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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6화

회의장의 떠들썩함이 마침내 서서히 잦아들자, 크리스가 곧 입을 열었다.

“네, 이렇게 1, 2, 3위를 모두 발표하였습니다. 다음 순서는...”

“잠시만요!”

갑자기 울려 퍼진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은 장내의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는데, 모두 잇달아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았지만 끝내 찾을 수 없었다.

“이번 대회는 불공정했다고요!”

크리스가 마이크를 든 채 소리가 나는 방향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불공정하다니요? 대체 뭐가 불공정했다는 겁니까? 대회에 제출된 모든 원고는 심사위원분들이 직접 고르신 겁니다!”

“그리고 심사위원분들은 어떤 참가자의 원고를 받은 건지 전혀 모르셨고요.”

크리스가 말했다.

“제 말은 누군가가 대필했다는 겁니다!”

무대 아래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서는 단번에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배미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불안하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안정되는 듯했다.

“대체 누구시죠? 얼굴도 드러내지 못하면서 무슨 자격으로 참가자가 대필했다고 비난하는 거냐고요!”

가은은 이 말을 마치고서야 자신의 감정이 격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얼른 또 한마디 덧붙였다.

“정식적인 대회의 명성을 그런 허접한 말 한마디로 더럽힐 생각이세요?”

크리스도 가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대회에 불공정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직접 얼굴을 드러내고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그러죠.”

배미희가 콧방귀를 뀌었다.

그 순간, 조용하던 대회장에 바퀴 마찰음이 메아리쳤다.

사람들은 그제야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분분히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바퀴의 마찰음이 가까워지자, 사람들은 마침내 휠체어에 앉은 사람을 보고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나야만 했다.

놀란 사람들은 모두 냉기를 들이마셨다.

휠체어에 탄 사람은 하이먼 스웨이였는데, 머리에 붕대를 감은 것으로 보아 크게 다친 것이라 예상할 수 있었다.

가은은 하이먼 스웨이를 보는 순간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두 다리를 덜덜 떨던 그녀는 하마터면 땅에 주저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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