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희는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본 후, 시선이 하영에게 떨어지더니 잠긴 목소리로 불렀다.“엄마...”하영은 코끝이 찡해지더니 손을 뻗어 세희의 작은 얼굴을 어루만졌다.“그래, 엄마 여기 있어. 좀 어때?”세희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엄마, 나도 이제 익숙해졌어요...”하영은 눈가에 눈물이 맴돌기 시작했다.‘만날 수 없는 동안, 세희는 또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을까?’“혼자 먼저 차에서 내리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꼭 바보처럼 듣지 않더니!” 세준은 마음 아파하며 꾸지람을 했다.희민은 일부러 기침을 하며 세준의 말을 끊었다.“세준아, 세희는 지금 휴식이 필요해.”세희는 세준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눈을 깜박이며 의무실 어딘가를 바라보았다.“아줌마... 나 아줌마 봤어요...”세희가 허약하게 불렀다.모두들 세희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았지만 구석에는 아무것도 없었다.유준은 침대 반대편에 앉아 조용히 물었다.“세희야, 너 지금 누구와 말하고 있는 거지?”세희는 메마른 입술을 핥았다.“방금 내 몸에 오른 그 아줌마요. 지금 구석에 서서 날 주시하고 있거든요.”유준은 저도 모르게 또 고개를 돌려 구석을 바라보았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세희는 그의 의혹을 눈치채고 하영을 향해 작은 손을 들어 올렸다.“엄마, 내 가방 바깥쪽 주머니에 부적이 하나 있는데, 그거 아빠한테 줘요.”하영은 세희의 말대로 쭈글쭈글한 부적 한 장을 꺼내 유준에게 건넸다.“아빠, 이 부적은 내가 몰래 배운 건데 몸에 붙이면 바로 그 아줌마가 보일 거예요.”유준은 반신반의하며 받아서 가슴에 붙인 다음 다시 구석을 바라보았다.이번에 유준은 원래의 모습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얼굴이 망가진 중년 여자가 서 있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마음이 덜컹 내려앉는 동시에 유준도 순식간에 자신의 무식함을 알아차렸다.순간, 이마가 찔리는 듯 아프더니 유준은 눈을 꼭 감고 두 손으로 이마 양쪽을 받쳤다.현욱이 가장 먼저 이를 알아차리고 얼른 앞으로 가서
최신 업데이트 : 2024-08-10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