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Chapter 211 - Chapter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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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화

고석훈은 사람들을 지나쳐 바텐더 쪽으로 더듬더듬 걸어갔다.그 뒤에는 김양훈이 뒤따랐다.한밤중에 두 사람은 또다시 진수현에게 불려 나왔다.그들은 찾아갔을 때 만취한 진수현을 마주칠 줄 알았는데, 웬 걸 진수현은 단정한옷차림에 정신이 또렷하게 앉아있었다.그 앞에 있는 술은 한 모금도 건드리지 않았다.“뭐야? 우리를 부른 이유가 술 마시려는 게 아니었어?”고석훈은 의아했다.그가 앞으로 나가 진수현에게 인사했다.“야, 너 웬일이야? 지금까지 술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다니?”익숙한 목소리에 진수현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다. 그는 고석훈이 뜻밖에도 김양훈과 함께 왔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너 왜 얘도 데리고 왔어?’라는 눈빛으로 김양훈에게 물었다.진수현의 눈빛을 알아챈 김양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어떻게 된 일인지 눈치챘다.보아하니 오늘 밤, 진수현은 김양훈 한 사람만 부른 것 같다. 하지만 김양훈은 그걸몰랐기 때문에 고석훈도 함께 불렀다.그래도 이미 왔으니 어쩔 수 없었다. 진수현과 김양훈은 서로 척하면 척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석훈은 자리에 앉더니 술을 마시기 시작하며 진수현에게 말했다. “지난번에 술집에 와서 취하게 된 건 윤아 씨 때문이지? 이번에는 왜, 설마 또 윤아 씨 때문이야?”심윤아라는 이름을 듣자 진수현은 마음이 울적할 뿐 아무 말하지 않았다.“너희 둘 전까지 잘 지내지 않았어? 왜 갑자기 이렇게 됐어? 소영이가 돌아왔으니 윤아 씨도 이젠 자리를 돌려줘야 하는 거 아니야? 지난번 이선우의 환송회에서 윤아 씨가 소영이를 밀어서 다쳤다고 들었어. 그리고 흉터가 남는다고 하던데? 수현아, 너 윤아 씨 눈 감아주면 안 돼. 비록 너희가 어릴 적부터 소꿉친구라고 해도 윤아 씨가 소영이를 다치게 해서는 안 되지.”강소영은 고석훈에게 있어서 여신 같은 존재였다.환송회에 관한 일을 들은 후, 그는 심윤아에게 불만이 생겼고 지금 심윤아에 대해 말할수록 불만만 깊어졌다.말을 다 끝마쳤는데도 아직 만족스럽지 못해 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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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김양훈은 중얼거리다가 강소영이 스스로 넘어진 거라고 말하지 않고 고석훈에게 물어봤다.“그럼 내가 물어볼게. 넌 무슨 근거로 윤아 씨가 강소영을 밀었다고 생각해? 그저 윤아 씨가 강소영과 거리가 가까웠기 때문이야?”“소영이와 가까운 것도 있고 다른 하나는 다들 그렇게 말하니까.”고석훈이 대답했다.“다들 그렇게 말하면 진실이 그런 거야?”“그... 모두가 그렇게 말하는데, 이게 진실이 아니라면 무엇이 진실인데?”고석훈은 김양훈을 바라보며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김양훈, 난 정말 이해가 안 가. 왜 매번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윤아 씨의 편을 드는 거야?”“내가 윤아 씨의 편을 드는 걸까? 아니면 네가 너무 지나치게 강소영의 편을 드는 걸까?”마침 술집 종업원이 술을 들고나왔고, 김양훈은 그중 한 잔을 들고 가볍게 흔들었다. 술은 바텐더의 불빛을 받아 현란하게 변했다.“사람의 주관적인 의식이 항상 같은 생각에 물들면 다른 가능성을 소홀하기 쉬워.”잠자코 있던 진수현은 말을 듣고 동공이 움츠러들었다.고석훈은 이상하다는 듯 김양훈을 응시했다.“뭐야, 너 지금 이렇게 학문이 깊어졌어? 주관적인 의식이라니.”김양훈은 살짝 고개를 틀더니 싱긋 웃었다. “넌 강소영을 네 여신이라고 대하는데 걔가 다른 사람을 모함하는 일을 하는 것을 용납할 수 있어?”고석현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 “그건 불가능해, 소영이처럼 착한 사람이 어떻게 남을 모함하는 일을 할 수 있겠어?”“이게 너의 주관적인 의식이야. 왜냐하면 넌 강소영을 편애하니까. 넌 항상 강소영이 고상하고 나쁜 일을 저지르지 않으며 심지어 실수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그리고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소식이 있으면 모두 다른 사람의 문제고, 네 인상에서 그녀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 그녀를 대신해서 누명을 쓰게 되지.”“내가 언제 그렇게 생각했어?”“그럼 아니야?”김양훈은 평온한 얼굴로 그를 쳐다봤다.“물론 아니지!”고석훈은 약간 격앙된 표정으로 부인하였다.“김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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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고석훈은 씩씩거리며 떠났다.바텐더에는 두 사람만 남았다.김양훈은 진수현을 한번 힐끗 보았다. 그가 아직 자신의 생각에 잠겨 있는 걸 보고 서둘러 입을 열지 않았다.잠시 후, 진수현은 조용히 그에게 물었다.“방금 한 말, 무슨 뜻이야?”김양훈은 웃으며 말했다.“네 마음속에 답안이 있잖아. 아니야?”말을 들은 진수현은 고개를 들어 음울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답안?”“진수현, 내가 지난번에도 여기서 너에게 물어봤어.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너는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니?”진수현은 멍해졌다. 알고 보니 김양훈도 물어봤었다.어쩐지 저녁에 할머니가 물었을 때 귀에 익은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저 지난번 김양훈이 말했을 때 그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고 그 말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진수현이 말을 하지 않자 김양훈은 가볍게 탄식했다.“너는 어릴 적부터 윤아 씨와 함께 자랐으니 윤아 씨를 잘 알고 있지. 윤아 씨의 어떤 모습이든 너는 거의 다 옆에서 보았어. 내 기억이 맞다면 심씨 집안이 파산했을 때 넌 그 일을 듣고 가장 빨리 달려갔어. 안 그래?”“맞아.”진수현은 부인할 수 없었다.맨 처음 그는 이 일을 몰랐고, 그가 소식을 들은 후 바로 하고 있던 모든 일을 제쳐두고 서둘러 달려갔다.그 일이 생각나니 김양훈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듣기론 넌 그때 큰 비즈니스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어. 네가 당시 그 큰 비즈니스 사업을 마치고 이틀 후에 달려가도 늦지 않았어. 그런데 넌 왜 모든 걸 제쳐두고 그날 바로 달려갔는데?”“그건 당연히...”머릿속으로는 할 말이 다 생각나지만 입 밖으로 꺼내자니 말이 나오지 않았다.“윤아 씨가 걱정돼서 지. 맞지?” 김양훈은 그를 대신해 뒷말을 해주었다.맞다. 걱정이었다. 그는 확실히 소식을 들었을 때 머릿속에 오직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윤아 씨를 위해 억대의 사업도 포기했는데 넌 너희 둘이 어떤 관계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 없어? 평범한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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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악몽 꿨나?’진수현은 침대 옆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고 손은 의식적으로 심윤아의 미간에 떨어져 그녀의 찡그린 미간을 펴주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술집에 오래 있었고 오기 전에 또 술을 만져 지금 손이 차가운 것을 완전히 잊어버렸다.그의 손끝이 심윤아의 미간에 닿았을 때 심윤아는 차가운 손에 그대로 잠에서 깼다.두 사람은 그렇게 눈빛이 마주쳤다.잠에서 막 깨어난 심윤아는 아직 정신이 몽롱한 상태였고 무드등의 불빛 덕분에 서늘한 눈매에 온기가 더해져서 진수현을 바라보았다.그의 차가운 손끝은 아직도 심윤아의 미간에 대고 있었다.한참 만에야 정신을 차린 심윤아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닫고 뒤로 피하며 몸을 일으켜 앉아 그를 경계하며 바라보았다.“너 뭐 하려는 거야?”그녀의 경계하는 모습에 진수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내가 뭘 할 수 있는데? 왜 지금 이렇게 나를 경계하는 거지?”그의 말에 심윤아도 방금 자신의 반응이 과한 것을 느꼈다.그녀는 할 수 없이 고개를 돌려 그의 시선을 피하며 대답했다.“아니.”부부가 아니라고 해도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사람이 자신에게 무슨 나쁜 마음을 가질 수 있겠는가?그때 심윤아의 턱이 갑자기 진수현의 차가운 손바닥에 잡혀 그녀의 머리를 돌렸다. 진수현의 검은 눈동자에 으스스한 기운이 감돌았다. “아니라면 왜 날 못 보는데?”말을 하며 진수현은 몸을 숙이고 그녀에게 다가갔고, 온몸의 차가운 기운이 빠르게 그녀를 감쌌다.심윤아는 벗어나려고 애를 썼지만 벗어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손을 양쪽으로 벌리고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았다.너무 가까워서 진수현은 그녀의 은은한 향기까지 맡을 수 있었다.이 향에 그를 약간 움칫했고 목젖은 자신도 모르게 위아래로 움직이며 눈빛에 욕망이 드러났다.“진수현, 한밤중에 대체 뭘 하려는 거야? 너 안 자? 내일 아침에 할머니를 모시고 가서 검사하는 거 잊지 마.”그녀가 말을 할 때마다 그 선홍색의 작은 입술이 진수현의 앞에서 움직였다. 그러자진수현은 갑자기 자신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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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그러자 심윤아는 피식 웃으며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생리적 욕구가 있으면 소영 씨를 찾아가.”말을 듣자 진수현의 눈 밑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이를 악물고 말했다.“난 너만 찾지 다른 사람은 찾지 않아.”말이 끝나자 그는 다시 몸을 기울여 그녀의 입술로 향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심윤아가 때린 따귀였다.“꺼져! 네 소영 씨한테 찾아가, 난 건드리지 말고 꺼져!”심윤아는 화가 나 몸을 떨며 뺨을 한 대 때린 것도 모자라 계속 때리려 했다.하지만 손목이 진수현에게 붙잡혀 움직이지 못했다. 그는 목소리를 한 톤 더 높였다.“화났어? 그동안 넌 조신한 아내의 역할을 잘 해왔잖아? 왜 연기를 계속하지 않는 거지?”심윤아는 그가 자신을 생리적 욕구로 해결하려는 생각에 전혀 이성을 잃었고, 더욱이 진수현의 말에 대답하기 싫어서 힘껏 몸부림쳤다.그런 심윤아를 보며 진수현은 화가 나면서도 참을 수 없었다.김양훈과 할머니가 자신에게 한 말을 생각하며 진수현은 손목을 더 꽉 쥐였다.“이전에 네가 한 말인데 왜 이제 와서 화를 내는 거야? 심윤아, 너 무엇 때문에 화를 내는 거야?”진수현의 눈은 무언가를 확인하려는 듯 그녀를 죽도록 응시했다.“너와는 생리적 욕구라고 말한 것 때문에 화가 나는 거야 아니면 강소영을 찾아가라는 것 때문에 화가 나는 거야?”몸부림치던 심윤아는 진수현의 말을 듣고 마침내 알아차렸다.한밤중에 왜 갑자기 진수현이 이러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면 지금쯤 이해가 됐다.‘나를 시험해 보고 싶은 거였어.’“하고 싶은 말이 뭐야?”심윤아는 외모가 수려한 진수현을 바라보며 가볍게 웃었다. 진수현의 이목구비를 보고 있자니 어느 하나 그녀의 마음에 들 지 않는 게 없었다. 지금도 그녀는 진수현이 잘생겼다고 생각했다.처음에 그를 좋아했을 때도 미치도록 좋아하며 그 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그렇다고 그녀가 밑도 끝도 없이 진수현의 곁에 딱 붙어있고 싶다는 것은 아니다.진수현의 얇은 입술이 움직이며 입을 열지 않았지만,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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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그리고 어제, 너 이선우와 외출했잖아.”그 말을 들은 심윤아는 마침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진수현, 날 미행했어?”그러면서 마음속에서 비상벨이 울렸다.그녀는 최근 병원에 갔었다. 비록 주현아와 함께 갔지만, 만약 진수현이 정말 조사한다고 해도 아무것도 조사해내지 못한다.“필요해?”진수현이 되물었다.‘필요 없다고? 그럼 진수현이 사람을 붙여 미행시키지 않았네.’“네가 어떻게 알아?”강소영이 다친 날 그가 안 거라면 모르겠다. 어쩌면 이선우가 그녀를 별장까지 데려다줄 때 진수현이 우연히 보았을 수도 있을 테니까.하지만 어제 외식을 할 때, 그녀는 그곳에서 이선우를 만날 줄도 몰랐는데 진수현이어떻게 알았을까?심지어 돌아올 때 그녀는 택시를 탔다.“긴장 돼?”진수현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윤아야.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말 몰라?”“...”뭔가 생각난 듯 진수현은 눈을 아래로 돌려 심윤아의 잠옷을 훑어보았다.“그리고 요즘 네 옷 스타일은 그들의 취향에 맞추는 거야?”“뭐? 도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겨울인데 내가 내 옷 스타일을 바꿔 입는 것도 안 돼?”어이가 없는 동시에, 심윤아는 진수현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자신의 옷 스타일이 바뀐 것에 대해 그는 뜻밖에도 아이의 일을 의심하지 않고 그녀가 강찬영이나 이선우의 취향을 맞춰준다고 생각하다니.이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냈는데 심윤아는 자신이 진수현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느꼈다.그녀가 걱정하는 많은 일들에 대해 그는 뜻밖에도 모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아이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크게 걱정하지 않은 듯 묻지도 않았다.사실 이건 어떻게 보면 상식에 맞지 않는 것 같다.‘설마...’생각하던 중, 진수현의 청량한 향기가 갑자기 다가와 심윤아의 사고를 잘라버렸다.그녀가 정신을 차리자 진수현의 준수한 얼굴이 코앞까지 다가왔고 진수현은 이를 악물고 있었다.“스타일을 바꾸는 건 괜찮은데, 시간이 너무 잘 들어맞은 거 아니야?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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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잠이 든 심윤아의 호흡은 점차 균일해졌다.진수현은 그녀가 자신에게 등을 돌린 반대편으로 걸어갔는데 심윤아가 정말 잠든 것을 발견했다.잠이 들었을 뿐만 아니라 아주 달콤하게 잤다.그는 손을 들어 뺨을 맞은 얼굴을 만지작거렸다.꽤 얼떨떨했다. 만약 뺨이 아프지 않다면 그는 방금 그 해프닝이 자신의 환각이라고 의심할 정도였다.왜냐하면 누군가 방금 전까지만 해도 화를 내다가 지금은 진수현의 마음도 모르고 달콤하게 꿈나라로 향했기 때문이다.그녀는 최근에 너무 많이 변해서 진수현은 그녀를 거의 못 알아볼 지경이었다.그는 쌓였던 감정을 쏟아낼 곳을 찾지 못해 마음이 평온하지 않았지만 그녀가 조용히 잠자는 얼굴을 보면서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심지어 침대 곁을 떠날 때 발걸음도 가볍게 내디뎠다.결국 그는 바깥 소파에 앉았다.분명히 한밤중인데 그의 머릿속은 매우 또렷했고 김양훈이 헤어지기 전 자신에게 했던 말들로 가득 차 있었다.두 사람이 술집을 떠날 때, 김양훈은 그를 불러 말했다.“네가 정말 이해가 안 된다면, 다른 질문을 할게.”진수현의 마음은 매우 혼란스러웠고 그 말을 듣고 김양훈을 흘겨보았다. 비록 표정과 눈빛이 모두 매우 귀찮아보였지만, 한 걸음도 내딛지 않았다.김양훈이 피식 웃었다.“간단해. 심윤아가 널 떠난 후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을 참을 수 있는지 생각해봐.”말을 듣자 진수현은 불쾌한 듯 눈살을 찌푸렸다.“김양훈,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심윤아가 다른 남자와 포옹하고 키스하고 남녀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한다면 넌 견딜 수 있겠어?”포옹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진수현은 자기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졌다. 뒤의 일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김양훈의 말이 끝나자 그는 이미 화가 치밀었다.이미 예상한 듯 김양훈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그냥 해본 소리인데 이렇게 화를 내다니. 만약 진짜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넌 어떨 것 같아, 진수현? 일이 돌이킬 수 없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후회하지 마.”만약 실제로 일어난다면?심윤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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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그는 그녀를 지나쳐 욕실로 들어갔다.‘... 됐어 , 어차피 며칠 안 남았는데 참자.’잠을 잘 자 다크서클도 없어진 심윤아는 오늘 화장도 연하게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내려왔다.그녀가 계단을 내려와 보니 아버님과 어머님도 도착해 있었다. 두 사람은 모두 홀에서 휠체어에 앉아있는 김선월과 이야기를 나누었다.심윤아는 그들을 보며 놀라지 않았다. 왜냐하면 어제저녁에 그들이 오늘 온다고 미리 얘기했기 때문이다.지난번 수술 때 아버님과 어머님은 비행기 연착으로 인해 수술시간을 놓쳤고, 비록 그날 김선월은 수술실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부부는 그 일로 매우 미안하면서 이번엔 일찍 귀국했다.오늘 수술을 해야 하는지 모르지만 그들은 오늘 아침 일찍 도착했다.심윤아가 계단을 내려오자마자 김선월이 괴상 야릇하게 자신의 아들과 며느리에게 말을 건넸다.“너희는 사업이 그렇게 바쁘니 정말 시간을 낼 수 없다면 일부러 날 보러 오지 않아도 돼. 어차피 나 같은 늙은이는 수술대에서 죽더라도 신경 쓸 사람이 없을 거야.”뒷말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할머니의 말이 진실인 줄 알았던 심윤아는 다 듣고 나서야 신랄한 말을 하는 것을 발견하고는 웃펐다. ‘할머니 너무 귀엽잖아?’소파에 앉아 찻잔을 만지작거리던 이선희는 찻주전자를 내려놓고 일어나 김선월의 앞에 앉아 손을 잡았다.“어머님, 무슨 말씀이세요? 아무리 사업이 중요하다 해도 어머님보다 중요하지 않아요. 저와 남편의 마음속에서는 어머님의 지위가 지극히 높아서, 다른 것과는 비교할 수 없어요.”이선희는 여전히 심윤아가 생각했던 대로였다.“좋은 말 몇 마디 하면 내가 믿을 것 같아?”“어머님, 몇 마디가 안 되면 이따가 병원 가는 길에 제가 계속 말씀드릴까요?”“됐어, 네 그 입은 가는 길만 시끄럽겠지.”김선월의 얼굴에는 미움이 가득했지만 입가에 웃음기가 돌았다.심윤아는 옆에서 지켜보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진수현 어머니는 언제나 이런 상황을 항상 잘 해결할 수 있었고 당사자의 감정이 아무리 나빠도 그녀는 분위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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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이선희 몸에는 은은한 레몬 향이 풍겨 매우 상쾌했다.그녀를 안았을 때 심윤아는 몸과 마음이 다 편안해져 힘껏 이선희를 안았다.여성 어른들은 늘 심윤아를 각별히 사랑했다.이선희도 이를 느끼고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심윤아의 코를 살짝 다쳤다.“엄마 보고 싶었어?”‘엄마’라는 호칭에 심윤아는 잠시 놀라다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네, 보고 싶었어요.”“우리도, 윤아야. 우리도 보고 싶었어.”말을 마친 이선희는 심윤아의 볼을 가볍게 쥐었다. 심윤아의 피부가 너무 좋고 부드러워 참을 수 없어서 또 두어 번 얼굴을 손으로 잡았다. 그러다 고개를 돌려 진태범에게 말했다. “여보, 윤아에게 줄 선물 가지고 왔어요?”그 말을 듣고 진태범은 주머니에서 박스 두 개를 꺼냈다.“그럼요.”이선희는 돌아서서 선물을 가져와 심윤아에게 건넸다.“여기, 우리가 이번에 너를 위해 선물을 가져왔어.”사실 지금뿐만 아니라 예전에 그녀가 진수현과 결혼하기 전에도 진태범과 이선희는 그녀를 만날 때마다 그녀에게 귀중한 선물을 주었다.만약 그녀가 받지 않는다면, 이선희는 그녀가 받을 때까지 계속 설득할 것이었다. 그래서 선물을 받은 심윤아는 입술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두 손을 내밀어 받았다.“어머님, 아버님 고마워요.”“그래.”“그래도 양심은 있네. 선물도 챙기고.”김선월이 말했다.“물론이죠, 어머님. 윤아가 이렇게 최선을 다해 어머님을 보살폈고 윤아도 우리 며느리이니 당연히 윤아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어야죠.”화기애애한 표정으로 얘기하고 있는 심윤아도 이 순간만큼은 모든 걱정과 고민을 뒤로했다.그때 진수현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진태범과 이선희를 보고 그는 원래 냉랭했던 얼굴이 좀 누그러지긴 했지만 얼굴빛은 여전히 좋은 편이 아니었다.요즘 제대로 쉬지 못한 진수현은 어젯밤 잠까지 못 자 눈이 온통 빨갛고 눈가도 푸르스름했다. 지칠 정도로 피곤해 보였다.이선희는 한 번 보고 눈빛이 변했지만 나중에 김선월에게 부담이 갈까 봐 김선월 앞에서는 아무 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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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어머니가 아버지를 쫓아다녔던 것처럼요?”이선희는 원래 기뻐하며 자기 아들에게 연애비법을 가르쳤는데 진수현이 갑자기 화제를 이선희 쪽으로 돌렸다. “무슨 소리야? 분명 네 아버지가 처음부터 나를 쫓아다녔기 때문에 오늘날 나와 그이가있는 거야, 알아?”진수현은 혀를 내두르며 더 이상 이선희와 논쟁하지 않았다.애초에 이선희가 진태범을 쫓아다녔다고 해도 오랜 시간이 지났고 진태범은 이선희를 사랑하기 때문에 지금은 분명 진태범이 이선희를 쫓아다녔다고 말할 수 있었다. 이런 수법을 그는 이미 많이 보았었다.“뭐가 쯧쯧이야? 너 못 믿어?”이선희는 불쾌한 듯 말했다. “못 믿겠으면 아버지 앞에 가서 물어볼까?”“됐어요.”진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타세요, 병원에 가서 검진 받아야 하잖아요.”말을 마치고 이선희가 어떤 반응을 보이든 진수현은 바로 앞으로 걸어갔다.이선희는 그 자리에 서서 몹시 성이 났고 마침내 그가 왜 윤아와 사이가 틀어졌는지 알게 되었다.아들의 성격은 그의 아버지와 똑 닮았다. 무겁고 답답하며 다른 사람이 빙산처럼 차갑다면 진수현은 그야말로 나무 같았다.‘만약 윤아 성격이 나와 같지 않다면 두 사람...” 이선희는 속으로 탄식하며 따라 차에 올랐다.-차 한 대에 모든 사람이 탈 수 없자 김선월은 자기 아들과 며느리의 차를 타겠다고 했다.심윤아도 즉시 그녀를 따라 차에 올랐다.올라간 지 얼마 되지 않아 김선월이 심윤아에게 말했다.“윤아야, 수현이 차를 타거라.”그 말에 심윤아는 멍해졌고, 동시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할머님?”‘설마 할머님이 무엇을 알아챘단 말인가? 그렇지 않다면 지금 왜 진수현의 차를 타라고 하는 거지?’김선월은 심윤아를 위로하듯 손을 잡았다.“난 내 며느리와 오랫동안 말을 못 했어. 하고 싶은 말이 있단다.”여기까지 듣고서야 심윤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할머님, 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곁에 있어 드릴게요.”“윤아야, 난 며느리와 다른 얘기 좀 해야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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