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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너 거기 서!”

15분 뒤, 장소월이 집에 올라가려고 할 때 어딘가에서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어 아파트 단지 안으로 두 사람이 걸어왔다. 손에 담배를 들고 있는 강용과 그의 뒤를 쫓아오고 있는 긴 원피스에 긴 파마머리를 늘어뜨린 여자 한 명이었다.

여자가 강용의 눈앞까지 달려가 그의 뺨을 후려갈겼다.

“강용, 넌 쓰레기야!”

“네가 뭔데 나랑 헤어지자고 해? 고작 문자 한 통으로 날 차려고? 대체 날 뭐로 생각한 거야? 버리고 싶을 때면 언제든 버려도 되는 장난감이라고 생각했어?”

강용은 무표정한 얼굴로 손에 든 담배꽁초를 던져버리고는 손을 호주머니에 슥 넣고 말했다.

“그냥 엔조이야. 싫증 나면 끝내는 거지 뭐.”

가로등 불빛 아래, 산산한 바람이 불어와 그의 앞머리를 흩날렸다. 그 바람에 길고 곧게 뻗은 눈썹이 머리카락에 가려졌다. 그 순간, 그의 볼이 부어오더니 다섯 개의 손가락 자국이 남았다.

“난 나한테 먼저 대시하는 여자엔 관심 없어. 넌 다른 남자를 알아봐.”

성숙한 어른처럼 치장한 소녀가 가방 안에서 물 한 병을 꺼내더니 씩씩거리며 강용의 머리 위에 부었다.

“너 기다려. 우리 아빠는 넌 절대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야.”

소녀는 들고 있던 생수병을 홱 던져버리고는 곧바로 자리를 떴다.

자리엔 만신창이가 된 강용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그는 머리카락의 물을 툭툭 털고는 앞머리를 이마 위로 올려붙였다.

장소월은 예전에 봤던 강용의 여자친구가 아닌 것 같았다. 한창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을 때 그의 날카로운 눈빛이 그녀를 향해 쏘아졌다.

그의 눈빛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재밌냐?

장소월은 그와 몇 초간 시선을 맞춘 뒤 덤덤한 표정을 짓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810214를 누르니 문이 열렸다. 이 숫자는 백윤서의 생년월일이었는데 오늘 전연우가 누르는 것을 보고 기억한 것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거실 불은 켜져 있었지만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녀를 위해 켜놓은 듯했다.

문을 닫고 소파가 눈에 들어오니 조금 전 흥분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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