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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하성우가 다시 김온을 언급하자 긴장감과 걱정이 싹 사라진 차우미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멋쩍게 웃었다.

하성우는 김온을 좋게 보고 있지 않았다.

“내 선배이자 괜찮은 친구야.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이고 나쁜 사람 아냐. 그리고 선배한테 부탁한 건 주혜민과 마찰이 생긴 그날 선배도 함께 있었기 때문이야. 상준 씨는 바쁘잖아.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건 스스로 해결해야지.”

차우미의 말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차우미가 나상준에게 부탁을 하지 않은 건 둘이 이혼했기 때문이라는 걸 하성우는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차우미가 한 말은 온전히 하성우에게 들려주는 말이었다.

“그렇군. 역시 형수는 생각하는 게 깊어. 그런데 형수, 내가 여자들은 모르는 일을 하나 알려줄게.”

하성우의 표정이 갑자기 진지하게 바뀌었다. 마치 무슨 큰 비밀을 말하려는 듯이 말이다.

차우미가 눈을 깜빡이며 입을 열었다.

“응?”

“남자는 말이야. 사실 모두 대 남자 주의 성향이 있어. 아무리 바쁘다고 해도 자기 여자는 자기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 자기 여자가 다른 남자를 찾아가는 거 안 좋아해.”

“형수가 그날 다른 남자 찾아갔잖아. 상준이 아마 속으로 엄청 화냈을걸.”

차우미는 깜짝 놀랐다.

‘화가 났다고?’

‘나상준이 화가 나갔고? 에이, 설마.’

차우미는 나상준이 왜 화가 났는지 알 것 같았다. 나상준과 하성우가 경찰서에 함께 찾아와서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차우미는 하성우 앞에서 나상준을 거절했었다.

사람들은 체면을 중요시한다. 나상준도 마찬가지였다.

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내가 생각을 잘못한 것 같네.”

이 말은 하성우의 말에 대처하려고 내뱉은 말이었다. 그날 상황으로 몇만 번 돌아간대도 차우미는 나상준을 선택하지 않았을 거다.

대충 넘어가려고 내뱉은 차우미의 말을 듣고 하성우는 속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형수의 관심만 끌어서 뭐해, 형수의 맘속엔 첫사랑 김온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는데. 형수 마음을 돌리려면 멀었네.’

대화를 나누던 둘은 어느새 공항에 다다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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