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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발신자 화면에 뜬 하성우라는 세 글자가 차우미의 눈에 들어왔다.

그제야 차우미는 하성우가 오늘 오지 않은 일이 생각났다.

머릿속에 어젯밤 식당 밖에서의 화면이 떠올랐다. 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형수, 지금 회의실에 있어?”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하성우의 목소리는 예전과 별반 다른 점이 없었다.

차우미는 앞을 바라봤다. 사람들이 저만치에서 벌써 모퉁이를 돌고 있었다.

“나왔어. 금방 회의실에서 나왔어.”

차우미는 빠른 걸음으로 사람들을 따라갔다.

“하하. 그럼 잘됐네. 나 지금 호텔 앞이야. 형수, 호텔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말을 마친 하성우는 전화를 끊었다. 심나연이 돌아와서인지 하성우의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차우미는 어젯밤 하성우가 도와달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차우미는 핸드폰을 치우고 사람들과 함께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는 금세 1층에 도착했고 사람들은 엘리베이터를 빠져나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차우미는 프런트 데스크 앞에서 직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하성우를 발견했다.

사람들도 하성우를 발견했다. 하성우를 본 하종원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

하성우가 오늘 오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나상준과 자기 손자를 비교하면 어떻게 봐도 만족스럽지가 않아서였다.

소리를 들은 하성우가 이쪽을 바라보며 태양보다 더 눈부신 웃음을 지었다.

천성적으로 웃어야 하는 사람이 있다. 웃을 때면 주위의 어떤 것들보다도 밝게 빛이 났다.

하성우가 바로 천성적으로 웃어야 하는 사람이다.

“할아버지, 정국 삼촌 안녕하세요.”

하성우가 이가 보일 정도로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며 사람들을 향해 걸어왔다.

그런 하성우의 모습에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웃음은 전염이 된다. 특히 하성우의 웃음은 더욱 그랬다.

활짝 웃는 하성우의 모습에 사람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하종원의 표정도 보기 좋게 풀렸다.

진정국이 하성우를 보며 입을 열었다.

“마침 잘 왔네. 우리 지금 밥 먹으러 가는 길이야. 성우도 일 끝마쳤으면 함께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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