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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Chapter 301 - Chapter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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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소용없어

세희는 입을 삐죽이며 입을 열었다.“우리가 가든 안 가든 무슨 상관이에요?”희민이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강미정의 귀에 세희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한참 쳐다보던 미정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귀여운 꼬마야, 이 집에 금방 온 것 같은데 내가 여기 주인으로서 맛있는 걸 사줄게. 벌써 점심시간이네.”미정의 말을 들은 세준과 세희는 하마터면 웃음이 터져 나올 뻔했다.‘대체 누가 주인이라는 거야?’희민은 원래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강미정의 말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세준과 세희는 그 모습에 그만 멍해지고 말았다.“아줌마가 희민이 오빠를 데리고 나가는 건 안심할 수 없어요! 저도 갈래요!”세희가 잔뜩 경계심을 갖추고 미정을 바라보자, 애초에 두 짐 덩이를 데려갈 생각이 없었던 미정은 입을 삐죽거렸다.‘어차피 밥값을 낼 생각이 없었는데, 상관없지 뭐!’강씨네 식구들은 준비를 마친 뒤, 세 녀석들을 데리고 레스토랑으로 향했다.레스토랑에 도착한 강씨네 식구들은 아주 사치를 부리며 비싼 음식들로 가득 주문했고, 세준과 세희는 의아한 눈빛으로 미정을 바라보았다.‘갑자기 어디서 돈이라도 생겼나?’미정은 아주 친절하게 희민을 보며 입을 열었다.“꼬마야, 그냥 그렇게 있지 말고 어서 먹어! 정말 비싼 거야!”희민은 어쩔 수 없이 젓가락을 들고 음식을 집으려는데, 유국진이 먼저 반찬을 집어 그릇에 담아 줬다.미간을 찌푸린 채 입술을 꾹 깨물고 있는 희민은 경직된 손으로 차마 젓가락을 움직이지 못했다.세준은 친절한 척 애쓰고 있는 강씨네 식구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희민이는 모르는 사람이 집어준 음식은 안 먹어요.”‘먹을 게 있는 것만으로 고맙게 생각해야지, 까다롭기는. 부잣집 아들래미만 아니었으면 진작에 혼났을 거다!’그런데 뜻밖에도 강백만이 먼저 찬물을 끼얹듯 한 마디 뱉었다.“더러운 버릇이네! 우리 아빠가 음식을 집어줬으면 영광인 줄 알아야지!”미정은 그런 강백만을 얼른 제지했다.“입 다물고, 밥이나 먹어.”강백만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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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탐욕의 대가

세준은 일부로 목소리를 높여 세희를 향해 입을 열었다.“세희야, 저거 보여? 지난번에 어떤 사람이 저기서 1억 원에 당첨된 거 기억나?”세준이 세희의 손을 꼬집으며 눈짓을 하자, 세희도 이내 그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기억나!”두 사람의 대화에 미정은 귀를 쫑긋 세우더니, 1억 원이라는 숫자에 바로 시선을 세준이 얘기한 즉석 복권 자판기로 돌렸다.‘이 즉석 복권으로 1억 원에 당첨될 수 있다고?’미정이 미심쩍어할 때, 곁에 있던 강백만이 한마디 거들었다.“나도 알아! 내 친구도 해본 적 있는데, 몇백만 원 정도 걸렸었거든.”강백만의 말에 미정은 바로 의심을 거뒀고, 세준과 세희는 뜻하지 않게 강백만의 도움을 받게 된 심이니 터져 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았다.희민도 동생들이 몰래 웃음을 터뜨리자, 그도 따라서 입꼬리를 올렸다.강미정이 즉석 복권 자판기 앞에서 한참 이것저것 연구하다가 천 원짜리 복권 몇 장을 구매하자, 세준이 옆에서 한 마디 끼어들었다.“그 정도로 사서 소용없을걸요? 게다가 천 원짜리로 천만 원은 당첨될 수 없을 거예요.”그 말에 미정이 미간을 찌푸렸다.“그럼 어떻게 사야 당첨될 수 있는데?”세준은 잠시 생각에 잠긴 척하더니,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열었다“인터넷에서 어떤 어플을 본 적 있는데요, 이십만 원어치 사면 이백만 원이 당첨되더라고요!”그 말을 들은 강씨네 식구들의 눈이 갑자기 번쩍 뜨였다.‘이십만 원에 이백만 원이 당첨되면, 이백만 원이면 이천만 원이잖아!’참기 힘든 유혹이었지만, 강미정은 그래도 완전히 믿을 수 없었다.“그 어플 이름이 뭔데? 그럼 네가 먼저 해보는 건 어때?”“알았어요!”세준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가방에서 늘 갖고 다니던 노트북을 꺼내 어플을 찾아 애플 워치로 스캔하여 20만 원어치 복권을 구매했다.그러자 화면에 빠르게 복권 이미지가 떴고, 까만 부분을 클릭하면 당첨금을 확인할 수 있었다.세준이 하나씩 전부 클릭하고 나니 화면에 “270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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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경찰서

강백만은 방금 엄마가 입금한 돈이 전 재산이었기에 도무지 화를 억누를 수 없어, 세준을 보며 입을 열었다.“지금 그게 무슨 뜻이야? 한 마디로 지금 우리한테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거야?”강백만의 말에 세준이 되물었다.“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뇨? 방금 540만 원 당첨되셨잖아요. 운이 나쁜 게 제 탓은 아니잖아요. 안 그래요?”“너!”하자터면 숨이 넘어갈 뻔한 강미정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세준을 가리켰다.“너 이 사기꾼 자식!”유국진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제자리에 서서 그대로 굳어져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세준은 미소를 거두고 싸늘한 표정으로 강씨네 식구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이 게임은 우리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아줌마가 먼저 제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놀겠다고 했잖아요. 이런 복권은 백 퍼센트가 아니잖아요. 어른들이 그런 도리도 몰라요?”강미정의 귀에는 이제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고, 그저 무작정 목청을 빼 들고 울부짖기 시작했다.“사기꾼아! 어린 나이에 벌써 나한테 사기를 쳐? 다들 뭐라고 얘기 좀 해 봐요!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지나가던 행인들은 어른 여자가 꼬마를 가리키며 사기꾼이라고 외치는 것을 보고, 경멸의 시선을 던져왔다.“본인이 놀겠다고 했으면서 어린아이 탓을 하다니, 저게 무슨 부모야?”“이제야 겨우 대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데, 사기꾼이란 게 말이 돼요?”“그러게 말이에요. 스스로 도박에 빠졌으면서 아이를 탓하다니, 이런 사람은 정말 처음 봐요.”“…….”주변에서 수군대는 소리에 강백만은 화가 치밀어 올라 사람들 앞으로 다가가며 소리를 질렀다.“당신들이 뭘 안다고 그래? 이 자식은 처음부터 우리와 맞먹으려 들었는데, 분명 사기를 친 게 틀림없어!”구경꾼들도 도무지 참을 수 없었는지 너도나도 한마디씩 던졌다.“정말 뻔뻔하네요. 세상에 사기꾼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린애한테 사기꾼이라고 하면 누가 믿겠어요?”“맞아요. 그렇게 못 믿겠으면 차라리 경찰서에 가서 따져보면 되잖아요. 왜 우리한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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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정말 너무해요

“아무도 너희를 벙어리 취급하는 사람 없으니까 조용히 좀 해!”형사는 미간을 찌푸렸다.“그러니까 이 애들의 어머니와 친척 관계인 겁니까?”“맞아요! 그런데 그게 무슨 상관이죠?”강미정의 말에 형사는 피식 웃었다.“방금 여기 두 아이의 얘기에 따르면, 강미정 씨가 애들 어머니의 돈을 뜯어내려 하는 건 아닌지 의심이 돼서요!”강씨네 식구들은 눈을 휘둥그레 뜬 채, 입을 뻐금거리며 변명하려 했지만, 형사는 그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세준에게 물었다.“꼬마야, 너희들 어머니께서 돈이 많으신가 봐? 아까 저 사람들한테 집이랑 차를 사줬다고 했잖아.”세희는 초롱초롱한 눈을 깜빡이며 앳된 목소리로 대답했다.“형사 아저씨, 엄마는 회사의 대표님이거든요. 엄마가 돈이 많은 것을 알고 저 사람들이 엄마 돈을 뜯어내기 시작했어요.”말을 하면서 입을 삐죽이던 세희의 예쁜 눈망울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기 시작했다.“아저씨, 저 사람들은 너무 무섭고……, 엄마가 불쌍해요. 저희를 집까지 데려다 줄 수 있어요? 혹시 저 사람들이 화가 나서 저희를 다른 곳에 팔아 버릴까 봐 겁이 나요…….”세희의 불쌍한 모습에 곁에서 지켜보고 있던 형사들도 마음이 약해지고 말았다.“걱정하지 마! 아저씨가 꼭 너희들을 안전하게 엄마 곁으로 데려다줄게!”형사들은 이 사건을 강씨네 식구들이 일부러 불쌍한 척하면서 돈을 뜯으려는 소행으로 마무리했다.형사들은 아이들을 안전하게 아크로빌까지 데려다줬고, 오는 길에 하영에게 소식을 전했다.소식을 접한 하영은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고, 아이들이 정원에서 형사들과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돌리며 형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애들을 집까지 데려다줘서 정말 고마워요.”“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다만 강미정 씨 일행을 조심하시릴 바랍니다. 어쩌면 화가 나서 애들한테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요.”형사가 웃으며 얘기하자 하영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네, 명심할게요. 수고 많으셨어요.”형사들이 떠나고, 하영은 어두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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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우리 부자가 됐어요

세준은 세희의 머리를 콩하고 가볍게 내리쳤다.“괜히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말고, 엄마만 믿어.”세희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얼굴로 머리를 부여잡고 세준을 노려봤다.“왜 때려!”세희와 세준이 장난치고 있을 때, 유독 희민이만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하영은 희민이 앞으로 다가가 꼬옥 안아줬다.“엄마…….”하영은 깜짝 놀란 희민을 향해 부드러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희민아, 엄마는 네가 앞으로 다른 사람들의 무례한 부탁을 용감하게 거절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네가 동생들한테 맛있는 것을 사줘서 정말 기뻐. 그래도 네가 남들한테 이용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사실 제일 괴로운 건 하영이었다. 가장 아픈 손가락인 희민이가 강씨네 식구들의 호구가 되었으니 말이다.희민이는 천천히 손을 뻗어 하영을 안으며 눈시울을 붉혔다.“네, 다시는 걱정끼쳐드리지 않을게요…….”다음날.하영은 강백만의 시끄러운 고함에 잠에서 깼다.씻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보니 강백만이 또 휴대폰 앞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고, 강미정은 옆에서 부지런히 물건을 건네주었다.두 사람은 하영이 계단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더니 화가 난 눈빛으로 노려보았다.하영은 그들을 못 본체하면서 경호원들이 이미 깨끗이 치워놓은 주방으로 들어가 애들 아침 식사 준비를 했다.강미정도 뒤따라 주방에 들어오더니 하영의 곁으로 지나가며 일부러 어깨를 부딪치면서 입을 열었다.“재수 없는 X.”하영은 못 들은 척하면서 손목시계를 벗어 창턱에 놓고 계속 콩을 씻었다.그 모습에 미정은 마치 솜사탕에 주먹을 날린 것 같은 기분에 이가 갈렸다. 자기가 날린 천팔백만 원이 도저히 마음에 내려가지 않아 화풀이라도 하려 했는데, 어느새 하영의 행동에 따라 그녀의 시계에 시선이 멈췄다.강미정은 손목시계를 한참이나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마음이 동했다.“시계가 참 예쁘네, 얼마 주고 샀어?”“친구가 선물해 준 건데 얼마 안 해요.”강미정은 또 하영의 목에 걸려 있는 목걸이에 시선이 멈췄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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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수상한 인물

오전 10시.하영은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았는데, 공장 화재 사건으로 상의할 일이 있다고 전해 들었다.서둘러 경찰서에 도착하자 형사는 하영에게 물을 건네고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강하영 씨, 정말 죄송하지만 이번 화재 사건은 실마리가 없어서 수사에 조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확실히 의심스러운 정황은 있습니다.”하영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물었다.“하실 말씀이 있으면 편히 하세요.”“강하영 씨, 혹시 주변에 의심이 갈 만한 인물은 없습니까?”“저희 직원들은 전부 조사를 마친 걸로 알고 있는데, 누구 혐의가 가장 크다고 생각하죠?”“저희가 모든 기록을 자세히 살펴봤는데, 우선 여기 두 개 기록을 확인해 보시죠.”형사는 조서 두 장을 하영에게 건네주었는데, 바로 부공장장과 임서진의 이름이 있는 것을 보고 하영은 미간을 찌푸렸다.“부공장장과 제 비서의 조서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부공장장의 조사 기록을 보면 시간관념이 비교적 애매한데, 반대로 강하영 씨 비서의 조서를 살펴보면 어느 시간대에 뭘 했는지 아주 분명하게 적혀있죠.”형사의 말에 하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그러니까 시간관념이 너무 확실한 사람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뜻인가요?”형사가 머리를 끄덕였다.“사람마다 어느 시간대에 뭘 했는지 정확히 모를 때가 많거든요. 그런데 강하영 씨 비서의 진술은 매우 깔끔했습니다. 바로 그게 문제가 되는 겁니다. 임수진 씨는 어느 시간에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너무 잘 기억하고 있더군요. 마치 미리 외워둔 듯이 말이죠. 강하영 씨는 본인이 몇 시 몇 분에 경찰서에 들어왔는지 기억하십니까?”형사의 질문에 하영은 멍해지고 말았다. 경찰서에서 언제 연락이 왔는지도 확실치 않은데, 들어온 시간이 기억날 리가 있겠는가?형사는 하영이 아무 말 못 하는 것을 보고 웃었다.“보세요, 아무도 정확한 시간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강하영 씨 비서만은 달랐죠.”“혹시 개인의 습관일 수는 없을까요?”“그럴 가능성도 있겠죠. 만약 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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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왜 함께 살지 않을까?

캐리는 잠깐 멈칫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목소리 왜 그래? 그동안 회사에서 많이 바빴어?”하영은 이마를 문지르며 캐리의 물음에 답했다.“캐리, 네가 전화기를 꺼놓은 동안 공장에 화재가 발생해서 대량의 제품들이 환불됐어.”“뭐?”충격받은 캐리가 전화기 너머로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아니, 어떻게 내가 떠나자마자 공장에 사고가 생길 수 있어? 대체 누구 짓이야!”하영은 귀청이 찢어질세라 휴대폰을 귀에서 멀찌감치 떨어뜨렸다.그러다 캐리가 소리를 지르지 않자 다시 스피커폰으로 통화했다.“누가 한 짓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어. 나머지는 네가 돌아오면 얘기해 줄게.”“젠장!”캐리가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내가 전화기를 꺼놓은 틈에 그런 일이 발생하다니, 범인은 분명 나한테 뒤집어씌우려 했던 거잖아!”하영은 잠깐 멍한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풉하고 소리내 웃었다.“반응이 참 빠르네. 네가 한 짓이 아닌 건 확실해?”“이봐, G. 나는 은혜도 모를 정도로 배은망덕한 인간이 아니라고!”캐리가 화를 내자 하영은 눈썹을 치켜올리고 계속 놀려댔다.“벌써 선을 긋는 거야?”“그런 식으로 말하면 내가 너무 속상하잖아.”캐리는 코를 훌쩍이며 말을 이었다.“나는 G를 위해 좋은 걸 찾으러 온 거란 말이야. 내가 요 며칠 얼마나 처참했는지 알아? 내가…….”“캐리!”하영이 캐리의 말을 끊었다.“서프라이즈 준비했다고 했잖아. 지금 얘기하면 서프라이즈가 아니지.”“이런, 하마터면 속아 넘어갈 뻔했네, 아무튼 오늘 저녁 공항으로 데리러 나와. 꼭 나와야 해!”캐리의 말에 하영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보아하니 그냥 서프라이즈가 아닌 것 같은데.”“맞아! 나중에 감동받아서 내 품에 안겨 울지나 마!”하영은 캐리의 말에 무정하게 대답했다.“신호가 안 좋아서 끊을게!”“이렇게 매정할 수가! 아무튼 저녁에 꼭 나와!”“알았어.”하영은 쓴 웃음을 지으며 전화를 끊었다.오후.유준이 막 회사의 재무 누락 문제를 처리했을 때, 허시원이 다가와 입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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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서프라이즈

유준이 싸늘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이제 슬슬 너의 아버지를 뵈러 갈 때가 된 것 같네.”그러자 현욱의 입가에 경련이 일었다.“그래, 알았어! 가면 되잖아!”저녁 6시.현욱은 예준과 저녁 약속을 잡았다.처음엔 이것저것 쓸데없는 얘기를 하면서 본론으로 들어가지 않았는데, 오히려 소예준이 먼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배현욱, 무슨 말이 하고 싶어서 날 부른 거야?”현욱은 머쓱한지 코를 매만졌다.“오늘 묻고 싶은 게 있어서 만나자고 한 건 사실이야.”“뭔데?”현욱은 헛기침을 하고 입을 열었다.“내가 궁금해서 그러는데, 강하영 씨가 아이를 둘씩이나 낳아줬는데 왜 같이 살지 않아? 결혼식도 안 올리고.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우리한테 미안하지 않아?”예준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축하주 마시고 싶어서 그래?”“친구 축하주라면 당연히 마셔야지. 우리 셋 중에 네가 제일 빠르잖아. 안 그래?”예준은 여전히 차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아직은 때가 아니라서.”“5년이나 됐는데 아직도 때가 아니라고? 갈라서려는 거야?”“그건 아니고. 나랑 하영이는 두 사람이 오래 같이 있으면 언젠가 서로 질리게 된다는 것에 같은 의견을 갖고 있거든. 두 사람이 적당히 거리를 두면 서로 보고 싶기도 하고,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날 땐 신혼보다 더 행복하다는 말이 있잖아.”현욱은 신선한 충격에 눈만 깜빡였다.‘정말 일리가 있는 말이잖아!’현욱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다시 물었다.“혼인신고 했으면, 친구들을 불러 한턱 내야지. 너무 양심 없는 거 아냐?”예준은 눈웃음을 지으며 답했다.“우리 둘은 혼인신고는 신경 쓰지 않거든. 두 사람 감정이 제일 좋은 증명이 아니겠어?”예준의 말에 현욱은 할 말을 잃었다.“두 사람 정말 개방적인 사상을 가졌네…….”식사 자리가 끝나고 현욱은 소예준이 했던 얘기를 정유준에게 전했고, 그 얘기를 듣고 코웃음을 쳤다.‘혼인신고는 신경 쓰지 않아? 두 사람 감정이 제일 좋은 증명이라고? 5년을 못 본 사이에 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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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세 식구

“나야 가족 기업이라, 나한테 모든 운영 지식을 가르쳐 줬는데, 하영 씨한테는 뭐가 있죠?”“확실히 저한텐 아무것도 없어요. 대신 반드시 노력해서 강해져야 할 이유가 있죠. 디자인만 해서 멀리갈 수 없다는 말씀은 저도 인정해요. 대중들도 언젠가 저의 디자인에 질리는 날이 오겠죠. 하지만 배움엔 끝이란 게 없는 법입니다. 리사 여사님은 무슨 근거로 저의 디자인 이론이 여기서 끝이라고 단정 지으시는 거죠? 길은 사람이 만들어 내는 것이고, 성공은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지 말로만 이뤄내는 게 아닙니다. 제가 TYC를 순조롭게 이끌어 온 것이야말로 제일 좋은 증거가 아니겠어요?”하영의 침착하고 분명한 말에 그녀를 보는 리사의 눈빛이 점점 변하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 환히 웃는 얼굴로 하영에게 말했다.“하영 씨는 다른 젊은 여성의 몸에서 볼 수 없는 기개를 갖고 있군요. 확실히 다시 보게 됐어요!”“인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하영은 말을 하며 다시 한번 손을 내밀었다.“환영해요.”리사도 손을 내밀어 하영의 손을 맞잡았다.“하영 씨 능력을 기대할게요.”같은 시각.검은색 슈트를 차려입은 몸매가 다부진 남자가 공항에서 나오고 있었다.허시원은 캐리어를 밀고 남자의 뒤를 따라가고 있는데, 갑자기 남자가 걸음을 우뚝 멈췄다.깜짝 놀란 허시원은 서둘러 캐리어를 멈추고 상사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멀지 않은 곳에 하영과 캐리, 그리고 리사의 모습이 보였다.‘어쩐지 대표님께서 전용기를 거부하시더니, 캐리가 이 시간에 김제에 도착하고, 강하영 씨가 마중 나올 줄 예상했던 거였구나. 대표님은 왜 굳이 두 사람의 모습을 확인하려는 걸까?’“대표님, 차가 도착했습니다.”허시원이 입을 열어 유준의 주의력을 돌렸지만, 그는 굳은 얼굴로 강하영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가기 시작했다.“큰일 났네.”허시원은 자기만 알아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더니 얼른 유준의 뒤를 따랐고, 하영과 캐리가 그런 정유준의 모습을 발견했는데, 리사마저도 두 사람의 시선을 따라 유준을 발견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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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피로 물든 얼굴

하영은 이를 악물었다.“정유준 씨,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렇게 독재자처럼 굴지 마시죠!”눈을 가늘게 뜬 유준의 눈가에 살얼음이 뚝뚝 떨어지는 것 같았다.“내가 독재자처럼 구는 거야, 아니면 네가 쓰레기 더미에서 뒹구는 거야?”“쓰레기 더미? 그러면 당신도 쓰레기겠네요?”말을 마친 하영은 몸을 돌려 캐리를 잡아끌며 말했다.“가자! 한밤중에 추위에 떨며 이런 사람이랑 싸우고 싶지 않아!”캐리도 고개를 끄덕이고 리사한테 입을 열었다.“차에 타시죠.”그들이 왜 싸우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던 리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차에 탔고, 세 사람은 유준의 서늘한 눈빛을 등 뒤로 하고 훌쩍 떠났다.허시원은 유준의 쓸쓸하고 처참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대표님께서는 강하영 씨가 분명 다른 남자를 감싸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왜 저러시는 걸까?’하영과 캐리는 리사를 오성급 호텔에 방을 잡아 주고 함께 아크로빌로 돌아왔다.차에서 내린 캐리는 갑자기 정원에 생긴 닭장과 8마리의 닭들을 보며 눈을 크게 떴다.“G, 언제부터 닭 키우는 취미를 가졌어?”하영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일단 들어가서 설명할게.”“그래.”별장 문을 여는 순간 캐리는 낯선 남자의 목소리를 들었고, 충격적인 표정으로 거실에 널려 있는 감자와 고구마들을 쳐다봤다.“세상에…… G, 내가 없는 사이 특산품에 관심이 생긴 거야?”하영은 거실에서 하루 종일 라이브 방송을 하는 강백만을 보며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답했다.“진상 친척들이 우리 집을 차지했는데, 지금 라이브 방송하고 있는 거야.”캐리는 너무 놀라 입을 크게 벌렸다.“세상에, 그런 사람들도 다 있어?”하영은 피곤한지 눈을 비볐다.“응, 며칠 뒤에는 있을 곳도 사라지게 될 거야, 올라가자.”“그래.”토요일, 오전 9시.캐리는 일어나 세 녀석이 있는 방으로 들어가 깜짝 놀라게 해 주려 했다.그런데 침대로 다가가니 희민의 베개에 적잖은 혈흔이 묻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 반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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