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거기 서!”15분 뒤, 장소월이 집에 올라가려고 할 때 어딘가에서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어 아파트 단지 안으로 두 사람이 걸어왔다. 손에 담배를 들고 있는 강용과 그의 뒤를 쫓아오고 있는 긴 원피스에 긴 파마머리를 늘어뜨린 여자 한 명이었다.여자가 강용의 눈앞까지 달려가 그의 뺨을 후려갈겼다.“강용, 넌 쓰레기야!”“네가 뭔데 나랑 헤어지자고 해? 고작 문자 한 통으로 날 차려고? 대체 날 뭐로 생각한 거야? 버리고 싶을 때면 언제든 버려도 되는 장난감이라고 생각했어?”강용은 무표정한 얼굴로 손에 든 담배꽁초를 던져버리고는 손을 호주머니에 슥 넣고 말했다.“그냥 엔조이야. 싫증 나면 끝내는 거지 뭐.”가로등 불빛 아래, 산산한 바람이 불어와 그의 앞머리를 흩날렸다. 그 바람에 길고 곧게 뻗은 눈썹이 머리카락에 가려졌다. 그 순간, 그의 볼이 부어오더니 다섯 개의 손가락 자국이 남았다.“난 나한테 먼저 대시하는 여자엔 관심 없어. 넌 다른 남자를 알아봐.”성숙한 어른처럼 치장한 소녀가 가방 안에서 물 한 병을 꺼내더니 씩씩거리며 강용의 머리 위에 부었다.“너 기다려. 우리 아빠는 넌 절대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야.”소녀는 들고 있던 생수병을 홱 던져버리고는 곧바로 자리를 떴다.자리엔 만신창이가 된 강용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그는 머리카락의 물을 툭툭 털고는 앞머리를 이마 위로 올려붙였다.장소월은 예전에 봤던 강용의 여자친구가 아닌 것 같았다. 한창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을 때 그의 날카로운 눈빛이 그녀를 향해 쏘아졌다.그의 눈빛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재밌냐?장소월은 그와 몇 초간 시선을 맞춘 뒤 덤덤한 표정을 짓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810214를 누르니 문이 열렸다. 이 숫자는 백윤서의 생년월일이었는데 오늘 전연우가 누르는 것을 보고 기억한 것이었다.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거실 불은 켜져 있었지만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녀를 위해 켜놓은 듯했다.문을 닫고 소파가 눈에 들어오니 조금 전 흥분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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