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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의 모든 챕터: 챕터 561 - 챕터 570

1032 챕터

제561화

...식사 후.진도하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진해서 주방으로 가서 설거지했고 이번에 유서화는 진도하를 막지 않았다.진도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설거지했다.어렸을 때 가장 싫어했던 것이 설거지였다. 아니, 사실 설거지가 가장 싫은 게 아니라 집안일 자체를 싫어했다. 설거지를 포함해서 바닥 쓸기, 테이블 닦기 등 모든 집안일을 싫어했고 물론 한 번도 자진해서 한 적이 없었다.하지만... 이제 성인이 된 후 진도하는 이런 것들이 너무 쉽고 단순하게 느껴져 기꺼이 부모님을 도와드리고 싶었고, 이런 사소한 집안일을 할 때 매우 즐거웠다.집안일을 끝낸 후 진도하는 오전에 어머니를 위해 사 온 한약을 준비해서 어머니에게 가져다주었다.유서화는 아들이 가져다준 한약을 만족스럽게 마셨고 쓴맛이 났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곧이어 진도하는 주머니에 있던 약병에서 장수를 돕는 단약을 꺼내 어머니에게 건넸다.유서화는 단약을 보더니 진도하에게 그것이 무엇인지, 어떤 효능이 있는지 묻지 않고 바로 한입에 삼켰다. 마음속으로 아들 진도하를 극도로 신뢰하고 있음이 분명했다.유서화가 묻지 않았지만 진도하는 설명을 덧붙였다.“이 단약은 한 고인에게서 받은 건데 몸에 매우 이로운 거예요.”그가 말한 고인은 서정식이었다.집에 돌아오기 전에 일부러 서정식에게 찾아가 약품 수납 선반에서 단약을 몇 알 챙겼다.게다가 서정식의 단약 정제 실력은 최근 들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었기 때문에 진도하를 제외하고는 단약 정제에 관해서는 누구도 서정식을 이길 수 없다고 할 수 있다.서정식은 그런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진도하가 서정식이 진정으로 단약 정제에 관심이 많고 밤낮 가리지 않고 연단로 옆에서 지내는 것을 직접 두 눈으로 봤기 때문이었다.그리고 진도하는 아버지 진용진에게도 단약을 주었고 진용진 역시 한 번에 삼켰다.진용진은 즉시 몸에서 신기한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지만 정확히 뭐라 말로 표현할 수는 없었고, 정신이 매우 맑아지면서 가끔 막연하게 아팠던 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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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진도하는 놀랐다. 어머니가 자신의 생각을 알아차렸을 줄은 몰랐다.말하려고 입을 뻐끔거렸지만 유서화가 먼저 끼어들며 말했다.“도하야, 우리한테 말하지 않아도 돼. 나랑 네 아빠도 다 이해해. 너 바쁜 거 아니까 가서 일 봐. 가끔 시간 날 때 와서 얼굴 좀 보면 되니까.”어머니의 말을 들은 진도하는 눈시울이 붉어졌다.비록 유서화와 진용진은 그의 양부모님이지만 그들은 친부모처럼 진도하를 대해주고 모든 사람을 퍼부었다. 한 번도 무언가를 강요한 적도 없었고 그저 묵묵히 응원해 주기만 했다.진도하는 울먹이면서 말했다.“엄마...”그리고 목이 메어 뒤에 말을 이어서 할 수가 없었다.어머니에게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가까지 나온 말을 끝내 밖으로 내뱉지는 못했다.사람들은 가끔 가장 친한 사람에게 성질을 부리면서도 고맙다는 말을 하기는 어려워한다.지금 진도하가 그렇다. 부모님에게 감사하다고 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고 고작 감사하다는 말로 그들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충분히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결국 그는 중얼거렸다.“제가 불효자라서...”그러나 유서화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절대 그런 말 하지 마. 나랑 네 아빠는 네가 얼마나 효자인지 아니까.”“하지만...”진도하는 말하려다가 말았고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오직 부모님 앞에서만 이렇게 감정적으로 변한다.진용진은 진도하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말했다.“도하야, 네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면 그게 우리에게는 가장 큰 효도야.”“그래. 넌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얼른 가서 네 볼일 봐.”유서화가 옆에서 덧붙였다.부모님의 말씀을 듣고 진도하는 눈물과 같이 있어 주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돌아서서 집을 나섰다.진용진과 유서화 두 사람은 함께 진도하를 대문 앞까지 배웅했다.대문 밖에 나선 후 진도하는 돌아서서 부모님에게 인사했다.“엄마아빠, 이제 들어가세요.”유서화가 말했다.“얼른 가 봐. 우린 밖에서 바람 좀 쐬다 들어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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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진도하는 고개를 힘껏 끄덕이고는 다시 돌아서서 떠났다.그러고는 다시 뒤돌아보지 않았다. 감히 그럴 수가 없었다.하지만 뒤돌아보지 않아도 부모님 두 분이 무조건 아직도 집 앞에 서서 자신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진도하의 모습이 골목에서 사라졌지만 유서화와 진용진은 여전히 대문 앞에 서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어느새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당신 말이 맞았어. 도하가 큰 고민이 있는 거 같네. 아마도 용천섬으로 가는 거 맞는 거 같아.”진용진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래요. 걱정되지 않으면 이렇게 아쉬워하며 가지는 않았겠죠.”유서화는 이민영에게서 아들 진도하에 대한 일들을 듣고 마음속으로 짐작했던 것을 더 확신했다.“도하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야지.”한참 지나서 진용진이 목이 멘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나 유서화는 그 말을 듣고 진용진을 노려보면서 말했다.“그게 무슨 말이에요? 도하 무조건 돌아올 거예요!”그러고는 돌아서서 집 안으로 들어갔다.어리둥절해하던 진용진은 혼자 남겨졌다가 정신을 차리고는 다급히 말했다.“그래그래! 우리 아들 도하는 무조건 돌아올 거야!”...진도하는 성운시를 떠난 후 바로 기주도에 있는 강씨 가문을 찾아갔다.길에서 한 번도 멈추지 않고 체내의 모든 기운을 동원해 서둘렀다.강씨 가문에 도착하자 강씨 가문 사람들은 진도하를 한눈에 알아보고 길을 내주었다.진도하는 바로 강재용 서재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들어와!”서재 안에서 강재용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제야 진도하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책을 읽고 있던 강재용은 진도하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도하야, 여긴 웬일이야? 무슨 일 있어?”강재용이 그를 반기며 말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안부를 묻는 대신 바로 본론을 말했다.“아저씨, 일이 있어서 여기까지 온 거 맞아요.”“무슨 일인데? 어서 말해 봐.”강재용이 망설임 없이 물었다.진도하는 강재용의 태도에서 그가 자신을 자기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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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이번에는 진도하가 당황했다.강재용이 단번에 자신의 의도를 눈치챘을 줄은 몰랐다.“맞아요, 아저씨. 전 조씨 가문이 정확히 어디 있는지 몰라요.”진도하는 바로 인정했다.수련자 대회에서 조씨 가문의 실력 약한 자제의 몸에 기호를 남겨 조씨 가문의 위치를 파악하려고 했다.처음엔 확실히 그들의 위치를 감지할 수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그 기호가 갑자기 사라졌다.그가 예전에 강유진의 몸에 남긴 기호처럼 처음에 강유진이 봉황에게 끌려갔을 때는 위치를 감지할 수 있어지만 나중에는 감지할 수 없었다.강재용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확실히 조씨 가문의 위치를 알고 있어.”강재용은 말을 마치고 서랍에서 지도 하나를 꺼내어 책상 위에 펼쳐 놓았다. 그러고는 펜으로 조씨 가문이 있는 위치에 동그라미를 그렸다.진도하는 고개를 숙여 지도 위에 표시된 위치를 기억하고는 체내의 기운을 동원해 바로 그 지도를 불태워버렸다.강재용은 진도하가 왜 이렇게 하는지 그 이유를 알기 때문에 놀라지 않았다.“아저씨, 그럼 전 가볼게요.”진도하는 기운을 거두어들이고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강재용을 바라보면서 말했다.“그래, 가 봐. 안전 조심하고 절대 무리하지는 마.”강재용이 깊은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진도하는 말을 마치고 돌아서서 서재를 나갔다.강재용은 나가서 진도하를 배웅하지 않고 지도가 불에 탄 뒤 남긴 흔적을 쳐다보고 있었다.한참 지나서야 고개를 들었는데 그의 눈에서 빛이 번쩍였다.‘조씨 가문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건가? 그럼 우리 강씨 가문이 더 이상 조씨 가문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겠네?’...하지만 진도하는 강재용의 서재에서 나온 뒤 바로 강씨 가문을 떠나지는 않았다. 그는 강고수의 상황이 어떤지 알고 싶어서 강씨 가문의 뒷산으로 갔다.뒷산에 도착하자 진도하는 한눈에 강고수가 어디 있는지 보아냈다.강고수는 자신의 의지력으로 뒷산의 3분의 1을 기어 올라갔다. 진도하는 이에 매우 놀랐다. 강고수의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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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진도하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그렇게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그리고 덧붙였다.“그냥 보러온 김에 단약 몇 알 주려고 왔어요.”진도하는 자신의 옷 안에서 단약이 든 약병을 꺼내어 산 중턱에 내려놓았다.“이제 산 중턱까지 올라가면 그때 복용해요.”진도하가 당부했다.“알겠어요!”강고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진도하에게 그 단약이 무슨 효능이 있는지 묻지도 않았고 왜 그것을 산 중턱에 놓았는지도 묻지 않았다.하지만 강고수는 마음속으로 진도하를 굳게 믿고 있었다. 진도하가 자신을 절대 해치려는 의도는 없을 것이고 오히려 도와주려는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길은 혼자 걸어가야 할 겁니다. 단약은 그저 보조 작용만 하는 거예요. 마지막에 어떤 성과를 얻을지는 당신에게 달려 있어요.”진도하가 말했다.“알고 있습니다.”강고수의 눈빛에서 결연한 의지가 보였다.그걸 본 진도하는 강고수가 무조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기억해요. 영원히 포기하지 마요!”진도하는 이 한마디를 남기고 돌아서서 떠났다.강고수가 뒷산의 3분의 1 높이까지 올라갔던 게 충분히 힘들었을 거라는 걸 잘 알지만 사실 그것보다 더 견디기 힘든 건 그다음이었다. 높이가 높을수록 더 가파르기 때문이다.더 많이 노력하고 더 큰 고통을 견뎌내야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강고수는 진도하의 뒷모습을 보면서 중얼거렸다.“난 무조건 올라갈 거예요! 무조건 해낼 거예요!”...진도하는 뒷산에서 내려와 강씨 가문을 떠났다.그리고 바로 조씨 가문으로 가고 싶었지만... 별장으로 돌아가 서정식에게 무언가를 부탁한 후에야 떠났다.이번에 별장에서 나온 그는 바로 조씨 가문으로 향했다.강재용이 알려준 지도상의 위치로는 진도하가 최선을 다해 서둘러도 적어도 한 시간은 걸린다. 하지만 진도하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고 천천히 조씨 가문이 있는 방향으로 나아갔다.이렇게 늦게 간 이유는 길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합도경까지 돌파한다면 그가 조씨 가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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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하지만 이번엔 환상이가 당황했다. 진도하가 이렇게 빨리 동의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그...”환상이는 머뭇거리다가 말했다.“그래. 네가 위험해지면 내가 도울게!”“약속 지켜!”진도하는 신이 나서 고개를 끄덕였다.그가 조씨 가문을 찾아가기로 마음먹은 데는 사실 환상이의 역할이 컸다.환상이는 마치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듯 너무 신비로워 보였다. 그가 어디서 왔는지도 알 수 없어서 더 신비로웠다. 게다가 두 사람은 지금 한 몸이기 때문에 이기면 함께 영광을 누리는 것이고 지면 함께 결과를 견뎌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만약 진도하가 정말 위험에 처하게 되면 환상이는 무조건 그를 도와줄 것이다.그리고... 환상이의 말투에서 그가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들을 경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치 그 대부들이 환상이의 눈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그래서 진도하는 환상이의 도움을 받고 싶었던 것이다.“아참, 너 무조건 내 기운을 흡수해야 하는 거야? 내가 단약을 너에게 주면 그걸 흡수하면 안 돼?”진도하가 물었다.“안돼.”환상이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적어도 지금은 안돼. 내 본체가 훼손됐기 때문에 그건 안돼.”“본체가 훼손됐다고?”진도하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응.”환상이는 한 글자만 대답했다.그러자 진도하는 환상이가 이 화제를 언급하는 것을 싫어한다는 걸 눈치채고 아예 입을 다물고 계속해서 조씨 가문으로 향했다.결국 그는 3시간을 달려서야 조씨 가문이 위치한 산골짜기에 도착했다.지도에 표시한 대로 산골짜기의 이 길을 따라서 30분만 더 가면 조씨 가문 저택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눈앞에 있는 유일한 통로를 보고 진도하는 코를 만지작거렸다.수련자 가문과 종파들은 모두 이런 사람이 적은 곳에서 살기 좋아하는 것 같았다.조씨 가문도 그렇고 며칠 전에 갔던 이씨 가문과 한빛궁도 그렇다. 전부 사람이 드문 곳에 있었다. 다른 가문과 종파들도 다 그럴 것이다.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산골짜기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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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진도하의 마음이 갑자기 따뜻해졌다.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친구가 자신을 도우러 올 줄은 예상치 못했다.게다가 조씨 가문 사람들의 실력이 자신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주저 없이 도우려 하다니. 솔직히 감동받지 않을 수 없었다.진도하는 이주안의 의리가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친구를 위험하게 만들 수는 없었다.“주안 씨의 마음만은 고맙게 받을 게요. 그런데 얼른 돌아가세요. 주안 씨는 이씨 가문을 대표하는 사람인데 만약 주안 씨가 나서게 되면 조씨 가문은 이씨 가문이 자신들과 맞서려고 한다고 생각할 거예요.”하지만 이주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저는 모든 대비를 마치고 여기까지 온 겁니다.”그러면서 천 하나를 꺼내어 목에 두르면서 얼굴을 가리고 눈만 내놓았다.“어때요? 이래도 절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아요?”이주안이 기뻐하며 말했다.진도하는 이주안의 이런 모습을 보자 웃음을 터뜨렸다.하지만 여전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러면 알아보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이 일에 주안 씨는 나서지 말아요!”이주안의 의리는 잘 알겠지만 그래도 친구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어쨌든 조씨 가문은 실력 있는 수련자 집안이기 때문에 자신이 그들의 상대가 될 수 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만약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 몇 명이 나오면 이씨 가문은 조씨 가문의 무자비한 보복을 받을 것이 아닌가?아무리 이현수도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이고 이씨 가문도 실력이 있다고 해도 조씨 가문의 보복 앞에서는 큰 손실을 당할 것이다. 그래서 진도하는 절대 이주안이 이번 일에 나서지 못하게 막을 것이다.진도하는 혼자이기 때문에 조씨 가문에서 보복하려 하면 그를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하지만 이주안은 진도하가 걱정하는 것을 신경 쓰지 않았고 이미 모든 가능성을 고려한 듯했다.이주안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도하 형님, 그런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저는 이대로 가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우리는 친구 사이인데 당연히 어려울 때 도와야지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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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이주안의 말을 듣자 진도하는 진심으로 감동받았다.이현수가 자신을 도우려 친손자를 보냈을 줄도 몰랐지만 목숨을 지켜줄 수 있는 물건도 줬을 줄은 몰랐다.“이건...”순간 진도하는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입만 뻐끔거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감사한 마음을 도저히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몰랐다.이현수 자신도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라 조씨 가문의 그 대부들이 얼마나 공포스러운 존재인지 잘 알 것이다. 그런데도 진도하를 도우려고 자신의 손자를 보낸 것이다.어떻게 감동받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이때 이주안이 옆에서 말했다.“도하 형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한테 고마워할 필요도 없어요. 얼른 조씨 가문으로 갑시다. 아니면 그들이 우리가 겁나서 안 가는 줄로 생각할 거예요.”진도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그럼 더 이상 다른 말은 안 하겠어요.”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을 도우려 하는 사람에게 말로 그 감사한 마음을 다 전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진도하는 자신의 이마를 문지르더니 그제야 발걸음을 옮겨 다시 앞으로 걸어갔다. 이주안도 그 뒤를 바싹 따랐다.두 사람의 몸에서 강렬한 전투 의지가 풍겼다.그들이 5분쯤 걸었을 때 뒤에서 어떤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날 기다려요...”진도하와 이주안은 동시에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봤다.아름다운 외모의 여성이 검을 차고 걸어왔다.“지수 씨! 여긴 어쩐 일이에요?”진도하는 그녀가 한빛궁 대선배인 현지수인 것을 한눈에 알아봤다.현지수는 진도하와 이주안 앞에 다가와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도하 씨를 도우러 왔죠!”그 목소리는 유쾌하면서도 결연한 의지가 가득했다.진도하의 마음은 따뜻해졌다.하지만 이번에도 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지수 씨... 얼른 돌아가요! 지수 씨는 한빛궁의 대선배잖아요!”그는 이미 이주안이 도우려는 것도 꺼려했는데 이제 현지수까지 개입했으니... 진도하는 자신 때문에 친구들이 이번 일에 연루되는 것을 정말 원치 않았다.현지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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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진도하는 조원휘가 그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만약 마지막에 그가 조원휘를 이기면 조원휘의 성격상 순순히 실패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원휘의 태도로 보아 절대 그에게 덫을 놓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그럴 필요도 없다.조씨 가문은 실력이 강한 수련자 가문인데 진도하가 아무리 원아경이라고 해도 그들의 상대가 되진 않는다. 그래서 진도하는 이주안의 추측에 동의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요. 내가 가서 살펴볼게요.”진도하는 이주안과 현지수에게 당부하고 공중으로 뛰어올라 바로 조씨 가문 저택 앞으로 갔다.“조원휘, 어서 튀어나와!”진도하는 체내의 기운을 끌어올려 대문 앞에서 소리쳤다.구름 위로 곧장 올라간 소리에 주변 나무에 있던 새들이 겁을 먹고 떼를 지어 날아갔다.하지만 조씨 집안에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뭐지?’진도하는 눈썹을 치켜뜨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이건 너무 이상한데?’그는 조씨 가문 안으로 한 발짝 들어갔다.진도하가 들어가는 것을 본 이주안과 현지수는 그 뒤를 바짝 따라붙어 들어갔다.세 사람은 조씨 가문의 마당 안으로 들어갔지만 넓은 마당은 텅 비어 있었다.“어떻게 아무도 없을 수 있죠?”이주안은 의심하면서 물었다.“조씨 가문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거죠?”“혹시 조씨 가문 사람들이 오늘 도하 씨가 오는 걸 알고 미리 도망간 걸까요?”현지수가 말했다.지금 조씨 가문의 저택은 이상할 만큼 너무 조용했다. 조원휘 다른 사람들은 없다고 쳐도 조씨 가문의 자제들과 아랫사람들은 어디로 간 걸까?현지수도 꽤 많은 가문과 종문을 방문했었지만 이렇게 조용한 가문이나 종문을 본 적이 없었다.게다가 조씨 가문은 가족 수가 많고 가세가 흥성한 집안인데 어떻게 아무도 없을 수 있을까?유일한 이유는 아마도 그들이 진도하가 오늘 온다는 것을 알고 미리 도망쳤다는 것뿐이었다.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그럴 리가요! 어떻게 조씨 가문의 사람들이 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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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두 사람은 말을 마치고 동시에 조씨 가문의 뒷마당을 바라보았다.“여기서 피 냄새가 나는데요!”“맞아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람이 부는 순간 이미 피비린내의 근원을 알았다.그는 공중으로 뛰어올라 곧장 조씨 가문의 뒷마당으로 향했다.이를 본 이주안과 현지수도 서둘러 몸의 기운을 동원해 뒤를 따랐다.곧이어 뒷마당에서 그 장면을 본 세 사람은 모두 깜짝 놀랐다.“우웱...”이주안은 견딜 수 없어 한쪽으로 달려가 구토를 했다.“웁...”현지수도 속이 울렁거리는 것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주안 옆으로 달려가 토했다.진도하만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제자리에 서 있었다. 그러나 그도 속이 안 좋긴 마찬가지였다.남진에서 산더미처럼 쌓인 시체와 피바다를 보는 데 익숙했던 진도하였지만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조씨 가문 뒷마당에는 사방에 시체가 널려 있었고 뒷마당을 꾸미려 놓은 산 모형물보다 더 높이 쌓여 있었다.그들의 시체는 아주 비참했는데 대부분 머리가 잘려 있었다. 피가 사방으로 흘렀고 이미 말라서 검게 변했다.사방에는 파리가 날아다니고 있었고 죽은 지 오래된 것이 분명했다.진도하는 그들의 옷차림을 보고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들은 모두 조씨 가문의 자제들이었다.“이게 무슨 일이죠? 왜 다들 죽은 거죠?”구토를 하고 돌아온 이주안은 창백한 얼굴로 물었다.“모르겠어요.”진도하는 고개를 저었다.그는 지금 정신이 멍해져 있었는데, 누군가 자기보다 먼저 조씨 가문에 와서 조씨 가문의 자제들을 모두 죽였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누가 이런 짓을 한 걸까? 그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진도하는 의아해했다.이때 현지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이 사람들 표정 봐요...”진도하와 이주안은 그 말을 듣고 현지수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그런데 모든 시체의 얼굴에는 공포에 질린 표정이 가득했다.“얼마나 끔찍한 광경을 봤으면 저런 표정을 지었을까요!”이주안이 엄숙하게 말했다.“네, 정말 끔찍한 장면이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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