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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나를 위해 모든 걸 바치겠다고 했다

그 말에 나는 어리둥절했다.

“네?”

“지영씨 어머니 병세 좀 확인하려고요. 딸로서 어머니 상태에 대해서도 몰랐어요? 얼마 전 심장 문제로 또 병원에 검사받으러 왔었어요. 현재는 제가 그 담당 의사고요.”

이우범은 안전벨트를 하며 차분하게 말했다.

엄마 상태에 대해 전혀 몰랐던 나는 심장이 쿵 내려앉는 듯했다. 엄마는 내가 걱정할까 봐 그 사실을 말해주지 않은 듯하다.

“근데 담당 의사가 가정방문까지 하는 게 맞나요?”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상황에 따라 다르죠. 가요.”

이우범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고, 여전히 차분하고 냉담했다.

나는 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엄마 건강에 관한 일이라 그를 거절할 수 없었고, 묵묵히 운전하여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 후, 이우범을 본 엄마는 기쁨 섞인 말투로 반갑게 그를 맞이해 줬다.

“이우범 선생님이 여긴 어쩐 일이에요? 얼른 들어와요. 때마침 점심시간인데 같이 밥 먹어요!”

“엄마, 밥 모자라지 않아?”

나는 엄마에게 어떻게든 그를 돌려보내라는 눈치를 줬다.

엄마는 내 눈치를 살피더니 호탕하게 대답하셨다.

“아니, 아주 충분해.”

엄마와 내 사이에 텔레파시란 없는 듯하다.

내가 한창 어이없어하던 찰나, 엄마와 이우범은 이미 거실로 가 엄마 심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분위기는 아주 화기애애했다.

오히려 내가 집에 방문한 손님 같았다. 하지만 나도 그 옆에서 엄마의 현재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는 들을 수 있었다.

“지영아, 이우범 선생님이랑 얘기 좀 하고 있어. 난 얼른 가서 반찬 좀 더 준비해야겠다.”

엄마는 입이 귀에 걸리셨고,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 내가 결혼할 신랑감이라도 데리고 온 듯한 광경이었다.

젠장, 내가 생각해 낸 비유지만 이건 적절하지 못한 비유다!

엄마가 주방으로 들어간 후, 나와 이우범은 서로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지금 상황에서 어떤 말을 했으면 좋을지도 모르겠고, 내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이우범이 나를 좋아할까 봐 겁이 났다.

결국, 나는 TV를 켜 의학 다큐멘터리 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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