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의 모든 챕터: 챕터 171 - 챕터 180

693 챕터

제171화 나를 위해 모든 걸 바치겠다고 했다

그 말에 나는 어리둥절했다.“네?”“지영씨 어머니 병세 좀 확인하려고요. 딸로서 어머니 상태에 대해서도 몰랐어요? 얼마 전 심장 문제로 또 병원에 검사받으러 왔었어요. 현재는 제가 그 담당 의사고요.”이우범은 안전벨트를 하며 차분하게 말했다.엄마 상태에 대해 전혀 몰랐던 나는 심장이 쿵 내려앉는 듯했다. 엄마는 내가 걱정할까 봐 그 사실을 말해주지 않은 듯하다.“근데 담당 의사가 가정방문까지 하는 게 맞나요?”나는 눈살을 찌푸렸다.“상황에 따라 다르죠. 가요.”이우범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고, 여전히 차분하고 냉담했다.나는 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엄마 건강에 관한 일이라 그를 거절할 수 없었고, 묵묵히 운전하여 집으로 향했다.집에 도착 후, 이우범을 본 엄마는 기쁨 섞인 말투로 반갑게 그를 맞이해 줬다.“이우범 선생님이 여긴 어쩐 일이에요? 얼른 들어와요. 때마침 점심시간인데 같이 밥 먹어요!”“엄마, 밥 모자라지 않아?”나는 엄마에게 어떻게든 그를 돌려보내라는 눈치를 줬다.엄마는 내 눈치를 살피더니 호탕하게 대답하셨다.“아니, 아주 충분해.”엄마와 내 사이에 텔레파시란 없는 듯하다.내가 한창 어이없어하던 찰나, 엄마와 이우범은 이미 거실로 가 엄마 심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분위기는 아주 화기애애했다.오히려 내가 집에 방문한 손님 같았다. 하지만 나도 그 옆에서 엄마의 현재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는 들을 수 있었다.“지영아, 이우범 선생님이랑 얘기 좀 하고 있어. 난 얼른 가서 반찬 좀 더 준비해야겠다.”엄마는 입이 귀에 걸리셨고,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 내가 결혼할 신랑감이라도 데리고 온 듯한 광경이었다.젠장, 내가 생각해 낸 비유지만 이건 적절하지 못한 비유다!엄마가 주방으로 들어간 후, 나와 이우범은 서로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지금 상황에서 어떤 말을 했으면 좋을지도 모르겠고, 내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이우범이 나를 좋아할까 봐 겁이 났다.결국, 나는 TV를 켜 의학 다큐멘터리 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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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나 대신 나서다

배인호는 침대 옆에 서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그의 눈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한줄기 낯선 차가움이 서려 있었다. “이따 너희 집에서 너 보러 올 거야. 푹 쉬어.”말을 마친 뒤, 배인호는 의자의 외투를 집어 들고 자리를 떠났다.내가 그한테 물은 거에 대해서는 답을 듣지 못했다.그 뒤 경찰들이 찾아와 내 교통사고를 조사한 후, 나는 그제야 배인호가 나를 병원까지 데려다줬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때 마침 배인호가 그곳을 지나가다 발견했다고 한다.그와 동시에 나를 치고 간 그 두 사람은 석방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계속해서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머리가 아파 났다. 나한테는 왜 이런 일들만 생기는 걸까?그 두 사람은 조금 전 내가 들었던 유삼식이라는 사람의 부하라고 했다. 설마 내가 몰래 신고한 걸 알게 된 걸까?경찰이 떠난 뒤, 내 전화가 울렸고, 깨진 액정화면에는 「박정아」라는 이름 세글자가 떴다.“지영아, 괜찮아? 나 지금 바로 갈게!”정아는 많이 조급해 보였다.“너 아직 임신 중인데 진정 좀 해. 난 괜찮아. 얼굴에 그냥 조금 외상이 났을 뿐이야.”내가 답했다. “내가 진정하게 생겼어? 이번 교통사고는 누군가가 일부러 너를 해치려 했을 수 있어. 배인호도 화가 단단히 난 것 같아. 네 차를 박은 그 두 사람을 석방하고 지금은 그 둘을 어디 데려갔는지도 모르겠어. 배인호가 혹시라도 큰 사고 칠까 봐 노성민이 지금 많이 걱정하고 있거든! ”정아는 단숨에 많은 얘기를 털어놓았다.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두 사람을 석방 시킨 게 배인호였다니?이때 정아 옆에서 노성민의 소리가 들려왔다.“지영 씨, 인호 형한테 전화해서 인호 형 좀 말려줘요. 오늘 기분도 안 좋아 보였는데, 때리는 건 괜찮아도 그 둘을 반쯤 죽여놓을까 봐 걱정이에요.” 이렇게나 심각하다고? 나는 조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배인호는 워낙 성격도 좋지 않은 데다 평소에도 안하무인이었다. 하지만 내가 나서서 말려야 되는 게 맞는 걸까?전화를 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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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날 가만두지 않을 거다

기선우는 시선을 돌렸고, 원래부터 좋지 않았던 얼굴색은 더욱 창백해졌다.“지영 언니, 언니 교통사고 났다고 해서 한번 보러 왔어요.”서란은 들고 온 영양제를 침대 옆에 놓고는 부스스한 파마머리를 만지작거렸다.“근데 배인호 씨는 언니 보러 안 왔나 봐요?”그녀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실망에 찬 듯한 눈빛이었다.서란은 내가 걱정돼서 온 게 아니라, 배인호가 여기 있을 줄 알고 그를 만나러 온 듯했다.“네가 여긴 왜 왔어?”이때 기선우가 갑자기 입을 열었고, 그의 목소리에는 증오가 가득했다.“기선우, 결국에는 이렇게 둘이 만나나 봐?”서란은 비꼬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너랑 내가 다른 게 뭔데? 결국은 다 잘살아 보겠다고 이러는 거잖아. 그런 네가 뭔 자격으로 나와 배인호 씨 문자 기록 공개하고 나를 궁지로 밀어!”기선우는 서란이 말한 그런 사람이 아니었고, 그는 화를 참지 못해 그녀가 가져온 영양제를 바닥에 내던지며 말했다.“내가 넌 줄 알아? 난 너처럼 돈 때문에 감정을 배신하는 사람이 아니야, 그러니 이만 내 눈앞에서 꺼져!”한때는 서로 사랑하며 잘 만나고 있던 커플이, 이제는 서로 죽일 듯이 싸우는 모습을 나는 말없이 바라보기만 했다.서란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흐흐, 너 되게 고상한 척한다? 기선우, 내가 너랑 사귀는 동안 매일 마라탕 같은 거나 먹고, 옷도 유행 다 지난 세일 상품들만 사 입었고, 매일 사람들로 붐비는 지하철이나 버스만 탄 거로는 부족한 거야? 너 심장 하나 바꾸는 데 얼마 드는지는 알아? 나 너랑 계속 만났으면 이미 죽었을지도 몰라!”그 말에 화가 난 기선우는 얼굴까지 빨개졌다. 그는 분명 달콤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었을 건데, 서란한테 있어서는 단지 저렴한 추억인 듯하다.“기선우, 네가 학력이 높으면 또 뭐 어찌할 건데? 네가 진짜로 출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서란은 동정 섞인 눈빛으로 기선우를 쳐다보며 말했다.그녀는 일부러 기선우를 자극하는 말만 했고, 그의 모든 걸 부정하고 싶은 듯했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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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한다

나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배인호는 소유욕이 강한지라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는 한, 반드시 그것을 되돌릴 방법을 찾을 것이다.만약 2년 전 그가 먼저 이혼을 제기했으면, 지금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거다.나는 잠이 오지 않아 침대에서 몸을 뒤척였고, 머리에는 마치 한편의 자서전 영화가 플레이되는 것만 같았다.나는 더는 이렇게만 있을 수 없어,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바람을 쐬러 갔다.내 병실은 3층이었고, 낮은 층수에 속하는지라 아래 작은 정원이 선명하게 보인다. 몇 개의 가로등이 조약돌 길에 여기저기 서 있었고, 그 불빛 아래 벤치에 배인호가 앉아있었다.늦은 저녁이라 병원은 조용했고, 아래 정원에는 그 누구도 없었기에 배인호가 더욱더 쓸쓸해 보였다.나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내가 했던 말에 대해 자세히 생각 좀 해봤으면 한다.그는 갑자기 핸드폰을 들어 어딘가 전화를 걸었고, 곧 내 전화가 울렸다.나는 잠깐 머뭇거리다 전화를 받았다.“우린 평범한 친구 사이가 될 수 없어. 허지영, 내가 제대로 생각해 봤는데 나 그렇게 못 할 거 같아.”핸드폰에서 그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왔다.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한숨만 내쉰 뒤 전화를 끊었다.아니면 이제는 진짜로 새로운 남자를 찾아 시집이나 가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러면 그도 유부녀를 자꾸 귀찮게 하지 않을 것이고, 그의 부모님도 그걸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근데 신랑감은 어디 가서 찾아야 할까?내 머릿속에서는 갑자기 이우범의 얼굴이 떠올랐고, 나는 빠르게 그 생각을 접었다. 그를 또 이용하고 싶지는 않았다.내 결혼 상대를 찾는 일은 아주 골치 아픈 일이 되었고, 내가 퇴원하는 그날까지도 좋은 방법은 찾지 못했다. 이 고민을 친구들한테 털어놨더니, 그녀들은 이구동성으로 나에게 이우범을 추천했다.특히 정아는 유독 난리였다.“에이, 지영아. 그런 좋은 남자는 어디 가서도 찾기 어려울걸? 너 설마 모르는 건 아니지? 우리 주변 남자 무리 중에 가장 사생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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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너 대신 술 깨줄게

“그 입 닥쳐! 이 변태 새끼야!”기선우는 더는 참을 수 없는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를 때리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를 막아섰고, 그가 이동원한테 손을 댄다면, 그 뒤에는 아마 더 복잡해질 것이다.“야, 너 지금 뭐라고 했어?”이동원은 화가 나 말했다.“너 다시 말해봐. 이게 너희가 부탁하러 온 태도인 거야?!”나는 그 둘 사이를 막아섰고, 약간 짜증이 났다.“이 사장님, 많이 취하셨네요. 저 일단 동생 데리고 먼저 가보겠습니다. 다음에 다시 얘기해요.”원래는 이 정도까지 일은 아니었는데, 결국은 이동원의 주사로 인해 내 기분까지 다 잡쳤다. 나는 다음부터는 다른 사람을 통해 부탁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이 병에 있는 술 다 마시고 나한테 동생 대신 사과하거나, 아니면 여기 와서 나랑 키스하면 그냥 넘어가 줄게요. 아니면 꺽~이거 이대로 쉽게 안 넘어갈 겁니다!”이동원은 술에 취해 눈에 보이는 게 없는 듯했고, 이제는 아예 무리한 요구까지 하기 시작했다.내가 답을 하기도 전에 배인호는 손을 뻗어 그 병에 술을 이동원 머리에 부어버렸다. 술은 그의 머리와 얼굴에 마구 흘러내렸다.이동원은 단번에 술이 확 깬 듯, 배인호의 그 무서운 얼굴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봤다.“배 대표님, 이게 뭐 하는 짓인 거죠?”배인호는 술을 다 부은 후, 빈 술병으로 이동원 머리를 세게 내리쳤다.“당신 대신해서 술 깨주려고.”이동원의 머리에서는 곧 피가 흘러내렸고, 그는 주사를 부리며 반격하려 했으나 그 자리에서 바로 쓰러졌다.나는 이동원 못지않게 깜짝 놀랐고, 배인호가 나를 위해 나설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지영 누나, 이거...”기선우는 의자에서 움직이지 않는 이동원을 보고 놀란 듯 말을 잇지 못했다.“내가 때린 거니까 너희들과는 상관없는 일이야. 그러니 긴장할 거 없어.”배인호는 냅킨 몇 장을 들고 손에 묻은 술을 닦아냈다. 조금 전의 분노 가득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누군가를 기절시키게 만든 거에 대한 당황한 기색도 더욱이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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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다

그 자리를 뜨면서, 엄마는 불만스러운 듯 중얼거렸다.“여기 별로야, 풍수지리도 안 좋고. 점 보러와서 별로 반갑지 않은 사람도 만나고!”“엄마, 보살님이 뭐래? 설마 나 죽을 때까지 혼자 늙어 죽는대?”나는 엄마의 손을 잡으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엄마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우리 딸이 이렇게나 훌륭한데 어떻게 한평생 혼자야? 이런 건 정확하지 않아! 잠깐, 내 핸드폰이 어딨지?”엄마는 갑자기 핸드폰을 두고 오신 듯 여기저기 찾으셨고, 한참을 찾아도 핸드폰은 보이지 않았다.엄마는 심장도 좋지 않기에 여기까지 오는 거도 애를 먹었다. 엄마가 다시 돌아가서 핸드폰을 갖고 오는 건 무리인 것 같아 내가 엄마 대신 핸드폰 가지러 돌아갔다.내가 다시 천인당에 들어섰을 때 보살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가씨, 감정을 너무 강요하지 마! 그 사람은 당신과 인연이 아냐.”그 소리를 따라 다가가 보니, 서란이 점괘를 다 보고 보살님과 밖에서 얘기 중이었고, 표정은 그다지 만족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그러더니 그녀의 시선이 나에게 향했고, 내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그러면 저 여자 사주는 어떤데요?”“아가씨, 그건 저 아가씨 개인 정보라 얘기해 줄 수 없어.”보살님이 담담하게 답했다.서란의 얼굴색은 더욱 어두워졌고, 당장이라도 나를 잡아먹을 듯이 쳐다봤다. 아마 결과가 좋지 않은듯하다.그녀가 어떤 점괘를 봤든, 결과가 어떻든 나와 상관도 없을뿐더러 관심조차 없었다. 나는 핸드폰을 가지고 바로 돌아갔고, 뒤에 서란과 민예솔도 소리 없이 내 뒤를 따라 내려왔다. 뒤에 마치 귀신이라도 쫓아오는 듯 나는 걸음에 속도를 줬다.얼마 안 가서 서란한테 전화가 온 듯 서란의 전화 받는 소리가 들렸다.“진짜? 유정아 너 진짜 대단하다!”그 전화로 인해 서란의 기분은 갑자기 좋아진 듯했고, 몹시 흥분돼 보였다.“좋아, 언제쯤 오는데? 같이 밥이나 먹자. 너희 지훈 오빠보고 사라고 해.”음? 서란의 대답에 따라 대충 종합해 보면, 우지훈과 유정이 사귀는 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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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신세를 갚는 방식

전화를 끊은 뒤, 나는 서울시에서 그래도 난다긴다하는 친구들한테 연락해, 이훈을 같이 찾아주길 원했다.집에 도착 후, 단톡방을 확인해 보니 정아가 문자가 와 있었다.「헐, 지영아. 서란 친구가 우지훈이랑 만나는 같던데? 그래서 노성민한테 밥 먹으러 오라고 했나 봐. 눈 진짜 낮네? 」나는 차분한 마음으로 답장을 보냈다.「그래, 마음대로 하라고 해.」나는 그녀들이 단톡방에서 그 사실에 대해 논의하든 말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다음 날 아침, 나는 정아의 연속된 Call에 잠에서 깼다. 그녀는 아주 흥분 상태였다.“지영아, 배인호가 나한테 사진 한 장 보내줬는데, 이훈 손이 부러져 있어. 근데 본인이 한 건 아니래. 다른 사람 시켜서 조사 해봤나 봐!”“응? 대체 뭔 뜻인 거지?”나는 아직 좀 혼란스러웠다.“나도 모르겠어. 혹시 이훈이 어디 있는지 알면서 일부러 우리한테 안 알려 주는 거 아니야? 그러다가…”정아는 이런저런 상황을 추측했다.“네가 본인을 찾아갈 때까지 기다리는 거 아닐까.”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배인호가 이젠 나한테 이런 방법까지 쓴다고?만약 나에게 시간을 좀 더 준다면 나는 이훈이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현재 이훈의 정황으로 보아, 이훈이 살아 있다고 해도, 우리가 그를 찾은 후면 아마 반 불구가 된 상태일 거다.“좋아, 내가 직접 배인호를 찾아가 볼게!”나는 한때 이훈이 나를 도와준 대가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그래, 이따가 노성민이 배인호 만나러 갈 거거든. 내가 그 주소 보내줄게.”정아가 답했다.그 주소를 받은 후, 나는 운전하여 바로 그 목적지로 향했다.룸 문을 열고 들어가니, 배인호가 문을 마주하고 앉아있었다. 그의 옆에는 노성민과 우지훈이 앉아있었고, 이우범은 그와 멀리 떨어져 앉아있었다.서란, 유정, 민예솔은 나를 보더니 곧바로 표정이 굳어졌다.나를 본 이우범의 눈빛은 미묘하게 변했고, 특히 그 금테 안경을 쓰고 다른 사람을 보는 눈빛은 아주 날카로웠다.나는 최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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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재결합

식사 자리 분위기는 말 그대로 축 처져 있었고, 다들 아무런 말도 없었다. 특히 배인호와 이우범은 오늘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았다. 그 말 많던 노성민마저 오늘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고, 오직 정아와 몇 마디 나눈 후 서란과 다른 사람과는 거의 대화하지 않았다.만약 우지훈과의 관계만 아니었다면, 그들은 아마 이 자리에 오지도 않았을 거다.서란은 몇 번이나 배인호와 대화를 시도했지만 전부 무시만 당했고, 결국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이때, 서란의 전화벨 소리가 적막한 분위기를 깨며 울렸다.그녀는 발신자를 한번 확인하고는 어색한 얼굴로 유정에게 속닥거리더니, 전화를 받으러 밖에 나갔다.“정아야, 나 입맛이 없어서 먼저 가볼게.”나는 얼마 먹지 않고 바로 일어났다.오늘 주요하게 이훈의 일에 대해 왔지만 별 큰 수확은 얻지 못했고, 식사 분위기까지 어색해 더는 이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그래!”정아는 내가 불편해하는 걸 알고 머리를 끄덕이며 답했다.나는 다른 사람들과는 인사를 하지 않고 바로 일어나 그 자리를 떠났다. 내 차는 호텔 문 앞에 세워졌고 차에 타려는 순간, 조수석 문이 열렸다.“여긴 왜 타요?”나는 조수석에 앉은 배인호를 이해되지 않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대체 언제 따라 나온 거지?“이훈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려고.”배인호의 옆모습은 말 그대로 정교했고, 은은한 냉기가 감돌았다. 이렇게만 봤을 때, 기꺼이 도와주고 싶은 모습은 아닌듯했다.나는 살짝 의아한 듯 물었다.“그럼 신세 안 갚아도 되는 거예요?”“갚아야지.”배인호는 고개를 돌려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같이 영화나 보러 가는 건 어때?”그의 대답은 내가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다.하지만 영화 한 편만 보는 정도면, 받아들여도 괜찮다고 생각했다.나는 깊게 고민 후 입을 열었다.“그래요, 일단 이훈이 어디 있는지 알려줘요.”배인호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바로 주소 하나를 보내 줬고, 그와 동시에 다른 한 가지 사실도 알려줬다.“유인웅이 데려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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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집에 감금되다

이어서 엄마는 내 핸드폰을 꺼버렸다.나는 고개를 돌려 벽시계를 바라봤다. 배인호는 내가 일부러 그를 속이고 그와의 약속을 어겼다고 생각할 거다. 하지만 엄마가 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는지라 나는 그한테 연락할 수 없었다.“엄마, 대체 누가 배인호도 거기 있었다고 말해줬어요?”나는 도무지 알 방법이 없었다.정아와 노성민은 얘기했을 리 없고, 서란이나 나머지 사람들도 우리 엄마 연락처는 없을 건데… 지금 상황에서 유일하게 의심스러운 한 사람은 바로... 이우범이였다.하지만 그는 뒤에서 이런 고자질 같은 걸 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엄마는 나를 흘겨보며 말했다.“누가 말했는지는 알 거 없고, 아무튼 배인호랑은 다시는 엮이지 마. 너 이미 배인호 때문에 그렇게 상처받고도 아직 정신 못 차린 거야?”“엄마, 그런 거 아니에요.”나는 엄마한테 이훈의 일에 관해 설명해 줬다.엄마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보더니, 답은 역시 똑같았다. “아무튼, 너 다시는 배인호와 연락하지 마!!”나는 머리를 끄덕였다. 다시 한번 시간을 확인해 보니 시간은 이미 12시를 향해갔으며, 내 마음은 무거워졌다.엄마는 끝까지 내 핸드폰을 돌려주지 않으셨고, 나는 어쩔 수 없이 위층으로 올라가 샤워하고 쉬어야 했다.잠자리에 들기 전, 밖에서는 차 소리가 들려왔고, 내 심장은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나는 바로 베란다로 가서 상황을 살폈고, 문밖에 검은 링컨 한 대가 불빛이 켜진 채 조용히 서 있었다.배인호는 반쯤 열린 차창으로 대문 쪽을 바라보고 있는듯했지만, 그의 표정이 명확히 보이진 않았다.나를 보러 온 건가? 내가 아무 말 없이 약속을 어겨 그는 아마 화나 있을 것이다.나는 아래로 내려가 그에게 설명하고 싶었지만, 내가 대문 앞까지 왔을 때, 배인호의 차는 이미 떠나고 없었다.나는 대문 앞에 서서 길게 한숨만 내쉬었다.——이어서, 엄마와 아빠는 이 기사님더러 나를 감시하게 했고, 그들은 일이 바쁜 관계로 계속하여 나를 감시할 수 없었다.이 기사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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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배인호가 다치다

“그래요, 엄마, 아빠도 이젠 올 시간이네요.”나는 머리를 끄덕였다. 얼마 안 지나 아래로 내려가 보니 저녁 준비가 다 되어있었다.저녁을 먹고 난 뒤 나는 침실로 들어가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언제 내 문 앞에 왔는진 모르겠지만 세희가 내 침실 문 앞에 와있었다.“세희야, 여긴 어쩐 일이야?”나는 이게 환각인 줄 알고, 깜짝 놀라서 물었다.“배인호가 다쳤대. 정아가 너희 집 기사님한테 전화해서 너 전해주라고 했는데 너 몰랐어?”세희는 내 침대 옆에 앉으며 말했다.“정아와 노성민 지금 병원에 있어. 지금 배인호 부모님께도 감히 알리지 못하고, 언론에서 알아서도 안 되는 상황이야.”나는 의외라고 생각했다.“배인호가 다쳤다고? 심각한 거야?”“비교적 심각한 상황이라, 내가 너한테 말해주러 왔어.”세희는 계속 한숨을 내쉬었다.“머리를 크게 다쳐서 지금 병원에 입원해야 한대.”진짜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배인호가 다른 사람한테 맞아서 머리가 상했다고?“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야.”내가 답했다.“배인호 아직 술도 덜 깼나 봐. 그래서 지금 치료도 안 받으려 한대. 그게 아니면 정아가 굳이 나보고 너한테 전달해달라고 하지도 않았겠지. 우리도 네가 배인호랑 다시 엮이는 건 원하지 않는데…”세희는 답답한 듯 말했다.“배인호 그 사람은 원래부터 이렇게 유치한 거야?”그건 유치한 게 아니라, 자신한테 화풀이하는 거다.이때 노성민이 세희에게 전화를 걸어 나 좀 바꿔 달라고 했다.노성민은 나에게 간곡히 부탁했다.“지영씨, 제발 도와줘요. 얼른 와서 인호 형 좀 말려봐요! 저희는 도저히 어찌할 방법이 없어요!”노성민의 간곡한 부탁을 들으니, 며칠 전 내가 배인호와의 약속을 어겼던 일이 생각났다…“저 있다가 바로 갈게요. 근데 주사 부리는 거라 제가 말한다 해도 소용이 있을지 모르겠어요.”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약간은 근심스러웠다.“그래요, 그래요. 얼른 와요!”노성민은 기뻐하며 답했다.세희는 이모건과 같이 우리 집에 방문했고,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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