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231 - 챕터 240

1177 챕터

제231화

[난 당신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아.밤새도록 생각했어. 우리 서로 보기 귀찮으니, 내가 떠나는 게 맞아.오 아주머니한테는 내 걱정하지 말라고 전해. 내 몸은 내가 알아서 잘 챙길 테니장소월.]젠장!전연우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졌고, 그가 전화를 걸었을 때는 알림음이 울렸다.“지금 거신 번호는 통화 중이오니...”장소월은 그의 번호를 자동으로 끊도록 설정했다.‘감히 날 차단해? 장소월!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오빠, 어떻게 됐어요?”백윤서가 베란다로 다가가 걱정스레 물었다.전연우는 어두운 얼굴로 휴대폰을 접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섰다.“일단 학교로 데려다줄게.”“하지만 아직 너무 일러요.”그녀는 아직 아침을 다 먹지 못했다.전연우가 화내는 모습을 보며 백윤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백윤서는 책가방을 챙겨 아파트에서 나왔다.아직 길이 많이 막히는 편은 아니어서 10여 분 만에 학교에 도착했다.차에 탄 백윤서는 용기 내 물었다.“오빠, 어제 소월이랑 싸웠어요?”가는 내내, 전연우는 매섭고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고, 백윤서는 감히 말을 걸지 못했다.‘오빠는 한 번도 내 앞에서 이런 얼굴을 보인 적이 없어. 이렇게 화난 모습은 처음이야. 혹시 소월이가 나가서 화가 났나?’그녀는 사실 질투가 났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지나친 관심을 보이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백윤서는 속으로 자신을 위로했다.‘그래, 소월이는 특별하잖아. 그래도 장씨 집안의 아가씨인데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랑은 신분이 다르지. 어렸을 때부터 금의옥식 하여 모두가 꿈꾸는 인생을 살았어. 소월이는 이제 오빠를 깨끗이 포기한 것 같았어. 지금 소월이가 갑자기 떠나서 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장 아저씨를 볼 면목이 없지.’“오빠, 내가 소월이 잘 설득할 테니까 걱정 마요. 만약 나랑 같이 방을 쓰는 게 불편하다고 하면, 내가 서재로 옮기거나 다른 곳에서 묵으면 되니까.”전연우의 차가운 눈동자에 찬바람이 스쳤다.“이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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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헐, 쟤 미쳤어? 감히 강용을 깨워?”“우리 재밌는 구경하겠네. 강용을 깨운 결과가 무엇인지 소월이가 똑똑히 체험하게 될 거야!”반에서 강용이 자는 것을 보면 아무도 감히 방해하지 못했다. 반에서 말하는 소리도 평소보다 조용했다.하지만 오늘은 이상한 날이었다. 평소에 강용은 수업에 아예 안 오거나 오후에나 오는데, 오늘은 첫 번째로 교실에 도착했다.“강용? 강용?”장소월은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여러 번 불렀다.백윤서는 막 서문정과 밖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왔다.“소월아, 네가 웬일이야?”백윤서는 뒤에 엎드려 있는 사람을 보고 또 말했다.“강용 찾으러 왔어? 몸이 좀 아픈 것 같던데. 무슨 일로 찾아왔어?”‘아프다고?’장소월은 입을 오므리고 대답했다.“그럼 됐어. 다음에 다시 찾아올게.”‘오늘은 일단 푹 쉬게 하자. 어제 확실히 추웠어.’강용은 그녀에게 외투를 주었고, 자신은 검은 반소매를 입고 돌 의자에 앉아 있었다. 장소월은 거의 한 시간 넘게 간접흡연을 했으니, 그 추운 날씨에 강용이 얼어 죽지 않은 것이 이상했다.사실 강용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장소월은 강용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되었다.강용은 분명 장소월을 미치도록 싫어하면서...책상에 엎드린 강용은 갑자기 움직이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일어나 앉았다. 검은 머리칼이 헝클어져 있었고, 몸을 뒤로 젖히며, 나른하고 긴 눈동자로 그녀를 보았다.“무슨 일이야?’그의 목소리는 좀 잠겼고 힘이 없는 것으로 보아 진짜 몸살이 난 것 같았다.장소월은 자신의 노트를 그의 책상에 놓았다.“이건 지리와 역사 수업 노트야. 다음 주에 너 기말고사 보는 데 도움이 될 거야. 전부 외우면 70-80점은 문제 없어.”강용은 노트를 넘겨보았다. 매 장마다 빼곡히 예쁜 글씨가 적혀있었다.“전부?”이 말을 들은 학급의 모든 학생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강용이랑 장소월?이게 지금 실화?그들은 앙숙이었다!두 사람은 처음부터 서로를 미워했는데, 지금 강용이 장소월의 노트를 보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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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백윤서는 웃으며 말했다.“그래!”허철도 사실 농담이었다. 그의 성적은 이미 집에서도 포기한 상태고, 그가 성공할 거란 기대도 하지 않았다.집안의 어르신은, 졸업하면 허철을 부대에 집어넣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원래 염색한 골드 머리도 어르신에 의해 깎였다.허철은 백윤서가 준 노트를 받아 한 페이지를 넘겼다. 성경책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글들이 빽빽하게 적혀있었다.사실 허철은 그냥 한 말이었고 진짜 볼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준 성의가 있으니 낭비할 수 없었다.저녁 두 시간 남짓한 야간 자율학습은 선생님의 감독 없이 스스로 자율에 맡겨졌다.전에 아파서 나오지 않은 바람에 장소월은 이미 몇 교시의 야간 자율학습에 참여하지 못했다.지금 그녀는 그동안의 진도를 따라잡아야 했다.그런데 며칠 만에 시험지가 십여 장이나 있었다. 비록 양면 시험지였지만, 한 면은 책에 있는 지식이고, 다른 한 면은 요점을 초과하여 문제가 비교적 어려웠다.장소월은 시험지를 풀면서, 오늘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 익숙한 목소리를 들었다. 인시윤과 다른 여자아이들이 화장실에 갔다 와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하마터면 인시윤을 까먹을 뻔했다. 그녀는 오늘 한 번도 장소월을 찾아오지 않았다.‘어쩐지 오늘 조용하더라니.’아마도 저번에 인시윤에게 한 말 때문에 마음이 좀 불편했을 것이다.그래서 오늘 학교에 와서도 인시윤은 장소월을 상대하지 않았다.차라리 잘된 일이었다. 장소월은 처음에 그녀와 전연우를 엮어 줄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 저녁 식사 후, 장소월은 인시윤이 더 이상 자신의 도움이 필요 없다는 것을 느꼈다.인시윤은 성격이 활발하고 쿨했다...든든한 집안 배경도 있으니, 더 이상 장소월의 앞에서 능청맞게 행동할 필요가 없었다.인시윤이 없으니 장소월은 좀 이상했다.“시윤아, 누구랑 메시지 하는 거야?”“누구긴 누구야! 고집불통 아저씨지.”인시윤은 두 번째 줄 세 번째 자리에 앉아 평소 목소리대로 말했다. 하지만 교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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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손 밑에 깔린 또 다른 책은, 그가 베껴 쓴 노트였다. 장소월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의 글씨체를 보았다. 네모반듯하고 필봉이 모두 적당했다. 그의 글씨가 주인처럼 야만적일 줄 알았는데, 그녀의 글씨보다 더 예쁠 줄은 몰랐다.사실 이 노트는 원래 강용에게 주려던 것이다. 강용이 베껴 쓰리라고 기대하지 않고 아예 장소월이 적어서 준 것이다.기억이 더 잘 남을 수 있으니, 그가 한 번 베껴쓰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곧 있으면 학교는 문을 잠글 것이니 장소월은 강용을 깨울 생각이었다.잠시 후에야, 강용이 아프다는 사실이 생각났다.강용의 책상 오른쪽 위에 분홍색 텀블러와 약이 있었지만, 그는 먹지 않은 듯했다.장소월은 몇 번 강용을 불렀지만, 그는 반응이 없었다. 장소월은 손을 뻗어 그의 이마 앞의 잔 머리를 헤쳐 온도를 확인했다.너무 뜨거웠다!순간, 자고 있던 강용은 갑자기 눈을 떴고, 장소월은 덤덤한 표정으로 그와 눈이 마주쳤다. 두 사람은 몇 초 동안 서로를 바라보았다.분위기는 이상해졌고, 장소월은 손을 거두고 먼저 입을 열었다.“마침 가는 길인데, 병원에 데려다줄까?”“왜 그렇게 오지랖이 넓어?”강용은 낮고 쉰 목소리로 인정 없이 말했다.장소월도 자신의 행동이 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강용의 말이 틀리지 않았으니, 장소월은 화를 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학교 곧 문 닫아. 일찍 돌아가.”장소월은 고개를 돌리고 교실을 떠났다...“젠장. 말썽이야.”강용도 장소월을 말하는지, 아니면 자기 자신을 말하는지 몰랐다.몇 분 후.강용은 가방끈을 잡고, 가방을 등 뒤로 메고, 교복은 단추 세 개를 풀었고 안에는 검은 반팔을 입었다. 예전의 의기양양함은 사라지고 전쟁에 패한 물개처럼 귀를 늘어뜨린 채 장소월의 뒤를 따랐다.지금 길가의 모든 학교 건물에는 불이 꺼지고 가로등만 켜져 있었다. 사람이 거의 없고 가게도 모두 문을 닫아 늦은 밤의 학원로는 전체적으로 황량한 느낌이 들었다.“나 따라오지 말고 택시 타고 가!”“같이 병원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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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학교 맞은편 길가에서 검은색 아우디 한 대가 서 있었고, 인시윤은 조수석에 앉아 화를 내며 이 모습을 보고 있었다.“빨리 따라가요. 둘이 대체 뭐하러 가는지 봐야겠어요!”전연우는 인시윤의 화를 못 이겨서인지. 아니면 자신도 궁금했는지, 액셀을 밟고 천천히 그들을 따라갔다.멀지 않은 곳에 있는 두 사람을 보며 인시윤은 휴대폰으로 증거를 남겼다.하지만 그들은 어두컴컴한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길이 좁아 차가 들어갈 수 없었다.인시윤은 화를 내며 말했다.“우리 오빠가 소월이한테 얼마나 잘해주는데, 어떻게 소월이는 저 인간이랑 같이 있을 수 있어요? 어쩐지 저번에 강용의 편에 서서 말을 하더라니. 두 사람 분명 뭔가 있어요.”“아저씨 동생이잖아요? 어린 나이에 연애를 하는데 상관하지 않으세요?”인시윤이 남자를 보았을 때, 그는 몸에서 음산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흑요석 같은 눈은 차갑고 날카로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마치 어두운 밤을 걷는 맹수처럼 죽은 사냥감을 바라보는 눈빛이었다. 인시윤은 지금까지 전연우의 이토록 어두운 모습을 본 적이 없어 등골이 오싹했다.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전연우는 차가운 시선을 거두며 말했다.“이건 집안일이니 시윤 씨는 나서지 않아도 돼요.”인시윤은 남자의 불쾌함을 알아차리고 화를 가라앉히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전연우는 액셀을 밟고 곧 이 거리를 떠났다.두 사람은 캄캄한 골목을 지나갔다. 강용의 손에 있는 라이터의 불빛에 의지해 걸어가고 있었다.“전에는 가로등이 있었는데 고장 났나 봐.”장소월이 설명했다.강용이 라이터 불을 끄자 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어두 컴컴한 곳에 성인 남성을 데리고 오다니, 장소월 나한테 딴 맘이 있다면 그냥 말해. 이런 수작 부릴 필요 없어.”“많이 아픈가 봐? 이젠 헛소리까지 하네?”장소월은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바로 저기야. 아직 문 안 닫았으니 빨리 가자.”그들은 한 진료소로 들어갔다.“급한 대로 일단 여기서 진료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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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한 시간 반 후, 강용은 발을 튕기더니 말했다.“야, 그만 자. 가자고.”장소월은 편안하게 잠을 잤다.너무 깊이 잠들어서 깨어나 보니 강용은 이미 링거를 다 맞고 손등을 알코올 솜으로 누르고 있었다.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보니 거의 1시가 되어갔다.그녀는 하품을 하고 말했다.“방금 기억하라고 한 거 다 기억했어?”“이 늦은 시간에 아직도 그 일을 기억하고 있어? 내일 다시 얘기해.”강용은 가방을 메고 카운터로 가서 돈을 지불하고 약도 받았다.의사는 돋보기를 쓰고 강용을 보았다.“젊은 친구. 평소 허리와 콩팥을 잘 보양해요. 절대 농담 아니고 심하면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요.”“쯧쯧, 영감탱이가 뭔 말이 이렇게 많아?”강용은 좀 사납게 말했다.“어른한테 버릇없게 왜 그래? 선생님, 알겠어요. 제가 약 잘 먹일게요.”“역시 아가씨가 철이 들었어.”장소월은 의사가 한 말이 거짓 같지 않았다.강용은 약봉지를 챙기고, 두 사람은 진료소를 나왔다.“방금 의사 선생님 말 들었지? 평소 담배랑 술을 적게 해. 그리고...”“말해!”“방금 보니까, 허리랑 배에 흉터가 있던데 어디서 났어?”“날 걱정하는 거야?”그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고, 마치 아름다운 선율처럼 귓가에 맴돌았다.강용은 그녀를 향해 눈썹을 치켜 올렸고, 그 눈빛은 마치 주파수를 던지는 것 같았다.장소월은 이미 이런 눈빛에 면역력이 생겼고, 두 평생을 산 그녀의 나이를 더하면 강용의 엄마 나이었다.강용을 걱정한다고 해도 그건 모성애 같은 것이었다.“어떻게 돌아갈 거야?”“이 시간에 택시도 안 잡혀. 호텔에 묵을 거야. 넌?”“나 근처에 셋집을 구했어. 바로 앞이야.”강용은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얼굴을 찡그리고 말했다.“민증 안 챙겼어. 오늘은 너희 집에서 묵으면 안 될까?”장소월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쳐다보았다. 왠지 강용의 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됐어, 좋은 일 하는 셈 치지 뭐.’장소월은 강용을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집에 들어선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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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장소월이 잠에서 깨어나니 7시였다. 아직 30분이 남았지만 장소월에게는 충분한 시간이었다.포니테일을 하고, 방문을 나서 소파를 보니 이불은 개어져 있었다.사람이 없는 걸 보니 이미 떠난 모양이다.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검은 외투를 입은 강용이 모자를 쓰고, 어깨에 묻은 눈송이를 털고는 안으로 들어섰다.“깼어? 소월 아가씨?”“어디 갔다 왔어?”강용은 아침 식사 두 봉지를 들고 그녀에게 보여주었다.“밑에 가서 아침 사 왔어. 특별히 네 것까지 챙겨왔다고. 두유 아직 따뜻해.”“하지만 나 지금 나가야 해.”“그래, 그럼 버리지 뭐.”강용은 무뚝뚝한 말투로 말했다.“음식을 낭비하면 어떡해. 가서 씻고 와서 먹을 테니까 기다려.”“그래.”강용은 아침 식사를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죽 두 그릇, 만둣국, 비빔면 등, 장소월이 뭘 좋아할지 몰라 아예 종류별로 사 왔다.두 사람은 아침을 먹고 남은 절반을 냉장고에 넣었다. 그들은 함께 떠나지 않았고, 장소월만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섰다.강용은 한약을 먹어야 하니 가스레인지 사용도 허락했다. 집에 돈도 없고, 값나가는 물건도 없으니 강용이 혼자 집에 있는 것이 두렵지는 않았다.가는 길에 장소월은 컨실러를 꺼내 손가락으로 눈 밑에 살짝 발랐다. 2, 3일 동안 잠을 잘 못 잤더니 다크서클이 나날이 짙어 졌다. 이러다가는 그녀의 생리가 끝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조만간 몸도 망가질 것이다.아침 자율학습은 감독하는 선생님도 없었고, 오늘 장소월은 이미 늦었기에, 더 늦어도 상관없었다.“대표님... 소월 아가씨 왔어요.”진봉은 멀지 않은 곳에서 거울을 보며 화장을 하는 것 같은 장소월을 보았다. 그녀의 안색이 초췌한 듯했다.강영수는 그녀가 걸어오는 방향을 보고, 갈색 눈동자가 짙어지더니 휴대폰을 손에 꼭 쥔 채 무표정한 얼굴이었다.“아가씨를 부를까요?”강영수는 대답하지 않았다.인시윤과 사이가 좋지 않은 강영수가 오늘 모처럼 인시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아직까지 떠나지 않았으니, 진봉은 강영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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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집사가 장소월을 불렀다. 이 시간에 왜 강영수가 학교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장소월은 뒷좌석 조수석에 앉았다.차 안은 에어컨을 켜 놓아 따뜻했다.차 안에 앉아 있는 강영수는 창백하고 허약한 얼굴이었고, 주먹을 반쯤 쥐고 입에 대고 기침을 몇 번 하더니 호흡이 흐트러졌는지 좀 괴로운 듯했다.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고, 잠시 후, 장소월이 먼저 적막한 분위기를 깼다.“여긴 어쩐 일이야? 아파 보이는데 병원에 가야 하는 거 아니야?”장소월이 걱정스레 물었다.“날이 차서 그래, 별것 아니야.”장소월은 고개를 끄덕였다.강영수가 나지막이 물었다.“어제 시윤이가 학교 끝나고 널 기다렸는데 만나지 못했다고 했어. 어디 갔었어?”“날 기다렸다고?”강영수는 고개를 끄덕였다.“너무 늦게 끝나서 시윤이가 연우한테 전화했다던데, 못 만났어?”강영수는 장소월의 눈을 주시하며, 그녀에게서 뭔가를 알아채려는 듯했다.‘시윤이가 그렇게 말했구나!’장소월은 한 번도 전연우에게 전화해서 데리러 오라고 한 적이 없었다.인시윤은 그저 장소월을 방패로 삼아, 강영수에게 핑계를 댄 것이다. 장소월에게는 별로 손해가 없는 일이니, 굳이 인시윤의 핑계를 까발릴 필요가 없었다.장소월은 덤덤하게 말했다.“휴대폰 배터리가 없어서 전화를 못 받았어. 어제 학교 끝나고 친구가 아파서 같이 진료소에 갔어. 그래서 못 마주쳤나 봐.”‘나한테 이거 물어보려고 온 것일까? 이런 사소한 일로 영수가 직접 와서 물을 필요는 없을 텐데. 혹시 어제 강용이랑 함께 가는 걸 인시윤이 보고 영수에게 알려줬나? 영수도 그래서 아침부터 날 찾아왔을까?’“그래서 그 친구는 다 나았어?”“많이 나아졌어.”장소월은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강영수는 빙빙 돌려서 용의자를 심문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장소월은 자신이 어떤 악행을 저질렀는지 몰랐다. 갑자기 밀려오는 스트레스에 숨이 턱 막혔다.“걱정해줘서 고마워. 아, 참. 나 수업 시간이 거의 다 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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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하지만 인시윤은 이미 대단한 성적이었다. 평소 숙제를 하는 모습을 본 적도 없고, 수업시간에 가끔 오지 않았다.그녀는 아무것도 안 하고 시험을 이렇게 잘 볼 수 있다니, 역시나 좋은 팔자를 타고난 사람이다.인시윤은 오늘도 올림피아드 팀에 오지 않았고, 고건우도 익숙한 듯 수업을 시작했다.마지막 수업은 학급 회의였다.한결은 이번 주 토요일에 학부모 회의가 있으니 모든 학부모가 참가하여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 외에도 겨울 방학 캠프도 있으니 참가하려면 서류에 서명해야 한다고 했다.6반뿐만 아니라 제운고등학교 전체를 대상한 활동이었다.장소월은 서류를 책상 서랍에 넣었다.학부모회는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장해진은 한 번도 학부모 회의에 참여한 적이 없었고, 예전에는 장소월이 전연우에게 학부모로 참석하라고 졸랐었다.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이다.겨울 방학 캠프는 생각해볼 만 했다. 캠프 마지막 날이 바로 설 전날이었다.설에 그녀가 집으로 돌아가든 말든 누구도 상관하지 않는 듯했다.마지막 수업이 끝났지만, 다른 반처럼 일찍 수업을 마칠 수 있는 특권이 없었다.장소월은 저녁을 먹으려고 식당으로 향했다.장소월은 하얀색 롱패딩 점퍼를 입고, 예쁜 얼굴 전체가 추위에 붉게 물들여 모자 속에 숨어있었다.갑자기 누군가 그녀의 모자를 벗겼고, 장소월이 고개를 돌려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곁에 사람이 서 있었다.그를 본 장소월은 별로 놀랍지 않았다.“뭐하러 가?”“밥 먹으러.”장소월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학교 끝났는데 집에 안 가고?”강용은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가방을 메고 있지 않았다. 설마 그도 식당으로 가는 길일까?장소월은 갑자기 식당에 가고 싶지 않았다.“이번 겨울 캠프 너 갈 거야?”‘나한테 이런 건 왜 묻는 거야?’장소월은 대충 둘러댔다.“몰라.”“모른다고? 대체 간다는 거야, 안 간다는 거야? 아니면 내가 갈 줄 알고 가기 싫은 거야?”‘이 자식이 지금 잰말놀이 하는 거야?’장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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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아가씨, 만족하세요?”“난 그런 뜻이 아니야.”장소월은 가득한 닭고기를 보며 말했다. 그녀가 다 먹지도 못할 양이었다.“줘도 싫다는 거야? 쯧쯧, 시중들기 정말 어렵네!”장소월은 단지 자신의 불만을 생각하고 있을 뿐이었다.밥을 먹고 돌아가는 길에, 강용은 어디서 공부할 힘을 얻었는지 갑자기 과외를 해달라고 했다.평소 이 시간에 그는 술집에서 미녀들과 노래하고 춤추며 유흥을 즐겼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주동적으로 공부를 하겠다고 한다.6시가 되자 날씨는 이미 어두워졌다.그들은 강의동으로 걸어갔다.“그냥 내일 해. 아직 몸도 낫지 않았는데 하루 쉬어.”“10분 줄게. 안 내려오면 내가 직접 올라가서 널 잡아 올 거야.”장소월은 강용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장소월은 자리로 돌아가 짐을 챙기고, 책가방을 메고 떠나려 했다. 나가려는데 갑자기 인시윤이 그녀 앞에 나타났다.“가려고? 나 방금 연우 오빠한테 전화했어, 나랑 같이 가.”“집이 아니라 도서관에 자료 찾으러 가는 거야.”인시윤은 그녀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에이, 너희 오빠한테 이미 같이 저녁 식사하기로 약속했단 말이야. 내가 중간에서 두 사람 사이 갈등을 완화시켜 줄 테니까 걱정 마. 오늘 저녁 내가 너희 오빠 제대로 혼내 줄게. 앞으로 다시는 너 괴롭히지 못하게. 여자 혼자 밖에서 얼마나 위험해? 그냥 집으로 돌아가. 우리 오빠가 알면 얼마나 걱정하겠어?”‘두 사람 벌써 이 정도로 친해진 거야? 전연우가 그것까지 알려줬다고?’장소월과 전연우 사이는 단순한 갈등이 아니었다.장소월은 인시윤의 손을 빼고 말했다.“시윤아, 네가 오해했어. 나랑 오빠사이에는 아무런 갈등도 없어. 우리 집 아직 인테리어가 끝나지 않았고, 오빠 집에 사는 게 불편해서 따로 집을 잡은 거야. 그냥 며칠만 지낼 거야. 게다가 학교랑도 가까워서 일찍 일어날 필요도 없고 오히려 편해. 이걸 너희 오빠가 아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것도 아니고, 나 때문에 걱정할 필요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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