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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맞아.”

“정확하게 말하면 이십 분 뒤에 착륙이야.”

하성우는 차우미를 향해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일의 심각성을 일깨워줬다.

그녀는 그를 도와줘야 했고 그는 그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다.

심각한 상황에 심각해 보이지 않는 하성우를 보며 차우미는 웃음을 터트렸다.

“우리가 공항에 도착하려면 시간이 조금 걸리겠네.”

“나연이보고 기다리라고 하면 되지.”

차우미가 시간을 확인해보니 열시 십몇 분이었다. 호텔에서 공항까지 가려면 한 시간은 족히 걸렸다. 심나연이 십여 분 뒤에 도착한 후 비행기에서 내려 짐을 찾고 나온다고 해도 십여 분이 걸릴 것이다. 기껏 해봐야 반 시간 정도였다.

차도 막히는 상황이라 심나연은 아마 20여 분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하성우가 데리러 오고 있기에 심나연은 기다릴 것이다.

심나연은 하성우를 정말 좋아했다.

다만...

머릿속에 하성우가 조금 전 호텔 로비에서 말했던 여동생이라는 호칭이 떠올랐다.

하성우의 마음속에서 심나연은 여동생과 같은 존재였지만 차우미는 하성우가 심나연을 여동생이라고 부르는 걸 처음 들었다.

차우미는 하성우의 뜻을 대충 알아차렸다. 하성우는 심나연을 동생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았다.

차우미는 어제 하성우에게 한 말에 대해 후회했다.

사람마다 자신이 원하는 인생이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재난과 굴곡을 겪게 되는데 이때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끼어든다면 그들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그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절대로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

어젯밤에 차우미가 한 말들 때문에 하성우에게 변화가 생겼지만 심나연은 모르고 있었다. 심나연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언젠가는 발생할 일이었지만 차우미 때문에 모든 게 앞당겨 졌고 달라졌다.

생각에 잠겨있던 차우미는 미간을 찌푸리고 입술을 달싹였다.

자신이 이렇게 남의 일에 끼어드는 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우미는 처음으로 후회했다.

차를 몰던 하성우는 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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