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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5화

수화기 너머에서 이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언 오빠, H국에 도착하신 거예요? 하나는 만나셨어요?]

“이서야, 나야.”

하나의 목소리가 전화를 통해 만 리 밖의 M국으로 전해지자, 이서는 감격에 겨워 자신의 심장을 움켜쥐었다.

[오빠랑 같이 있는 거야? 하나야, 내 말을 좀 들어봐. H선생님이 그러시는데, 상언 오빠는...]

하나가 가볍게 웃으면서 이서의 말을 끊었다.

“이서야, 나도 다 알아.”

[그럼 오빠랑 화해한 거야?]

이서가 진심으로 행복한 표정으로 눈앞의 지환을 바라보았다.

하나가 옆에 앉은 상언을 바라보았다.

‘이게... 화해인가?’

그러나 그녀는 확실히 이전처럼 화해라는 말을 배척하지 않았다.

[너무 잘됐다.]

이서는 하나가 아직 대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그녀의 대답을 들은 듯했다.

[하나야...]

이서가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

[우리가 했던 내기, 아직 잊지 않았지?]

하나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당연하지.”

이서가 또 코를 훌쩍였다.

[그래, 이제 방해하지 않을게, 상언 오빠랑 좋은 시간 보내. 대회가 끝나는 대로 너한테 어떤 게 좋을지 생각해 볼게.]

이서는 이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꽤 감개무량한 듯했다.

“쉽지 않네요.”

이서의 시선이 옆에 있던 지환에게 향했다.

잠시 후, 시선을 거둔 이서가 일부러 가벼운 어투로 말했다.

“단편 소설 대회 심사가 이미 시작되었다고 들었어요. 스웨이 작가님이 그러시던데, 다음 주면 결과가 나올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혹시 그날 저랑 같이 가실래요?”

지환이 물었다.

“무슨 요일이야?”

“수요일이에요.”

지환이 눈을 내리깔았다.

“그날 바쁘세요?”

이서가 물었다.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참석할게.”

“괜찮아요, 시간 없으면 안 오셔도 돼요.”

이서가 진심을 숨긴 채 말했다.

“꼭 상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는데요, 뭐.”

지환이 이서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 번역 실력을 못 믿는 거야, 아니면 네 글쓰기 실력을 못 믿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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