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의 모든 챕터: 챕터 511 - 챕터 520

1519 챕터

제511화 이름을 설정하지 않았어

눈 깜짝할 새, 캐리의 손에 이끌려 가까운 도매 시장에 도착했다.다양한 물품으로 가득 찬 시장을 보고 하영은 캐리에게 물었다.“여기는 어떻게 찾았어?”“며칠 전에 우연히 발견한 데야.”캐리는 하영을 한 가게 앞으로 데려갔다.“이 가게에 네가 원하는 물건들이 있을 거니까, 사장님한테 얘기하면 돼.”하영은 빠르게 가게 안을 살피며 물었다.“품질은 어때?”“내가 보장할 수 있거든!”캐리가 자신 있게 대답하자, 하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 사장님을 찾았다.한 시간 동안 하영은 가게 사장님한테 필요한 물품에 대해 얘기하고, 그에 따른 선금을 지불했다.캐리는 뒤에서 휴대폰으로 열심히 촬영했다. 그리고 캐리를 따라 나온 뒤 하영은 어깨를 주무르며 차에 올라탔다.“캐리, 잠시 서점도 들렀다 가. 그래도 애들한테 필요한 책이라도 좀 사줘야지.”캐리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책도 사려고? 방금 비누만 만 개에, 세제는 차 한 대에 전부 싣지도 못할 정도잖아!”하영은 캐리를 힐끗 쳐다보았다.“마을에 아이들이 있다면 분명 노인들도 있을 건데, 그 정도 양은 돼야지.”말로는 하영을 이길 수 없었던 캐리는 어쩔 수 없이 하영을 데리고 책을 사러 갔다.모든 일을 마치고 나니 이미 점심때가 되었고, 두 사람은 식당에 들어가 라면을 먹었다.하영은 희민에게 문자를 보내려고 휴대폰을 꺼내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문자를 써 내려갔다.[희민아, 요즘 공부하는 게 많이 바빠? 동생들도 그렇고 엄마도 우리 희민이가 많이 보고 싶어.]같은 시각, 병원.희민은 의사를 따라 수술 전 검사를 받으러 갔고, 하영이 보낸 문자는 희민의 휴대폰을 쥐고 있던 유준이 보게 됐다.톡에 엄마라고 찍힌 이름을 본 유준은 갑자기 심장이 찌르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어젯밤 하영과 한 대화가 여전히 기억에 생생한데, 포기라는 단어는 유준이 5년을 버티면서도 할 수 없었던 것이다.유준은 휴대폰을 꽉 움켜쥐고 문자를 클릭했고, 동생들이란 단어가 더욱 그의 눈을 쓰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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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추잡한 수단

[내 아들이 너희들을 따라 낯선 남자를 삼촌이라고 부르는데, 아빠로서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그럼 알아서 생각해 보세요.]문자를 보낸 세준은 휴대폰을 내려놓았다.‘나를 시험하려고? 꿈 깨시죠!’유준이 계속해서 답장을 보내려 할 때, 문밖에서 갑자기 양다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준 씨, 희민이 검사 끝났어요. 검사 결과가 나와 수치만 정상범위에 도달하면 수술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유준은 휴대폰을 넣고 일어나서 양다인을 쫓아냈다.“이제 그만 돌아가도 좋아.”“네?”양다인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희민이 오후에 약물 치료도 받아야 하잖아요. 바쁘면 먼저 가 봐요.”유준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확실히 회사와 현장에 한 번은 다녀와야 했다.요즘 희민이가 아프다 보니 회사에도 못 나갔고, 게다가 오늘 프로젝트에 관해 거래처와 회의가 있다고 비서한테서 문자가 왔었다.“그럼 여기 남아 있어.”양다인은 기쁜 표정을 지었다.“내가 꼭 희민을 잘 보살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유준은 침대 옆으로 다가가 희민의 휴대폰을 베개 아래에 넣은 뒤, 다시 병실 문 앞으로 가서 김호진에게 당부했다.“한 발자국도 떠나지 말고 양다인을 잘 지켜봐. 절대 희민이랑 단둘이 있는 기회를 주지 말고.”김호진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대표님!”검사를 마친 희민이 병실로 돌아왔고, 유준은 희민이와 몇 마디 얘기를 나누고 병실을 떠났다.오후.하영이 회사로 돌아와 사무실에 앉자마자 정주원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화면을 한참 뚫어져라 쳐다보던 하영은 결국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죠?”하영이 싸늘한 어조로 묻자, 주원이 가볍게 웃었다.“강하영 씨, 양다인 씨와 있었던 일을 듣고 싶은 게 아니라면 이만 끊을게요.”하영은 주원에 대한 짜증스러운 감정을 억누르고 입을 열었다.“얘기하세요.”“맞아요. 제가 양다인 씨한테 유준의 어머니에 대해 얘기해 줬어요.”정주원이 솔직하게 털어놨다.“그러니까 이번 일은 정주원 씨가 일부러 양다인을 통해 의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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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저녁.양다인이 집으로 돌아오자 소백중이 그녀를 보고 물었다.“다인아, 오늘 회사도 안 나갔으면서 아침 일찍 일어나서 어딜 간 거야?”집으로 오는 길에 양다인은 이미 핑계를 생각해 놓았다.“할아버지, 저는 의류 회사를 운영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같이 일할 공장도 둘러보고 그래야죠.”소백중은 그제야 활짝 웃었다.“거래처에 다녀오는 길이었어? 피곤하지 않아?”양다인은 입을 삐죽 내밀고 목을 주물렀다.“오늘 너무 힘들었어요. 할아버지, 저 먼저 올라가서 쉴게요.”“그래, 얼른 올라가.”방으로 돌아온 양다인은 샤워를 마치고, 소백중이 침실로 들어간 뒤에야 다시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정유준이 보낸 사람들의 미행을 피하고자 양다인은 자신을 꽁꽁 숨기기 위해 옷도 수수하게 차려입었다.그리고 택시를 잡아타고 명품 그랜드 캐슬로 향했다.30분 뒤에 양다인은 정주원의 집 앞에서 내려서, 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 경호원이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양다인은 의아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주원 씨를 찾아왔는데 왜 막아서는 거죠?”“큰 도련님은 오늘 외부인을 만나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경호원이 무표정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외부인?”양다인은 눈을 부릅뜨고 경호원에게 쏘아붙였다.“내가 누군지 잘 봐요, 내가 외부인이에요?”“그럼 직접 도련님께 말씀드려 보시죠.”계속 이렇게 실랑이를 벌일 수 없다고 생각한 양다인은 휴대폰을 꺼내 주원에게 전화를 걸었고, 한참 뒤에야 그가 전화를 받았다.“다인 씨?”주원이 부드러운 어조로 양다인의 이름을 불렀다.“이렇게 늦게 무슨 일이에요?”양다인은 주원에게 투정을 부렸다.“주원 씨, 경호원이 왜 저를 못 들어가게 막는 거죠?”주원의 눈빛에 섬뜩함이 스치더니, 피투성이가 된 채 곁에 누워있는 여자를 힐끗 쳐다보고 입을 열었다.“지금 씻는 중이라 이따가 내가 직접 열어줄게요.”양다인은 비록 의문스러운 점이 많았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네, 기다릴게요.”전화를 끊은 후, 주원은 자리에서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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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안색이 너무 안 좋아요

목요일.정희민의 각종 검사 결과가 모두 정상 수치에 달했기에, 의사는 곧 골수이식을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유준을 찾아갔다.“대표님, 이제 곧 수술을 진행해도 됩니다. 수술이 끝나고 작은 도련님은 무균실에서 한동안 지내서야 할 겁니다.”유준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얼마 동안요?”“적어도 한 달은 걸릴 겁니다.”의사의 말에 유준의 가습에 갑자기 통증이 밀려왔다.“설 전에 나올 수 있을까요?”의사는 시간을 계산한 뒤, 약간 아쉬운 듯이 말했다.“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최고로 좋은 약만 사용해서, 최대한 빨리 회복하도록 해주세요.”“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오전, 10시.양다인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의사들이 침대에 누운 정희민을 밀고나오는 모습을 보았다.희민이 살짝 눈을 뜨는 것을 발견한 양다인은 눈시울을 붉히며 얼른 앞으로 다가가 작은 손을 꼭 잡았다.희민은 반사적으로 손을 빼내고 겁에 질린 눈빛으로 양다인을 바라보았고, 그녀는 약간 멍하니 있다가 얼른 눈물을 훔치며 입을 열었다.“희민아, 우리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너무 겁내지 마.”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희민은 얼른 시선을 피해 유준을 바라보았다.“아빠, 제 걱정하지 마세요. 밥 제때 챙겨 드시고 푹 쉬세요.”유준은 안타까운 마음에 희민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그래, 너도 빨리 나아야지.”“그럼요.”희민은 유준에게 안심하라는 듯 웃어보였다.희민은 반드시 이겨내서 엄마를 만나러 가겠다고 다짐했다. 그 전에 쓰러질 수도, 아니, 쓰러져서도 안 된다.곧 희민은 수술실로 들어갔다.……TYC.하영은 회의 중에 갑자기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끼면서 식은땀이 흐르던 순간, 하영은 가슴을 꽉 움켜쥐고 몸을 숙였다.직원들은 그 모습을 보고 놀라서 얼른 다가가 하영의 상태를 살폈다.그때 자리에서 일어난 임수진이 침착하고 빠르게 주변 사람들을 물리고, 신속하게 청심환을 꺼내 하영에게 건넸지만, 하영은 그녀를 밀어내고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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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부모님이 정한 혼사

“그래.”마침 하영도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려던 참이었다. 갑작스레 심장이 아파와 그녀도 조금 당황스러웠다.인나는 레스토랑 주소를 얘기하자, 하영은 가방을 챙기고 바로 회사를 나섰다.10분 후, 달밤 파스타에 도착한 하영은 인나와 만나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인나는 하영의 곁에 앉아 손을 내밀며 입을 열었다.“하영아, 이거 봐봐!”하영은 눈을 들자, 인나의 가운데 손가락에 낀 반지가 눈에 들어왔다.“현욱 씨가 사 준 반지야?”하영의 말에 인나는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맞아, 나를 미리 묶어놓겠다고 하면서 말이야.”하영은 짐짓 한숨을 쉬는 척했다.“보아하니 축의금을 미리 준비해야겠네. 얼마나 넣어야 하나…….”인나는 하영의 팔을 덥석 잡았다.“어머, 백 원이라도 감사하지. 난 너만 곁에 있으면 돼.”말이 끝나자마자 인나의 휴대폰이 울렸고,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낯선 번호인 것을 확인하고 약간 미간을 찡그렸다.그러자 하영이 고개를 내밀며 물었다.“왜 그래?”“모르는 번호라서.”인나는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우인나 씨 맞죠?”휴대폰에서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하영과 인나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다.“네, 맞아요. 누구시죠?”“우인나 씨, 혹시 점심에 시간 괜찮으면 만날 수 있을까요? 나 현욱이 어머니에요.”김서현의 말에 인나는 깜짝 놀랐다.“안녕하세요, 어머님. 저는 시간 괜찮아요. 점심은 제가 대접할게요.”“좋아요. 식당 주소를 알려주세요.”“MK 근처에 있는 달밤 파스타 106번 방이에요.”“그래요, 지금 바로 갈게요.”김서현이 전화를 끊자 인나는 당황한 표정으로 하영을 바라보았다.“하영아, 현욱 씨 어머니가 왜 갑자기 만나자고 하는 거지? 나 화장 번지지 않았어? 옷차림은 괜찮아?”하영은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인나를 바라보았다.“다 좋으니까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인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당연히 긴장되지. 현욱 씨가 어머니한테 얘기한 건가? 그래서 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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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말 가려서 해!

김서현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인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주민이가 외국에서 금방 귀국하게 됐는데, 할아버지가 주민이를 데리고 집에 찾아와서야, 어렸을 때 주민이 할아버지랑 혼사를 정한 사실을 알게 됐거든요.”김서현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하영은 미간을 찌푸렸다.인나도 그 사실을 깨닫고 무심코 입을 열려는 순간, 하영이 먼저 말을 가로챘다.“아주머니, 혼사가 정해진 사실을 현욱 씨 본인도 알고 있나요?”김서현은 하영을 향해 싸늘한 시선을 던졌다.“그쪽은 누구죠?”하영은 침착한 태도로 대답했다.“저는 우인나 친구입니다.”“그쪽은 발언권이 없어요.”김서현은 하영과 얘기하기를 거부했다.“우인나 씨도 입이 달렸으니, 직접 얘기하게 하세요.”김서현의 말에 인나는 순간적으로 성질을 참지 못하고 쏘아붙이기 시작했다.“하영은 저의 제일 친한 친구인데, 왜 얘기하면 안 되는 거죠?”“직접 얘기할 줄 몰라서, 다른 사람이 대신 얘기해줘야 하는 거예요?”김서현이 인정사정없이 면박을 주자 인나는 피식 웃었다.“이제야 알겠네요. 저랑 현욱 씨를 헤어지게 하려고 만나자고 한 거죠?”인나의 말에 하영은 머리가 지끈거려 이마를 짚었다. 인나가 한 번 성질을 부리기 시작하면 아무도 말려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인나의 말에 김서현의 안색이 바로 어두워졌다.“지금 그게 무슨 예의 없는 태도죠?”“저는 충분히 예의를 갖춰서 대하고 있는데, 아주머니가 먼저 제 친구한테 무례하게 굴었잖아요!”인나는 전혀 뜻을 굽히지 않았다.“지금 이 태도 때문에라도 절대 우리 집안 며느리로 들어올 수 없을 거야!”“그 집안은 뭐 그렇게 대단해요? 제가 뭐 뜯어가기라도 할까 봐요?”김서현은 치를 떨었다.“못 하는 말이 없구나! 당장 내 아들하고 헤어져!”“그쪽 아들이 뭐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에요?”인나는 계속해서 쏘아붙였다.“제가 아니라, 아주머니 아들이 저한테 매달리는 거라고요! 제대로 알아보고 말씀하세요!”그때 곁에 있던 주민이 끼어들었다.“우인나 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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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이별을 통보하게 하면 되죠

인나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현욱 씨 어머니니까 현욱 씨가 알아서 해야지.”“나중에 네가 현욱 씨랑 결혼하게 되면, 언젠간 어머니와 마주해야 하잖아.”“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지금 같은 상황엔 그 집안에 시집가고 싶지 않아.”인나는 화가 풀리지 않았다.배현욱네 집.현욱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금방 외출하고 돌아온 김서현과 주민을 마주쳤다.주민은 현욱을 보자마자 기쁜 듯이 달려오며 그를 불렀다.“현욱 오빠!”현욱은 자신한테 안기려는 주민을 보고 얼른 몸을 피했다.“누구세요?”현욱의 말에 주민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오빠, 나야, 뚱민이”“뚱민이?”현욱은 의아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였다.‘이 이름이 왜 이렇게 익숙하지?’“맞아!”주민은 고개를 끄덕였다.“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에 오빠 뒤를 따라다니던 뚱뚱한 애 기억 안 나?”“그게 너였어?”현욱이 놀란 표정으로 눈을 크게 뜨자, 주민은 쑥스러운 듯 웃었다.“이제야 기억났어?”“그래, 기억이 나긴 하는데.”현욱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을 이었다.“너랑 어머니가 내 여자 친구를 찾아간 일을 좀 설명해 줘야겠어.”주민의 얼굴이 삽시간에 빨갛게 달아올랐고, 그때 곁에 서 있던 김서현이 화를 내며 앞으로 다가왔다.“그건 내가 묻고 싶은 얘기야! 따라와!”별장에 들어선 후, 김서현은 말을 돌리지 않고 바로 얘기했다.“당장 헤어져. 그런 여자는 우리 집안이랑 어울리지 않아!”현욱도 벌컥 화를 냈다.“이 일에 대해 더는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제 결혼이니까 절대 부모님 뜻에 따를 생각 없습니다.”“기어이 나를 화나게 할 셈이야?”김서현이 언성을 높이자, 현욱은 불쾌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아니요! 그저 부모님이 저를 위해 계획하신 대로 따르지 않겠다는 겁니다!”“배현욱!”김서현은 화가 나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그 여자가 나한테 어떻게 말대꾸를 했는지 알기나 해?”“두 사람이 먼저 인나 씨를 떠보지 않았어요?”현욱도 화를 내며 되물었다.“저랑 뚱민이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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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8화 넌 나를 그렇게밖에 생각 안 해?

4시간이 넘는 긴 수술 끝에, 수술실 불이 드디어 꺼졌다.의사가 걸어 나올 때, 유준은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져 한 발짝도 내디딜 수 없었고, 의사는 홀가분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대표님, 작은 도련님 수술은 매우 성공적입니다.”유준은 의사의 말에 이틀 동안 가슴 위를 짓누르던 거대한 바위가 순식간에 떨어져 나간 느낌을 받았다.“최고의 의료팀을 꾸려서 잘 돌보도록 하세요.”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반드시 작은 도련님을 잘 치료해 드릴 것이니 안심하세요. 간호사들도 모두 대기 중이니 작은 도련님도 외로움을 느끼진 않을 겁니다.”곁에 있던 양다인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눈시울을 붉혔다.“유준 씨, 너무 잘 됐어요.”유준은 양다인을 보며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고마워.”그 말에 양다인은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귀가 빨갛게 물들기 시작했다.“우리 사이에 별말을 다 하네요.”“고마움의 표시로 밥 사 줄게.”유준은 의사한테 몇 마디 당부를 남기고, 양다인을 보며 입을 열었다.“가자.”저녁.아크로빌로 돌아온 하영은 저녁 식사할 때도 휴대폰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희민의 답장을 기다렸다.세준과 세희는 하영을 주시하며 작은 소리로 의논하기 시작했다.“오빠, 오늘 엄마가 약간 정신이 없어 보이는데, 오빠 혹시 무슨 잘못이라도 저질러서 엄마 화나게 했어?”세준은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젓가락을 들어 세희의 머리를 가볍게 쳤다.“넌 나를 그렇게밖에 생각 안 해?”세희는 혀를 홀랑 내밀었다.“그럼 엄마가 왜 저러시는 거야?”세준은 우유를 한 모금 마셨다.“네가 물어보지 그래?”세희는 고개를 끄덕이고, 작은 주먹을 입가에 댄 채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조심스럽게 하영을 보며 입을 열었다.“엄마?”하영은 여전히 휴대폰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기계적인 동작으로 입안의 음식을 씹고 있었다.“엄마!”세희와 세준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이구동성으로 하영을 불렀다.깜짝 놀란 하영은 손에 들고 있던 젓가락을 떨어뜨리고,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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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같이 가자

“산속이라 신호가 안 좋을 수 있으니까, 만약 희민이가 너희한테 물어보면 잘 얘기해줘.”“네!”9시, 난원.현욱은 유준을 찾아갔고, 두 사람은 응접실에서 술을 마셨다.“희민이 수술도 성공적으로 마쳤으니, 너도 이제 안심이지?”술잔을 잡고 있던 유준은 고개를 약간 젖히고 술을 한 모금 마셨다.“무균실에서 한 달 동안 있어야 돼.”“걱정하지 마. 의사들이 잘 치료해 줄 거야. 참, 내일모레 개업식에 너도 가는 거지?”유준은 곁눈질로 현욱을 보며 물었다.“너는 우인나랑 가는 거 아니었어?”“부모님도 다 가시는데 인나 씨는 못 데려갈 것 같아.”현욱은 한숨을 쉬었다.“인나 씨 오늘 우리 어머니랑 크게 싸웠거든.”유준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현욱을 바라보았다.“그래서 너는 누구 편이야?”“당연히 인나 씨 편이지!”현욱은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바로 대답했다.“불효자식이네.”유준의 조롱에 현욱은 상심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나도 알아. 그래도 인나 씨를 너무 사랑하는 걸 어떡해.”“앞으로 어쩔 생각인데?”유준이 현욱에게 물었다.“너의 어머니 그렇게 만만하신 분 아니잖아.”현욱이 불쌍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유준은 못 볼 꼴을 본 것마냥 시선을 피했다.“그렇게 역겨운 눈빛으로 쳐다보지 마.”“친구로서 도와줄 생각도 없어?”현욱이 다급하게 물었다.“딱 이번 한 번만 도와줘!”유준은 술잔을 내려놓았다.“대체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래?”유준의 말에 현욱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열었다.“헤어져 있는 동안 잠도 안 오고 밥도 넘어가지 않았다면 이해하겠어?”그러자 유준은 눈을 내리깔았다.“네 어머니가 꼭 내 의견을 들을 거란 보장은 없어.”“하지만 우리 아버진 다르잖아!”현욱이 확신하듯 대답했다.“아버지는 언제나 네 말이라면 귀담아들으시잖아!”“한 번 얘기는 해볼게.”유준은 사실 다른 사람의 집안일에 관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하지만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현욱이 느끼는 고통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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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찰싹 붙어있는 꼴도 보지 않았겠죠!

하영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웃었다.“모두가 그렇게 차려입은 건 아니잖아. 저기 보면 일반 손님도 있어.”세준도 옆에서 피식 웃었다.“이모, 안경 하나 맞추는 건 어때요?”그 말에 인나는 고개를 숙여 세준을 째려보았다.“너 이 자식, 네 입에서 좋은 말이 나오는 걸 못 봤다.”세준이 눈썹을 치켜 올리며 물었다.“이모, 제가 저기 가서 화려한 의상 하나 얻어 드릴까요?”“내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화려한 풍경이 될 수 있거든? 그러니까 그런 것들은 필요없어!”인나의 도도한 말에 세희가 그녀를 덥석 안았다.“이모가 제일 예뻐요. 오빠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인나는 활짝 웃으며 세희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역시 우리 세희는 언제나 말을 이쁘게 한다니까! 가자, 이모가 뭐든 해줄게!”그들이 로비로 들어가려고 할 때, 갑자기 누가 부르는 외침 소리가 들려왔다.“현욱 오빠!”인나와 하영이 발길을 멈추고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자, 우아한 파티 드레스를 입은 주민이 어딘가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그곳에는 현욱이 정장을 차려입고 차 옆에 서 있었는데, 검은색 귀걸이가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고 있었다.현욱은 주민을 향해 웃으며 말을 걸었다.“뚱민이, 너도 왔어?”주민은 앞으로 다가가 현욱에게 팔짱을 끼며 입을 열었다.“현욱 오빠는 역시 정장 차림이 멋있다니까! 어릴 때와는 확실히 달라!”현욱은 자연스레 팔을 빼내며 대답했다.“당연하지. 내가 누군데!”친해 보이는 두 사람의 대화에 하영은 순간 마음이 조마조마하여, 어색하게 고개를 돌려 인나를 바라보았다.믿을 수 없는 눈빛으로 현욱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인나의 모습에, 하영은 오늘 재밌게 놀기엔 글렀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때 세희가 머리를 갸웃하며 입을 열었다.“현욱 아저씨 옆에 있는 저 여자는…….”말이 채 끝나기 전에 세준이 얼른 세희의 입을 틀어막았다.“조용히 해!”세희가 미처 고개를 끄덕이기 전에 인나는 이미 세희의 손을 놓고, 분노에 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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