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 Chapter 541 - Chapter 550

All Chapters of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Chapter 541 - Chapter 550

1032 Chapters

제541화

“그래, 이렇게 설명하는 게 좋겠어!”환상이는 이어서 말했다.“내가 네 검술에 도운이 있다고 한 건, 검의를 말한 거야! 나는 네 검의가 솟구치는 것과 연속적인 흐름을 느꼈어, 이제 알겠어?”“알겠어.”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가 진작 그렇게 말했으면 내가 이해했지!”그는 이제 환상이가 말한 것이 무슨 뜻인지, 자신의 검술에 도운이 있다고 말한 것이 무슨 뜻인지 완전히 이해했다.당시 그가 손에 든 검을 휘두를 때 그의 마음 상태는 정확히 대의의 가장자리에 닿아 있었고, 이 검술도 그 마음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었다.비록 지금은 그 당시의 느낌을 잊었지만, 그가 검술을 사용할 때 여전히 도운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환상이는 진도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말했다.“그래, 맞아! 네가 이해한 것이 맞아. 내 말이 바로 그 뜻이야! 비록 방금 느꼈던 그 느낌을 재현할 수는 없지만 다음에 이 검술을 사용할 때도 도운이 나타날 거야.”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환상이가 물었다.“이 검의 이름은 지었어?”진도하는 고개를 저었다.여러 가지 이름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어느 것을 골라야 할지 몰라 고민에 빠졌다. 전부 마음에 들면서도 특별히 더 마음이 가는 이름은 없었다.예를 들어, 그는 이 검을 사용할 때 기운이 풍부하고 검의가 높으며 연속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이 검의 이름을 ‘연속’이라고 짓고 싶었다.하지만 그런 점을 제외하면 이름이 너무 거창하지는 않았다.또 이 검의 검술을 ‘불사’라고 부르고도 싶었다. 단순히 이 검의가 연속적이고 끝이 없으며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검의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그러나 그는 이 검술을 만들 당시의 마음 상태와 이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다.진도하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움직이는 개미, 비 온 뒤의 무지개, 진흙을 뚫고 나오는 풀, 이런 이미지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이런 이미지와 관련된 이름을 짓고 싶었다.환상이는 진도하의 생각을 알아차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9
Read more

제542화

“만약 우리가 대의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어떻게 돼?”진도하가 물었다.환상이는 진도하가 그런 질문을 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해서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그는 중얼거리며 말했다.“대의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너의 검술은 겉만 번지르르한 것이 돼. 그 어떤 힘도 발휘할 수 없어. 너의 경지도 거짓 경지가 될 것이고, 그 상태에서 수련을 계속하면 언젠가는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될 거야.”진도하는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이제 모든 것을 깨달았다. 이른바 대의란 하늘과 땅 사이에 작용하는 법칙이자 그 원인과 결과였다.비록 지금은 대의가 허공으로 사라져 볼 수 없지만, 모든 것은 대의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동시에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대의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맞아!”환상이가 말했다.“이제 비슷하게 이해했네!”진도하는 그 말을 듣고 의심스럽게 말했다.“내가 아직도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거야?”잠시 고민하던 환상이가 말했다.“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대의는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 이런 종류의 질문은 보통 선경에 날아간 다음에 생각하는 것이거든. 넌 아직 원아경일 뿐이지만 이미 대의의 가장자리에 닿았으니, 이건 전례가 없는 일이야.”여기서 환상이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이어갔다.“그래서 대의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대의는 존재하지 않지만 또 어디에나 존재해.”“...”이 말을 들은 진도하는 잠시 고개를 갸우뚱했다.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됐어, 됐어. 이건 이제 그만 생각하고 이 검술의 이름을 뭐라고 지을지 생각해야겠어!”말을 마친 후 진도하는 용음검을 들고 자신이 만든 두 번째 자체 검술을 휘두르기 시작했다.진도하의 머릿속에는 익숙한 느낌이 다시 돌아왔다.“이 검으로 산과 강을 베고 하늘을 겨누겠다!”진도하는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했다.동시에 그의 머릿속에서 개미가 움직이는 모습, 비가 온 후 무지개, 진흙을 뚫고 나오는 풀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이 이미지들은 생존, 희망, 부활을 상징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9
Read more

제543화

환상이는 진도하의 생각을 알아차리고 말했다.“네가 조급해하거나 오만하지 않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비록 대원경과 맞붙으면 상대방을 쓰러뜨릴 수 없겠지만, 적어도 자신을 방어할 힘은 있잖아.”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자신과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 사이에는 아직 큰 격차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조씨 가문을 찾아가기 전에 대원경으로 돌파하고 싶어도 불가능할 것이 분명했다.그렇다면 또 어떤 힘을 키워야 할까?이때 진도하는 자신에게 있는 신통력을 생각했다.‘신통력을 발휘한다면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를 죽일 수 있지 않을까?’이런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환상이가 말했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 네 신통력은 확실히 강력하지만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와 싸울 때는 전혀 쓸 기회가 없을 거야.”환상이의 말은 진도하의 생각을 완전히 뒤흔들었다.“하지만... 네가 신통력을 모아서 조합할 수 있으면 모르지.”환상이가 덧붙였다.진도하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설사 대원경으로 돌파한다고 해도 그 신통력을 조합할 수 없을 것 같아.’“이제 됐어!”진도하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계속 경지나 돌파해야겠어. 합도경으로 돌파해야만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와 정면으로 싸울 수 있을 거야.”진도하는 이렇게 생각하며 다리를 꼬고 앉아서 깨달음을 이어갔다.하루가 지나가고... 또 하루가 지나가고. 어느덧 석 달이 지났다.진도하는 여전히 합도경에 도달하지 못했다.그는 지금까지 많은 단약을 먹었지만 여전히 돌파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이로 인해 진도하는 약간 골치가 아팠다. 이렇게 힘들게 돌파를 기다리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환상이도 진도하의 기분이 안 좋다는 것을 감지하고 그에게 제안했다.“도를 닦아서 경지를 올릴 수 없다면 그냥 육체를 수련하는 게 어때? 육체를 수련해서 합도경으로 끌어올려도 괜찮을 것 같은데.”진도하는 재빨리 환상이의 조언을 따랐다.그렇게 그는 날마다 힘겹게 육체를 수련하기 시작했다. 용의 피를 마신 덕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9
Read more

제544화

진도하는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특히 사람들이 오가는 길거리에서 몇 명씩 무리를 지어 이야기하고 웃는 모습, 야채와 과일이 담긴 봉투를 들고 다니는 아주머니와 할머니, 길거리에서 장기를 두며 서로 경쟁하는 노인들을 보면서 그는 이 또한 재미있다고 느꼈다.동시에 그는 이 느낌이 낯설면서도 익숙하다고 느꼈다. 낯선 것은 그가 이런 삶에서 벗어난 지 오래되었기 때문이었고, 익숙한 이유는 이런 삶에서 자랐기 때문이었다.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는 한 걸음 내디디며 스스로에게 말했다.“이제 집에 갈 때가 되었구나!”진도하는 무술 고수 대회에 참가한 이후 오랫동안 집에 가지 못했다. 비록 양부모에게 자주 전화를 하긴 했지만 어쨌든 함께 사는 것만큼 편하지는 않았다.그는 앞으로 며칠 동안은 부모님 곁에 머물며 부모님을 효도해 드리기로 결심했다. 비록 합도경을 돌파하지 못할지라도 말이다.이렇게 생각하면서 그의 발걸음은 점점 더 빨라졌다.곧 그는 성운시로 돌아왔다.그의 부모님은 이미 도시 마을 한가운데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진도하가 부모님께 수없이 별장으로 가자고 설득했지만, 부모님은 그곳에 사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고 계속 거절했다.그가 집 문 앞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저녁 8시가 되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버지는 마당에서 채소밭을 정리하고 계셨다.진도하가 외쳤다.“아버지, 어머니는 어디 계세요?”이렇게 외친 후 진도하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학창 시절 인터넷에서 한창 유행했던 말이 떠올랐다. 집에 돌아간 아이들이 아버지만 보이고 어머니가 보이지 않을 때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아빠, 엄마 어디 있어요?”였다.진용진은 진도하의 목소리를 듣고 귀를 비비며 멍하니 문 쪽을 바라보았다. 진도하를 보고 나서야 그는 얼굴에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돌아왔어? 얼른 들어와!”진용진은 손에 묻은 흙을 툭툭 치며 말했다.“네 엄마는 부엌에서 설거지하고 있다.”진도하가 마당으로 들어서자 진용진이 그를 맞이했다.이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9
Read more

제545화

말을 마친 후 유서화는 바로 진도하를 집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러고는 부엌으로 들어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진도하와 그의 아버지 진용진 두 사람은 의자에 앉아 눈만 껌뻑이고 있었다.왠지 어머니와 함께 있으면 진도하는 끝없이 이야기할 주제가 있는데... 아버지와 단둘이 있으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심지어 마음이 불편하기까지 했다. 그의 아버지 진용진도 마찬가지였다.두 사람은 마주 앉아서 입을 열지 않고 계속 물만 마시고 있었다.사실... 두 사람 모두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무엇이라도 말하고 싶었지만 표현하는 방법을 모를 뿐이었다.예를 들어 진용진은 진도하에게 최근에 무엇을 했는지, 피곤한지, 쓸 돈이 충분한지... 등등 이런 질문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말이 입 밖으로 나오면 혹시나 아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봐 걱정되어 말을 뱃속으로 삼켰다.반면에 진도하는 아버지에게 요즘 건강은 어떤지, 일에 지치지는 않았는지 등을 묻고 싶었다.바로 이때 어머니 유서화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수 한 그릇을 들고 왔다.“자, 네가 좋아하는 토마토 국수야! 얼른 먹어.”진도하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어머니의 손에 쥐어진 국수를 두 손으로 받고 다시 앉아서 먹기 시작했다.어머니가 만든 국수는 정말 맛있었다. 진도하는 그 국수가 세계 최고의 국수라고 생각했다.물론 모든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엄마의 요리가 세계 최고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진도하가 국수를 먹는 동안 진용진과 유서화 두 사람은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보았다.“천천히 먹어. 그러다가 체하겠어. 물도 좀 마셔.”유서화가 말했다.“저도 천천히 먹고 싶지만 너무 맛있는걸요.”진도하가 국수를 먹으면서 말했다.유서화의 얼굴에 미소가 활짝 번졌다.“맛있으면 많이 먹어. 부족하면 엄마가 지금 가서 다시 국수를 삶아 줄게.”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가려고 했다.이를 본 진도하는 황급히 어머니를 말렸다.“아니요, 괜찮아요. 이거면 충분해요!”진도하는 눈앞에 있는 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9
Read more

제546화

잠시 깜짝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던 유서화는 곧바로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들아, 언제부터 진맥할 줄 알았니?”진도하는 어머니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엄마, 몸은 어쩌다 이렇게 되신 거예요?”방금 진맥했을 때, 워낙 밤이라 정확하지도 않았고 어머니가 협조하지도 않아 그녀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감지하지 못했다.그러나 유서화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아, 내 몸은 건강하고 튼튼해.”이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진도하의 어깨를 부드럽게 두드렸다.진도하는 유서화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불안한 마음에 말했다.“엄마,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말해줘요.”그는 유서화의 몸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진단하지 못했지만 몸이 이렇게 마른 걸 봐서 분명히 문제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그는 어머니의 체중이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줄어든 것을 발견했다.이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힘들었고 무엇보다도 죄책감이 들었다.아들로서 그는 어머니가 아프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감기나 열이 난 거면 모를까, 수술 같은 큰일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니.진도하는 마음이 아팠다. 자신이 아들로서 전혀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유서화는 괜찮은 척하며 그를 위로했다.“아들, 엄마는 정말 괜찮아... 진짜야! 뭔가 잘못됐다면 내가 너에게 말하지 않았겠니?”하지만 진도하는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엄마, 절 위로하지 마세요... 도대체 뭐가 문제예요? 알려주시지 않으면 내일 병원에 데려가서 제대로 검사해 볼 거예요.”진도하의 말을 들은 유서화는 침묵을 지켰다.진도하는 어머니가 분명 자신에게 말할 수 없는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아버지 진용진을 바라보며 물었다.“아빠, 엄마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말씀해 주세요! 저는 엄마아빠 아들인데 아무 말씀 안 하시면 제 마음이 너무 힘들어요.”진용진은 아들의 말을 듣고 잠시 망설였다. 그러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유서화를 힐끗 쳐다보았다.진도하는 유서화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9
Read more

제547화

진도하의 말을 들은 유서화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럴 필요 없다니까. 난 정말 괜찮아. 의사가 이미 약을 처방해 줬으니 며칠만 더 먹으면 괜찮아질 거야.”그러고는 진도하가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이 걱정되어 고개를 돌려 진용진에게 말했다.“여보, 내 몸은 이제 아무 문제가 없죠?”진용진은 진도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 엄마 이젠 정말 괜찮아. 거짓말 아니야!”부모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진도하는 그 말을 믿기로 했다.하지만 그는 이미 마음속으로 내일 병원에 가서 어머니의 병세를 잘 살펴봐야겠다고 결심했다.곧이어 돌아서서 유서화의 손을 잡고 말했다.“엄마,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면 꼭 저한테 먼저 말씀해 주세요! 알았죠? 저 이제 어른이에요. 계속 저를 어린애 취급하지 마세요. 이제 제가 가족을 위해 책임져야 할 때라고요.” 유서화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진도하가 어릴 때처럼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엄마는 우리 아들이 다 큰 거 알아.”진도하는 울컥했지만 참으며 당부했다.“그럼 앞으로는 수술 같은 중요한 일이 있으면 꼭 말해줘야 해요! 제발 저한테 숨기지만 마세요, 알았죠?”유서화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엄마는 앞으로 너에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을 거야. 앞으로는 꼭 다 말할게.”진도하는 유서화가 이렇게 말하지만 다음에도 큰일이 있으면 자신에게 알려주지 않을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자신에게 숨기는 이유도 이해했다.유서화는 진도하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고 신경 쓰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또한 아들이 자신을 걱정할까 봐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이 모든 것은 어머니인 유서화가 아들 진도하에 대한 깊은 사랑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진도하는 더욱 죄책감을 느꼈다.유서화는 진도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됐어, 이제 다 지나간 일이야. 엄마는 정말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지금 더 말해봤자 이미 늦었다는 것을 알고 감정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9
Read more

제548화

그런데 마당에 서 있는 여인은 유서화와 함께 웃으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이민영이었다.인기척을 듣고 뒤돌아보니 진도하가 돌아왔다. 그녀의 표정은 다소 어색해 보였다.이민영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유서화의 뒤에 섰다.진도하는 역겨운 표정으로 이민영을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누가 너더러 오라고 했어?”이민영은 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다.“빨리 나가. 우리 집엔 널 반기는 사람 없어!”진도하가 말했다.그가 남진에서 돌아왔을 땐, 이민영에 대한 감정이 이미 사라진 뒤였다. 특히 그녀의 본모습을 본 뒤에는 더욱 그랬다.이민영의 얼굴은 창백했다.그녀는 피식 웃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유서화에게 말했다.“아줌마, 그럼 전 먼저 갈게요. 나중에 다시 오겠습니다!”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돌아서서 떠나려고 했다.하지만 유서화는 이민영의 손을 붙잡고 말했다.“민영 씨, 가지 마요.”이민영은 어쩔 줄 몰라 하며 그 자리에 멈춰 섰다.유서화는 의자에서 일어나 진도하에게 말했다.“도하야, 민영 씨는 내가 아픈 걸 알고 일부러 시간 내서 나를 보러 왔어. 그런데 그렇게 사람을 내쫓는 건 아니지 않니?”진도하는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어머니가 이민영의 편을 들어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그는 힘없이 말했다.“엄마, 저 여자는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예전에 어떻게 엄마 아빠를 협박했는지 잊으셨어요?”이렇게 말한 후 그는 이민영을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눈치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당장 나가. 똑같은 말 두 번 하게 하지 말고!”그는 이민영이 정말 싫었다. 그때 그녀가 그에게 소리를 지르던 표정이 여전히 그의 마음속에 남아 있어서 떠올리면 화가 나게 했다.이민영도 진도하가 정말 화가 났다는 것을 알고 유서화에게 말했다.“아줌마, 오늘은 이만 가볼게요. 다음에 다시 올게요.”하지만 유서화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민영 씨, 가지 마요! 보기 싫으면 도하가 나가면 돼요!”이렇게 말하면서 유서화는 진도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9
Read more

제549화

“네.”진도하는 의아해하는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진용진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네가 몰라서 그래. 네가 바쁜 동안 민영이가 매일 우리 둘을 보러 와서 쫓아내지도 못했어.”“정말 뻔뻔하네요. 절대 좋은 마음으로 온 건 아닐 거예요.”진도하는 경멸하는 말투로 말했다.그는 더 이상 이민영에게 아무런 감정도 남아있지 않았고 오직 혐오감만 남았다.진용진이 이어서 말했다.“그래, 우리도 처음에는 너랑 같은 생각했어. 민영이가 좋은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경계했었지. 그런데 한 달 내내 찾아오면서 올 때마다 온갖 과일과 영양제 같은 걸 주더라고.”그러면서 그는 벽 모서리를 가리켰다.진도하의 시선은 아버지가 가리키는 곳으로 향했고 그곳에 수많은 영양제가 쌓여 있는 것을 보았다.“이게 다 이민영이 산 거예요?”진도하가 물었다.“그래, 민영이가 준 거야. 처음에는 우리도 거절했지. 민영이가 갈 때마다 손에 다시 쥐여주면서 도로 가져가라고 했어. 하지만 매번 나갈 때마다 물건을 문 앞에 놓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더구나. 네 엄마와 나는 어쩔 수 없이 이 물건들을 집으로 들여올 수밖에 없었어.”진도하는 그 말을 듣고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무조건 다른 속셈이 있을 거야!’그의 부모님은 평생을 검소하게 살았기 때문에 물건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이민영은 부모님의 이런 마음을 알고 문 앞이나 길거리에 물건을 두고 갔을 것이다. 그러면 부모님은 어쩔 수 없이 물건을 집 안으로 들여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진용진은 이어서 말했다.“민영이는 매일 우리 집으로 왔을 뿐만 아니라 올 때마다 네 엄마와 나에게 사과하면서 용서를 구했어.”진용진은 또 한숨을 쉬었다.“고작 한두 번이었으면 분명 네 엄마와 나는 민영이에게 좋은 감정이 없었겠지만 자주 오다 보니 네 엄마와 나는 마음속에 미움이 사라져서 용서하지 않을 수 없었어.”진도하는 생각에 잠겨 고개를 끄덕였다.그의 부모님은 매우 친절하고 마음이 착한 분들이기에 이민영이 이렇게 함으로써 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9
Read more

제550화

진용진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얼마 전에 내가 밖에 일이 있어서 나갔었는데 네 엄마가 마당에서 기절했었어. 아무도 모를 때 다행히 민영이가 와서 발견하고 119에 전화해서 네 엄마를 병원에 보냈어.”진도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했다.“그러니까 우리 엄마를 구한 사람이 민영이라는 거죠?”“그래.”진용진은 고개를 끄덕였다.“의사는 네 엄마가 몇 분만 더 늦었으면 목숨을 잃었을 거라고 말하더라. 그래서 네 엄마는 깨어난 후 의사뿐만 아니라 민영이에게도 고마워했어. 그날부터 민영이에 대한 네 엄마의 태도가 바뀌었고 민영이는 매일 병원에 가서 네 엄마를 돌보았어. 두 사람은 지금처럼 일상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가끔 함께 쇼핑도 하면서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친구가 된 거야.”진도하는 신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이제 모든 것을 이해했다. 이민영에 대한 어머니의 태도가 왜 변했는지, 그리고 유서화가 자신이 이민영을 쫓아내려고 할 때 왜 화를 냈는지도 알았다.어머니를 구한 사람은 이민영이었다. 이로 인해 진도하의 미움이 조금은 줄어들었지만 이민영을 용서하기에는 아직 충분하지 않았다.생각해 보면 이민영이 지금까지 한 모든 행동이 진도하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진용진은 진도하의 태도를 감지했는지 다시 한숨을 쉬며 말했다.“도하야, 민영이가 과거에 나와 네 엄마를 강요하고 널 배신하는 등 많은 잘못을 저질렀지만 마땅히 받아야 할 벌들을 충분히 받았어. 너도 이제 그만 용서하는 건 어떻겠니?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둬. 게다가 민영이가 네 엄마 목숨도 구해줬잖니, 그걸로 갚았다고 생각하자.”아버지의 말을 들은 진도하는 잠시 멈칫했다.그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과거의 일을 정말 그대로 묻어둘 수 있을까?”사실 잘 모르겠지만 부모님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그의 부모님은 마음씨가 매우 착한 사람들이었고 종종 ‘차라리 손해를 보는 게 행복이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사회생활 하면서도 양보할 수 있는 건 양보하고 결코 적을 만들지 않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9
Read more
PREV
1
...
5354555657
...
104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