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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화

장소월은 입술에 발갛게 부어오른 상처를 피해 립스틱을 발랐다. 상처가 너무 눈에 띄면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할 도리가 없으니 말이다.

30분 뒤, 장소월은 슬슬 짜증이 몰려왔다.

드디어, 두 손 가득 물건을 든 남자가 슈퍼에서 걸어 나와 자동차 트렁크에 모두 싣고는 조수석에 앉았다.

집에 돌아오니 백윤서도 이미 도착해 있었다. 발걸음 소리를 들었는지 잔뜩 흥분한 얼굴로 슬리퍼를 신은 채 문을 열었다.

“오빠, 제가 들게요.”

“괜찮아. 이거 무거워.”

“알겠어요.”

장소월은 두 남매 사이의 애틋한 대화를 더는 듣고 싶지 않았다.

누군가 지금 이 광경을 보고 있다면 단번에 장소월이 방해꾼이라는 사실을 눈치챘을 것이다.

전연우가 사 온 물건을 넣으려 냉장고로 향하자 백윤서도 쪼르르 따라갔다.

“오빠, 오늘 오 아주머니 휴가예요? 우리 저녁 뭐 먹죠? 아니면 제가 할까요?”

“배달음식 주문했어. 곧 올 거야. 넌 가서 숙제를 하고 있어. 도착하면 부를게.”

장소월이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가려고 할 때 백윤서가 그녀를 불러세웠다.

“소월아... 너 가려고? 밖에 곧 비 올 것 같아. 우산 챙겨 가.”

장소월이 대답했다.

“챙겼어요.”

전연우가 신선한 우유를 냉장고에 넣으며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

“어디에 가려고?”

“흥취 수업에요. 10시에 돌아오니까 기다리지 말아요.”

그 한마디 말을 끝으로 장소월은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다.

이제 집 안엔 그들 두 사람만 남았다. 분위기는 또다시 경직되어버렸다.

장소월이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수향각에서 시킨 음식이 도착했다.

3인분의 양이라 밥상 전체를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뒤덮었다.

백윤서도 최근 다이어트 중인지라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적지 않은 음식을 남겼다. 본래 내일 먹으려고 했으나 냉장고엔 이미 마트에서 사 온 음식들로 가득 차 아깝지만 버릴 수밖에 없었다.

천하일성 실내 골프장.

수업을 시작한 지 한 시간 정도 되었을 때 온주원이 장소월에게 생수 한 병을 가져다주었다. 휴식실 실내에 히터가 틀어져 있어 조금 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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