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931 - 챕터 940

1361 챕터

제931화

“엄마!”임하나가 귀찮다는 듯이 자기 엄마의 말을 끊었다.“아직도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시는 거예요? 어떤 정신 나간 여자가 아빠를 꼬드기겠냐고요. 다시는 이런 일로 저를 찾지 마세요. 정말... 정말 피곤하니까요.”정신이 멍해진 최명희가 곧 입을 벌리고 울며불며 소리쳤다.“세상에! 이제는 딸도 내 편이 아니라니!” “이제 너도 내 편이 아닌 거야? 너도 날 원하지 않는 거냐고! 아이고, 내 팔자야!” 하나는 최명희의 울음에 더욱 짜증이 났지만, 이번에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최명희를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정말 이런 일에 관여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하나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것을 본 최명희는 아예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튿날 아침.하나는 최명희에게 얽매이지 않기 위해서 아침 일찍 윤씨 그룹으로 떠났다. 하지만 그녀는 어젯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해서 한동안 갓길에 차를 세울 수밖에 없었다. 윤씨 그룹에 도착한 하나의 마음은 마침내 아주 좋아졌다. 윤씨 그룹의 본사는 이전의 MH그룹 건물을 고친 것이었는데, 그야말로 아주 기묘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애초에 윤씨 그룹이 몰락하고, 그 건물을 MH그룹이 인수한 것이기 때문이었다.몰락한 윤씨 그룹은 MH그룹이 인수하고, 또 그 건물이 윤씨 그룹의 손에 들어온 것이라니. 하지만 이제는 MH그룹이 윤씨 가문을 노릴 수 없을 것이었다. 윤수정은 일찍부터 이서가 윤씨 가문의 핏줄이 아니라고 했지만, 이서는 지금 외국에 있는 터라 DNA 검사를 할 수 없었다.그리고 소희는 이 점을 이용하여 협력하려는 모든 윤씨 가문의 사람들을 막아낼 수 있었다.“하나 언니, 왜 이렇게 일찍 왔어?” 회사에 도착한 소희가 하나를 보자마자 즉시 맞이했다. “집에서는 할 일이 없잖아.” “그래도 너무 이르잖아.”소희가 적극적으로 하나를 끌고 전용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돌아온 지 하루도 안 되었는데 집에서 푹 쉬어야지. 오후에 와도 전혀 상관없어!” ‘돌아온 지 하루도 안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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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2화

문이 열리고, 먼지투성이가 된 상언을 본 하나는 눈을 깜빡거릴 뿐이었다. “하나 씨...”상언이 점점 가까워지자, 그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던 하나가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그녀는 여전히 어리둥절했는데, 잠시 후에 상언의 품에 안기게 되었다. 상언의 살냄새와 단단하고 힘 있는 가슴을 마주한 하나는 마침내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선생님이 정말 H국에 오다니!’ “왜요, 많이 놀랐어요?”하나를 놓아준 상언은 그녀가 여전히 멍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하나는 여전히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는 듯했다. “왜 여기 있어요? 분명...”상언이 웃으며 말했다.“셔먼 장관님의 딸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느냐고요?”눈을 번뜩인 하나가 화가 나서 상언을 밀쳤다.“그래요, 이미 케이티 씨랑 함께하겠다고 약속한 거 아니에요?” 상언은 새어 나오는 웃음을 억누를 수 없는 듯했다. “하나 씨, 질투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돼요?” 하나는 농담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허, 질투요? 제가 무슨 자격으로 질투하겠어요?”상언이 하나의 손을 놓지 않은 채 말을 이어 나갔다.“그래요, 그럼 확실하게 대답해 줄게요. 전 셔먼 장관의 조건을 받아들였어요.”“하지만 그 사람이 제시한 두 가지 조건 중의 하나만 받아들였을 뿐이죠.”하나의 저항이 점차 미약해졌다.“그게 무슨 말이에요?” “애초에 셔먼 장관이 제시한 조건은 두 가지였어요. 첫째는 제가 한 노인을 설득해서 땅을 팔게 하는 것이고, 둘째는 케이티와 함께 있는 거였죠. 하지만 저는 첫 번째 조건만 받아들였어요.” “그래서 이미 실험실에 관련된 일은 다 처리한 셈이에요.” “셔먼 장관은 곧 내 실험실을 재개할 거고요.”“그리고... 다음에도 이런 추잡한 수작을 부린다면, 내가 직접 대통령님을 찾아뵐 생각이에요.”하나가 입술을 움찔거렸다.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상언의 말을 들은 그녀는 모든 의문과 우려가 사라진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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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3화

소희는 지시를 받고 가장 위층으로 돌아갔다.하지만 그녀가 생각지도 못한 것은 회사의 주주와 고위층이 그녀를 비난하지 않고 이해해 줬다는 것이었다. “심 비서, 그 이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M국에서 가장 유명한 천재 의사라는 겁니까?”“와, 임하나 씨와 이 선생님이 연인 사이라고요? 사실이라면 정말 잘된 일이네요.”그들이 말했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저도 YS그룹의 대표님이 이 선생님과 친한 친구 사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선생님을 통해서 YS그룹의 대표님과 인연을 이어 나갈 수 있다면 걱정이 없을 것 같습니다.”“맞습니다, 맞아요. 그렇게 된다면 하씨 가문의 사람이 열 명이 있어도 두려울 게 없을 거예요!”“...”소희가 흥분한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그렇게 번거로울 필요 없어요.’‘여러분의 사장님의 배후에 있는 사람이 바로 YS그룹의 대표님이니까요.’ ...하나와 상언은 차를 타고 귀가했는데, 그곳은 당연히 하나의 자택이었다.두 사람은 귀가하는 길에 서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하나는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고, 상언은 이미 해야 할 말을 다 했기 때문이었다. “곧 하나 씨의 어머님을 만나게 되겠네요.”차가 곧 멈추려고 할 때, 상언이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하나에게 말했다. “정식적으로 어머님을 만나는 자리는 아니지만요...” 하나는 가슴이 떨리기 시작했다.‘나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으신 게 분명해.’ 그녀가 최명희를 떠올렸다. ‘어제 아빠의 간통 현장을 잡으러 가자는 엄마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는데, 오늘 돌아가면 어떤 소란을 피우실지 몰라.’ 하나는 갑자기 상언을 집으로 데려가고 싶지 않았으나, 이미 방향을 바꾸기에는 늦은 상황이었다. “다 왔어요.”상언이 하나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정신을 차리고 상언을 바라본 하나는 발바닥에서 솟아오르는 자격지심을 느꼈다. ‘M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이 선생님의 다른 가족분들은 만나 뵙지 못했지만, 배미희 여사님이랑 이서가 같이 지내는 모습만 봐도 이씨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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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4화

상언의 진지한 말투를 들은 최명희는 정신이 멍해지는 듯했다. “하나 씨가 결혼을 매우 꺼린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아니요, 우리 하나는...” 최명희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혹시... 하나 씨에게 왜 아직도 남자 친구가 없는 건지 생각해 본 적은 있으십니까?” 최명희가 말했다.“아무래도 하나는 노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남자 친구도 여러 번 있었는데, 자주 바뀌기도 했고요...”상언의 시선을 느낀 최명희가 믿기지 않다는 듯 고개를 들었다.“설마... 하나가 남자 친구를 자주 바꾸는 이유가 결혼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거예요?”“어머님, 아직도 모르시겠습니까? 하나 씨는 어머님과 아버님의 관계를 보면서 세상에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게 된 겁니다. 그래서 여태까지의 연애도 하루, 혹은 이틀을 넘기지 못했던 거고요. 아마 3일이 넘는 연애는 긴 연애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최명희가 입술을 움찔거렸다.“전혀... 전혀 몰랐어요. 하나 아버지의 바람이 하나에게 그런 상처가 되었을 줄은...”“네... 어머님도 부모가 처음이었을 테니까요.”상언이 웃음기를 거두며 말했다.“하지만 정말 하나 씨가 이렇게 된 게 아버님의 바람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상언의 두 눈에서 적의를 느낀 최명희가 경계하며 말했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예요?” “아버님의 바람이 옳은 일이었다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남자가 끓어오르는 욕구조차 통제할 수 없다면 물리적 거세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하지만, 어머니로서 딸을 데리고 남편의 간통 현장을 잡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본 남편이 깨달음을 얻기를 바랐든, 아니면 또 다른 목적을 가지고 계셨든 간에 그런 방식은 바람직한 게 아니었으니까요.” 순간, 최명희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된 듯했다.그녀가 잠시 후에야 괴로워하며 입을 열었다.“우리의 집안일이에요. 그쪽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라고요.” “하나 씨가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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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5화

수화기 너머에서 이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상언 오빠, H국에 도착하신 거예요? 하나는 만나셨어요?]“이서야, 나야.”하나의 목소리가 전화를 통해 만 리 밖의 M국으로 전해지자, 이서는 감격에 겨워 자신의 심장을 움켜쥐었다.[오빠랑 같이 있는 거야? 하나야, 내 말을 좀 들어봐. H선생님이 그러시는데, 상언 오빠는...] 하나가 가볍게 웃으면서 이서의 말을 끊었다.“이서야, 나도 다 알아.” [그럼 오빠랑 화해한 거야?]이서가 진심으로 행복한 표정으로 눈앞의 지환을 바라보았다. 하나가 옆에 앉은 상언을 바라보았다.‘이게... 화해인가?’ 그러나 그녀는 확실히 이전처럼 화해라는 말을 배척하지 않았다.[너무 잘됐다.] 이서는 하나가 아직 대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그녀의 대답을 들은 듯했다. [하나야...] 이서가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 [우리가 했던 내기, 아직 잊지 않았지?]하나가 웃으며 말했다.“그럼, 당연하지.” 이서가 또 코를 훌쩍였다.[그래, 이제 방해하지 않을게, 상언 오빠랑 좋은 시간 보내. 대회가 끝나는 대로 너한테 어떤 게 좋을지 생각해 볼게.] 이서는 이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꽤 감개무량한 듯했다.“쉽지 않네요.” 이서의 시선이 옆에 있던 지환에게 향했다. 잠시 후, 시선을 거둔 이서가 일부러 가벼운 어투로 말했다.“단편 소설 대회 심사가 이미 시작되었다고 들었어요. 스웨이 작가님이 그러시던데, 다음 주면 결과가 나올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혹시 그날 저랑 같이 가실래요?” 지환이 물었다.“무슨 요일이야?” “수요일이에요.”지환이 눈을 내리깔았다. “그날 바쁘세요?”이서가 물었다.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참석할게.” “괜찮아요, 시간 없으면 안 오셔도 돼요.” 이서가 진심을 숨긴 채 말했다.“꼭 상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는데요, 뭐.”지환이 이서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내 번역 실력을 못 믿는 거야, 아니면 네 글쓰기 실력을 못 믿는 거야?” 고개를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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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6화

하이먼 스웨이의 별채, 서재 안.DNA 검사 결과지를 손에 든 하이먼 스웨이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결과는 이미 나온 상황이었다. ‘가은이가 정말 내 딸이 아니라고?’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던 하이먼 스웨이였으나, 부정할 수 없는 DNA 검사 결과 앞에 그녀의 심리적 방어선은 철저히 무너지는 듯했다. ‘가은이가 내 딸이 아니라니... 그럼 내 딸은 어디 있다는 거야?’ 그녀는 왜 애초에 DNA 검사 결과가 틀렸던 것인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하이먼 스웨이가 혼란에 빠져 있던 찰나, 문이 갑자기 열렸다. “엄마.”가은이 득의양양하게 들어왔다.“아주머니 말씀으로는 요 며칠 동안 외출도 하지 않으시고 방에만 계신다고 하시던데, 단편 소설 대회 원고를 심사하느라 바쁘신 거예요?” 그녀는 자신의 흥분된 감정에 젖어 하이먼 스웨이의 이상한 낌새는 조금도 알아차리지 못했다.“엄마, 우승자가 누군지 저한테만 살짝 알려주시면 안 돼요?” ‘그 미스터리한 여자의 말에 따르면, 우승자는 틀림없이 내가 될 거라고 했어.’ 그러나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던 가은은 하이먼 스웨이를 찾아가 결과를 확인하려 한 것이었다. 하이먼 스웨이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는데, 눈앞 소녀의 웃음은 유난히 눈부시게 느껴지는 듯했다. “나는 투표만 담당하고, 개표는 다른 스태프들이 담당하는 거라서 우승자가 누구인지는 모르겠구나.”하이먼 스웨이가 약간은 허탈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 네.”가은은 약간 실망한 듯했다.“그럼 이만 나가볼게요.” “잠깐...”하이먼 스웨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가은을 불렀다.“가은아, 요즘도 심씨 가문이랑 연락하니?”안색이 약간 변한 가은이 곧 보육원 일을 떠올렸다. “아니요, 안 해요.” “정말?”하이먼 스웨이가 인상을 찌푸리며 일어섰다.“그렇게 큰일이 있었는데도 심씨 가문 사람들이 너에게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예전에는 가은이가 내 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항상 가은이를 좋게 보려 했지만...’‘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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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7화

지환이 하이먼 스웨이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이 있다는 것이었다. 가은에게 DNA 검사 결과지를 보여줄 겨를이 없었던 하이먼 스웨이가 우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수화기 너머의 지환이 한 말을 들은 하이먼 스웨이의 마음은 점점 차갑게 식어갔다. 그녀가 무릎을 꿇은 가은을 한 번 보았다.“확실해?” [네, 확실한 증거도 있습니다. 복구된 카페 CCTV 영상을 통해서 심가은이 이서를 다치게 한 변태남과 접촉했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의 사진을 그 변태남에게 보여주었더니, 자신에게 이서를 해치라고 사주한 사람이 심가은이 맞다고 인정하더군요.]하이먼 스웨이는 눈동자가 어두워졌다. 그녀가 고개를 들며 깊은숨을 들이마셨다.“그럼 이제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야?” 잠시 침묵하던 지환이 입을 열었다.[장모님의 따님이니... 우선 장모님께 맡기겠습니다.] ‘하 서방이 이서의 체면을 생각해서 나한테 기회를 주려는 거야.’ ‘그리고...’ ‘내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직접 움직이겠다는 뜻이지.’ “엄마...”가은의 울음소리가 하이먼 스웨이를 현실로 이끌어 오는 듯했다. 하이먼 스웨이는 눈앞에서 처절한 모습으로 눈물을 흘리는 가은을 보고도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는 듯했다. 그녀의 마음은 그야말로 차갑게 식어버린 것이었다. ‘가은이가 카페에서 그 변태남을 만났다고?’ ‘그날... 가은이는 그 카페에서 나랑 커피를 마시기도 했었잖아.’‘어쩐지... 그날 이후로 가은이가 변한 것 같더라니...’ 그렇다. 심가은은 확실히 변했다. 다만 이전보다 더욱 악랄해졌을 뿐.깊은 한숨을 내쉬며 모든 감정을 배출한 하이먼 스웨이가 고개를 숙인 채 가은을 향해 또박또박 물었다.“그 변태남한테 이서를 해치라고 사주한 사람이 너였니?” 안색이 순식간에 변한 가은이 하이먼 스웨이의 공격적인 눈빛을 피하며 입을 열었다.“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정말 모르는 거야, 아니면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거야?”하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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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8화

“안 돼요, 엄마, 곧 대회의 결과가 나올 거라고요. 제가 1등이라는 결과만 발표되면 저는 작가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작가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제발... 제발 제 밝은 미래를 망치지 말아주세요!”이 말을 뱉은 심가은은 멍해져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의 말을 들은 하이먼 스웨이 역시 동작을 멈추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대회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네가 1등이라는 걸 확신하는 거야?”‘심사위원인 나조차도 결과를 모르는데, 얘가 어떻게 결과를 알 수 있었던 걸까?’가은은 그제야 자신이 말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목을 움츠린 채 하이먼 스웨이의 시선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당장 말하지 못해?! 내가 주최측에 말해서 대회를 중단시키고 조사에 착수해야 네 속이 시원하겠니?” “안 돼요, 그건 안 돼요!”당황한 가은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애원했다.“엄마, 제발 모르는 척 넘어가 주시면 안 돼요? 대회가 끝나면 다 설명해 드릴게요, 네?” “절대 안 돼!”하이먼 스웨이가 핸드폰을 들고 주최측의 전화번호를 눌렀다.“무슨 일이 있어도 주최측에 이 일을 엄격히 조사하라고 해야겠어.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네가 1등이라는 걸 알고 있다니...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하잖니?” 하이먼 스웨이가 정말 주최측에게 전화를 걸려고 하자, 당황한 심가은이 몸을 일으켜 그녀의 핸드폰을 빼앗으려 했다. 하이먼 스웨이는 당연히 핸드폰을 사수하려 애썼다. “심가은!”“절대, 절대 안 된다고요!” ‘그 미스터리한 여자가 그랬잖아, 내가 대회에서 1등을 하기만 하면, 세계 최고의 작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되면... 나도 엄마와 같은 세계적인 극작가가 될 수 있을 거야!’‘모든 사람이 다 아는 극작가가 되면, 아무도 내가 엄마의 딸이 아니라는 말은 함부로 지껄이지 못할 거라고!’두 사람이 뒤엉켜 몸싸움하기 시작했다.핸드폰을 쉽게 빼앗을 수 없었던 가은의 눈시울이 점차 붉어졌는데, 그녀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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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9화

‘이 일을 절대 다른 사람이 알아서는 안 돼.’ ‘내일이 결과 발표 날이잖아.’ ‘만약 내가 엄마를 죽였다는 게 밝혀진다면... 밝을 줄로만 알았던 내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 거야.’ ‘그리고 나는 문학 천재에서... 살인자가 되어 버리겠지!’ ‘절대 그렇게 되어서는 안 돼!’ 이것은 결코 가은이 원하는 인생이 아니었다. ‘나는 기필코 빛나는 사람이 될 거야!’ ‘그래야지만 지엽 씨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될 수 있을 테니까!’ ‘살인자는... 지엽 씨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될 수 없어!’ 벌벌 떨던 심가은이 바닥에 쓰러진 하이먼 스웨이를 한 번 보았는데, 대담한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에 스쳤다. 어쨌든 그녀는 한 가지 일을 확보해야만 했다. 그것은 바로...내일의 결과 발표가 예정대로 되어야 한다는 것. ‘이제 어쩌지...?’몸을 일으킨 가은이 대담하게 하이먼 스웨이를 욕실로 끌고 들어가 욕조에 담갔고, 서재를 원래대로 정리하고서야 자리를 떠났다. 계단에 도착한 그녀가 평소처럼 아주머니를 불러 당부했다.“아주머니, 엄마가 며칠간 푹 쉬고 싶다고 하셨어요. 전혀 방해받고 싶지 않으시다니까 아주머니도 며칠간 푹 쉬시면 될 것 같아요.” 하이먼 스웨이는 휴식을 취할 때,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는 것을 아주 싫어하는 사람이었다.아주머니는 별로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네.”“하지만 제가 휴가를 보내는 동안 아가씨의 식사는 어쩌죠?” “아, 저는 며칠 동안 밖에 나가서 먹으면 돼요.” “네, 알겠습니다.”앞치마를 풀던 아주머니는 갑자기 무언가 생각났는지 고개를 들어 가은을 바라보았다. “잠깐...”“사모님께서 내일 어떤 대회의 심사위원으로 참가한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왜 갑자기 휴식을 취하신다는 걸까요?” 순간, 가은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그녀가 애써 침착한 표정을 유지하며 2층에서 내려왔다.“저도 잘 모르겠어요.” “사모님께서 일정을 잊어버리신 건 아닐까요? 아무래도 제가 올라가서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요.”아주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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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0화

“아!”한밤중에 이서가 벌떡 일어나며 비명을 지르자, 옆방의 배미희가 급히 옷을 입고 그녀의 방문을 열어젖혔다. “이서야, 왜 그래?”이서가 땀을 뻘뻘 흘리는 것을 본 배미희가 그녀의 곁에 앉았고, 걱정스러운 어투로 물었다.“악몽이라도 꾼 거야?” 이서가 얼어붙은 손으로 배미희를 붙잡았다. 그녀는 배미희의 체온을 느끼고서야 숨을 내쉬며 그녀의 품에 뛰어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괜찮아, 엄마가 여기 있잖니.”배미희가 이서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얼른 다시 자려무나.” 이서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네.”그녀는 다시 다소곳하게 누웠다. 배미희는 눈을 감은 이서가 안정된 호흡을 되찾는 것을 보고서야 몸을 일으켜 떠나려고 했다. 갑자기 눈을 번쩍 뜬 이서가 말했다.“엄마, 내일 대회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 스웨이 작가님도 오실까요?” 배미희가 말했다.“물론이지, 이번 대회가 큰 센세이션을 일으킨 건 너랑 스웨이 여사의 호소력 덕분이었잖니. 내일은 대회의 마지막 날이자 가장 중요한 날이니까 스웨이 여사는 반드시 올 거야.” 이서가 그제야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됐어요. 엄마, 전 괜찮으니까 이만 나가 보셔도 돼요.” “아니야, 네가 잠드는 거 보고 갈게.” 이서가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감았다. 배미희는 침대에 누운 이서가 쌔근거리는 숨소리를 내는 것을 듣고서야 살금살금 그녀의 방을 나섰다. 방문이 닫히는 것을 들은 이서는 다시 눈을 떴는데, 그녀는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눈을 감으면 하이먼 스웨이가 선혈이 낭자한 모습으로 욕조에 누워있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귀를 기울이자니, 그녀가 중얼거리는 소리도 들리는 듯했다. “살려줘... 나 좀 살려줘...”이서는 자신이 왜 이런 악몽을 꾼 것인지 알 수 없었으나,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것을 느꼈다. ‘정말... 스웨이 작가님께 무슨 사고가 생긴 건 아닐까?’다음 날, 이서는 정신없이 잠에서 깨어났다.그녀를 마주한 배미희가 물었다.“대회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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