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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4화

상언의 진지한 말투를 들은 최명희는 정신이 멍해지는 듯했다.

“하나 씨가 결혼을 매우 꺼린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아니요, 우리 하나는...”

최명희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혹시... 하나 씨에게 왜 아직도 남자 친구가 없는 건지 생각해 본 적은 있으십니까?”

최명희가 말했다.

“아무래도 하나는 노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남자 친구도 여러 번 있었는데, 자주 바뀌기도 했고요...”

상언의 시선을 느낀 최명희가 믿기지 않다는 듯 고개를 들었다.

“설마... 하나가 남자 친구를 자주 바꾸는 이유가 결혼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어머님, 아직도 모르시겠습니까? 하나 씨는 어머님과 아버님의 관계를 보면서 세상에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게 된 겁니다. 그래서 여태까지의 연애도 하루, 혹은 이틀을 넘기지 못했던 거고요. 아마 3일이 넘는 연애는 긴 연애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최명희가 입술을 움찔거렸다.

“전혀... 전혀 몰랐어요. 하나 아버지의 바람이 하나에게 그런 상처가 되었을 줄은...”

“네... 어머님도 부모가 처음이었을 테니까요.”

상언이 웃음기를 거두며 말했다.

“하지만 정말 하나 씨가 이렇게 된 게 아버님의 바람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상언의 두 눈에서 적의를 느낀 최명희가 경계하며 말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예요?”

“아버님의 바람이 옳은 일이었다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남자가 끓어오르는 욕구조차 통제할 수 없다면 물리적 거세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하지만, 어머니로서 딸을 데리고 남편의 간통 현장을 잡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본 남편이 깨달음을 얻기를 바랐든, 아니면 또 다른 목적을 가지고 계셨든 간에 그런 방식은 바람직한 게 아니었으니까요.”

순간, 최명희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된 듯했다.

그녀가 잠시 후에야 괴로워하며 입을 열었다.

“우리의 집안일이에요. 그쪽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라고요.”

“하나 씨가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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