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자 하종원은 부드러운 표정으로 차우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우미야, 저 녀석이 잘못하면 나에게 말해. 내가 혼내줄게.”자기 손자 성격을 알고 있는 하종원의 말에 차우미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네, 아저씨.”하종원은 차우미를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우미가 내 손주 며느리라면 얼마나 좋을까.’속으로 생각을 하던 하종원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는 하성우를 바라보며 엄격한 목소리로 말했다.“우미에게 예쁘게 말하고, 쓸데없는 짓 하지 마!”차우미의 말에 흰 치아를 들어내고 활짝 웃던 하성우는 하종원의 말에 이내 웃음을 거두며 똑바로 서서 하종원에게 경례했다.“네, 할아버지!”하성우는 아이와 같았다. 어딜 가나 유쾌한 분위기로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표준적인 군인 자세를 하고 있는 하성우를 보며 사람들은 웃음을 터트렸다.웃음이 터진 하종원도 입술을 달싹이며 입을 열었다.“알았으니까 그만해.”말을 마친 그는 차우미를 향해 입을 열었다.“우미야, 그럼 우린 먼저 가볼게.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네.”하종원은 사람들을 데리고 호텔을 빠져나가 차에 올라탔다.하성우는 멀어져 가는 차를 바라보며 한 시름 놓았다. 차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그는 차우미에게 말했다.“형수, 빨리 가자. 나연이 곧 도착해.”말을 마친 하성우는 차우미와 함께 호텔을 빠져나가 차에 올라탔다.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밟자 붕 하는 큰 소리를 내면서 차가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하성우가 차를 모는 속도는 매우 빨랐다.차우미는 무의식적으로 안전 손잡이를 꼭 쥔 채 몸을 등받이게 바짝 기대고 두 눈을 꼭 감았다.불안한 그녀는 잔뜩 긴장한듯했다.차들이 많은 곳에 다다르자 차 속도는 점점 안정을 찾아갔다. 하성우가 입을 열었다.“형수, 오늘은 왜 상준이와 함께 있지 않은 거야?”차우미에게 물은 하성우는 도로 상황을 확인한 뒤 차우미를 바라봤다.그러나 차우미를 바라본 하성우는 웃음이 터졌다.“형수, 내 차 탄
“맞아.”“정확하게 말하면 이십 분 뒤에 착륙이야.”하성우는 차우미를 향해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일의 심각성을 일깨워줬다.그녀는 그를 도와줘야 했고 그는 그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다.심각한 상황에 심각해 보이지 않는 하성우를 보며 차우미는 웃음을 터트렸다.“우리가 공항에 도착하려면 시간이 조금 걸리겠네.”“나연이보고 기다리라고 하면 되지.”차우미가 시간을 확인해보니 열시 십몇 분이었다. 호텔에서 공항까지 가려면 한 시간은 족히 걸렸다. 심나연이 십여 분 뒤에 도착한 후 비행기에서 내려 짐을 찾고 나온다고 해도 십여 분이 걸릴 것이다. 기껏 해봐야 반 시간 정도였다.차도 막히는 상황이라 심나연은 아마 20여 분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그러나 하성우가 데리러 오고 있기에 심나연은 기다릴 것이다.심나연은 하성우를 정말 좋아했다.다만...머릿속에 하성우가 조금 전 호텔 로비에서 말했던 여동생이라는 호칭이 떠올랐다.하성우의 마음속에서 심나연은 여동생과 같은 존재였지만 차우미는 하성우가 심나연을 여동생이라고 부르는 걸 처음 들었다.차우미는 하성우의 뜻을 대충 알아차렸다. 하성우는 심나연을 동생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았다.차우미는 어제 하성우에게 한 말에 대해 후회했다.사람마다 자신이 원하는 인생이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재난과 굴곡을 겪게 되는데 이때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끼어든다면 그들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그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절대로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어젯밤에 차우미가 한 말들 때문에 하성우에게 변화가 생겼지만 심나연은 모르고 있었다. 심나연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언젠가는 발생할 일이었지만 차우미 때문에 모든 게 앞당겨 졌고 달라졌다.생각에 잠겨있던 차우미는 미간을 찌푸리고 입술을 달싹였다.자신이 이렇게 남의 일에 끼어드는 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차우미는 처음으로 후회했다.차를 몰던 하성우는 차우
차우미를 쳐다보던 하성우가 깜짝 놀라며 입을 열었다.“형수, 왜 그래? 어디 불편해? 내가 아까 빨리 몰아서 놀랐어?”차우미의 안색이 조금 전과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무슨 큰일이라도 생긴 것처럼 미간을 찌푸린 채 입술을 달싹이고 있었다. 뽀얀 얼굴이 자책과 미안함, 후회로 가득했다.차우미의 표정을 보고 깜짝 놀란 하성우가 아까와는 다른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지금 차를 몰고 있지 않았다면 하성우는 바로 차우미 앞으로 달려가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무슨 일인지 물었을 거다.관심 어린 하성우의 말을 들은 차우미는 입술을 달싹이며 마음속으로 감정을 삭였다.“괜찮아.”그녀는 고개를 들고 담담한 눈빛으로 앞을 바라봤다.이미 벌어진 상황을 바꿀 수는 없었기에 후회를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으면 되었다. 어젯밤에 하성우에게 한번 말한 거로 됐다. 오늘 다시 말하면 또 한 번 그들 사이에 끼어드는 거기에 그럴 수는 없었다.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였다. 그 뒤는 하성우와 심나연에게 맡기면 되었다.그들의 인생에 다시는 끼어들면 안 된다고 생각한 차우미는 눈을 내리깔고 조용히 있었다.차우미의 이런 모습을 본 적 없었던 하성우는 차우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긴장했다.그러나 다행히도 차우미는 하성우에게 대답을 해줬다.다만 그녀의 대답은 대답을 하지 않은 것과 별반 다름없었다. 앞을 바라보는 차우미의 변화된 표정을 하성우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차우미는 마치 다른 사람은 들어갈 수 없는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것 같았다.‘형수가 왜 이러지? 정말 나 때문에 놀란 건가?’당황한 하성우는 방향을 틀어 차를 길옆에 세웠다.곧이어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 멈췄고 하성우는 몸을 돌려 차우미를 바라보며 큰소리로 외쳤다.“형수!”하성우의 큰 목소리에 차우미는 정신이 번쩍 들며 순간 귀가 윙윙거렸다.차우미는 미간을 찌푸리고 하성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성우는 조급한 표정으로 자신을
하성우의 말에 차우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하성우 때문에 놀란 건 사실이었지만 그녀는 아픈 곳이 없었기에 병원에 갈 필요가 없었다.그녀는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하성우를 달래며 자신이 괜찮다고 끊임없이 반복해서 말했다. 계속 여기에서 시간을 지체한다면 그녀는 오후에 출근할 시간도 빠듯했다. 그제야 하성우는 그녀를 병원에 데려가려는 생각을 접고 다시 운전을 시작했다.다만 이 놀람으로 인해 하성우는 더는 차를 빨리 몰지 않았다.하성우가 지금까지 운전하면서 처음으로 이렇게 진지하고 엄숙하게 운전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었다.차우미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진지한 모습으로 긴장을 늦추지 않는 하성우를 바라보며 자책했다.‘내가 너무 내 생각에만 빠져 있지 않고 성우 씨도 좀 봤더라면 성우 씨가 이 정도로 놀라진 않았을 텐데.’하성우가 또 다른 생각을 할까 봐 차우미는 더는 어젯밤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마음을 비운 뒤 시간을 확인했다.조금 전의 일로 반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점심시간이 짧지는 않았지만 오후 출근까지 시간이 빠듯할 것 같았다.너무 먼 곳에 간다면 그녀는 또 휴가 신청을 해야 했기에 차우미는 심나연과 함께 가까운 곳에서 밥을 먹고 호텔로 다시 일하러 갈 생각이었다.차안은 고요했다.활발하던 하성우가 말이 없자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차우미는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기에 하성우가 말이 없자 그녀도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갑자기 차 안이 조용해지자 불편한 분위기가 감돌았다.차우미는 괜찮아했지만 하성우는 많이 불편해했다.시간을 확인한 차우미는 차창을 통해 스쳐 지나가는 사물들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업무에 대해 생각했다.운전하던 하성우는 앞을 바라보다가 수시로 백미러를 확인했다.백미러를 통해 본 차우미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일하면서 생각에 잠겼을 때의 표정과 똑같았다.하성우는 차우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고 진짜 어디 불편한 곳은 없는 지도 궁금했다. 그리고 참을 수 없는 한 가지가 더 있었다
생각을 하던 차우미가 입을 열었다.“성우 씨와 상준 씨는 오래된 친구 맞지?”하성우는 습관처럼 나상준에 대해 말했다. 그럼 차우미와 함께 있는데 나상준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면 무슨 말을 하겠는가?별 생각 없이 내뱉은 하성우의 말에 차우미는 정말로 질문을 던졌다.하성우의 눈에 한 줄기 빛이 스쳐 지나갔다. 전에 긴장했던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었다.“그렇지, 오래됐지.”“열몇 살 때부터 함께 놀았으니까 진짜 오래된 친구지.”“형수, 왜 그래? 뭐 알고 싶은 거라도 있어?”하성우가 활짝 웃자 눈도 함께 휘어졌다.마침 신호등에 걸려 차를 세운 하성우는 차우미를 바라보며 여우처럼 웃으며 입을 열었다.“형수, 상준이에 관한 거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 내가 다 알고 있으니까.”하성우와 나상준은 오래된 친구 사이였기에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그렇다고 하성우는 나상준에 관한 얘기를 마구 떠벌리고 다니지는 않았다.차우미가 물어보지 않았다면 그도 말을 하지 않았겠지만 차우미가 물어봤기에 대답을 해주려는 것 뿐이었다.차우미가 알고 싶다고 한다면 그는 거짓 없이 차우미에게 다 말해주려 했다.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차우미도 나상준이 예전과는 다르게 병원에 가지 않으려 하던 일이 떠올라 하성우의 말에 바로 물어본 거였다. 하성우가 나상준의 비밀을 모두 말해 줄 것처럼 이렇게 나올 줄은 차우미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그녀는 어색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별건 아니고 상준 씨가 아파서 병원에 데려가려 했는데 싫다고 하네. 예전에는 이런 적이 없었거든. 아프면 의사를 불러서 바로 진찰받았는데 이번에는 달라서 말이야. 성우 씨는 상준 씨의 오래된 친구니까 뭔가 알고 있지 않을까 해서.”차우미는 솔직하게 하성우에게 말했다. 차우미의 말을 들은 하성우가 깜짝 놀라며 입을 열었다.“아프다고? 언제부터 아팠는데?”어제 룸에서 볼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던 사람이 아프다고 하니까 하성우는 어리둥절해졌다.‘꾀병 아니야?’하성우는 순식간
“형수, 혹시 아까 상준이 생각한 거 아니지?”하성우가 순식간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차우미를 바라봤다.확신에 차 있는 하성우의 눈빛에 차우미는 멍해졌다. 그의 표정을 바라본 차우미는 그제야 하성우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차리고는 웃음을 터뜨렸다.“음... 그...”예전 같으면 차우미는 바로 아니라고 대답했겠지만 지금은 특수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하성우의 눈빛에 차우미는 대답을 망설였다.이때,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자 뒤에서 빵빵거리는 경적이 들려왔다.하성우는 차우미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다시 운전을 시작했다.차우미가 전에 나상준을 생각했다고 생각한 하성우는 순식간에 흥분이 됐다.불쌍한 척을 하는 게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그건 아무한테나 다 통하는 게 아니다.나상준은 무엇을 하던 효과를 최대로 발휘하기에 차우미가 틀림없이 속으로 나상준을 생각했을 거라 생각했다.그렇지 않으면 차우미가 왜 뜬금없이 나상준에 관해 물어보겠는가? 이건 차우미가 회성에 온 뒤로 처음으로 나상준에 관해 묻는 거였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하성우는 속으로 깊이 탄복했다.‘형수가 이런 질문을 하게 만들다니. 나상준 대단한걸.’“아, 그게...”어떻게 된 일인지 알게 된 하성우는 미간을 찌푸리고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연기를 시작했다.마치 난처한 일을 만난 것처럼 말이다.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 같은 하성우의 표정을 보고 있던 차우미는 가슴을 졸이며 물었다.“왜 그래?”이 한마디에는 걱정과 관심이 담겨 있었다.하성우는 순식간에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형수, 혹시 요 며칠 사이에 발생한 NS 그룹과 주영 그룹의 사건에 대해서 알고 있어?”차우미가 멈칫하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조금 알고 있어.”하성우는 의아하다는 듯 눈썹을 치켜떴다.차우미가 회사에 출근하지도 않고 사업에는 관심이 별로 없는지라 하성우는 요 며칠 사이에 발생한 일을 그녀가 모르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차우미가 알고 있다고
하성우가 다시 김온을 언급하자 긴장감과 걱정이 싹 사라진 차우미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멋쩍게 웃었다.하성우는 김온을 좋게 보고 있지 않았다.“내 선배이자 괜찮은 친구야.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이고 나쁜 사람 아냐. 그리고 선배한테 부탁한 건 주혜민과 마찰이 생긴 그날 선배도 함께 있었기 때문이야. 상준 씨는 바쁘잖아.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건 스스로 해결해야지.”차우미의 말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차우미가 나상준에게 부탁을 하지 않은 건 둘이 이혼했기 때문이라는 걸 하성우는 잘 알고 있었다.지금 차우미가 한 말은 온전히 하성우에게 들려주는 말이었다.“그렇군. 역시 형수는 생각하는 게 깊어. 그런데 형수, 내가 여자들은 모르는 일을 하나 알려줄게.”하성우의 표정이 갑자기 진지하게 바뀌었다. 마치 무슨 큰 비밀을 말하려는 듯이 말이다.차우미가 눈을 깜빡이며 입을 열었다.“응?”“남자는 말이야. 사실 모두 대 남자 주의 성향이 있어. 아무리 바쁘다고 해도 자기 여자는 자기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 자기 여자가 다른 남자를 찾아가는 거 안 좋아해.”“형수가 그날 다른 남자 찾아갔잖아. 상준이 아마 속으로 엄청 화냈을걸.”차우미는 깜짝 놀랐다.‘화가 났다고?’‘나상준이 화가 나갔고? 에이, 설마.’차우미는 나상준이 왜 화가 났는지 알 것 같았다. 나상준과 하성우가 경찰서에 함께 찾아와서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차우미는 하성우 앞에서 나상준을 거절했었다.사람들은 체면을 중요시한다. 나상준도 마찬가지였다.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내가 생각을 잘못한 것 같네.”이 말은 하성우의 말에 대처하려고 내뱉은 말이었다. 그날 상황으로 몇만 번 돌아간대도 차우미는 나상준을 선택하지 않았을 거다.대충 넘어가려고 내뱉은 차우미의 말을 듣고 하성우는 속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형수의 관심만 끌어서 뭐해, 형수의 맘속엔 첫사랑 김온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는데. 형수 마음을 돌리려면 멀었네.’대화를 나누던 둘은 어느새 공항에 다다랐고
끼익하는 날카로운 브레이크 소리가 주위의 소란스러움을 뚫고 들려왔다.갑작스러운 급브레이크에 몸이 앞으로 쏠린 차우미는 무의식적으로 두 눈을 꼭 감았다.다행히 그녀의 머리가 차에 부딪히기 전에 차가 멈췄고 이내 차 문이 쾅 하고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차우미는 뭔가 생각난 듯 눈을 떴다. 하성우가 앞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본 차우미는 긴장하며 바로 차에서 내린 뒤, 그를 따라갔다.조금 전 심나연이 위험하게 도로 위에 넘어지는 모습을 차우미와 하성우가 보게 됐고 그 모습을 본 차우미는 깜짝 놀랐다.이 순간, 차에서 내린 하성우가 심나연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에 그녀도 하성우를 따라 달려갔다.심나연을 부축하고 있던 사람을 밀치고 그녀를 안고 발을 확인하던 하성우는 미간을 찌푸리고 입을 열었다.“누가 너더러 힐 신으래? 신을 줄 모르면 신지를 말든가! 방금 얼마나 위험했는지 알기나 해?”심나연의 발에 신겨져 있는 힐과 빨갛게 부어오른 발목을 보면서 하성우가 화를 냈다.조금 전의 상황에 심나연도 깜짝 놀랐다. 만약 누군가가 그녀를 부축해 주지 않았다면 그녀는 도로에 쓰러졌을 것이다. 만약 이때 달려오는 차라도 있었다면 그 뒤는 생각하기도 끔찍했다.그녀가 조금 전의 충격에서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달려온 하성우가 그녀를 안고 화를 냈다.하성우가 화를 내는 모습에 억울했던 감정이 쏙 들어간 심나연은 하성우에게 쏘아붙였다.“나 계속 힐 신을 건데? 뭐 문제 있어?”“다른 여자들은 다 신고 다니는데 나는 왜 신고 다니면 안 돼?”“오빠가 하이힐 신고 짧은 치마 입고 다니는 여자들 좋아하잖아. 그러니까 나도 입을래.”하성우가 자신을 어떻게 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심나연은 하성우를 무서워하지 않았다. 그래서 하성우가 화를 내자 바로 되받아쳤다. 심나연의 말에 하성우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너!”“너 그입 안 다물어?”하성우가 이마에 실핏줄을 세우며 심나연에게 소리쳤다. 평상시에는 늘 웃기를 좋아하던 하성우가 웃지 않고 화를 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