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의 모든 챕터: 챕터 661 - 챕터 670

1206 챕터

제661화

결국 훈이도 자신의 작은 손을 그에게 쥐여주면서 같이 자리를 떴다. 민재는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할지 몰라 여러 가지를 다양하게 샀는데 덕분에 테이블이 꽉 차게 되었다.윤이는 의자에 앉자마자 테이블 위의 음식들을 보고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고독현 아저씨, 이게 다 윤이와 오빠가 먹어도 되는 건가요?”“당연하지.”말과 동시에 수현은 냅킨을 뽑아서 그들의 테이블에 펴줬다.최근에 두 아이를 돌보면서 아직 취향을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했으나 식사할 때 도구들이 필요하다는 사실만은 알게 되었다. 하여 아까 먹거리를 살 때 겸사겸사 같이 구매했다. 윤이와 훈이는 제 자리에 가만히 앉아 수현이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아까까지만 해도 도도한 척 수현을 애써 상대하지 않던 윤이는 모든 경계모드가 해제된 채 그를 부려 먹기 시작했다.“아저씨, 저 이거 먹고 싶어요!”“그래.”수현은 냉큼 그녀가 말한 음식을 밥그릇에 덜어줬다.“저것도 먹을래요!”“응.”“그 옆에 탕수육도!”“그래.”수현은 거의 입도 대지 못한 채, 윤이의 요구를 다 들어주면서 한편으로는 또 훈이에게도 음식을 집어주었다. 하지만 이 어린이가 매우 내성적이라 받아먹으면서도 내키지 않지만 고맙다는 인사는 꼬박꼬박 했다.수현은 예의 바른 두 아이를 보면서 속으로 감탄했다.5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렇게나 훌륭하게 자랐기 때문이다. 생각에 잠기던 수현은 침상에 누워있는 윤아를 흘낏 쳐다보았다. 그녀는 아직도 혼수상태에 빠진 채 여전히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수현의 눈살이 찌푸러졌다. 아직 그녀가 얼마나 더 누워있어야 할지 짐작조차 안 되었기 때문이다. “고독현 아저씨.”꼬마 아가씨의 부름에 수현은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는 살짝 불만스레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왜 그래요?”그가 잠시 딴생각하던 모습을 눈치챈 모양이다.“미안, 아저씨가 방금 다른 생각 하느라 못 들었어. 우리 윤이 뭐 먹고 싶어? 아저씨가 집어 줄게.”윤이는 입술을 삐쭉 내밀더니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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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때는 이미 저녁이었고 병실안은 작은 등불만 켜져있었는데 불빛이 적당히 온화하여 윤아가 눈을 떠도 전혀 눈부시지 않았다.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다가 곧 침대옆에 있는 불청객을 발견했다.진수현...머릿속이 백지상태던 윤아는 그를 발견한 뒤로 빠르게 오늘의 일이 떠올랐다.하지만 이마에 물건이 부딪히면서 필름이 끊겨 그 뒤의 일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보아하니 윤아가 다치게 된 후 수현이 병원까지 데려온 것 같다. 병원...그럼 윤이와 훈이는?두 아이를 떠올리자마자 가만히 누워있던 윤아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그녀의 움직임에 침대 옆에서 잠깐 졸고 있던 수현이 눈을 떴다.그렇게 아무런 예고도 없이 그의 눈동자에 윤아의 모습이 비쳤다.빠르게 수현은 윤아를 도와 침대에서 일으켜줬다.“깨났어? 어디 불편한 곳은 없어?”그의 목소리는 많이 잠겼는데 아마 피곤해서 그런 것 같았다.윤아는 제일 먼저 아이들의 안부를 물었다.“훈이랑 윤이는?”그녀의 물음에 수현은 살짝 당황했다.깨어나자마자 제일 먼저 아이들을 묻는 걸 보니 진짜 걱정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걱정하지 마.”수현은 턱으로 윤아의 뒤쪽을 가리켰고 그녀는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포근한 불빛 아래 두 아이는 침대에 나란히 누워서 자고 있었는데 그들 위에는 두꺼운 이불과 수현의 옷까지 덮여 있었다.조명이 너무 따뜻한 탓에 마치 지금 일상도 포근하고 안락한 것처럼 사람을 착각하게 했다.두 아이가 모두 자기 곁에 있는 모습을 보고 윤아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나 자기한테 무슨 일이 벌어지면 두 아이는 어떡할지 항상 걱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아이가 여기까지 따라오고 수현도 와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두 아이보다 너 자신부터 챙기는 게 어때?”수현의 목소리에 윤아는 그제야 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두 아이가 무사한 모습을 보고는 윤아의 표정이 다시 차가워지더니 수현을 보고 물었다. “다른 사람은?”그녀의 말에 수현은 살짝 머뭇거리며 대답했다.“나 혼자 너를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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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수현의 얼굴이 순간 굳어지더니 이마 위의 힘줄이 불끈 튀어나왔다.하지만 얼마 안 가서 다시 평정심을 되찾았다.“목마르지 않아? 따뜻한 물이라도 마실래?”윤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노려봤다.수현은 그녀와 눈이 몇 초간 마주친 뒤 따뜻한 물을 따라왔다.“방금 봤는데 온도가 딱 적당해.”윤아는 물잔을 보더니 거절했다.“안 마셔.”“밤새 아무것도 먹지 않고 쭉 누워만 있었잖아. 먼저 따뜻한 물이라도 마셔.”말을 마치고 수현은 물잔을 아예 윤아의 입가에 가져다 댔다.하지만 윤아는 얼굴을 찡그리더니 고개를 돌렸다.“안 마신다니까.”수현은 얼마간 물잔을 들고 있다가 결국에는 다시 내려놓았다.“그럼 뭐라도 먹을래? 뭐 먹고 싶어?”순간, 윤아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물도 마시기 싫고 아무것도 먹기 싫어, 그리고 수현 씨도 보고 싶지 않아. 만약 정말 오늘 밤의 일 때문에 죄책감을 느껴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고 싶으면 선우 씨나 불러줘.”그녀의 입에서 이선우라는 이름이 불린 것과 동시에 평온했던 수현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지더니 생각하지도 않고 단번에 거절했다.“그럴 순 없어.”“그래, 그럼 날 귀찮게 하지 마.”말을 마치고 윤아는 다시 자리에 누웠는데 움직이다가 그만 이마의 상처를 건드리고 말았다. 그녀는 무의식중에 깜짝 놀랐다.그 모습에 수현의 냉랭하던 눈빛은 순간 돌변하더니 걱정스레 물었다.“상처 건드린 거야? 아프지?”긴장한 얼굴로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묻는데 아까의 무서운 얼굴은 온데간데 사라진 지 오라다.“상관하지 마, 손 치워.”윤아는 그의 손을 뿌리치면서도 아파서 앓음 소리를 냈다.“왜 갑자기 착한 사람인 척하는데, 만약 수현 씨가 내 동의도 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가지 않았다면 내가 그쪽으로 가지 않았을 것이고 그러면 그들과 마주치지도 않았을 것이고, 오늘 같은 일은 더더욱 일어나지 않았을 거잖아.”수현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확실히, 그녀의 말이 모두 옳았다.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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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지켜볼 필요 없어.”수현은 입술을 달싹거리면서 그녀를 바라보다가 결국에는 몸을 일으키더니 밖으로 나갔다.윤아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착각일수도 있겠지만 아까부터 계속 수현이 왠지 모르게 억울해하는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다가 윤아는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했다.‘대체 뭐가 억울하지?’‘지금 다친 사람이 누군데, 뭐가 억울하다는 거야?’쾅!병실의 문이 닫히면서 수현이 밖으로 나갔다.윤아는 천천히 돌아누웠다. 상처는 아직 아프지만 돌아 누우면 두 아이를 볼 수 있었다. 두 꼬마는 여전히 아무 걱정 없이 달콤하게 자고 있었다. 혹시 그녀가 여기에 있어서일까 아니면 병실에 수현이 지키고 있어서일까?이마의 상처가 여전히 따끔거려서 윤아는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고 의식은 빠르게 희미해지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윤아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잠이 들기 시작했다.하지만 깊게는 잠이 들지 못했다. 그저 의식만 살짝 있을 뿐이다.가끔 자기도 모르게 병실 밖의 사람을 떠올리곤 했지만 다시금 헛된 생각을 하지 못하게 애써 이성으로 돌아오곤 했다.그렇게 얼마나 지나지 않아 윤아는 병실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소리는 아주 작았는데 만약 병실이 시끄럽거나 그녀가 이미 잠에 빠졌더라면 아예 들리지도 않았을 소리였다.‘아까 분명 밖으로 나가지 않았나? 돌아와서 뭐 하려는 거지?’문을 등진 바람에 윤아는 들어온 사람이 수현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잠시 후, 가벼운 발소리가 그녀의 뒤에서 멈춰지더니 등 뒤로 그 사람의 시선이 느껴지기 시작했다.윤아는 그 시선이 불편한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졌고 어렵게 고개를 돌렸다.역시나 수현이었고 마침 그의 검은 두 눈과 마주쳤다.수현도 윤아와 눈이 마주친 뒤 살짝 놀랐다. 아마 그녀가 깨어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한 것 같았다.그의 표정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그는 아마 밖에서 있던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윤아가 잠든 사이에 들어와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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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그녀는 허락하지 않았지만 또 거절하지도 않았다.수현의 마음도 그제야 조금 진정이 되었는지 옆으로 누워있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불쌍한 척 한 게 아니다...그저 바깥의 온도가 한 자릿수인 데다 홑 옷차림으로 서있었으니 확실히 춥긴 했다. 더구나 얼마 전 위출혈때문에 병원에 갔었는데 아직 다 낫지 않은 것 같았다.그래서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물론 그는 충분히 민재더러 외투 한 벌을 가져오라고 할수 있었지만 시간이 많이 걸렸다.민재도 확실히 그렇게 제안했었다.하지만 그 순간, 수현은 들어가서 윤아의 마음을 테스트해 보고 싶었다. 만약 남으라고 하면 제일 좋겠지만 말이다.역시나 그의 바람대로 성공적이다.비록 실내도 춥긴 마찬가지지만 아이들이 편안하게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니 수현의 마음도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잠시 앉아 있다가 일어나 뜨거운 물을 한 잔 따랐는데 병실 안이 너무 조용한 탓에 물 마시는 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다.윤아는 저녁때부터 지금까지 긴장한 탓에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 상태라 지금 목이 살짝 말랐다.하지만 수현과는 한마디도 하고 싶지 않아 억지로 눈을 감고 참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윤아는 갈증을 도저히 참지 못하고 두 눈을 떴다. 그 상태로 또 한참 기다리다가 결국에는 일어나서 물을 마시려고 했다.자신의 움직임이 작다고 착각한 윤아는 물론 수현이 아까처럼 잠에 들었으리라 생각했다.하여 동작을 최대한 작고 가볍게 일어나려고 했다.생각했던 찰나, 수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왜 그래?”그의 목소리에 윤아는 놀란 나머지 몸이 굳어버렸다.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보니 수현이 그녀에게 다가오면서 다시 물었다.“뭐 해줄까? 말해 봐, 내가 도와줄게.”“필요 없어.”윤아는 고민할 새도 없이 그의 말을 거절했다. 그리고 몸을 일으키려고 하던 순간 몸이 갑자기 앞으로 기울었는데 다행히 수현이 재빨리 부축했으니 마련이지 아니면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을 것이다.머리 위에서 그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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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말을 마친 뒤 그녀는 남은 반 잔의 물까지 다 마시고 다시 컵을 그에게 넘겨줬다.수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더니 컵을 건네받고 뜬금없이 물었다.“화장실 갈래?”윤아는 할말을 잃었다.‘왜 또 그걸 물어봐?’그녀는 이번에도 거절하고 싶었지만 젠장, 왠지 마려운 것 같기도 했다...윤아의 얼굴이 순간 검게 변했다.하지만 수현은 여전히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내가 안아서 데려다줄게.”그리고는 다시 그녀를 공주님 안기식으로 화장실까지 데려다주었다.다행히 마침 링거도 다 맞아서 손을 쉽게 사용할 수 있었고 다친 건 이마라 화장실 가는 데는 아무런 지장도 없었다.화장실에 들어선 뒤 수현은 변기 뚜껑을 열어주고 휴지도 미리 준비해 두고 모든 준비를 다 끝내고 나서야 그녀에게 말했다.“문밖에서 기다릴게, 끝나면 날 불러.”말을 마치고 나가면서 문도 닫아줬다.윤아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다가 아주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밖에 있겠다고?” 문밖에서 재빨리 수현의 대답이 들려왔다.“응.”“...”윤아는 결국 참지 못하고 그에게 말했다.“조금 멀리 떨어져 있으면 안돼?”그녀는 단지 아무렇게나 가볍게 한마디 했을 뿐인데 뜻밖에도 그에게 들렸던 모양이다. 이렇게나 가까운 거리에 있는데 어떻게 마음놓고 화장실을 쓸 수 있겠는가?잠시 조용해지더니 이내 수현의 낮고 아까보다는 조금 멀리 떨어진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충분해?”윤아는 아예 화장실 문을 열고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더 멀리.”수현은 조금 더 멀리 갔다.그가 매우 멀리 떨어진 모습을 보고 나서야 윤아는 화장실 문을 닫을 수 있었다.볼일을 다 본 뒤 손을 씻고 화장실을 나와보니 수현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있었는데 윤아가 나오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재빨리 다가왔다.“안아줄 필요 없어.”그가 손을 뻗기도 전에 윤아가 말했다.그녀의 말에 수현은 어쩔 수 없이 하려던 동작을 멈추고 물었다. “혼자 갈 수 있겠어? 어디 불편한 곳은 없고?”“없어.”윤아는 그를 힐끔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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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화

아이를 원하지 않았다는 말을 들은 순간 수현의 눈살이 찌푸려지더니 그녀에게 다시 물었다.“내가 언제 아이를 안 가지겠다고 했어?”그의 반응에 윤아는 자기도 모르게 쓴 웃음이 났다.“시치미 떼지 마, 자기 입으로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네가 한 일이 없어지는 게 아니니까.”이 말은 수현의 눈살을 더욱 찌푸리게 했고, 너무 터무니없어서 꼭 해명해야 했다.“그럼 내 입으로 한 말이 아닌데 왜 내가 했다고 단정짓는 거야?”그의 말을 들은 윤아는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수현 씨, 인정할 용기도 없는 거야?”수현은 너무 괴로웠다.“내 입으로 한 말도 아닌데 왜 내가 인정해야 하냐고?”윤아는 참을 수 없는 비웃음이 또 터져 나왔다.“당신이 이렇게까지 겁쟁이로 변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 자기가 했던 일도 인정 못 하고 말장난만 하고 있네.”“내가 언제 말장난을 했어?”윤아가 버럭 화를 냈다.“말장난이 아니면 왜 인정하지 못하냐고.”“아니, 내가 하지도 않은 일을 어떻게 인정하냐니까?”수현과는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을 것 같았다. 자기 입으로 증거가 없다고 했지만 확실히 그때 당시 그가 직접 말한 게 아니다. 하지만 만약 그가 지금 윤아한테서 아이를 뺏기 위해서라면 당연히 부인하고 싶을 것이다.윤아는 그가 이런 사람으로 변 줄은 몰랐다.수현은 그녀가 말도 없고 그를 보는 눈빛과 얼굴빛이 돌변하자 참지 못하고 어깨를 움켜쥔 채 이를 악물며 말했다.“좋아, 꼭 그렇게 말해야 한다면 내가 했다고 인정할게. 그럼 당사자의 권한으로 그때 일을 다시 되짚어봐도 될까?”말을 듣고 있던 윤아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인정하면 인정했지 왜 되짚어본다고 하지? 설마...’“나에게 죄를 묻더라도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말을 하면서 수현은 이를 너무 세게 악문 나머지 이빨이 부스러질 것 같았다. 정말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윤아는 분명 그가 한 일이라고 굳게 믿고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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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진짜 못 봤어. 내가 그런 중요한 문자를 보고 답장 안 할리가 없잖아.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라왔으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직도 몰라?”“맞아, 네 말대로 우린 어릴 적부터 같이 자라서 너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잖아? 어쨌든 소영 씨는 당신 생명의 은인이고 그녀를 위해서라면 당신이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니까.”“설마 내가 그 여자 때문에 너에게 상처줬다고 생각하는거야?”그의 물음에...윤아는 비아냥거리며 답했다.“그런 적 없어?”수현이 물었다.“내가 언제?”‘언제냐고? 어떻게 그걸 모를 수가 있지?’그녀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수현이 대신 입을 먼저 열었다.“만약 이혼에 대해 말하는 거라면 내가 해명할 수 있어.”윤아는 여전히 대꾸하지 않았다.“애초에 우리 혼인은 가짜였다고 말했었지?”그의 말에 윤아는 그를 한번 슬쩍 보았다.수현은 계속 말을 이었다.“그때 나한테 뭐라고 했어? 할머니 수술이 끝나면 이혼한다고 했잖아.”“내가 한 말이 아니야.”윤아가 그의 말을 반박했다.“수현 씨가 그렇게 말했지 난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잊었어?”수현의 웃음은 조금 처량해 보였다.“우리가 관계를 맺은 지 5일째 되는 날 아침, 할머니 수술 끝나면 이혼하자고 네 입으로 직접 얘기했어.”윤아는 그의 말에 멍해졌다. 이미 그녀의 기억에서 완전히 잊혀졌기때문이다.수현의 말을 듣고 윤아는 다시 기억을 되짚어보았는데 확실히 그때 그렇게 말한 것 같았다.그 당시 그들은 처음 관계를 맺었지만 알코올이 그중 큰 역할을 했었다.하여 깨어났을 때 서로 매우 어색했고 특히 대화가 끝나도 수현은 매우 저기압이었다.그녀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닷새째 되는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얼굴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 수현을 보며 말했다.“하루 종일 그런 표정 짓지 마, 그날 밤 일은 내가 말했잖아, 그냥 사고였어, 그렇게 신경 쓰이면 할머니 수술이 끝나고 바로 이혼하자.”그녀의 말에 수현의 발걸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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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그때 심씨 가문에 어려움이 있을 때 도와준 건 고맙지만 우리가 결혼하게 된 이유는 잊지 않았지? 할머니가 그때 몸이 안 좋아서...”할머니 얘기가 나오자 윤아는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 얼굴도 못 본 일이 떠올라 가슴이 아팠으나 심호흡하면서 겨우 진정한 뒤 다시 말을 이었다.“아무튼 서로가 필요한 걸 주고받았으니깐 비즈니스 사이랑 다를 바가 없잖아.”“그래?”수현의 눈빛이 진지해지더니 다시 그녀에게 물었다.“만약 진짜 비즈니스 사이라면 왜 떠날 때 한푼도 챙기지 않았어? 아이는 왜 또 낳았고?”“이혼한 마당에 내가 당신 돈을 어떻게 가져? 수현 씨가 우리 심씨 가문의 일을 처리해 주고 나는 할머니를 돌봐주는 거로 서로 윈윈했잖아, 근데 내가 왜 당신 돈을 받아야 하지? 그리고 아이를 왜 낳았냐고 물었는데, 웃겨, 내가 같이 자자고 강요한 것도 아니고 서로 합의 하에 관계를 맺은 거잖아. 내 배로 임신한 아인데 당연히 낳을지 말지에 대한 권리가 나한테 있지.”“근데 아이는 내 핏줄이기도 하잖아.”“그게 뭐? 수현 씨 핏줄이 그렇게 대단해? 내가 낳았으니 내 자식이야. 나한테 자식이 있단 사실이 배 아프면 다른 사람한테 가서 낳아달라고 해.”수현은 할말을 잃었다.“...”대화의 주제가 점점 요점을 잃어가고 있었다. 수현은 결국에는 문제점을 발견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왜 윤아가 지금 그에게 이렇게까지 큰 오해를 하고 있는지 알아내려고 했지만, 아이 이야기를 꺼내자 온몸에 가시가 돋친 모습으로 그가 아이를 빼앗아 갈까 봐 두려워하는 듯했다.오해를 풀지 않으면 윤아는 영원히 마음을 열지 않을 것이고 자기가 아이를 뺏어가려는 게 아니라 그저 그녀와 같이 키우고 싶어 하는 마음도 믿지 않을 것이다.오늘의 계획은 가능한 한 빨리 그녀를 안심시켜서 그때의 오해를 풀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다.그러다가 갑자기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자기 핸드폰인 걸 알아챈 윤아는 냉큼 받았지만 수현이 갑자기 말했다.“녹음 기능을 켜.”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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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수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차분하게 핸드폰에 대고 그녀가 말한 그대로 녹음했다.윤아는 누워서 수현을 보며 말했다. “언젠가 나한테서 아이를 뺏으려는 생각이 들거나, 법적 절차를 밟아서라도 아니면 몰래 내 아이를 뺏으려 하면 나는 꼭 당신을 법정에 세울 거야. 그러면 당신 명의의 모든 재산은 나 심윤아에게 넘겨야 하고.”윤아는 이 말까지는 녹음 못 하겠지 싶었다.이 말을 했다는 것은 법적 효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일단 아이를 데려간다고 해도 아마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하여 윤아는 말을 마치고 기대하지도 않은 채 그쪽에 아예 신경을 꺼뒀다.이때, 갑자기 수현이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의 말을 토씨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그대로 녹음하기 시작했다.윤아는 할말을 잃었다.“...”그리고 복잡해 보이는 눈빛으로 수현을 바라보았다. 진짜로 그 말을 전부 녹음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무슨 뜻이지? 설마 진짜 아이를 뺏지 않을 건가? 정말 나만의 착각이었나? 생각해 보니 요 며칠 너무 의심만 했었나?’수현은 처음부터 그녀와 같이 아이들을 돌보겠다고 강조했었다...“이제 안심이 돼?”그녀가 예전처럼 자신을 경계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수현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드디어 두 사람 사이의 오해를 마음 놓고 풀 수 있지 않을까?윤아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을 저장 후 백업까지 해두었다.앞으로 정말 필요한 순간에 충분히 증거자료로 쓸 수 있어 보였다.수현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녹음파일도 잘 챙기고 핸드폰도 잘 간수해. 다른 사람이 가져가거나 잃어버리면 안 되니깐, 그때 가서 또 내 탓 하지 말고.”“말하지 않아도 알아.”윤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의 베개 밑에 핸드폰을 밀어 넣었다.“그래서, 이제 나한테 마음이 조금 놓여? 이제야 내가 아이를 빼앗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으니깐?”그의 표정을 보니 지금 분명 자신에게 더할 말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할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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