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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3화

옆에 있던 가은은 운서의 곁에 앉지 못했다.

그녀는 이서와 한 자리라는 거리를 두고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이서의 평온한 얼굴을 본 가은은 살며시 주먹을 쥐었다.

‘참자! 참아야 해!’

‘결과만 발표되면 윤이서를 호되게 혼내줄 수 있을 거야!’

시간이 흐른 후, 시상식의 막이 서서히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H선생님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이서가 보낸 메시지에 답장조차 하지 않았다.

무대 사회자가 역대 대회를 소개하는 것을 건성으로 듣던 이서는 그가 심사위원을 소개하는 것을 듣고서야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무대를 바라보았다.

사회자에게 이름이 호명된 심사위원들이 하나하나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는데, 사회자가 모든 이름을 호명할 때까지 하이먼 스웨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서뿐만이 아니라 무대 아래의 다른 사람들도 이상함을 감지했고, 너도나도 쑥덕거리기 시작했다.

“하이먼 스웨이 작가님은요? 이번 대회에 참석하실 거라면서요?”

“그러게요, 하이먼 스웨이 작가님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시상식에 온 건데 말이에요.”

“정말 이상하네요, 주인공이라서 마지막에 나오시려는 걸까요?”

“아니에요, 모든 심사위원과 지도자가 무대 위에 오른 상태잖아요. 하이먼 스웨이 작가님도 모습을 드러낼 때가 됐죠.”

“...”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목소리를 들은 이서는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으며, 꿈에서 보았던 욕조에 쓰러진 하이먼 스웨이의 모습이 생생히 그려지는 듯했다.

그녀가 핸드폰을 꺼내어 배미희에 전화하려고 했다.

바로 이때, 무대 위의 사회자가 외쳤다.

“자, 이번 대회의 수상자를 발표하기에 앞서 대회의 주최자인 크리스 씨를 모시겠습니다!”

크리스라는 남자는 느릿느릿 무대에 올라 수상자를 발표했는데, 이를 본 이서는 핸드폰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크리스는 대회 절차에 따라 우수상을 받은 참가자 5명을 먼저 발표했다.

이름이 호명된 참가자들은 곧바로 기쁨에 겨워 무대에 올라 상을 받았다.

다음 순서는 1, 2, 3위에 오른 수상자를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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