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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Chapter 681 - Chapter 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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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1화

바깥세상이 어떻든 진도하가 있는 곳은 평온하기만 했다. 파도든 수압이든 진도하에게는 전혀 영향이 없었다.진도하는 이주안 등을 찾으려고 청동 장총을 조절하면서 물밑으로 내려갔다.방금 이들은 파도에 휩쓸려 뿔뿔이 흩어진 것이다.얼마 가지 않아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한 채 힘겹게 버티고 있는 정이준을 발견하게 되었다.진도하는 손을 내밀어 정이준을 끌어당겼다.정이준은 청동 장총의 보호막으로 들어가 더는 물의 영향을 받지 않아도 되었다.그는 숨을 고르고서야 얼굴색이 다시 회복되었다.그리고 호기심에 물었다.“이거 무슨 보물이에요? 어떻게 물속에서 보호막이 형성된 거예요?”정이준이 청동 장총을 신기하게 쳐다보자 진도하가 피식 웃었다.“이 청동 장총은 보호막을 형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물도 조절할 수 있어요.”진도하가 청동 장총으로 보호막을 찌르자 거대한 물줄기가 하늘로 솟았다.정이준가 입이 떡 벌어진 채 놀라워하는 모습에 진도하도 흐뭇하게 웃으면서 계속해서 물속으로 내려갔다.진도하가 이주안 등의 체내에 기호를 남겨두었기 때문에 빠르게 찾을 수 있었다.이주안은 수압 때문에 몸을 가누지 못했다. 진도하는 그저 평지를 걷는 것처럼 평온하게이주안의 옆으로 가 청동 장총의 보호막 안으로 끌어당겼다.이주안은 보호막에 들어가서도 휘청거리고 있었다.한순간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구분하지 못했다.정이준은 이 모습을 보고 이주안의 체내에 에너지를 주입하기 시작했다.진도하는 여전히 청동 장총을 조절하면서 물밑으로 내려갔다.현지수는 이 중에서 실력이 가장 약한 사람으로 가장 물밑으로 빨려 들어갔다.하지만 의외로 발견되었을 때는 자세가 멀쩡하게 가만히 두 눈을 감고 물속에 누워있었다.진도하는 현지수 옆으로 다가가 역시나 청동 장총 보호막 속으로 끌어당겼다.현지수는 깜짝 놀라면서 반항하려다 진도하라는 것을 발견하고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깜짝 놀랐잖아요!”진도하가 피식 웃었다.“괜찮아요?”“네. 괜찮아요.”현지수가 고개를 흔들었다.이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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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2화

이들은 빠르게 수면 위로 올라갔다.수면 위는 여전히 파도가 넘실거리고 있었고 하늘에서는 천둥·번개가 치고 있었다.별로 변화된 점은 없었다.하지만 아까와는 다르게 이들을 수면 위에서도 평지를 걷는 것처럼 평온하기만 했다. 아무리 큰 파도가 덮쳐와도 끄떡없었다.이주안은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하하하! 이 청동 장총만 있으면 주인공이 될 수 있겠네요! 하하!”이주안은 진도하의 어깨를 툭 치면서 말했다.“형님, 이 좋은 물건을 왜 이제야 꺼내셨어요!”진도하가 머쓱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저도 이제야 생각났지, 뭐예요.”반지에 물건이 워낙 많았는지라 뭐가 있는지도 생각나지 않았다.이들은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밖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은 이들과 아무런 상관없어 보였다.현지수는 보호막 안에서 두 눈을 감고 정신을 수양하고 있었고 정이준 역시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다.이주안은 물을 조절할 수 있는 원리를 연구하려고 청동 장총을 가져갔다.진도하 만이 주위를 살피면서 용천섬을 찾으려고 하늘로 솟았다.아무리 봐도 보이지 않자 조급해지기 시작했다.반 시간 뒤.이주안은 청동 장총이 물을 조절할 수 있는 원리는 연구해 내지 못했지만 그 대신 사용방법을 알게 되었다.그는 청동 장총으로 물줄기를 만들어 그 물줄기를 타고 하늘로 솟았다.그렇게 멈추지도 않고 하늘 높이 솟은 그는 다시 물줄기로 동그라미 모양을 만들었다.이주안이 흥미진진하게 즐기고 있는 모습에 옆에 있는 이들은 어느정도 마음이 편안해졌다.이주안은 분위기를 띄우는 데는 선수였다.걱정되는 일이 있어도 조금 있으면 잊어버리는 뒤끝 없는 사람이었다.진도하는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서서히 눈을 감고 에너지를 흡수하기 시작했다.이쪽 하늘은 이상하리만큼 무서웠지만 에너지만은 충족했다.진도하가 용천섬을 찾을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을 때 드디어 합도경에 도달하게 되었다.원아경 레벨 9의 실력인 그가 자체 검술과 용음검으로 합도경 실력자와 맞붙었을 때, 합도경보다 부족한 실력이라면 지극히 피동적일 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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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화

이때 하얀빛 뒤로 정말로 섬의 그림자가 보였다.진도하는 몹시 흥분되었다.“정말 용천섬이 맞는 것 같아요!”진도하는 물줄기 위에서 뛰어내리더니 말했다.“저희 얼른 저쪽으로 가보시죠!”“가시죠!”이주안은 청동 장총으로 물을 가르면서 실제로 빛이 반짝거리는 보호막을 이끌고 앞으로나아갔다.이주안은 어느새 청동 장총의 사용 방법에 대해 빠삭하게 알고 있었다.이 부분은 진도하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보호막이 빠르게 앞으로 다가갈수록 하얀빛은 더욱 커졌다.분명 하얀빛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 같았지만 정작 움직여 보니 그렇지만은 않았다.진도하는 슬슬 조급해지기 시작했다.그의 마음은 이미 용천섬에 도착해 있었다.그해 부모님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자신을 버렸는지, 그리고 왜 12월 29일 이 섬으로 오라고 했는지 궁금했다.이 섬에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이 의문들은 진도하가 직접 섬에 도착해서야 풀리는 문제들이었다.이주안, 현지수와 정이준은 진도하처럼 궁금한 점이 없었지만 똑같이 흥분한 모습이었다.만약 용천섬이 정말 선경에 날아갈 수만 있다면 더는 대의한테 억눌릴 필요도 없었다. 이들과 같은 수련자한테도 희망이 생기는 것이다.그렇게 되면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는 더는 이 세계의 중심이 아니었다.용천섬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하얀빛과도 점점 가까워지게 되었다.이들은 흥분하기 그지없었다.심지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온갖 고생을 다 해도 결국 용천섬을 발견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떡하니 눈앞에 놓여 있다니!이들은 전혀 의심도 없이 이 섬이 정말 용천섬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백 퍼센트 맞다고 생각했다.퍽!이들이 흥분하고 있을 때, 보호막이 갑자기 사라지고 말았다.결국 이들은 하나둘씩 다시 물속에 빠져들고 말았다.“어떻게 된 일이에요?”진도하가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이주안을 쳐다보았다.청동 장총을 들고 있는 이주안 역시 의문스러운 표정이었다.“저도 잘 모르겠어요...”이주안은 온갖 방법으로 보호막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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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이들은 수영해서 용천섬의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보기에는 머지않아 보여도 수영해서 가려면 반 시간은 족히 걸렸다.에너지로 버티고 있지 않았다면 진작에 기진맥진이 되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다행히도 천둥·번개가 그치고 수면이 고요하여 수영하는 데 애를 먹지 않았다.“용천섬에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요?”이주안이 물었다.“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어요.”진도하가 고개를 흔들었다.용천섬에 무엇이 있는지는 몰랐지만 부모님과 관련한 소식은 있었으면 했다.“저기... 용천섬이 정말 선경에 날아갈 수 있을까요?”이주안이 또 물었다.오래전부터 용천섬과 관련한 전설을 들었지만 정작 용천섬과 가까워지니 의심될 뿐이다.이번에는 진도하 대신 정이준이 대답했다.“저희 적소파 일부 자료에 의하면 용천섬이 선경에 날아갈 수 없다고 해도 거대한 비밀은 숨겨져 있을 거라고 했어요.”“맞아요. 저희 한빛궁 자료에도 이렇게 쓰여있었어요.”현지수도 말했다.이들의 말에 진도하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 거대한 비밀이 과연 무엇일까요?”“저희도 몰라요. 자료에 상세하게 적혀있지 않았어요.”현지수가 고개를 흔들었다.이주안이 정이준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그 역시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다.“저를 볼 필요도 없어요. 저도 몰라요. 자료에는 그저 간단하게 한마디로 적혀있어서 알지도 못해요.”용천섬에 과연 무엇이 있을지 더욱 궁금해진 진도하는 더욱 빨리 수영했다.사실 공중에서 날아갈 수도 있었지만 공중에서 힘을 실을 곳이 없어 수영해서 가기보다 속도가 빠르다는 보장도 없어 결국 수영해서 가기로 한 것이다.눈앞에 보이는 하얀빛이 점점 더 커지면서 결국 용천섬 부근에 도착하게 되었다.눈이 부시게 밝게 빛나는 빛에 용천섬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이제 1,000미터 정도밖에 남지 않았어요!”이주안이 흥분하면서 말했다.“그러네요. 몇 분 뒤면 용천섬에 도착할 수 있겠어요!”진도하를 포함해서 전부 흥분한 모습이었다.이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바로 이때, 하늘에서 다시 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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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이 순간 용천섬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다.“정말 그런 느낌이 없어요?”이주안이 의아해하면서 물었다.“네. 정말 없어요.”이들의 심각한 표정을 보면서 진도하도 신기했다.정말 용천섬이 뿜어내는 하얀빛이 눈부시다는 것 외에 아무런 느낌도 없었기 때문이다.이주안이 말했다.“저는 섬과 가까워질수록 심장이 더 두근거리는 느낌이에요. 어릴 때 저희 이씨 가문의 사당으로 들어갈 때처럼요.”이주안의 말에 정이준이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저도 적소파 수장이 되기 전 전임 수장님 위패 앞에서 맹세했던 느낌이었어요.”진도하는 더욱더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저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말하다 보니 어느샌가 용천섬 변두리에 있는 매끈한 돌덩어리가 잘 보일 정도의 100미터 떨어진 곳에 도착했다.바로 이때, 천지개벽이 일어나면서 천둥·번개가 다시 기승을 부렸다.우르릉 쾅쾅!하늘에 마치 구멍이 난 것처럼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그러다 수온이 점점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물이 끓고 있어요!”이주안이 소리 질렀다.그러자 정말 물이 끓는 느낌을 받았다.부글부글.이 상황을 지켜보던 진도하가 외쳤다.“얼른 용천섬 위로 올라가세요!”진도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커다란 파도가 덮쳐와 전부 물속에 잠기고 말았다.파도가 지나가고, 진도하는 힘겹게 물 위로 고개를 내밀었다.하지만 또다시 커다란 파도가 밀려와 다시 한번 물속에 잠기고 말았다.물속에서 그는 정말 물이 들끓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급히 에너지로 수온을 조절하면서 용천섬의 방향으로 헤염쳐 갔다.이러면 물 위의 파도를 무서워할 필요도 없었다.하지만 이때, 갑작스러운 거대한 회오리 때문에 갑자기 균형을 잃고 물속에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에너지로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아무리 원아경 레벨 9 경지에 이르렀다고 해도 이 힘을 막을 수가 없었다.대자연 앞에서는 인간은 너무 무기력했다.진도하는 곧 어질어질해 나면서 방향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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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6화

샤라락!얼마 지나지 않아 귓가에서 나뭇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이어 물살이 센 소리마저 들려왔다.“뭐지?”진도하는 머리가 깨지는 느낌에 서서히 눈을 떴다.그는 너비가 5, 6미터 되어 보이는, 물살이 센 강물 옆에 있는 큰 돌덩이 위에 누워있었다.주변이 온통 나무로 뒤덮여 하늘이 보이지도 않았다.주위가 고요한 것이 그저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소리와 물살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여기가 어디지?”“용천섬인가?”진도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미간을 찌푸린 채 주위를 둘러보았다.심지어 어떻게 이곳까지 왔는지도 생각나지 않았다.“다들 어디 갔지?”진도하는 휘청거리면서 주위를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이주안 씨!”“현지수 씨!”“정 수장님!”“어디 계세요?”진도하는 체내에 있는 에너지를 다해 외쳤다.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그저 메아리일 뿐이었다.이때, 이들의 체내에 기호를 남겼던 것이 생각나 다시 에너지를 다해 이들의 위치를 파악하기 시작했다.하지만 강유진을 찾았을 때처럼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진도하는 당황하기 시작했다.그는 고통과 피로를 없애려고 품에서 단약 한 알을 꺼내먹었다.그리고선 계속 이주안, 현지수, 정이준의 행방을 찾기로 했다.강가를 따라 한참이나 걸었지만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진도하는 순간 불안함이 엄습해 오기 시작했다.“설마 물살에 떠밀려 내려갔나?”진도하는 미간을 찌푸린 채 하류 쪽을 향해 또 한참이나 걸었지만 여전히 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그는 이들의 행방 대신 멀지 않은 곳에서 비석 하나를 발견하고 그쪽으로 걸어갔다.그 위에는 “용천섬”이라는 세 글자가 쓰여있었다.이 세 글자는 붉은 피로 물들여져 섬뜩하기 그지없었다.처음에 느껴졌던 친근함이 사라져서인지 진도하는 “용천섬” 세 글자를 봐도 별로 흥분되지 않았다.그저 마음이 무거울 뿐이었다.그는 비석을 지나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길은 유난히 험했다.반 시간쯤 지나서 높은 곳에 도착하게 되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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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왜인지 진도하는 벌초하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한번 든 생각은 멈출 수가 없었다.첫 번째 무덤부터 풀을 모조리 뽑고는 흙으로 다시 위를 덮었다.그렇게 이 무덤은 새로운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진도하는 만족스레 손을 툭툭 털고는 두 번째 무덤을 손보기 시작했다.두 번째 무덤 벌초가 끝났을 때, 하늘에서 갑자기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진도하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말았다.“설마 이 공원묘지가 나랑 연관 있는 건가? 이분들이 설마 나의 조상님들이실까?”사실 잘 몰랐지만 그저 잘 정리해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하루, 이틀, 삼일…일주일이 지나고, 공원묘지에 있는 300여 개의 무덤이 전부 깔끔해졌다.풀이 무성하던 곳이 새로운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진도하는 만족스레 손을 툭툭 털고는 공원묘지 중앙으로 가더니 말했다.“저의 조상님들이신지는 모르겠지만 똑같은 진씨 가문으로서 벌초를 해드리는 건 응당한 도리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향을 피우지 않았다고 탓하지 말아 주세요. 용천섬에 공원묘지가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제 조상님들이시라면 저를 탓하진 않겠죠?”보슬비가 점점 더 커졌다.우르릉 쾅쾅!갑자기 번개가 기승을 부렸다.번쩍!어두웠던 하늘이 환해지면서 지축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다.“뭐지?”진도하는 미간을 찌푸린 채 들썩거리는 공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마치 무언가 땅을 뚫고 솟아오를 듯했다.진도하는 곧 하나의 비석이 서서히 땅 위로 올라오는 것을 보게 되었다.완전한 비석이 모습을 드러내자 하늘도 순식간에 맑아지고 비도 그쳤다.진도하가 다급히 달려가서 보았을 때 비석에는 일련의 글씨가 쓰여있었다.한 글자 한 글자 확인할 때마다 간담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100자 정도 되는 내용은 한눈에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진도하는 용천섬의 유래와 무덤에 파묻혀 있는 사람들의 신분을 알게 되면서 오랫동안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용천섬은 곧 진씨 가문의 공원묘지였다.“그렇다면 선경에 날아갈 수 있다는 소문이 가짜였을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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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이 목소리에 진도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방심하고 있는 사이, 누군가 뒤에 나타날 줄 몰랐다.홱!진도하가 급히 몸을 돌렸더니... 한 백발의 노인이 서 있었다.진도하는 그를 본 순간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한참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어떻게... 여기 계시는 거예요?”진도하는 한참 뒤에야 겨우 이 한마디를 내뱉었다.눈앞에 서 있는 이 사람은 바로 해저 감옥에서 끊어진 발 인대를 치료해 주고 무술을 가르쳐준 미스터리 스승이었다.그는 얼굴에 미소를 장착하고 자애로운 표정으로 진도하를 부드럽게 쳐다보더니 어깨를 살며시 두드리면서 말했다.“이곳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저를 기다렸다고요?”진도하는 눈이 휘둥그레진 채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늘 스승의 행방을 찾아다녔지만 남진에 버려진 뒤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다시 스승을 만나니 뜨거운 눈물이 눈시울에 가득 찼다.다시 살아갈 수 있게 용기를 줬던 것도, 도를 닦는 방법을 가르쳐준 것도 바로 이 사람이었다.진도하는 늘 그를 스승처럼 모셨다.다시는 만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오늘 갑자기 용천섬에서 만날 줄 몰랐다.스승은 진도하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말했다.“잘했어. 내 기대를 넘어섰을 정도야.”이 말에 진도하는 멈칫하고 말았다.스승이 계속해서 말했다.“놀랄 필요 없어. 최근 몇 년 동안 난 너를 늘 지켜봐 왔어. 남진에서도, 성운에 돌아와서도 늘 지켜봤어.”스승은 다시 한번 감탄했다.“역시 넌 날 실망시키지 않았어!”진도하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주르륵 흘리더니 말을 이어가지 못할 정도로 울먹거렸다.스승은 다시 한번 그의 어깨를 토닥토닥해 주었다.“의문이 많다는 것도 알아. 이따 하나하나 설명해 줄게. 일단 나랑 용천섬을 한 바퀴 구경하자고.”“네!”진도하는 감정을 추스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스승의 뒤에서 길 따라 한 걸음 한걸음 용천섬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이 과정에서 이 두 사람은 한마디도 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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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물도 아닌, 땅도 아닌 원초의 상태였다. 가까이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아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그저 용천섬이 지하에 있는 것보다 공중에 떠있다고만 판단할 수 있었다.진도하의 대답에 스승이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뭐 또 발견한 거 없어?”진도하가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조심스럽게 말했다.“혹시 여기가 예전에 전쟁터였나요?”스승이 또다시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이곳이 예전에 전쟁터이기는 했지.”‘역시나 맞혔군.’비록 시간이 오래 지났어도 용천섬 곳곳에는 전쟁의 흔적이 보였다.피의 흔적이 짙어졌다고 해도 알아볼 수 있었다. 더욱이 여기저기 보이는 끊어진 뼈다귀와 무기들까지 보면 분명 전쟁이 발생했던 것이 확실했다.“그런데... 일부분만 맞혔어.”스승이 한마디 했다.진도하는 그의 말뜻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았다.그러자 스승이 피식 웃더니 설명했다.“여긴 전쟁터이기도 하고 두 공간을 연결시키는 포인트이기도 해.”“네?”진도하는 무슨 뜻인지 몰랐다.아니... 무슨 뜻인지 몰랐다기보다 자기 생각이 확실하지 않아 차마 입 밖에 낼 수 없었다.스승은 진도하가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고 부드럽게 쳐다보았다.“생각하고 있는 거 말해도 상관없어.”진도하는 결국 자기 생각을 말했다.“여기가 혹시 미지의 세계를 연결시키는 통로인가요?”평소에 소설을 많이 보는 진도하는 미지의 세계로 가는 통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만약 스승이 말했던 것처럼 두 공간의 연결시키는 포인트라면 분명 미지의 세계로 통하는 통로인 것이 틀림없었다.스승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계속해서 말했다.“맞아. 여기가 바로 미지의 세계로 통하는 길이야.”스승은 이어 고개를 흔들더니 말했다.“아니, 미지의 세계보다 다른 땅으로 통하는 길이라고 볼 수 있지.”스승이 또 한마디 덧붙였다.“이쪽 세계에서는 극소수의 사람들만 수련하고 있는데 그쪽 세계에서는 누구나 다 수련하거든.”스승의 눈빛은 순간 어두워졌다.그리고 한참 지나서야 한숨을 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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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이 물음에 스승은 한참 동안 침묵을 지켰다.진도하는 시종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한숨뿐이었다.“아니.”진도하는 멈칫하긴 했지만 내심 기분이 좋았다.“이곳에 저희 할아버지, 부모님이 안 계신다는 것은 아직 살아계신다는 말씀인가요?”진도하는 두 눈이 반짝거렸다.스승은 아무 말 없이 향에 불을 붙여 진도하에게 건네고는 제사를 지냈다.진도하가 이곳에 올 줄 알고 미리 준비한 모양이다.진도하는 더는 캐묻지도 못하고 스승을 따라 차례대로 제사 지내기 시작했다.스승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스승이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슬픈 표정을 하고 있길래 조상님들과 사이가 좋았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아니면 무덤 앞에서 아무 말 없이 5분, 10분, 심지어 반시간 동안 서 있을 일도 없었다.스승은 진씨 가문의 조상들과 함께했던 추억을 떠올리는 것 같았다.어떤 사이였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한참 후, 제사를 마치고 공원묘지 입구에 서 있던 스승이 말했다.“도하야, 꼭 자주 뵈러 와야 해. 이분들은 일반인들을 보호하려고 희생하신 분들이야. 한치의 부끄럼 없이 사셨던 분들이야.”“네. 그럴게요.”진도하는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누가 자기 조상들을 죽였는지 묻고 싶었다.하지만 스승은 그에게 질문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가자. 너희 친구들 만나러. 다 모이면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설명해 줄게.”진도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저의 친구들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응.”스승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앞으로 걸어갔다.걷는 속도가 느렸지만 재촉하지 않고 가만히 뒤를 따를 뿐이었다.서두르지 않는 모습을 보니 이들이 무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만약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이렇게 느긋하게 걸을 수도 없었다.그렇게 천천히 걸어가던 스승은 말 한마디 없이 추억에 잠겼다.이와 반대로 진도하는 묻고 싶은 것이 많았다.부모님과 할아버지의 행방을 아는지, 진씨 가문의 조상들이 누구를 위해 싸웠는지, 그리고 어떻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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