다.하종원도 차우미를 바라봤다. 컨디션은 괜찮아 보이는 것 같았지만 자세히 보니 어젯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한 듯 다크써클이 내려와 있었다.하종원은 말없이 비서를 바라봤다.시간을 확인한 비서는 하종원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고 하종원은 시선을 거두고 사람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모두 다 모였으니 오늘 일을 시작하죠.”모두들 자리에 앉았다. 차우미도 수첩과 볼펜을 꺼낸 뒤 바로 필기를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하종원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하종원을 바라봤다.“일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할 말이 있어요.”“오늘은 어제 오후의 토론을 이어가지 않을까 합니다. 먼저 일을 멈추고 자료를 조사하면서 조각품을 어떻게 확정 지을 수 있을지 토론해 볼까 합니다.”“이 일을 해결하고 다른 얘기를 하도록 하죠.”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차우미도 자신의 수첩을 보면서 회의실에 오기 30분 전의 생각을 회상했다.말을 마친 하종원이 비서에게 말했다.“자료를 사람들에게 보여줘.”비서는 고개를 끄덕인 뒤 일어나서 일찍이 준비해 두었던 자료를 사람들에게 나눠줬다.하종원의 말을 들은 차우미는 비서 손에 들려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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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일함에 있어서 차우미는 항상 조급해하지 않고 꼼꼼하게 일 처리를 했다.하종원은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차우미를 바라봤다.‘보면 볼수록 정말 괜찮은 애야.’모두 자료를 보면서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기에 하종원도 말없이 사람들이 자료를 다 볼 때까지 기다렸다.어느 정도 자료를 거의 다 본 진정국은 이 자료가 괜찮다고 느꼈다. 원래도 대략 방향이 잡혀 있었기에 이 자료대로 한다면 전보다 훨씬 쉬울 것 같았다.그러나 이 자료도 정확한 건 아니기에 토론이 필요했다. 필요한 부분은 채워 넣고 불필요한 부분은 배제해야 했다.진정국은 고개를 들고 하종원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교수님, 먼저 몇 개의 큰 부류를 확정하고 정한 다음 다시 꼼꼼하게 토론하면서 해결해야 할 것 같은데요.”하종원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진정국의 말을 들은 뒤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바라봤다.하종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자네 생각이 괜찮은 것 같네.”말을 마친 하종원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모두들 같은 생각인가요? 다른 생각하고 있는 사람 있으면 말해봐요.”한참 생각하던 사람들은 머리를 흔들며 입을 열었다.“제가 보기에도 관장님의 건의가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먼저 큰 부류를 정한 다음 틀에 따라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하나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것이 예전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과정을 볼 수 있어서 혼란스럽지 않은 것 같습니다.”“네, 저도 진 관장님의 말에 동의합니다.”사람들의 말을 듣던 하종원이 차우미를 보며 입을 열었다.“우미야, 네 생각은 어때?”사람들의 말을 듣고 있던 차우미는 하종원의 물음에 사람들에게서 시선을 거두며 입을 열었다.“회성의 흑단 박물관은 안평의 흑단 박물관의 유형에 따라 설계한 뒤 건설했다고 들었어요. 그러나 안에 들어가면 두 가지 스타일로 나누어져 있죠. 안평의 흑단 박물관과 회성의 흑단 박물관을 결합한 박물관이죠.”차우미는 진정국을 바라봤다.“정국 아저씨께서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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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차우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오늘 아침에 제가 그동안 기재한 노트를 보면서 일에 대해 한번 생각을 해봤어요. 저는 우리가 처음부터 다시 확정 짓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박물관을 지을 위치도 이미 다 봐뒀고 큰 문제가 없어요. 그리고 행사를 개최하는 것도 모두 다 보시고 확정했으니 이젠 박물관을 짓는 걸 생각해야 해요.”“박물관의 디자인은 마음대로 설계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외형은 이미 안평 박물관의 디자인처럼 설계하고 건설하기로 확정했으니 지금 우리는 내부 설계를 확정을 지어야 해요. 내부의 디자인은 목조 품의 배치와 위치 그리고 크기에 따라서 배치를 해야 한다고 봐요. 우리가 조각할 물건을 확정해야 해요. 그러려면 조금 전에 정국 아저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먼저 큰 부류를 정해야 하죠.”“큰 부류를 정하고 그다음 틀에 맞춰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면 될 것 같습니다.”“우린 지금까지 조각해야 할 물건에만 정신이 쏠려 있었어요. 그래서 계속 한가지 문제를 의식하지 못했죠. 저도 오늘 아침 제가 기재한 노트를 다시 보면서 처음에 말했던 두 가지 스타일이 떠올랐고요.”“우리는 처음부터 생각을 잘못했어요.”평온하고 차분한 차우미의 말에 사람들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어쩐지 여기에 멈춰서 나가아질 않더라니. 처음부터 잘못 생각을 했었군요.”“네, 그래도 다행히 우미가 생각해 냈네요.”“...”차우미의 명확한 분석 하에 사람들은 마침내 문제가 어디에서 발생했는지 알게 되었다.다시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차우미를 바라보던 하종원이 입을 열었다.“아주 좋아. 우미야, 계속 말해.”사람들도 더 이상 말을 멈추고 차우미를 바라봤다.차우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네.”“맨 처음에 두 가지 스타일에 대해 말씀을 나눈 이후로 우리는 더 이상 두 가지 스타일에 대해 토론해 본 적이 없어요. 만약 두 가지 스타일로 하려고 한다면 우린 먼저 어떤 스타일로 가야 할지 확정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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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그녀는 생각했던 것들을 모두 말했고 어떻게 할지는 모두의 생각에 달려있었다.박물관을 짓는 것은 개인이 아닌 모두의 일이기에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의 생각과 노력을 떠날 수 없었다.차우미의 말이 끝나자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다.사람들은 차우미의 말에 놀란 게 아니었다. 그들은 차우미가 말한 두 가지 스타일로 나누지 않아도 된다는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차우미의 말이 일리는 있었지만 다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예전에 확정 지은 사건에 대해 다시 논의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다시 토론해야 했기에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다가 이내 토론을 이어나갔지만 하종원과 진정국은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예전의 확정에 의하면 박물관 안을 두 가지 스타일로 하려고 했다. 하나의 박물관에 두 곳의 문화가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차우미의 말도 일리가 있었기에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었다.하종원과 진정국을 제외한 사람들은 모두 토론을 하고 있었다.두 가지 스타일로 진행하자고 확정을 지었을 때는 사람들이 회성이 오기 전이었다. 그러나 회성에 온 뒤로 생각이 자연스럽게 바뀌게 됐다.차우미도 말없이 사람들의 토론하는 것을 진지하게 바라봤다. 그녀는 토론을 들으면서 유용한 것들을 수첩에 필기했다.이렇게 시간은 조금씩 흘러갔다.한참 동안 생각하던 하종원이 입을 열었다.“우미가 두 가지 스타일이 아닌 회성의 역사문화를 사용하고 싶다고 말한 점에 대해서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모두 자신의 생각과 이유에 대해 말해봐요. 한번 들어보죠.”사람들과 하종원은 이 일은 바로 결정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서로의 생각을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고 하종원을 비롯한 진정국과 차우미는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듣는 과정에서 모두 자기 생각에 대해 말하며 문제에 대해 분석하고 해결해 나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오전이 지나갔다.비서가 하종원에게 열한 시가 되었음을 일깨워주자 하종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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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발신자 화면에 뜬 하성우라는 세 글자가 차우미의 눈에 들어왔다.그제야 차우미는 하성우가 오늘 오지 않은 일이 생각났다.머릿속에 어젯밤 식당 밖에서의 화면이 떠올랐다. 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형수, 지금 회의실에 있어?”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하성우의 목소리는 예전과 별반 다른 점이 없었다.차우미는 앞을 바라봤다. 사람들이 저만치에서 벌써 모퉁이를 돌고 있었다.“나왔어. 금방 회의실에서 나왔어.”차우미는 빠른 걸음으로 사람들을 따라갔다.“하하. 그럼 잘됐네. 나 지금 호텔 앞이야. 형수, 호텔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게.”말을 마친 하성우는 전화를 끊었다. 심나연이 돌아와서인지 하성우의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차우미는 어젯밤 하성우가 도와달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차우미는 핸드폰을 치우고 사람들과 함께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엘리베이터는 금세 1층에 도착했고 사람들은 엘리베이터를 빠져나갔다.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차우미는 프런트 데스크 앞에서 직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하성우를 발견했다.사람들도 하성우를 발견했다. 하성우를 본 하종원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하성우가 오늘 오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나상준과 자기 손자를 비교하면 어떻게 봐도 만족스럽지가 않아서였다.소리를 들은 하성우가 이쪽을 바라보며 태양보다 더 눈부신 웃음을 지었다.천성적으로 웃어야 하는 사람이 있다. 웃을 때면 주위의 어떤 것들보다도 밝게 빛이 났다.하성우가 바로 천성적으로 웃어야 하는 사람이다.“할아버지, 정국 삼촌 안녕하세요.”하성우가 이가 보일 정도로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며 사람들을 향해 걸어왔다.그런 하성우의 모습에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렸다.웃음은 전염이 된다. 특히 하성우의 웃음은 더욱 그랬다.활짝 웃는 하성우의 모습에 사람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하종원의 표정도 보기 좋게 풀렸다.진정국이 하성우를 보며 입을 열었다.“마침 잘 왔네. 우리 지금 밥 먹으러 가는 길이야. 성우도 일 끝마쳤으면 함께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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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자 하종원은 부드러운 표정으로 차우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우미야, 저 녀석이 잘못하면 나에게 말해. 내가 혼내줄게.”자기 손자 성격을 알고 있는 하종원의 말에 차우미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네, 아저씨.”하종원은 차우미를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우미가 내 손주 며느리라면 얼마나 좋을까.’속으로 생각을 하던 하종원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는 하성우를 바라보며 엄격한 목소리로 말했다.“우미에게 예쁘게 말하고, 쓸데없는 짓 하지 마!”차우미의 말에 흰 치아를 들어내고 활짝 웃던 하성우는 하종원의 말에 이내 웃음을 거두며 똑바로 서서 하종원에게 경례했다.“네, 할아버지!”하성우는 아이와 같았다. 어딜 가나 유쾌한 분위기로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표준적인 군인 자세를 하고 있는 하성우를 보며 사람들은 웃음을 터트렸다.웃음이 터진 하종원도 입술을 달싹이며 입을 열었다.“알았으니까 그만해.”말을 마친 그는 차우미를 향해 입을 열었다.“우미야, 그럼 우린 먼저 가볼게.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네.”하종원은 사람들을 데리고 호텔을 빠져나가 차에 올라탔다.하성우는 멀어져 가는 차를 바라보며 한 시름 놓았다. 차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그는 차우미에게 말했다.“형수, 빨리 가자. 나연이 곧 도착해.”말을 마친 하성우는 차우미와 함께 호텔을 빠져나가 차에 올라탔다.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밟자 붕 하는 큰 소리를 내면서 차가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하성우가 차를 모는 속도는 매우 빨랐다.차우미는 무의식적으로 안전 손잡이를 꼭 쥔 채 몸을 등받이게 바짝 기대고 두 눈을 꼭 감았다.불안한 그녀는 잔뜩 긴장한듯했다.차들이 많은 곳에 다다르자 차 속도는 점점 안정을 찾아갔다. 하성우가 입을 열었다.“형수, 오늘은 왜 상준이와 함께 있지 않은 거야?”차우미에게 물은 하성우는 도로 상황을 확인한 뒤 차우미를 바라봤다.그러나 차우미를 바라본 하성우는 웃음이 터졌다.“형수, 내 차 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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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맞아.”“정확하게 말하면 이십 분 뒤에 착륙이야.”하성우는 차우미를 향해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일의 심각성을 일깨워줬다.그녀는 그를 도와줘야 했고 그는 그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다.심각한 상황에 심각해 보이지 않는 하성우를 보며 차우미는 웃음을 터트렸다.“우리가 공항에 도착하려면 시간이 조금 걸리겠네.”“나연이보고 기다리라고 하면 되지.”차우미가 시간을 확인해보니 열시 십몇 분이었다. 호텔에서 공항까지 가려면 한 시간은 족히 걸렸다. 심나연이 십여 분 뒤에 도착한 후 비행기에서 내려 짐을 찾고 나온다고 해도 십여 분이 걸릴 것이다. 기껏 해봐야 반 시간 정도였다.차도 막히는 상황이라 심나연은 아마 20여 분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그러나 하성우가 데리러 오고 있기에 심나연은 기다릴 것이다.심나연은 하성우를 정말 좋아했다.다만...머릿속에 하성우가 조금 전 호텔 로비에서 말했던 여동생이라는 호칭이 떠올랐다.하성우의 마음속에서 심나연은 여동생과 같은 존재였지만 차우미는 하성우가 심나연을 여동생이라고 부르는 걸 처음 들었다.차우미는 하성우의 뜻을 대충 알아차렸다. 하성우는 심나연을 동생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았다.차우미는 어제 하성우에게 한 말에 대해 후회했다.사람마다 자신이 원하는 인생이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재난과 굴곡을 겪게 되는데 이때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끼어든다면 그들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그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절대로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어젯밤에 차우미가 한 말들 때문에 하성우에게 변화가 생겼지만 심나연은 모르고 있었다. 심나연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언젠가는 발생할 일이었지만 차우미 때문에 모든 게 앞당겨 졌고 달라졌다.생각에 잠겨있던 차우미는 미간을 찌푸리고 입술을 달싹였다.자신이 이렇게 남의 일에 끼어드는 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차우미는 처음으로 후회했다.차를 몰던 하성우는 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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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차우미를 쳐다보던 하성우가 깜짝 놀라며 입을 열었다.“형수, 왜 그래? 어디 불편해? 내가 아까 빨리 몰아서 놀랐어?”차우미의 안색이 조금 전과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무슨 큰일이라도 생긴 것처럼 미간을 찌푸린 채 입술을 달싹이고 있었다. 뽀얀 얼굴이 자책과 미안함, 후회로 가득했다.차우미의 표정을 보고 깜짝 놀란 하성우가 아까와는 다른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지금 차를 몰고 있지 않았다면 하성우는 바로 차우미 앞으로 달려가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무슨 일인지 물었을 거다.관심 어린 하성우의 말을 들은 차우미는 입술을 달싹이며 마음속으로 감정을 삭였다.“괜찮아.”그녀는 고개를 들고 담담한 눈빛으로 앞을 바라봤다.이미 벌어진 상황을 바꿀 수는 없었기에 후회를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으면 되었다. 어젯밤에 하성우에게 한번 말한 거로 됐다. 오늘 다시 말하면 또 한 번 그들 사이에 끼어드는 거기에 그럴 수는 없었다.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였다. 그 뒤는 하성우와 심나연에게 맡기면 되었다.그들의 인생에 다시는 끼어들면 안 된다고 생각한 차우미는 눈을 내리깔고 조용히 있었다.차우미의 이런 모습을 본 적 없었던 하성우는 차우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긴장했다.그러나 다행히도 차우미는 하성우에게 대답을 해줬다.다만 그녀의 대답은 대답을 하지 않은 것과 별반 다름없었다. 앞을 바라보는 차우미의 변화된 표정을 하성우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차우미는 마치 다른 사람은 들어갈 수 없는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것 같았다.‘형수가 왜 이러지? 정말 나 때문에 놀란 건가?’당황한 하성우는 방향을 틀어 차를 길옆에 세웠다.곧이어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 멈췄고 하성우는 몸을 돌려 차우미를 바라보며 큰소리로 외쳤다.“형수!”하성우의 큰 목소리에 차우미는 정신이 번쩍 들며 순간 귀가 윙윙거렸다.차우미는 미간을 찌푸리고 하성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성우는 조급한 표정으로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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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하성우의 말에 차우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하성우 때문에 놀란 건 사실이었지만 그녀는 아픈 곳이 없었기에 병원에 갈 필요가 없었다.그녀는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하성우를 달래며 자신이 괜찮다고 끊임없이 반복해서 말했다. 계속 여기에서 시간을 지체한다면 그녀는 오후에 출근할 시간도 빠듯했다. 그제야 하성우는 그녀를 병원에 데려가려는 생각을 접고 다시 운전을 시작했다.다만 이 놀람으로 인해 하성우는 더는 차를 빨리 몰지 않았다.하성우가 지금까지 운전하면서 처음으로 이렇게 진지하고 엄숙하게 운전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었다.차우미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진지한 모습으로 긴장을 늦추지 않는 하성우를 바라보며 자책했다.‘내가 너무 내 생각에만 빠져 있지 않고 성우 씨도 좀 봤더라면 성우 씨가 이 정도로 놀라진 않았을 텐데.’하성우가 또 다른 생각을 할까 봐 차우미는 더는 어젯밤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마음을 비운 뒤 시간을 확인했다.조금 전의 일로 반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점심시간이 짧지는 않았지만 오후 출근까지 시간이 빠듯할 것 같았다.너무 먼 곳에 간다면 그녀는 또 휴가 신청을 해야 했기에 차우미는 심나연과 함께 가까운 곳에서 밥을 먹고 호텔로 다시 일하러 갈 생각이었다.차안은 고요했다.활발하던 하성우가 말이 없자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차우미는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기에 하성우가 말이 없자 그녀도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갑자기 차 안이 조용해지자 불편한 분위기가 감돌았다.차우미는 괜찮아했지만 하성우는 많이 불편해했다.시간을 확인한 차우미는 차창을 통해 스쳐 지나가는 사물들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업무에 대해 생각했다.운전하던 하성우는 앞을 바라보다가 수시로 백미러를 확인했다.백미러를 통해 본 차우미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일하면서 생각에 잠겼을 때의 표정과 똑같았다.하성우는 차우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고 진짜 어디 불편한 곳은 없는 지도 궁금했다. 그리고 참을 수 없는 한 가지가 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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