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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의 모든 챕터: 챕터 351 - 챕터 360

692 챕터

제351화 두 눈을 의심하다

나는 눈앞의 광경에 경악을 금치 못한 채 멍해지고 온몸이 굳어졌다. 현실인지 꿈인지조차 분간할 수 없이 머리가 순간 하얘지고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멀지 않은 곳에 있는 천우 그룹 빌딩에서 줄지어 선 차량이 차례로 문 앞 작은 광장에 멈춰 섰고 뒤이어 정장 차림의 경호원들이 줄지어 차에서 내렸다. 정예 군대가 전장을 나가듯이 열을 맞춰 우르르 달려드는 기자들을 격리했다.처음에는 무슨 대단한 인물이 왔나 싶었다. 뒤이어 드러난 모습에 나는 정신을 똑바로 차릴 수 없었다.중앙에 세워둔 마이바흐에서 곧게 뻗은 실체가 차에서 내리자, 주변의 여성들은 여느 팬클럽을 겨눌 정도의 비명을 질러댔다. 모두 그의 몸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그에게 빨려 들어갔다.그 순간 나는 내 두 눈으로 그 형체를 똑똑히 보고야 말았고, 기자들도 미친 듯 웅성거렸다.‘저... 저건 배현우?’밤이고 낮이고 손꼽아 그려보던 배현우였다.차갑지만 선이 뚜렷한 얼굴에 하늘에서 재림한 왕처럼 당당한 기세를 보여주고 있었고 제왕 같은 고귀함과 위엄을 온몸으로 풍겼다. 깔끔하게 떨어지는 검은 색 슈트도 그의 위엄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켜 주며 아무도 비길 수 없는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차에서 내린 그는 태연하게 정장 단추를 정리하며 어깨를 펴고 당당한 모습으로 그의 빌딩 안으로 걸어 들어갔고 내딛는 발걸음마다 모두의 경악을 불러왔다.아마 이 순간 전 세계가 놀라움에 탄성을 내지르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이런 연극은 정말 상상치도 못한 것이었다.그의 옆에는 김우연이 함께 있었다.나는 차 안에서 이 광경을 바라보며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고 차에서 내려 뛰어갈 힘마저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깨어났다고? 현우 씨가 정말 깨어난 거야? 아니면 애초에 쓰러진 적이 없었던 걸까?’그 당당한 기세와 여전히 아름다운 미모에 모두를 놀라게 할 위엄까지...어딜 봐도 근 한 달간 사경을 헤맨 환자 같지는 않았다.‘그래, 현우 씨는 애초에 병상에 누워있지 않았을 거야.’나는 너무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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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놀라운 반전

나는 그를 바라보았고, 마음속에서 의심이 들었다. 혹시 그가 나도 속인 것은 아닐까? 마치 배현우가 설계한 이 판에 속은 상대는 나 하나밖에 없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예전부터 이 판에서 나는 아마도 늘 교묘하게 이용당하는 장기 말일 뿐이었고, 그저 아무것도 모른 채 홀린 듯 누군가의 손짓에 따라 움직여지고도 아무것도 알아낼 수가 없는 존재 같았다.동철은 내 눈빛에 놀랐는지 입꼬리에 경련을 일으키더니 말했다."대표님!"나는 그제야 번뜩 정신이 들어 눈빛을 거두고는 웃으며 말했다."또 내가 알아야 할 뉴스가 있나요? 날 보기 좋게 속인 게 좋은 소식이겠지만요!""대표님, 설마 제가 대표님을 속이고 있다고 의심하는 겁니까?"동철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질문했다.나는 어이가 없었다. 배현우도, 조민성도, 김우연도 줄줄이 나를 배신했는데 이제 와서 내가 누굴 믿을 수 있겠는가?나에게는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설마 배현우가 모르고 있단 말인가?생사의 갈림길이라고? 하, 걱정으로 잠을 설쳤던 날들도, 모두 나 혼자만 놀라고 걱정했던 게 고작 그들의 ‘쇼’에 놀아난 것이었다니.나는 감정을 추스르고 동철을 보며 물었다."말해봐요, 또 무슨 뉴스가 있나요?"동철은 나를 한 눈 쳐다보더니 물었다. "호주를 제외하고 기타 나라에 있는 천우 그룹의 재무 정보가 모두 봉쇄되었다고 합니다."나는 순식간에 깨달았다.설마 우연...?"인제 보니 아주 큰 금액이 되겠네요!" 나는 중얼거렸다.아무리 바보여도 마음속으로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이 잘 짜인 판에서 내가 모르는 세세한 디테일이 있을 것이고, 내가 아무리 그 과정을 좇아간다 한들 결과는 이미 정해졌을 것이다.나는 검정 가죽 의자에 기댄 채 허탈하게 웃었다. 스스로에 대한 비웃음이었다.‘그래, 어찌 됐든, 장기 말이라고 해도 쓸모 있는 장기 말이겠지!’나는 잠시 침묵하다가 사람들을 향해 손짓했다."그들은 그들이고, 우린 우리대로 살아야죠. 해야 할 일들도 많고, 논할 비즈니스도 아직 많으니까요.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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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위 층에서 내려온 사람

배유정은 이대로 끝낼 수가 없어 천우 그룹의 모든 경영권을 내놓는 대신 배현우더러 이른 시일 내에 이세림과 결혼식을 올리라고 요구했다. 결혼 후 기존 배 씨 세력과 천우 그룹을 합병시키고 은퇴하겠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뜻밖에도 이렇게 큰 유혹을 배현우는 모든 주주 앞에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해버렸다. 그는 배유정이 내놓은 협상안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고 이세림과 정략결혼을 하지도 않을 것이며 배씨 가문과 합병할 생각도 없다고 했다. 배 씨의 낡은 잔재는 배유정에게 영원히 남겨둔 채 천우 그룹과의 모든 연결을 끊어낸다는 뜻이었고, 앞으로의 비즈니스도 자연스럽게 끊기게 된 것이었다.배유정은 말문이 턱 막혔다. 배현우가 이토록 단호하게 거절할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다시 말해 이번에 천우 그룹은 철저히 배 씨라는 짐 덩어리를 벗어던지고 새로 태어나 독립된 천우 그룹으로 다시 세상에 나온 것이었다.이제야 나는 왜 배현우가 천우 그룹의 본부를 호주에 세우지 않고 J국에 세웠는지를 깨달았다.배유정은 천우 그룹과 앞으로 어떠한 관계도 이어지지 못하고 심지어 파트너 관계도 유지할 수 없음을 알게 되고는 화를 못 이겨 병원에 입원했다고 한다.또 어떤 뉴스에서는 이것마저 회의장을 빠져나갈 방법을 찾아 고의로 쓰러졌다는 소문도 있었다.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반 달이 지났고 뜨거운 감자였던 천우 그룹 사건도 조금씩 매듭이 지어졌다.나는 천우 그룹의 프로젝트 부서에 불려가 계약 문제를 논의했다.배유정의 임명으로 기 대표가 아시아 본부 CEO 자리에 앉아있었는데 20여 일 만에 배유정의 실패와 함께 사라짐에 따라 그가 처리했던 모든 사항이 백지화가 된 것이었다.이전의 계약은 회복됐고 천우 그룹과 체결한 계약서도 효력을 회복했지만 다시 서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그 순간 나는 긴장감에 몸을 떨었다. 반 달이나 기다린 끝에 드디어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인데 어떻게 그를 마주하고 뭐라 말하면 좋을지 몰랐다.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해월이와 법무팀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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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죽은 자의 메시지

천우 그룹을 나서자 나는 크게 숨을 내쉬었다.해월이도 내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 다가와서 말했다."제가 운전할게요."차 키를 해월에게 건네주고 차에 오르고는 창밖으로 빌딩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웃음을 내뱉었다. 어쩌면 이 빌딩의 존재 자체가 나한테는 순식간에 사라져 없어지는 신기루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아니면 처음부터 나라는 존재는 웃음거리일 뿐이었을 수도 있다. 임윤아가 있든 없든 나는 그저 방패막이에 불과했으니까.회사로 돌아온 나는 내내 기분이 다운되어 있었다. 해월은 나를 찾아온 직원을 모두 돌려보내고 나에게 혼자만의 공간을 만들어줬다. 나만의 공간에서 의자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배현우와의 모든 만남을 회억해 보았다. 사소한것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있었지만 정작 그와 나의 관계를 정의할 수가 없었다.얼마나 지났을가, 해월이 노크하고 들어왔다. 그녀는 손에 카드 한 장을 들고는 조심스럽게 나한테 물어봤다.“대표님, 천우 그룹에서 오늘 저녁 스타라이트에서 오래된 고객님들을 위한 감사연회를 연다고 하시는데…. 가실건가요?”나는 가만히 앉아 잠깐 고민했다. 우리도 그 사람 고객인데 안 갈 이유가 없지!“당연히 가야죠! 장 부장님한테 얘기해줘요, 같이 참석하자고.”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몇 시라고 했죠?”“7시요!” 해월은 한시름 놨다는 듯이 재빨리 답했다.“알겠어요. 그럼 장 부장님한테 저녁 6시에 저희 집으로 데리러 와달라고 해 줘요. 전 먼저 가볼게요.”나는 가방을 들고 나가려고 하는데 동철이 급급히 들어왔다.조급한 기색을 보아하니 무슨 일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무슨 일이에요?”해월이 눈치껏 자리를 피하자 동철이 앞으로 다가왔다.“대표님, 유보욱 손에 있던 USB를 확보했습니다!”나는 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동철을 바라보며 물었다.“그... 그러니까 그 사람이 죽으면서 손에 쥐고 있던 USB 말이에요?”“네, 천신만고 끝에 결국 얻어냈어요.” 동철이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뭐가 들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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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누구의 덫에 걸렸을까?

우리는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눴고 그때 해월이 다가와 알려줬다.“한 대표님,이미 퇴근 시간 이예요, 연회도 가져야 하잖아요?”나는 고민하다 동철과 해월를 보며 말했다.“두 분도 얼른 준비하세요. 같이 가요!”해월은 동철을 힐끔 훔쳐보더니 얼굴을 붉혔다. 그러나 나는 그들 간의 미묘한 분위기를 분석할 여유 따윈 없었다.“먼저 들어가 볼게요!”동철에게 말을 남기고는 황급히 내려와 집으로 향했다. 다행히 퇴근길 러시아워 전에 회사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가는 길에 나는 교통사고의 모든 가능성에 대해 분석해봤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제대로 알아낼 수가 없었고 그저 이 모든 게 일어날 수 없는 경우의 수 같았다.나는 세 가지 가능성을 생각했다.하나는 배유정이 손을 써서 그가 외국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배현우가 판을 설계하여 배유정을 끌어들이기 위했다는 것이며 세 번째는 전날 주주총회 전 인터넷에 떠돌던 세 가지 세력처럼 또 다른 세력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그동안 벌어진 사건들 모두 의심 가는 점이 너무 많아 어느 것 하나 아니라고 쉽게 단정 지을 수 없었다.나는 속으로 욕을 내뱉었다. 이렇게 복잡하게 살 필요가 있을까, 혼자 추리물을 찍는 것처럼 내 편도 네 편도 알지 못한 채 싸울 필요가 있겠냐고 생각했다.'간단하게 살면 얼마나 좋아, 꼭 이렇게 치고받고 싸우지 못해 안달 나야 할까?'이런 생각이 들다가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신호연이 바람을 피우고 재산을 빼돌린 것처럼 내 턱밑까지 쫓아와 나를 괴롭히는데 내가 손 놓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나는 집 앞에 차를 세워놓고 멍하니 앉아 이혼 전 신호연이 날 모욕했던 순간들을 떠올렸다.또 배유정의 행적을 생각하면 배현우가 말한 비행기 사고 또한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이 뇌리에 스치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만약 배현우가 말한 것처럼 비행기 사고도 ‘예고’된 불의의 사고였다면, 교통 사고 따윈 너무 쉬운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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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남자 주인공의 파트너

우리가 스타라이트에 도착했을 때 이미 주차장에는 차를 댈 자리가 없었다. 한참이나 헤맨 끝에 차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왔다.연회장은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 모두 천우 그룹의 고객들이었다. 천우 그룹의 사업 범위가 하도 넓어 여러 업계에서 온 손님들이 가득했던 것이다.그제야 나는 내가 너무 격식 없게 입고 온 것을 깨달았다. 자리에 참석한 여성분들 대부분이 예쁜 드레스를 입고 온 것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장영식은 나의 곤란함을 알아차린 듯 팔짱 낀 나의 손을 가볍게 토닥이며 말했다.“네가 제일 괜찮네. 다른 사람들 모두 너무 눈에 튀어.”그의 장난기 어린 말에 나는 피식 웃으며 답했다. “그래, 달래줘서 고마워.”영식은 눈을 살짝 내리깐 채 부드럽게 웃으며 나를 쳐다보았고 나는 그 웃음이 나의 모든 걱정을 안아주는 웃음임을 알 수 있었다.“달래는 게 아니라 한 바퀴만 돌아보고 싫으면 바로 돌아가자. 오늘 별사람들이 다 참석한 자리 같은데 오래 있을 필요가 없을 것 같아.”술잔이 오고 가는 홀을 보니 마치 크리스마스 이브닝 파티처럼 북적거렸고 역시 우리한텐 어울리지 않는 장소 같았다.고객들은 서울에서 온 사람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종과 국적을 가진 사람들도 함께 있었는데, 아무래도 오래된 고객들을 위해 마련한 연회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천우 그룹의 진정한 주인이 돌아왔는데 어떤 고객사도 허투루 지나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그때 누군가 소리쳤다.“저기 봐, 배 대표님이 오셨어!”모든 시선이 삽시에 입구 쪽에 쏠렸다. 거기엔 깔끔하게 떨어지는 맞춤 제작 검은 양복을 입고 버건디 스카프를 두른 배현우가 서 있었다. 그의 몸에 알맞게 제작된 슈트는 그의 잘생기고 쭉 뻗은 몸을 더욱 돋보여줬고 조각 같은 얼굴은 하늘의 은하수를 담은 듯 반짝였고, 온몸에서 범접할 수 없는 고상한 아우라를 풍겼다.그런 그의 옆에는 연청색 물결무늬의 A라인 롱드레스를 입은 한소연이 껌딱지처럼 팔짱을 끼고 붙어 있었다.보는 사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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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정의할 수 없는 감정

그들 쪽으로 자리를 옮기자 나는 이미 기진맥진 지쳐있음을 느꼈다.도혜선은 정신 차리라고 몰래 나를 꼬집으며 얼굴에는 미소를 띤 채 같이 있던 남성분을 소개해 주었다. 나는 그 우아한 남성이 무엇이라 말하는지 이미 귀에 들어오지 않는 상태로 그저 형식적인 미소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었다.나는 그저 로봇처럼 따라서 악수하고 안부를 나누고... 아무런 생각 없이 형식적으로 행동하는 반면 영식은 열정적으로 그 남성과 악수하며 얘기를 나누었다.눈치가 빠른 도혜선은 나를 한쪽으로 데려가 힘껏 나를 꼬집었다. 갑작스러운 통증에 나는 정신을 번쩍 차리고 그녀를 바라보았다.“지아야 정신 차려! 사실을 알기 전엔 냉정하게 행동해야 해. 그렇게 넋 놓고 있으면 어떡해? 여기 보는 눈도 많은데 놀림거리가 되면 안 되지.너 아직 할 일 많이 남았어, 나랑 연맹 맺자며, 그러려면 먼저 나한테 기회와 희망 정도는 보여줘야지!”속사포처럼 쏟아내며 나를 위로해주는 말에 나는 정신을 차렸다.나는 한번 심호흡을 하고 눈가가 촉촉이 젖을 만큼 요동치는 감정을 가다듬으며 머리를 끄덕였다.도혜선은 우아하게 웃으면서 나한테 계속 소곤소곤 말했다.“목적이 무엇이든 난 언제나 너의 든든한 뒷배야, 그게 내가 그 사람이랑 같이 지내는 유일한 가치니까. 왜 날 제대로 이용하지 않는 거야? 같이 해보자며? 오늘 확실히 알려줄게, 지금부터 시작이야.”말을 마치고는 그 평범하지 않은 아우라를 풍기는 남성을 향해 말했다.“당 선생님, 여기 둘 다 실력 있는 제 친구들이거든요, 그러니 앞으로도 많은 지도 편달 부탁드립니다!”그러자 그 남성은 호탕하게 웃으며 도혜선의 남자친구에게 말했다.”서 행장님, 보셨죠, 역시 혜선 씨도 목적이 있었다니까요.”서강민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도혜선을 바라보았다.”그녀가 좋아하면 그걸로 된 거죠.”서 행장이란 사람은 도혜선의 남자친구 서강민이었는데 서울에 있는 은행장 중에서도 처음으로 손꼽히는 사람이었다. 내 인상 속에서 이 사람은 선한 역인지 악역인지 분간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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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이상한 초대

무대 위 모든 조명이 당당한 모습으로 연설하고 있는 배현우를 비췄고 그에게 모든 관심과 이목이 쏠렸다. 그는 기세 좋게 발언을 이어나가며 자신을 믿고 따라주신 모든 손님에게 감사의 말을 표했다.그의 조각 같은 얼굴이 내 눈 속에서 점점 확대되며 깊이 박혔고 나는 애써 요동치는 감정을 제어하며 그를 잃게 되었을 때 어떻게 다시 그와 마주할지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그때 웨이터 한 명이 다가와 조심스럽게 말했다.“한 대표님, 옥상에서 누가 부르십니다. 가보셔야 할 것 같아요.”갑작스러운 요청에 당황해하는 사이 웨이터는 이미 없어졌다.의심스러운 마음에 옆을 둘러봤지만 다들 무대 위의 배현우에게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그럼 누가 날 찾는 거지?나는 인파를 파헤치고 홀을 빠져나왔다. 원래 있던 층이 제일 꼭대기 층이었기에 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갈 수 있었다. 탁 트인 정원 형태의 옥상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열릴 듯 우아하고 아름다웠다.오늘의 연회로 인해 옥상도 개방상태였고 사람도 적고 홀보다 조용하여 중요한 이야기를 하기엔 적합한 장소였다.내가 옥상에 왔을‹때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홀에서 오늘의 주인공이 발언하고 있어 자리를 뜰 사람들이 없었다.나는 주위를 돌아보았으나 나를 기다리는 사람 따윈 없었다.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에 뒤쪽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황급히 뒤돌아보자 한소연이 도도하게 걸어오고 있었다.오늘의 그녀 또한 이곳의 주인공이었다. 남자 주인공의 파트너로 등장해 배현우와 함께 모든 주목을 받고 있었으니 말이다 “말해봐요, 나한테 무슨 볼일이 있는 거죠?” 그녀가 오만한 자태로 먼저 말을 걸어왔다. 그때 나의 사무실에 찾아와 소식을 물어볼 때와는 사뭇 다른 태도였다.“제... 제가 소연 씨를 찾았다고요?” 나는 의아한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 내가 한소연을 불러낼 이유가 없었다.“네? 웨이터한테 옥상으로 올라오라고 부르셨잖아요.” 그녀는 불쾌하다는 듯이 날 바라보며 오만한 어조로 말을 이어나갔다.“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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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예고 없는 재난

나는 떨어지는 구조물을 보며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며 그녀를 잡아당기려 하였으나 그녀는 내 호의를 무시하고 내 손을 뿌리쳤다. 삽시에 구조물이 떨어지고 나와 한소연 모두 부상을 면치 못했다.다행히 내가 서 있던 자리는 구조물과 거리가 멀어 맞진 않았지만, 한소연은 내 손을 뿌리치는 바람에 넘어지면서 구조물에 다리를 짓눌렸다.옥상에 있던 사람들은 놀라 소리를 지를 뿐 다가오지 못했고 누군가 뛰쳐 내려가 사람을 불러왔다.한소연은 다리가 깔린 채 대성통곡하며 나를 욕했다.나 역시도 발목에서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으나 또 다른 구조물이 떨어질까 봐 이를 악물고 일어나 그녀를 부축하려 하였다.“지아 씨, 어떻게 이렇게 독할 수가 있어요?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는데요?”한소연이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다친 곳이 없는지 먼저 일어나봐요, 말했잖아요, 제가 부른 게 아니라고... ”나는 그녀에게 사실을 설명하며 그녀를 일으켜 세우려고 애썼다.바로 그때, 옥상으로 많은 사람이 밀려왔고 한소연은 여전히 울고만 있었다.“현우 씨...저 다리가 너무 아파요...”이내 탄탄한 몸을 가진 누군가가 쏜살같이 달려왔고 나는 자리를 내어 한소연의 상처를 살펴보게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발목의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서 있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고개를 들자 깊고도 차가운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눈에는 뜻 모를 깊은 심연이 담겨있었다. 몇 초간 시선을 맞추더니 그는 바로 몸을 굽혀 한소연을 바라보며 물었다.“괜찮아요?”“다리가... 너무 아파요...”그녀는 본능적으로 구조물 아래에 깔린 다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나는 멍하니 배현우의 얼굴을 바라보며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그는 황급히 구조물을 치우고 조심스럽게 한소연의 다리를 문질렀다. 그녀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소리 질렀다. “현우 씨...아파요!”배현우는 곧바로 한소연을 안아 들고 밖으로 나갔다.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나한테는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괜찮냐는 말 한마디 없이 한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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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사이버 폭행

한소연의 광팬들은 장소를 가리지 않았고, 진실 따윈 중요하지 않은 듯 보였다. 병원 앞은 혼돈 그 자체였다.병실의 창문은 깨지고 문은 파손당했으며 그들은 미친 듯이 나에게 날달걀과 쓰레기를 던져댔다. 병실의 상황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고 엉망이 된 채 길거리의 쓰레기통보다도 더러운 모습이었다.혼란 속에서 영식은 나를 보호하려다 온 얼굴에 날달걀을 맞아 엉망이 되었고 흘러내린 달걀이 온몸을 뒤덮었다.얼마쯤 지나, 병원 쪽에서 신고를 하였는지 경찰이 출동했고 앞장서서 난동을 부린 몇몇을 체포하여 데려가고 나서야 상황은 일단락됐다.소문을 듣고 찾아온 도혜선은 오물이 덕지덕지 묻은 채로 무서움에 벌벌 떨고 있는 나를 스스럼없이 안고 울었다.어제 너무 울어서일까, 이미 눈물이 말랐는지 미친 사람들 때문에 무서워 몸이 떨리는 것 외에는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미연이는 화를 못 이기고 바로 한소연이 있는 고급병실로 찾아갔다. 원래 계획은 배현우를 찾아가 따질 생각이었지만 경호원들이 쫙 깔린 덕분에 허탕만 치고 왔다고 한다. 아마 한소연의 휴식에 방해될까 미리 손을 쓴 것이었다.아무런 성과 없이 돌아온 그녀는 분노에 휩싸여 얼굴이 뻘겋게 달아올랐다. 나는 이성을 붙들고 영식에게 냉정하게 말했다.“퇴원하자.”그는 머리를 끄덕이고 도혜선과 잠시 의논하더니 우리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함께 출장을 나간다고 알리고는 바로 퇴원 절차를 준비했다.나가기 전에 도혜선이 간단하게 세수를 시켜줬지만, 여전히 엉망진창인 모습 그대로였다.영식은 휠체어에 달걀 물 범벅인 나를 앉힌 채 밖으로 나갔다. 마침 복도에서 한소연을 보러 온 배현우와 마주쳤다. 시선이 엉키자 그 깊은 눈동자는 찬찬히 내 얼굴에 시선을 맞추더니 고정 장치를 끼고 있는 다친 발로 옮겨갔다. 배현우의 얼굴에는 이상하리만큼 차가운 빛이 서려 있었고 온몸으로 냉기만을 뿜어내고 있었다. 나는 그가 주먹을 꽉 움켜쥐는 것을 보았다.나는 담담하게 눈을 피하고 무표정을 한 채 그대로 그를 지나쳤다.옆에 서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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