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의 모든 챕터: 챕터 291 - 챕터 300

1519 챕터

제291화 돈 뜯으러 왔어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인나의 귀에 낯선 목소리들이 들려왔다.“엄마, 두 꼬맹이 얼마나 쪠째한 줄 알아요? 아무것도 못 놀게 하잖아요.”“뭘 못 놀게 했는데?”“노트북이요! 강세준 그 자식이 절대 건드리지 못하게 해요. 그리고 태블릿도, 저한테 갖고 놀 자격이 없대요.”“웃기는 자식이 다 있네! 그 자식이 뭔데 안 줘? 가자. 내가 가져다 줄게!”어른 한명과 어리애가 말을 하며 거실에서 나오는 순간 우인나와 마주쳤는데, 인나는 너무 놀라 두 눈만 깜빡였다.‘이 두 사람은 누구야? 세준이 노트북은 아무도 못 건드리는 건데, 지금 엄마를 데리고 가서 차지할 생각이야? 그리고 딱 봐도 관상이 착해 보이지 않는 이 아줌마가 방금 뭐라고? 웃기는 자식? 지금 누구한테 웃기는 자식이래?’아직 화가 가라앉지 않았던 인나는 세준이 괴롭힘을 당한다는 생각에, 화가 더욱 머리 끝까지 치솟아 올랐다.“다들 거기 서요!”인나는 신발을 아무렇게나 벗어 던지고 다가갔고, 강미정은 고개를 돌려 집안에 들어서는 인나를 아래 위로 훑어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당신은 또 누구야?”“그건 제가 묻고 싶네요. 당신을 대체 누구죠? 방금 세준이 노트북을 가지러 간다고 들었는데, 그쪽이 뭔데 세준이 노트북을 건드려요?”강미정은 이 여자가 트집을 잡으러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우리 집안일에 외부인이 뭔데 끼어들어?”강미정은 인나의 얼굴에 침을 튀겼고, 인나는 어이가 없는지 웃음을 터뜨렸다.“하참, 외부인? 어디서 굴러먹다 온 인간이 나랑 하영이 사이를 알고나 지껄여요?”강미정도 인나의 말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네년이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뭐라하는 거야?”“그럼 그쪽은 무슨 자격으로 우리 하영이 집에서 이러쿵저러쿵 떠들어 대는 거죠?”“퉤!”강미정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우인나를 향해 침을 뱉었다.“교양도 없는 년이, 어디 다시 한번 지껄여 봐!”얼굴에 구린 냄새와 함께 진득한 게 느껴지자 인나는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이성을 잃고 고래고래 소리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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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짜증 나게 하지 마세요

정유준이 담담한 어조로 설명했다.“하영의 집에 얹혀사는 그 성가신 친척이지.”“지난번에 레스토랑에서 봤던 그 인간들?”유준의 칠흑같이 검은 눈동자에 웃음기가 스쳤다.“맞아. 두 사람이랑 가깝게 지냈으면서 가서 도와주지 않아?”현욱은 갑자기 그 말이 듣기 싫었다.“너는 왜 안 가?”사이를 따지고 보면 유준과 하영이의 오랜 감정이 자신과 우인나보다 깊었으면 깊었지 적지는 않을 것이다.게다가 오늘 오후 우인나 발길에 하마터면 고자가 될 뻔하지 않았는가?정유준은 술잔을 기울이며 입을 열었다.“내가 그래도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표인데, 어떻게 여자랑 싸우겠어?”‘이제서야 자기가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어? 예전에 타락해서 5년 동안 강하영을 찾아다닐 때는 몰랐나 봐?’현욱은 유준의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너는 여자랑 싸울 수 없는데, 나는 괜찮다는 말이야?”유준이 그런 현욱을 힐끗 쳐다봤다.“그래도 너는 여자들이랑 친하게 지냈으니까, 여자의 약점을 가장 잘 알잖아.”“지금 그거 칭찬이야?”현욱의 잘생긴 얼굴에 경련이 일기 시작했고, 잠시 뒤에 결국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됐어, 말 돌리지 말고,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데?”“설득이 안 되면, 무력을 행사해야지. 정말 어쩔 수 없는 순간이 오면 손을 써도 돼. 나머진 내가 다 책임져 줄게.”“아니, 지금 나더러 여자랑 싸우라는 거야? 정유준,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야?”“네 아버지 쪽에…….”유준이 느릿한 동작으로 술잔을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는데,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현욱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지금 당장 갈게!”현욱이 급히 아크로빌로 도착했을 때, 인나와 하영이 마침 별장을 나서고 있었다.하영은 갑자기 나타난 현욱을 보며 의외라는 표정으로 인나에게 물었다.“현욱 씨가 너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인나도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나도 얘기한 적 없는데, 어떻게 찾아왔는지 누가 알아?”현욱은 두 사람을 발견하고 얼른 차에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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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두 사람의 뜨거운 키스

인나는 아크로빌을 떠났고, 현욱도 그런 인나의 뒤를 따라가다가, 인나의 월셋집에 도착해서 차를 멈췄다.인나는 그런 현욱을 무시한 채, 차를 세우고 엘리베이터에 들어섰다.막 층수를 누르고 있을 때 현욱이 엘리베이터 안으로 뛰어 들어오자 인나가 눈을 크게 뜨고 뭐라고 쏘아붙이기 시작했다.“배현욱 씨, 당신 정말 미쳤어요……, 읍…….”말이 채 끝나기 전에 현욱이 인나의 머리를 잡고 입술을 덮쳤고, 인나가 벗어나려 하자 현욱은 그녀의 두 손을 꽉 잡아 자기 가슴 위에 올려놓았다.그리고 입술을 뗀 현욱은 약간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입을 열었다.“인나 씨, 좋아해요.”현욱의 말에 인나는 깜짝 놀랐다.“뭐라고요?”“내가 인나 씨를 좋아하게 됐다고요!”현욱의 진지한 말에 인나는 잠시 당황하더니,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다.“이 말 현욱 씨가 먼저 한 거예요!”인나는 바로 현욱의 넥타이를 잡아당겨 먼저 키스하기 시작했고, 두 사람이 엘리베이터에서 한창 뜨거운 키스를 나누고 있을 때, 갑자기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밖에서 갑자기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한 노인은 깜짝 놀라 손에 들고 있던 쓰레기봉투를 놓쳐버리고 말았다.“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인나와 현욱은 동시에 서로 깜짝 놀라더니, 노인을 발견하고는 재빨리 상대방의 몸에서 떨어졌다.그 모습에 노인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나는 신경 쓰지 말고 하던 거 계속해…….”“…….”수요일, MK.허시원은 알아낸 정보들을 정유준에게 보고했다.“대표님, 캐리가 묵고 있는 별장의 주인은 영국에 있는 리사라는 여성입니다.”그 말에 유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들었다.“리사?”“그러니까 영국의 방직 왕으로 불리는 여성이고, 현재 유럽 전체의 원단 시장을 독점하고 있습니다.”허시원의 말에 유준의 눈이 가늘어지기 시작했다.“지금까지 두 사람이 나오는 건 본 적이 없고?”“네, 식사나 생필품도 도우미가 나와서 구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우미를 미행한 적이 있는데 성인용품도 구매하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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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감시해야죠

말을 마친 하영은 수진의 표정을 유심히 살폈지만, 아쉬운 건 임수진이 여전히 안색 하나 바꾸지 않고, “네.”라고 대답했다.하영은 시선을 거두고 수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수고 좀 해줘. 회사 사정이 좋아지면 월급 올려줄게.”“감사합니다, 대표님.”하영은 급히 아크로빌로 돌아와 지영을 데리고 바람도 쐬고 맛있는 것도 먹으니, 지영도 만족이라는 듯 고분고분 약을 먹었다.하영은 지영의 기분이 한결 나아진 것을 보고 입을 열었다.“지영 언니, 집에만 있으니 답답한 건 이해하겠는데, 저도 출근해야 해요. 매주 주말마다 오늘처럼 같이 밖에 나와 놀고, 저녁에 시간 되면 같이 산책하는 건 어때요?”지영은 억울한 표정으로 하영을 보며 입을 열었다.“하영 씨, 오늘 내가 하영 씨 일을 방해한 거예요?”“네.”하영은 지영의 기분을 고려하지 않고 솔직히 대답했다. 또 이런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 확실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렇지 않으면 지영이 매번 이런 식으로 나오면 회사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없으니, 공과 사는 분명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그러자 지영이 고개를 푹 숙였다.“하영 씨, 나는…….”“지영 언니, 언니도 지금 제 사정을 잘 몰라서 그럴 수도 있는데, 방금 제가 말이 좀 심했어요.”하영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하지만 지영 언니도 약속을 잘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어요. 그렇죠? 제가 돈을 벌어야 맛있는 것도 사드릴 수 있잖아요.”지영은 하영의 말에 입술을 오므렸다.“그러니까 하영 씨가 매일 이렇게 나랑 놀아줄 수 없다는 거죠?”“네, 주말만 휴식할 수 있거든요.”지영은 한참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앞으로 하영 씨 일하는 데 방해하지 않을게요.”하영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네, 이따가 저랑 같이 애들 데리러 가요.”그 말에 지영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좋아요! 우리 세준이와 세희 데리러 가요!”저녁.하영이 지영과 함께 유치원에 애들을 데리러 갔다. 유치원 입구엔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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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나한테 강요하지 마

하영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린 유준은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언성을 높였다.“내 어머니가 왜 여기 있는 거지?”유준의 말에 하영은 깜짝 놀랐다.“어머니라니?”말을 마친 하영은 문득 뭔가 떠오른 듯 고개를 돌려 백지영 쪽을 바라보았다.자세히 살펴보니 정유준의 눈매는 백지영과 똑 닮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그동안 내가 정유준 어머니를 모시고 있었던 거야?’정유준의 짙은 눈동자가 날카로워지기 시작했고, 더없이 싸늘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강하영, 어디 설명 좀 해 봐!”정유준의 악랄한 태도에 하영은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설명? 당신이 어머니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했으면서 나한테서 설명을 바라는 거예요? 사람을 찾는다는 전단지는 돌렸어요? 아니면 나한테 어머니를 찾고 있다고 얘기한 적 있어요? 지영 언니는 내가 길에서 데려왔어요! 그때 신발도 제대로 갖춰 신지 않아서 발에서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다고요! 정유준 씨가 무능해서 어머니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으면 왜 나한테서 설명을 바라는 거죠?”곁에 있던 지영은 하영의 화난 목소리에 얼른 고개를 돌렸다가 정유준을 발견하고는 기억을 떠올리려고 애썼다.일분간 생각에 잠겨 있던 지영은 그제야 정유준이 자기 아들이라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서둘러 하영이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하영 씨, 화내지 말아요. 여기는 내 아들이에요.”“…….”하영의 설명에 정유준의 화도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생각해 보니 하영의 말이 맞았다. 어머니 사진을 한 번도 공개한 적도 없고, 다른 사람한테 어머니를 찾고 있다고 얘기한 적이 없었으니 하영이 어떻게 알았겠는가?그녀가 자기 서랍을 뒤져본 것이 아니라면.유준은 입술을 깨물며 시선을 거두었다.“미안!”유준은 하영에게 사과하고 다시 백지영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어머니, 혼자서 돌아다니시면 안 되잖아요.”지영은 불쾌한 눈빛으로 정유준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네가 비록 내 아들이긴 하지만, 우리 친한 사이는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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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정말 닮았네

유준은 피곤한 기색을 내비치며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일 있으면 바로 나한테 얘기해. 어머니 약은 이제 따로 보내줄게. 그리고 나 출장 가야 하니까 희민이도 나를 도와 잠시 맡아 줬으면 좋겠어.”“희민이는 내 아들이라 돌보는 건 당연하니까. 앞으로 돕는다는 말은 안 했으면 좋곘네요.”말을 마친 하영은 차 안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 희민을 향해 웃으며 물었다.“희민아, 내려오지 않고 뭐 하고 있어?”작은 가방을 등에 메고 차에서 내린 희민이 하영이 앞으로 다가왔다.“엄마, 저는 두 사람 얘기를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었어요.”하영은 말랑말랑한 희민의 작은 볼을 살짝 꼬집었다.“엄마 앞에서는 이것저것 신경 쓸 필요 없어.”하영을 향해 웃는 희민의 모습에 유준은 충격을 받고 말았다. 지금까지 한 번도 희민이가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사이가 좋아 보이는 하영과 희민을 지켜보던 정유준의 머릿속에 불현듯 어떤 생각이 스쳤다.‘만약 강하영이 내 곁에 있게 된다면 희민이가 점점 더 좋아지지 않을까?”세희도 기쁨에 휩싸였지만 표정은 여전히 찌푸려져 있었다. 그리고 뭔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세준의 옷을 잡아당겼다.“오빠, 설명 좀 해줘.”“뭘?”“이모가 나쁜 아빠 어머니인데, 엄마는 이모를 지영 언니라고 부르잖아, 그럼 아빠는 엄마를 뭐라고 불러야 해?”세희가 진지한 표정으로 묻자, 세준이는 약간 놀란 듯하더니 빠르게 대답해 줬다.“간단하잖아. 엄마는 아빠의 작은이모인 셈이지.”“그럼 오빠는 아빠의 삼촌이 되는 셈이네?”세준은 입꼬리에 경련을 일으켰다.“세희야, 너는 정말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세준의 말에 세희는 뒤늦게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쳇! 오빠 미워!”유준은 떠나기 전에 희민과 지영을 핑계로 하영의 카톡을 추가했다. 비록 하영은 달갑지 않았지만, 지영 언니가 여기서 지내고 있으니 어쩔 수 없었다.희민이 별장에 들어서니 강씨네 식구들이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는데, 희민의 옷에 새겨진 커다란 로고를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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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더러워졌어요

“애가 돈이 많은 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야?”유국진은 조금 어이가 없었고, 미정은 그런 국진을 흘겼다.“우리랑 상관은 없지만, 저 옷이랑 모자를 우리 딸한테 입힐 수도 있잖아요! 그럼 얼마나 폼나겠어요?”유국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것도 맞는 말이네.”“게다가 저 녀석은 조금 멍청해 보이는 것 같으니까, 우리가 데리고 나가 놀면서 밥값을 계산하게 하면 밥값을 절약하게 되잖아요.”“역시 우리 여보가 제일 똑똑하다니까.”“당연하죠! 주말에 우리 저 애를 데리고 나가 놀아요!”“그래, 당신 말대로 하자.”“엄마, 나 왔으니까 나와서 좀 도와줘!”두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계획을 세우던 도중에 문밖에서 강백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부부가 얼른 맞이하러 나갔다가, 보기만 해도 멋있어 보이는 검은 차가 문 앞에 세워져 있자 순간 멍해지고 말았다.그때 강백만이 차 뒤쪽에서 머리를 내밀었다.“엄마, 뭐 하고 있어? 내가 새로 뽑은 차야.”강미정은 깜짝 놀라 앞으로 다가가며, 차를 만져보고 싶었지만 차마 손을 대지 못했다.“이 차 얼마짜리야?”“몇억밖에 안 돼. 어때? 멋있지?”“우리 아들 출세했네! 이렇게 비싼 차를 다 사다니!”강미정도 흥분에 휩싸였다.“대체 무슨 돈으로 산 거야?”강백만은 엄지로 자기 얼굴을 가리켰다.“이 얼굴만 있으면 누가 감히 돈을 내놓으라고 하겠어?”자뻑에 심취한 강백만의 턱은 곧 하늘을 찌를 것 같았다.이때 하영은 현관문에 기대어 강씨네 식구들의 구역질 나는 얼굴을 지켜보고 있었다.‘저 인간들은 정말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줄 아나 보네.’한참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갑자기 어디선가 트럭 한 대가 나타나더니 하영의 집 앞에 멈춰 섰다.트럭에는 진흙투성이 감자와 고구마가 가득 쌓여 있었다.“이봐!”강백만은 트럭을 향해 소리쳤다.“물건들은 우리 집으로 옮기면 돼! 공간이 매우 넓으니까!”하영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생겼다.‘지금 저 물건들을 전부 별장에 두겠다고?’아니나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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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제가 곁에 있어요

지영은 끊임없이 온몸을 덜덜 떨고 있었고, 하영은 그런 그녀를 안아 주며, 의아함을 품고 식당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방금 지영 언니는 분명 어떤 남자를 발견하고 이렇게 변한 것 같았는데, 그 남자는 어느새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았다.지영이 예전에도 다른 남자를 보고 발작을 일으킨 적이 있으니 하영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그때 멀지 않은 차 안에서 정주원이 싸늘한 눈빛으로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지영을 응시했다.지영의 곁에 있는 여자도 아는 얼굴이었다.‘예전에 정유준이 데리고 다니던 여자였지.’정주원은 입가에 싸늘한 미소를 걸고 안경을 벗더니, 여유로운 동작으로 안경을 닦기 시작했다.‘저 여자가 지금까지 살아있을 줄은 몰랐네…….’잠시 후, 정주원이 다시 안경을 썼고, 그때 곁에 있던 퓨대폰이 울렸다.힐끗 쳐다보니 양다인한테서 걸려 온 전화인 것을 발견하고, 천천히 손을 뻗어 전화를 받자, 전화기 너머로 양다인의 부드러운 음성이 들려왔다.“정주원 씨, 이따 저녁에 시간 괜찮으시면 저랑 술 한잔하실래요?”그 말에 정주원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가기 시작했다.“그럼요. 주소 보내면 내가 그쪽으로 갈게요.”……7시 30분.정주원은 약속대로 양다인과 한 술집에서 만났고, 주원이 입가에 우아한 미소를 띤 채 그녀 앞으로 다가갔다.“오래 기다렸어요?”양다인도 고개를 들어 주원을 발견하고 환히 웃었다.“아뇨, 저도 금방 도착했어요.”주원은 겉옷을 벗어 의자에 걸쳐 놓고는 자리에 앉았다.“제법 좋은 흥취를 갖고 있네요. 아쉽게도 나는 술을 잘 못 마셔서 괜히 양다인 씨 흥을 깰까 봐 걱정이네요.”주원의 말에 양다인의 눈가에 기쁨이 스쳤다.‘술을 잘 못 마시면, 내가 원하는 대로 되겠네!’양다인의 목적은 두 가지가 있었다.하나는 지난번에 정유준 얘기를 꺼냈을 때 표정이 좋지 않았던 것이고, 두 번째는 이참에 정주원을 침대에 쓰러뜨리는 것이다.요즘 소 노인이 이것저것 그녀의 잘못에 대해 트집만 잡지 않았어도 이렇게까지 할 생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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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캐리의 전화

지영은 정 노인의 눈에 들었고, 그녀를 세 번째 아내로 맞이했지만, 아직 나이가 어렸던 그녀는 정 노인을 좋아하지 않았다.그리고 정유준이 10살이 되던 해부터 정 노인에 대한 미움이 더욱 커지기 시작하면서, 그녀랑 나이가 비슷한 주원을 유혹하기 시작했다고 한다.그때 정주원의 나이는 29살이었는데, 마침 혈기 왕성한 나이였기에 청순하면서도 요염한 여인의 유혹을 도무지 뿌리칠 수 없었다.유혹에 넘어간 정주원의 가장 큰 실수는, 바로 정유준의 어머니와 몇 번 잠자리를 함께한 것이다.주원은 그 사실을 숨길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모든 사실을 정 노인에게 알렸고, 정 노인은 크게 화를 내며 주원을 해외로 내쫓았는데, 그게 15년이나 된 것이다.말을 마친 주원은 괴로운 표정으로 눈을 들어 양다인을 바라보았다.“다인 씨도 내가 더럽게 느껴져요?”양다인은 조금 충격을 받긴 했지만, 주원의 모습에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다.“아니요. 그건 그 여자의 잘못이지, 주원 씨 잘못이 아니잖아요.”주원은 다시 고개를 파묻고 약간 흐느낌이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고마워요.”양다인은 주원이 이렇게 큰 비밀을 터놓은 것에 대해 기뻐하면서도, 한편 다음 진도를 빼지 않는 주원에게 약간 실망하기도 했다.주원에게는 누군가 그를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다.‘만약 내가 도와줄 수 있다면? 주원 씨가 나한테 완전 마음을 열어 주지 않을까?’거기까지 생각에 미친 양다인의 눈빛이 사납게 변하기 시작했다.‘그렇다면 내가 직접 정주원의 마음을 열고, 완전히 나를 받아들이게 만들어 버릴 거야!’아크로빌.하영은 세 녀석을 씻겨 주고 침대에 눕혔다.세준과 세희는 빠르게 꿈나라로 향했지만, 희민은 아직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희민은 저녁에 할머니가 이성을 잃은 모습에 이상함을 느끼며 그 모습이 마음속에서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할머니는 정주원을 보고 난 뒤 겁에 질려하셨어. 그리고 정주원과 아버지 사이에 뭔가 사연이 있어 보였는데. 그리고, 할머니는 왜 본가로 돌아가 할아버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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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내가 알아볼게

하영은 망연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바라봤다.‘정확히 내일 오후 몇 시인지 얘기해 주지 않았잖아…….’이미 잠에서 깬 하영은 더 이상 잠이 오지 않아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강씨네 식구들 때문에 엉망이 된 거실이 눈에 들어오자 하영은 머리를 꾹꾹 누르며 주방으로 들어갔다.주방 문을 열기도 전에 어디선가 구역질이 날 것 같은 냄새가 풍겨 왔고, 그녀가 주방 문을 활짝 열었을 때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멍해지고 말았다.주방엔 닭 8마리가 갇혀 있었다.바닥엔 온통 닭똥으로 가득했고, 닭들이 가스레인지 위로 마구 뛰어올라가 새하얀 가스레인지는 어느새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변했다.손잡이를 꽉 잡고 있지 않았다면 진작에 뒤로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아직 시기가 이른 것만 아니면 저런 인간들이 집에서 행패를 부리도록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하영은 주방 문을 닫아 버리고 2층에 올라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이제 계획을 시작해야겠어.’7시 30분.하영은 세 녀석들을 깨우기 시작했다.세희는 아직도 졸린지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하고, 머리를 흔들며 응석을 부리기 시작했다.“엄마, 어젯밤 배탈 때문에 늦게 잠들었는데, 좀 더 자고 싶어요…….”세희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세준과 희민도 한마디씩 거들었다.“엄마, 저도 배탈 났어요.”“엄마, 저도…….”그러자 하영이 걱정하며 묻기 시작했다.“심각한 거야? 엄마랑 같이 병원에 갈까?”그러자 세 녀석들은 동시에 고개를 저었고, 세준이 입을 열었다.“엄마, 우리는 걱정 안 해도 돼요. 유산균을 먹으니 많이 좋아졌으니까, 출근해도 괜찮아요. 우리는 집에서 하루만 쉬면 괜찮을 것 같아요.”하영은 그래도 시름이 놓이지 않았다.“정말 괜찮겠어?”“그럼요. 우리끼리 늘 집에 있었잖아요. 아래층에 경호원 아저씨들도 있는데요 뭘.”“그래, 그럼 무슨 일 있으면 꼭 엄마한테 전화해. 먹을 건 엄마가 집으로 배달시켜 줄게.”“엄마, 제가 난원에 있는 도우미 아줌마한테 부탁해도 돼요.”하영이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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