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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사이버 폭행

한소연의 광팬들은 장소를 가리지 않았고, 진실 따윈 중요하지 않은 듯 보였다. 병원 앞은 혼돈 그 자체였다.

병실의 창문은 깨지고 문은 파손당했으며 그들은 미친 듯이 나에게 날달걀과 쓰레기를 던져댔다. 병실의 상황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고 엉망이 된 채 길거리의 쓰레기통보다도 더러운 모습이었다.

혼란 속에서 영식은 나를 보호하려다 온 얼굴에 날달걀을 맞아 엉망이 되었고 흘러내린 달걀이 온몸을 뒤덮었다.

얼마쯤 지나, 병원 쪽에서 신고를 하였는지 경찰이 출동했고 앞장서서 난동을 부린 몇몇을 체포하여 데려가고 나서야 상황은 일단락됐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도혜선은 오물이 덕지덕지 묻은 채로 무서움에 벌벌 떨고 있는 나를 스스럼없이 안고 울었다.

어제 너무 울어서일까, 이미 눈물이 말랐는지 미친 사람들 때문에 무서워 몸이 떨리는 것 외에는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미연이는 화를 못 이기고 바로 한소연이 있는 고급병실로 찾아갔다. 원래 계획은 배현우를 찾아가 따질 생각이었지만 경호원들이 쫙 깔린 덕분에 허탕만 치고 왔다고 한다. 아마 한소연의 휴식에 방해될까 미리 손을 쓴 것이었다.

아무런 성과 없이 돌아온 그녀는 분노에 휩싸여 얼굴이 뻘겋게 달아올랐다.

나는 이성을 붙들고 영식에게 냉정하게 말했다.

“퇴원하자.”

그는 머리를 끄덕이고 도혜선과 잠시 의논하더니 우리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함께 출장을 나간다고 알리고는 바로 퇴원 절차를 준비했다.

나가기 전에 도혜선이 간단하게 세수를 시켜줬지만, 여전히 엉망진창인 모습 그대로였다.

영식은 휠체어에 달걀 물 범벅인 나를 앉힌 채 밖으로 나갔다. 마침 복도에서 한소연을 보러 온 배현우와 마주쳤다. 시선이 엉키자 그 깊은 눈동자는 찬찬히 내 얼굴에 시선을 맞추더니 고정 장치를 끼고 있는 다친 발로 옮겨갔다. 배현우의 얼굴에는 이상하리만큼 차가운 빛이 서려 있었고 온몸으로 냉기만을 뿜어내고 있었다. 나는 그가 주먹을 꽉 움켜쥐는 것을 보았다.

나는 담담하게 눈을 피하고 무표정을 한 채 그대로 그를 지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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