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의 모든 챕터: 챕터 221 - 챕터 230

1206 챕터

제221화

심윤아는 그의 불온정한 정서에 비해 훨씬 차분했다.“빨리 운전해. 할머님 검진 지체하지 말고.”다른 사람이 없으니 심윤아는 더는 연기하지 않았는데 말투와 표정도 평소와 달랐다.말을 마치자 심윤아는 아무런 응대가 없는 것을 느꼈다.그녀는 수려한 눈썹을 가볍게 찡그리기 시작했다. 원래 그녀는 이렇게 빨리 진수현과 관계를 끝내고 싶지 않았지만, 방금 그가 하는 말이 너무 화가 나서 참지 못했다. ‘할머님께서 오늘 검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데 막무가내로 화내지 말자.’생각을 마친 심윤아는 심호흡을 하고 돌아서서 진수현에게 뭐라고 말하려 할 때 차가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갔다.그녀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진수현을 쳐다보았다. 어두운 얼굴로 차를 운전하는 그의 몸에서 짙고 어두운 기운이 풍겼다.왠지 모르게 심윤아는 갑자기 코가 찡해지며 억울함이 가슴속에서 밀려왔다.‘뭐야... 분명... 난 아무 잘못도 없는데... 내가 왜 이걸 감수해야 하는 거지? 너랑 강소영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지 나랑 무슨 관계가 있다고?’결혼을 하자고 한 것도 진수현이었고, 이혼을 하자고 한 것도 진수현이었고, 아이를 없애라고 한 것도 진수현이었다. 분명히 그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는데 지금 그는 왜 나한테 화를 내는 거지?어느새 눈가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떨어지기 전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본 심윤아는 몸을 뒤로 젖히고 고개를 들어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됐어, 그냥 이렇게 하자.’아마 결국 친구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그 누구도 그녀더러 수현을 좋아하라고 하지 않았다. 모두 그녀 자신이 원해서 한 일이었다.차가 아주 빠른 속도로 반쯤 운전한 후에야 진수현은 비로소 정상속도로 차를 몰았다. 병원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릴 때 진수현은 심윤아가 방금 울었던 것처럼 눈이 빨개진 것을 발견했다.붉게 물든 눈시울을 보고 나서야 마음속의 화가 순식간에 사라졌다.심윤아가 병원으로 걸음을 옮기려 할 때 진수현이 손목을 잡아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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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약 10분 정도 밖에서 기다리자 진태범의 차도 도착했다. 김선월이 차에 있었기 때문에 그들 쪽의 운전기사는 매우 천천히 운전했다.차에서 내리자마자 진태범은 진수현을 흘겨보더니 쌀쌀맞게 말했다.“왜 그렇게 차를 빨리 몰아? 너 혼자면 그만이지 윤아도 네 차에 있는데.”아들을 질책한 후 진태범은 윤아에게 관심을 주었다.이선희는 휠체어에 탄 김선월을 천천히 밀며 걸어와 무심코 자기 아들을 힐끗 쳐다보았다. 진수현의 얼굴이 사색이 된 것을 보고 속으로 몇 마디 혀를 내두른 후 허탈하게 고개를 저었다.그에게 비법까지 전수해 주었는데, 이렇게 바보라니. 이 꼴을 보니 정말 쌤통이었다.휠체어에 앉아 있던 김선월 역시 뭔가를 눈치챘는지 참지 못하고 말했다.“저 둘, 요즘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아.”말을 듣고 이선희는 멈칫하더니 빨리 김선월이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알고 웃으며 말했다.“어머님, 젊은 사람들은 싸우기를 좋아해요. 신경 쓰지 마세요, 저도 젊었을 때 남편이랑 사흘에 한 번씩 싸우던 것이 생각나요. 그가 저에게 많이 신경 쓰지 않는 것 같고 저에게 배려심이 부족하다고 말이에요. 어쨌든 처음에 같이 있을 때는 성격을 맞춰야 점점 잘 맞아요.”“일리가 있는 말이야, 하지만...”김선월은 그래도 걱정이 되어 며느리에게 강소영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이선희는 영리해서 무슨 좋은 방법이 있을지도 몰랐다. 만약 잘 해결된다면 그녀도 이 일로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강소영...’강소영에 관해 김선월도 어쩔 바를 몰랐다. 강소영이 평범한 여자라면 몰라도 하필이면 진씨 가문에 은혜가 있는 사람이니 일을 처리하기가 쉽지 않았다.진수현더러 그녀를 무시하라고 하는 것도 도리에 맞지 않았다. 무시 할 수도 없고 냉대할 수도 없고 오히려 잘 대해줘야 한다. 이런 관계는 정말 어른인 그들을 난처하게 했다.김선월의 말을 들은 후 이선희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어머님이 걱정하시는 게 이 일이었어요? 그렇다면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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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검진은 김선월 한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문 밖에서 지켜야 했다.진수현은 창가에 기대어 자신의 주머니를 만지작거리다가 담배를 피우지 않은지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당황하면 담배를 피우려던 버릇이 아직도 고쳐지지 않았다.사실 예전에는 담배를 많이 피우지 않았지만 완전히 끊은 것은 1년 전이었다.바로 두 사람이 실수로 잠자리를 가진 후부터였다.진수현은 그녀의 몸과 냄새에 중독된 것처럼 멈출 수 없었다.그는 처음에 그녀에게 틈만 나면 키스했다. 다양한 시간, 다양한 장소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한 번은 그가 몇 시간 동안 회의를 했는데 그날 회의 내용이 진수현의 기분을 엉망으로 만들어 그는 회의실로 돌아와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담배를 들이 마신 지 얼마 안 가 심윤아가 자료를 들고 들어오더니 담배를 피우는 것을 보고 관심하며 물었다.“왜 지금 담배를 피우는 거야? 기분이 안 좋아?”그는 대답하지 않고 검은 눈동자만이 깊게 그녀를 주시했다.그때만 해도 심윤아와 그의 관계는 여전히 좋았다. 그가 냉담한 표정을 짓고 화를 내도 심윤아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고 직접 손을 뻗어 그의 손에 있는 담배를 빼앗으려고 했다.결국 담배를 빼앗지 못했고 오히려 그의 품으로 끌려가 그의 다리에 앉았다.다리에 앉자 심윤아는 아예 두 손을 그의 어깨 위로 올려놓았다.“화내지 마, 방금 아무리 기분이 안 좋아도 이젠 다 지나갔어.”말을 할 때, 그녀의 작은 입술이 앞에서 쉴 새 없이 재잘거렸고 움직일 때마다 매혹적인 광채를 띠었다.진수현의 눈빛도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어두워지더니 손을 들어 심윤아의 턱을 쥐며 입을 맞췄다.품 안의 심윤아는 잠시 멍해 있다가 다시 그에게 키스했다.두 사람은 이렇게 사무실에서 뜨거운 숨결을 나눴다.끝날 무렵 그녀는 그의 품에 안겨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느낌이 좋지 않아.”“무슨 느낌?”진수현의 목소리는 무서울 정도로 허스키했고 그 말을 들은 첫 반응은 자신이 오늘 있는 힘껏 하지 않아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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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휴대폰이 울린 지 몇 초 후 진수현은 전화를 끊었다. 주변은 다시 조용해졌고 진수현은 곧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했다.이선희는 아들의 반응을 보고 곧바로 알아챘다. 만약 중요한 전화라면 그는 틀림없이 받을 것이다. 그런데 스크린을 보자마자 의식적으로 심윤아를 쳐다보고는 전화를 안 받는다는 것은전화를 건 사람이... 아마도 강소영일 것이다.이선희는 못난 아들을 보다가 다시 심윤아를 보았다.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은 것 같은 모습을 보여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강소영의 전화를 끊자 심윤아는 멍하니 믿을 수 없었다.이건... 진수현이 처음으로 그녀의 전화를 끊었다.왜?설마 그녀의 얼굴이 망가져서 진수현의 마음이 변한 건가?하지만 강소영은 그의 은인이 아닌가? 그녀가 정말 얼굴이 망가진다고 해도 그는 자신에게 이러면 안 되었다. 예전같으면 그는 그녀의 전화를 제일 먼저 받았었다.강소영의 안색이 좋지 않자 옆에 있던 황주연은 즉시 욕을 했다. “분명 심윤아 이 천한 년이 진수현을 꼬신 게 틀림없어. 그렇지 않고서야 진수현이 어떻게 네 전화도 안 받을 수 있겠어.”강소영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그만해.”“소영아, 왜 말을 안 해? 심윤아가 너랑 약속한 거 아니었어? 결국 이렇게 됐잖아, 심윤아는 말도 신용도 지키지 않는 사람이었어. 네가 분명 심윤아를 도와줬는데 결국 네 남자를 뺏어갔잖아. 왜 심윤아가 약속을 지킬 거라고 생각해?”강소영은 아랫입술을 깨물고 휴대전화를 움켜쥐며 말을 하지 않았다.“소영아, 너 더 이상 마음 약하게 굴지 마. 지금 제일 무서운 건 심윤아 뱃속에 애가 있을 수 있다는 거야. 진수현 할머니가 수술이 끝나면 이혼한다고? 그럼 넌 왜 갑자기 어르신의 수술이 연기되었는지 생각해 본 적 없어? 왜 전에는 마음가짐이 좋았는데 갑자기 나빠졌는지? 이 과정에서 심윤아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심윤아가 그렇게 오랫동안 진수현의 아내자리를 지켰는데, 정말 그렇게 기꺼이 자리를 양보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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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황주연은 그대로 몸을 일으켰다.“최준태가 아직도 아래층에 있어? 내가 내쫓을게, 최준태 같은 놈은 꿈도 꾸지 말아야지.”그녀가 막 나가려 할 때 강소영이 그녀를 불러 세웠다.“잠깐만.”“소영아?”“준태 올라오게 해.”그 누구도 강소영이 웃음을 터뜨리며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 그 말에 병실 안의 사람들은 모두 놀라서 그녀를 바라보며 이구동성으로 말했다.“소영아?”“너 최준태가 예전에 어떻게 너한테 대했는지 잊었어? 최준태는 건달이야, 만약 그를 올라오게 한다면, 너는...”“주연아.”강소영의 목소리가 매우 부드럽게 들렸다.“준태가 이전에 나에게 어떻게 대했든 간에 나는 지금 다쳤고 그가 병실을 알아내고 병원에 와 나를 보러 온 건 준태가 나를 걱정한다는 거야. 이런 마음이 있는데 내가 어떻게 감동받지 않겠어. 내가 어떻게 그를 보낼 수 있겠어?”병실의 다른 사람들은 오히려 찬성하지 않았다.“소영아, 최준태가 널 걱정하는 게 아니야, 너한테 관심이 있어서야. 네가 그를 상대하면 그는 더 기뻐할 수 있어. 우리 그냥 상대하지 말자.”“그래, 네가 착하다는 건 알아. 너를 보러 온 건 너한테 마음이 있어서지 그가 목적이 없다면 어떻게 널 찾아왔겠어?”“마음 약하게 굴지 마, 만일 그가 너에게 무슨 짓이라도 한다면...”하지만 강소영은 이날 엉뚱한 고집을 부리며 미소를 지었다.“준태는 나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을 거야. 난 너희들이 나를 생각해서 해주는 말이란 거 알아, 하지만 준태도 진심으로 나를 생각하는 거니까 올라오라고 해.”사람들이 또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강소영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됐어, 너희들 그만 설득해, 이렇게 하자.”모두들 정말 그녀를 설득할 수 없게 되자 밖에 나가 사람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밖으로 나갈 때 사람들은 정말 이상함을 참지 못했다.“소영이가 웬일이지? 소영이는 예전부터 최준태를 싫어하지 않았어? 이번에 뜻밖에도 최준태를 올라오게 허락하다니?”“아마 이번에 많이 다쳐서 예전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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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화

“소영아, 몸은 좀 어때? 다친 데는 괜찮아? 내... 내가 꽃 사 왔는데 네가 좋아할지 모르겠어. 과일도 좀 살까 고민했는데 또 네가 어떤 과일 좋아할지 몰라서 그만뒀어.”준태는 조심스럽게 소영에게 말을 걸었다.소영의 귀엔 준태의 거친 목소리와 또 자신 하나 없이 잔뜩 움츠러진 말투가 그렇게 거슬릴 수가 없었다.아무리 불쾌해도 소영은 후회되는 마음을 꾹 눌러 참으며 웃음을 지었다.“아직 다 낫지는 않았어. 그리고 뭘 이렇게 많이 사 오고 그래. 네가 그냥 날 보러 와주는 것만으로도 족해.”“나도 염치가 있는데 빈손으로 어떻게 와.”병실이 있던 다른 사람들의 얼굴에는 경멸 가득한 표정이 자리 잡았다.“빈손으로 오라는 게 아니잖아. 뭘 사 오더라도 좋은 거 사면 안 돼? 어? 네가 사 온 꽃 좀 봐봐. 어우, 촌스럽고 못생겼다, 진짜. 설마 길에서 주운 거니?”“아, 그러게. 이런 걸 들고 소영이 병문안에 온 거야? 넌 창피하지도 않아?”자신을 깔보면서 업신여기는 말들을 듣자, 준태의 얼굴엔 음흉한 기색이 스쳤고 꽃을 들고 있는 손에마저 힘이 들어갔다.이 작은 동작을 본 소영은 입술을 꾹 닫았다가 시험해 보듯 다시 말했다.“그렇게 말하지 마! 준태가 날 보러와 준 것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데. 그것도 준태 정성이잖아.”“준태야, 다음번엔 그냥 빈손으로 와도 돼. 특별히 다른 물건을 사 올 필요 없어.”아니나 다를까, 소영이 입을 열자마자 준태의 음흉한 기색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졌다. 심지어 그녀가 말을 마치자 준태의 굳은 표정은 이미 얼음이 녹듯 사르르 풀어졌다.“응, 그럴게.”“소영아!”소영의 친구들은 못마땅한 듯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소영은 그저 웃으며 준태의 편을 들어주었다.옆에서 조용히 듣고만 있던 준태는 속으로 자신의 안목에 큰 박수갈채를 보냈다. 여자 보는 눈이 참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전혀 자신을 얕보지 않는 마음씨 고운 여자를 말이다.다른 여자들은 원...친구들은 오늘의 소영이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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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병실은 삽시에 조용해졌다.다들 주연이 갑자기 이런 말을 할 줄 몰랐던 것이다.그리고 조용해진 이유는 아마 주연의 말을 들은 후 준태가 아무 쓸모도 없는 게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그는 양아치이다. 그것도 전과 수두룩할 그런 양아치.사람을 해치는 이런 일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었다.친구들은 주연이 머리를 이렇게 빨리 굴릴 줄 몰랐다. 아마 환영식에서 윤아와 싸운 이후 윤아가 죽도록 미웠나봤다.한참 동안 가만히 있던 소영이 이제야 정신이 든 듯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머, 주연아.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어떻게 준태더러 그런 일을 하라고 할 수 있어? 준태야, 주연인 그냥 헛소리 한 거야. 그러니까 못 들은 거로 해. 절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준태는 입을 놀리며 답했다.“이미 진지하게 받아들였어. 소영아, 나 예전엔 너에게 해준 게 아무것도 없어. 하지만 난 맹세했어. 그 누구도 널 해치지 못하게 만들겠다고. 감히 널 해친 사람은 나 최준태랑 원수진 거나 다름없어. 내가 절대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야.”“준태야, 그땐 상황이 너무 혼란스럽다 보니 윤아 씨가 한 게 아닐 수도 있어.”“소영아.”주연이 소영의 말을 가로채며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심윤아 편 좀 그만 들어. 너 지금까지 심윤아 사정 살펴 가며 좋은 소리만 골라 했잖아. 그런데 그년은 널 이렇게 만들고도 모자라 어쩌면 그림자도 보이지 않니? 어? 양심이 있다면 병문안이라도 와야잖아. 심윤아는 정말이지 씨알만큼의 죄책감도 없다니까. 알겠어?”소영은 눈을 축 내리깔았다.“난 그냥...”“됐어, 소영아. 더는 말하지 마. 네가 너무 착해서 그년 싸고도는 건 알겠는데 우리는 아니야. 당하고도 꾹꾹 눌러 참을 만큼 착하지 않다고!”준태는 이 대화를 들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눈동자에 비친 독기는 어떤 결심이 섰음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소영도 이런 시선을 본 후, 준태가 어떤 짓을 벌일지 가늠이 갔다.소영은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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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그래요. 그러면 내가 비행기표 사줄게요, 여보.”“어머, 고마워요. 우리 여보.”둘은 알콩달콩하게 대화를 나누면서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앞으로 걸어갔다.그에 비하면 뒤에서 따라가는 수현과 윤아는 아주 서먹했다. 둘 사이에 찬 바람이 쌩쌩 불 정도로 각자 갈 길을 갔다.윤아는 서로 다정하게 붙어가는 수현의 부모님을 보면서 수현과 이렇게 서먹하게 선월을 보러 가면 그다지 좋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그녀는 아예 발걸음을 멈추고는 수현에게 말했다.“차에서 기다릴게.”이 말을 듣자, 수현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는 윤아를 보았다. 아까 미처 하지 못한 말이 떠올라 그녀에게 하려고 했을 때 윤아는 이미 몸을 돌려 가버렸다.수현의 안색은 순간 변했다. 그는 분노로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윤아의 뒤를 쫓아갔다.이미 비행기표를 산 선희가 태범과 함께 머리를 돌려 아들과 며느리에게 말하려고 했으나 눈에 들어온 건 수현이 윤아를 쫓아가는 뒷모습뿐이었다.“어휴, 저 둘도 참...”선희는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고는 손을 휘저으며 남편에게 말했다.“됐어요. 우린 신경 쓰지 말아요. 우선 어머님께 가는 건 어때요?”“좋죠, 다 우리 여보 말을 따를게요.”태범도 실은 아들이 크게 걱정되지 않았다. 클 만큼 다 컸으니, 자신의 감정도 처리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래서 이 부부는 빠른 걸음으로 선월을 데리러 갔다.-윤아는 수현에게 그렇게 말한 후 아예 몸을 돌려 앞으로 걸어갔다.조금이라도 걸음을 늦추었다간 수현이 뒤따라와 그녀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까 봐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병원 출구에서 나와 그녀는 곧장 주차장으로 향했고 머리에는 온통 선월의 수술에 관한 생각뿐이었다.‘요며칠 수술을 진행한다면 할머님께선 계속 집에서 지내야 하나, 아니면 요양원에 계셔야 하나...’‘아니야... 할머님께선 요양원을 싫어하시잖아. 그러니까 요양원은 안될 거야. 집에 계시면서 확실한 수술 날짜가 잡힐 때까지 기다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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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화

수현은 사실 자신이 뭘 말하고 싶은지 잘 몰랐다.그저 밖으로 내보내지 못한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여 이제는 터져나갈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내내 내보낼 구멍을 찾지 못한 그런 느낌이었다.하지만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정서가 생기게 만든 사람이 바로 심윤아란 것을.이런 답답함과 분노는 수현을 불안하게 만들기까지 했다.그는 아직도 윤아의 손목을 붙잡고 있으면서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는데 마치 이렇게 쉽게 끝내지 않을 것 같은 모습이었다. 윤아는 이런 수현을 보자 다시 말을 꺼냈다.“지금 어떤 생각을 하든 할머님 수술이 끝난 후에 얘기해도 되지 않아? 별반 다를 게 없을 텐데.”수현이 그녀에게 정말 할 말이 있다면 그건 바로 그와 소영에 관한 얘기일 것이다.저번에 소영이 넘어진 일은 아직 후속이 없는 듯했다.윤아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가 더 이상 자신을 귀찮게 하지 않은 것은 아마 선월의 체면을 보아서였을 거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영이 넘어진 일을 자신의 탓으로 여기지 않을 거란 보장도 없었다.비록 그날 소영이 부주의로 넘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으나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대신해 해명도 하지 않았고 진실을 밝히지도 않았으니까 말이다.만약 소영이 정말 자신에게 뭔 짓이라도 하려면 그건 아마 선월이 수술한 후일 것이다.하지만 그땐 윤아는 이미 수현과 이혼을 했을 것이니 더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지금 윤아는 소영의 일로 수현과 다투고 싶지 않았다.그저 중심을 선월에게 두고 싶었다.이렇게 생각한 윤아는 다시 몸부림 쳐보았으나 뜻밖에도 수현은 아직도 그녀의 손목을 꼭 붙잡고 있었다. 그의 손바닥에서 뜨거운 열기가 전해져 오고 있었다.심윤아: “...”이렇게 말했는데 아직도 안되는 걸까...이때 수현의 얇은 입술이 드디어 움직였다.“할머니께서 수술 받으신 후, 우리 둘 제대로 얘기할 수 있어?”이 말을 듣자 윤아는 즉시 대답했다.“당연하지.”가능하다면 좋게 만나서 좋게 끝내고 싶었다.너무 빨리 대답하는 그녀의 말을 듣자 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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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수현은 선월의 일을 다 처리한 후, 소영에게 선월의 수술 준비로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문자를 보냈다.소영은 원래 수현이 자신을 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준태가 대신 복수해 주겠다고 했지만, 수현이 곁에 없었기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았었다.그래서 수현의 문자를 받았을 때 정말 하늘을 날 것같이 기뻤다.만약 선월 때문에 전화를 받지 못한 거라면 걱정할 필요 없었다.소영은 조심스럽게 수현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이번엔 아주 빨리 받았다.“수현 씨.”그의 목소리엔 피곤함이 묻어있었다.“응. 며칠 동안은 병원에서 치료 잘 받아. 시간 날 때 보러 갈게.”“수현 씨가 바쁜 거 잘 알고 있어. 시간 없으면 오지 않아도 돼.”소영은 물처럼 부드러운 목소리와 말투로 말했다.“어르신에 비하면 내 이마에 난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야. 그러니까 우선 어르신 일을 다 처리하고 나서 얘기하자.”소영이 병문안 가지 않은 자신 때문에 기분이 상할 거라 생각했던 수현은 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자, 마음이 훨씬 편해졌다.“그럴게.”“아, 맞다. 수현 씨, 어르신께서 조만간 수술하시는 거야?”수현은 잠시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이번 주 내에 수술받으실 거야.”이번 주 내...이 시간을 듣자, 소영의 입꼬리는 저도 모르게 훌쩍 올라갔다.“알겠어. 그러면 어르신께서 무사히 수술 잘 받으시길 기원할게.”“고마워.”전화를 끊은 후, 소영의 얼굴에 남아있던 미소는 순간 사라졌다. 그녀는 핸드폰을 꼭 쥐면서 이번만은 제발 다른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만약 선월이 이번 주 내에 수술받는다면 준태가 이때 윤아에게 무슨 짓이라도 했다간 분명 자신에게 불똥이 튕길 것이 뻔했다.그렇게 두고 볼 수는 없었다.어떻게든 선월이 수술받게 만들어야 했다.하루라도 수술받지 않는다면 수현과 윤아는 하루 더 이혼하지 않을 테니까.윤아에게 손을 쓰려면 조금 더 기다리는 게 좋을 듯싶었다.하지만 최준태 그 양아치는 오래 기다리지 못할 것이다. 오늘 그 독기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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