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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다시 만나요의 모든 챕터: 챕터 781 - 챕터 790

967 챕터

제781화

주명은은 조유진이 제일 어려울 때 밥값을 빌려줬다. 주명은이 어떤 사람이든 간에 지금 다시 만났고 가는 길에 잠깐 태워주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때의 신세를 갚은 셈이 된다.조유진은 거절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타.”주명은은 빙그레 웃으며 뒷좌석 문을 잡아당겨 차에 탔다.“유진아, 고마워.”저녁에 술 한잔한 배현수는 여유롭게 조수석에 몸을 기댔다.조유진은 차를 몰며 물었다.“몇 호선 타는 거야?”주명은이 대답했다.“3호선 타.”조유진은 내비게이션을 힐끗 바라봤다. 3호선 지하철역이 여기서 꽤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집이 어디야? 집까지 데려다줄게.”“정말? 그럼 너무 고맙지.”주명은은 바로 아파트 주소를 불렀다.조유진은 운전에 집중했다.주말 저녁의 시내는 길이 매우 막혔다. 빨강 신호등을 여러 번 기다렸다.빨강 신호등을 기다릴 때, 조수석의 남자가 갑자기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조유진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뜻이지?’눈빛은 뒤에 사람이 있다고 말하는 듯했다.그래서 손을 뻗어 잡지 않았다.그러나 배현수는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더니 자기 관자놀이에 대고 문질렀다.“머리가 아파.”조유진이 막 입을 열며 말하려고 할 때, 뒷좌석의 주명은이 먼저 한마디 했다.“배 선배. 오늘 저녁 얼마나 마셨어요?”배현수는 말대꾸하지 않았다. 못 들은 것처럼 말이다.조유진도 얼마나 마셨는지 알고 싶었다.“묻잖아요.”남자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반 근 정도, 반 교장과 주 교수님과 많이 마셨어.”그들 테이블에는 도수 높은 술이 있었다. 반 근이면 배현수에게 있어서 정상 주량이라고 할 수 있다. 약간 반응은 있을 수 있지만 전혀 취하지 않았다.파란불이 켜졌다.조유진이 손을 빼서 핸들을 잡았다.“현수 씨 주량으로는 반 근 정도면 머리가 아플 리가 없잖아요.”배현수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응, 와이프가 있으니까 주량이 좀 안되네.”조유진은 멍해졌다. 가슴이 쿵쾅거렸다.힐끗 그를 본 순간 하마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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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2화

조유진과 배현수는 사람에게 천천히 다가가는 스타일이다. 낯선 친구와 빨리 친해지는 타입이 아니다.특히, 이 사람은 친구라고 할 수 없다.배현수와 주명은은 어떠한 친분도 없다.조유진은 고개를 옆으로 돌려 배현수를 힐끗 쳐다봤다.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확실히 내키지 않는 모양이다.“다음에 시간 될 때 봐. 현수 씨가 다음 주에 석식이 있어서.”주명은은 약간 아쉬워하며 입꼬리를 올렸다.“배 선배님, 정말 바쁘시네요. 그럼 유진아, 너는? 지금 일을 하지 않으니 시간 나면 밥 먹고 쇼핑할 수 있잖아?”조유진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배현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유진이도 시간이 없어요. 나와 같이 있어야 해서.”주명은은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유진아, 너 왜 이렇게 딱 달라붙어 다녀? 하긴, 지금은 사람의 마음이 제일 무섭다니까? 목적을 갖고 접근하는 사람이 너무 많잖아. 그러니까 너도 잘 지켜보고 있어. 안 그러면...”배현수는 미온적인 어조로 그 말을 끊었다.“뭔가 잘 못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유진이와 떨어지려 하지 않는 사람은 나에요.”주명은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그렇군요... 선배처럼 좋은 남자 별로 없어. 유진아, 소중히 여겨야 해요.”배현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짜증이 난 듯 조유진에게 말했다.“앞 잘 보고 운전해. 조금 잘 테니까 도착하면 불러.”그 말뜻은 모두 닥치라는 것이다.이 사람은 성격이 정말 별로이다.조유진은 웃음을 참으며 아무 말 없이 운전을 계속했다.차 안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한참을 침묵하던 주명은은 참지 못하고 뒷좌석에서 앞으로 몸을 기울여 차를 몰고 있는 조유진에게 물었다.“유진아, 손가락에 낀 다이아몬드 반지가 너무 크네. 아주 비싸지? 얼마야?”조유진도 사실 정확한 가격은 모른다.“잘 모르겠어. 아는 사람이 이미 자고 있네.”주명은은 조금 놀란 표정이었다.“궁금하지 않아?”“응, 별로.”일부러 잘난 척하는 게 아니라 지금 배현수로서는 얼마든지 살 수 있다. 그저 공이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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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3화

예를 들어 자기가 부자라는 것을 잘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자기를 부자라고 생각하는지 묻지 않는다. 너무 어리석다.돈이 많다는 것은 논쟁의 여지가 없는 객관적인 사실이기 때문이다.조유진 같은 여자도 다른 사람에게 자기가 예쁘냐고 묻지 않는다. 예쁜 것은 모두가 인정한 사살이다. 더 이상 필요 없다.주명은은 어리둥절했다.조유진은 배현수의 입을 막으려 했다.정말 배현수는 심각한 독설가이다!주명은은 심한 충격을 받은 듯 울 듯 말 듯 했던 얼굴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조유진은 티슈를 뽑아 건넸다.“이 사람이 사람 보는 눈썰미가 없어. 마음에 담아두지 마.”다행히 이때쯤 주명은이 사는 동네에 도착했다.조유진은 길가에 차를 세웠다.주명은은 그들과 작별을 고하고 차에서 내렸다.차에서 내리자 배현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조수석 쪽 창문을 열고 잠시 숨을 돌렸다.차 안의 공기가 바뀌었다.배현수는 그제야 물었다.“도대체 누구야?”조유진은 깜짝 놀랐다.“정말 기억 안 나요? 예전에 내 룸메이트였잖아요. 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은 적도 여러 번이고요.”기억력이 이렇게 좋은 사람이 아직도 기억해내지 못한다고?배현수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검은 눈을 가늘게 떴다.“그 방해꾼?”조유진은 피식 웃었다.“다른 사람을 그렇게 말하면 안 되죠? 현수 씨를 건드린 적도 없는데.”그는 예전부터 주명은에게 무감각했다.하루 종일 조유진에게 들러붙어서 그들의 방해꾼이나 다름없었다. 오늘처럼 말이다.배현수는 조유진이 자유롭게 친구를 사귀는 것에 간섭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주명은은 티가 너무 많이 났다.담담하게 주의를 주었다.“속셈이 너무 많아.”조유진은 그저 ‘네’라고 대답한 뒤 말했다.“집에 데려다주는 것으로 마지막 신세 갚는다고 생각해요. 더 이상 연락하지 않을 거예요.”몇 년 동안 연락이 끊겼을 때 갑자기 나타난 옛 동창들은 십중팔구는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주명은이 배현수 혹은 조유진에게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조유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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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4화

배현수는 그녀의 손을 잡고 방안으로 걸어갔다.“일단 내버려 둬. 네가 퀵 서비스도 아니고.”퀵 서비스?조유진은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퀵 서비스를 불러 립스틱을 주명은 집으로 보내면 되겠네요!”배현수는 그녀를 보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 좀 더 간단하고 거친 방식을 제안했다.“립스틱 버리고 대신 돈으로 돌려줘, 끝. 차단.”이렇게 서로를 난처하게 할 필요까지는 없다.주명은은 사실 도리에 어긋나는 짓은 하지 않는다. 조유진도 동창들 사이에서 더 이상 구설수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그녀의 명성이 충분히 낮기 때문이다.지금은 다른 사람들이 그녀를 어떻게 평가하든 개의치 않는다. 하지만 배현수와 결혼한다면 그녀는 SY그룹의 또 다른 얼굴이다. 평판이 너무 나쁘면 배현수에게도 SY그룹에게도 좋지 않다.게다가 이제부터 대제주시로 돌아가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 앞으로 비즈니스 업계에서 이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큰 이익과 관련된 일이 아니라면 관계가 너무 꼬이는 것을 막고 싶었다.조유진은 배현수의 제안을 거절했다.“그러면 미운털이 깊숙이 박히잖아요. 내일 퀵 서비스를 부를게요. 안 좋은 말이 나오지도 않을 거고 다른 사람의 이야깃거리가 될 일도 없을 거예요.”배현수는 뼛속까지 오만방자했다. 조유진을 품 안으로 끌어당기고 진지하게 말했다.“뭐가 두려워. 감히 한 마디라도 해보라고 해. 그러면 앞으로 대제주시에 있지 못할 테니까.”조유진은 두 손으로 그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보며 피식 웃었다.“배 대표님, 사람을 어떻게 괴롭히는지 방법을 가르쳐 주시네요.”배현수는 몸을 숙이더니 그녀를 현관문에 누르고 키스를 했다.“배현수 사모님이 내 힘을 믿지 않는데 그러면 그동안 내가 노력한 것은 헛수고가 아니야?”입술과 혀가 그녀를 공격했다.그의 입술과 혀 사이에 알코올 냄새가 났다.조유진은 고개를 살짝 젖혀 그의 키스에 답했다.배현수는 만족스러운 듯 그녀의 뒷덜미를 큰 손으로 잡고 캐비닛에 대고 더 무겁고 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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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5화

한편, 남씨 집안의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별장에서는 날이 선 말투로 싸우는 목소리가 들렸다. 도자기가 깨지는 날카로운 소리는 조용한 한밤중에 유난히 귀에 거슬렸다.남재원은 빨래건조대를 들고 남초윤을 가리켰다.“먹여주고 재워주고 키워주느라 돈이 얼마나 많이 들어갔는데. 애써 육씨 집안에 시집보냈더니 인제 와서 나에게 고함을 질러? 김성혁, 그 자식이 뭔데? 육씨 집안보다 돈이 더 많고 권력이 더 센 거야?”남초윤은 미친 듯이 소리 질렀다.“대체 무슨 근거로 김성혁을 모욕하는 것인데요? 처음부터 우리 두 사람은 같이 있었어요. 우리를 갈라놓으려고 한 것은 그렇다 쳐도 무슨 근거로 성혁 씨를 모욕하는데요? 그러고도 내 아빠라고요!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당신이에요. 나를 육씨 집안에 억지로 시집보내지만 않았어도 지금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예요!”“나를 원망하는 거야?”남재원은 우스갯소리를 들은 듯 말했다.“고개 한 번 숙여 봐. 입고 있는 옷, 들고 있는 가방 중 어느 것이 더 싸? 처음에 김성혁 그 빈털터리와 함께 있는 것을 막지 않았다면 지금쯤 거리에서 밥이나 구걸하고 있겠지!”남초윤은 가슴을 쓸어내리더니 두 눈을 빨갛게 부릅뜬 채 남재원을 바라봤다. 그리고 또박또박 말했다.“밥을 구걸해도 내 선택이에요! 남재원 씨, 나에게 선택의 기회를 준 적 있어요? 나를 육씨 가문에 들여보낸 게 진짜 나를 위한 거예요? 아니잖아요! 본인을 위한 거잖아요!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무슨 재벌 꿈을 꾸는 거예요! 당신이 아니었다면 내가 육씨 가문에서 얼굴을 못 드는 일도 없었을 거예요! 당신이 아니었다면 김성혁과 헤어지지 않았을 것이고요! 당신이 아니었다면 저는 지금 이혼할 용기조차 없지는 않았을 거예요!”“이혼? 대체 또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경고하는데 고집을 부리더라도 이혼은 안 돼! 이혼하는 순간 때려죽일 테니까!”남재원은 ‘이혼’이라는 두 글자에 벌컥 화를 냈다.빨래건조대를 들고 남초윤을 향해 휘둘렀다.옆에서 눈물을 훔치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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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6화

남재원은 격노한 듯 외쳤다.“자존심? 너에게 무슨 자존심이 있는데? 자존심이 밥 먹여 주니? 아니면 명품 가방 하나 사줄 수 있어? 육씨 집안 사모님이 되는 것이 너의 가장 큰 존엄이야.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육씨 집안 사모님이 되고 싶어 하는데! 억지 부리지 마! 이혼하면 육지율 같은 조건의 남자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남초윤은 침을 겨우 삼키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맞아요. 내 주제에 언제 육지율 같은 사람에게 시집가겠어요! 먹여주고 재워주고 남씨 집안 상업에 투자하는 사람을 언제 만나겠어요. 예전에 정말 이대로 살까 생각했어요. 아이를 낳자, 어차피 이제 이 생활에 익숙해졌기에 더 타락하는 것쯤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그런데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 김성혁이 왜 대제주시를 떠났는지 진작 알고 있을 줄은! 왜 작별 인사도 없이 떠났는지! 알고 보니 당신들이 뒤에서 부추겼던 거예요! 엄마, 김성혁이 떠났을 때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잖아요. 그런데도 아빠와 엄마는 나에게 한마디도 안 했어요.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그때 나는 정말 미칠 것 같았어요. 당신들은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 나에게 거짓말을 했죠. 부잣집 아가씨와 도망갔다고요! 양심의 가책도 안 느껴졌나요? 어떻게 이런 염치없는 말을 할 수 있어요? 아, 하긴. 당신들은 원래 나와 김성혁을 갈라놓으려고 했고 김성혁이 알아서 사라졌으니 당신들은 너무 기뻤겠죠. 내가 설트랄린을 2년 동안 먹어도 한마디도 안 하고 김성혁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면서도 알려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일부러 나를 자극하기까지 했죠. 김성혁을 죽도로 미워하게 강요했고요! 그리고 수작을 부려 나를 육지율의 침대에 데려다 놓았어요. 아주 뿌듯했겠네요. 만약 김성혁이 돌아오지 않았다면 나는 영원히 이 모든 것을 알지 못했을 거예요. 당신들의 계획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으니까. 엄마, 나 이제 곧 엄마 소원대로... 이 결혼생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었어요. 너무 치욕스럽게도 알게 되었거든요. 집주인이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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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7화

육지율이 전부 들었다.남초윤은 온몸이 얼어붙었다.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뻔했다.육지율을 본 남재원은 어리둥절했다. 얼굴의 분노와 포악함은 빠르게 사라졌다. 카멜레온처럼 얼굴이 갑자기 변했다.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반겼다.“사위, 갑자기 여기에 어쩐 일이야? 한밤중에, 윤이를 데리러 온 거야? 어서 와. 우리에게 말도 안 하고...”육지율은 긴 다리를 성큼성큼 내딛더니 도자기 조각을 밟으며 한 걸음씩 다가왔다.얼굴에는 그 어떤 감정도 없었다. 목소리도 덤덤했다.“저녁에 초윤 씨에게 여러 번 전화했는데 받지 않아서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왔어요.”남재원은 웃으며 나무랐다.“하, 무슨 일이 생기기는! 전화벨 소리를 못 들은 거겠지! 윤이야, 너도 참! 남편 전화도 안 받아? 못 됐어!”육지율은 남초윤을 노려봤다. 그 어떤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못 들은 거예요. 아니면 받기 싫은 거예요?”남재원이 대신 말했다.“못 들은 게 틀림없어...”육지율은 바로 한마디 했다.“장인어른에게 물은 거 아닙니다.”말투가 날카롭다.남초윤은 속눈썹을 떨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남재원은 얼른 그녀를 밀치며 낮은 목소리로 다급하게 재촉했다.“빨리 잘못했다고 해. 그러면 이 일은 지나가는 거야!”잘못을 인정하면 그냥 넘어갈 수 있을까?하지만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 모두 모두 털어놓았다.예전처럼 계속 아무렇지 않게 지낼 수 있을까?남초윤은 심호흡을 한 뒤 천천히 그의 어두운 시선과 마주했다. 입을 벌렸지만 한참 후에야 비로소 소리를 낼 수 있었다.“나는...”막 입을 열려고 할 때 남재원이 남초윤을 홱 밀어붙였다.“사위, 늦었어. 일단 윤이 데리고 먼저 집에 가! 젊은이들의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잖아. 침대 머리맡에서 싸웠다가 침대 끝에서 화해하는 것이지! 방금 우리와 싸운 이유도 남씨 집안 사업이 계속 육 서방의 지원을 받는다고 얼굴을 못 들겠대. 육 서방이 항상 우리를 도와주기 때문에 화가 나서 그런 말을 한 거야!”문명희도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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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화

그냥 넘어간다고?이게 그냥 넘어가는 것일까?김성혁의 차에서 내릴 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과거와 작별하는 것만 했을 뿐이다.그럼 그는?남초윤은 가볍게 웃었다.“유설영 씨와 호텔에 들어가는 것이 실검에 올랐는데 내가 물어본 적 없잖아요. 나와 김성혁은 아무 사이도 아니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의심한다면 나도 설명하기 어렵네요.”확실히 그녀와 김성혁 사이에 과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하지만 누구에게나 과거는 다 있다.굳이 비교하자면 육지율의 과거가 더 많다.그녀도 그의 과거를 개의치 않는데 그가 무슨 근거로 그녀의 과거를 상관한단 말인가?육지율은 침울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동안 나와 이혼하자고 한 것도 지금까지의 삶을 이젠 김성혁이 줄 수 있으니까 막무가내로 나오는 거잖아요?”말투는 매우 차가웠다. 단어 하나하나가 사람을 찌를 정도로 차갑다.남초윤은 가슴이 떨렸다.육지율이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소용돌이치는 분노와 강한 불안을 억누르고 있다.하긴 그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남초윤이 이혼을 망설였던 유일한 이유가 그의 돈과 권력에 대한 욕심 때문이니까.하지만 쿨하지 못했고 욕심은 부릴 대로 부렸기에 그에게 완전히 통제되어 참을 수밖에 없었다.육지율이 스캔들 때문에 실검에 오를 때마다 그녀는 미친 듯이 카드를 긁어댔다.산 명품 가방이 많을수록 이 결혼은 뼛속까지 썩었다는 것을 의미한다.예전에는 문명희가 남재원과의 쓰레기 같은 결혼생활에서 점점 시들어가는 것을 원망했다.하지만 그녀도 그녀의 엄마와 별반 차이가 없다.똑같이 못나고 겁쟁이들이다.다만 우스꽝스럽고 수치스러운 정신 승리법만 다를 뿐이다.그녀는 육지율을 사랑하지 않는다. 이것이 그녀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것이다.3년 동안 귀머거리인 척 벙어리인 척했지만 줄곧 자신을 속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곁에서 맴도는 여인을 신경 쓰지 않는다면 왜 유설영을 자꾸 언급하는 것일까?남초윤은 코를 훌쩍이더니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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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9화

“나와 장난치고 이런 건 상관없어요. 당신은 육씨 집안 사모님이니까. 당연히 내가 아끼고 참아야겠죠. 김성혁과의 과거도 신경 쓰지 않아요. 누구에게나 과거는 있기 마련이니까.”육지율은 잠깐 멈칫하더니 어두운 눈빛으로 말했다.“하지만 한 가지, 지나간 것은 이미 돌이킬 수 없어요. 과거와 현재를 잘 구별할 수 있어야죠. 그런데 당신은요? 잘 구별할 수 있어요?”남초윤은 순간 몸이 뻣뻣해 났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차가워 온몸이 저렸다.육지율은 그녀의 곁을 스쳐 지나며 차갑게 말했다.“결혼 존속 기간 동안 김성혁과 연루된 사실이 있는지 없는지 말하지 않으면 내가 나서서 알아보는 수밖에요. 만약 있으면... 없기를 바랄 뿐이에요.”남초윤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있으면요? 어떻게 할 건데요?”육지율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한마디 내뱉었다.“후회할 거예요.”...진씨 아주머니는 위층에서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곧이어 마당에서 엔진 소리가 났다.집사 방을 나와=오니 남초윤이 계단에 앉아 무릎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풀어헤친 머리가 그녀의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얼굴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어깨는 걷잡을 수 없이 떨고 있었다.진씨 아주머니는 한숨을 내쉬었다.“사모님, 바닥이 차가워요. 일단 방에 가서 주무세요. 내일 제가 도련님을 잘 설득해 볼게요. 진짜로 이혼하고 싶은 것은 아닐 거예요. 홧김에 한 말이에요. 육씨 집안에 이혼한 사람이 없어요.”육지율의 부모는 정치업계의 혼인으로 혼인 관계가 매우 안정적이다.남초윤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진씨 아주머니를 바라보더니 낮은 소리로 말했다.“만약 내가 이혼하고 싶다면요?”진씨 아주머니는 경악한 표정이었다.“도련님이 잘해주지 않나요?”남초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진씨 아주머니는 진지한 목소리로 다독였다.“사모님, 이혼하면 자기 자신을 어떻게 먹여 살리려고요? 명품백 하나가 사모님의 1년 치 월급보다 많아요. 잘 생각해 봐요. 어르신의 뜻은 아주 간단해요. 육씨 집안에 아이만 낳아주면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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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0화

나중에서야 그 남자가 어머니의 첫사랑임을 알게 되었다.강씨 집안에 그 사람은 어떤 존재였을까.강란희의 아버지이자 육지율의 외할아버지는 한국의 법률 분야를 관할하고 있다.강씨 가문은 명성이 자자했고 강란희가 시집갈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정치적 결혼은 팀을 중요시했다.육씨 가문과 강씨 가문은 대대로 친분이 두터웠다. 강남희는 육씨 집안의 며느리로 시집갈 수 있을 뿐이었다.그녀와 그녀의 첫사랑은 일찌감치 육지율의 외할아버지인 강지원에 의해 갈라졌다.하지만 육지율은 자신의 어머니가 다른 남자의 차에 오르는 것을 목격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나중에 그의 반 친구가 물었다. 그 사람이 엄마냐고...육지율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아니, 잘못 봤어.”그날 밤, 집에 돌아온 후 강란희를 보자마자 어두운 안색으로 문을 부수고 하인들에게 고함을 질렀다.강란희는 영문을 몰랐다. 올라가서 물어봤지만 당장 꺼지라고 했다.다음 날 바로 수업을 빼먹고 비행기 표를 사서 두바이로 날아가 스카이다이빙을 했다.학교 선생님이 강란희에게 전화를 걸어 모의고사 시험을 치지 않았다고 말했다.육지율은 바로 강란희의 전화를 차단하고 두바이의 그 금굴에서 일주일 동안 놀다가 귀국했다.강란희도 육지율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그 후로 육지율은 강란희를 못 본 척했고 모자 관계는 한동안 껄끄러웠다.항상 의아했다. 강란희가 아버지를 사랑하지 않는데도 큰형과 자기를 낳은 것이...사람들 앞에서 강란희는 온화하고 가정적이며 육근우는 잘생기고 대범한 사람이다.두 사람은 금슬이 아주 좋아 보였다.하지만 사람들 뒤에서 육근우와 강란희는 가면을 벗었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고 두 사람 사이는 얼음장 같았다.사랑?그는 이 허무맹랑한 물건을 믿지 않는다.완전히 통제해야만 한 사람을 단단히 가둘 수 있다. 상대방이 평생 순순히 충성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자신의 운명이 그녀를 붙잡았기 때문에 감히 배신할 수 없었을 것이다....한편 산성 별장.다음 날 아침 조유진은 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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