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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파멸을 초래할 사랑

사실, 이 순간, 나는 무슨 말을 해도 늦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날 밤의 상황으로 볼 때, 이미연은 이미 헤어나올 수 없는 상태였고 그 남자는 이미 그녀의 마음속에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이미연은 땅이 꺼지게 한숨을 내쉬었다.

“너희들은 다 경험이 있는 사람이니까 잘 알 거야. 감정 같은 건 정말 아무도 모르는 일이야. 사랑에 빠지면 그게 사랑인 거지, 되고 안 되고의 문제가 아니야!”

분명히 이미연은 변명하고 있었는데 난 그녀의 말이 틀렸다고 반박할 수 없었다.

도혜선과 서강민 그리고 나와 배현우처럼, 누가 우리의 사랑이 틀렸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 선택은 틀렸고 둘 사이에 결과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당시의 설렘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얘기해 봐, 우리가 못 본 지 얼마 안 됐는데 왜 이런 늪에 빠진 거야?”

도혜선은 조금 기가 막혔다.

“이런 감정이 얼마나 쓰라린지, 이건 일종의 파멸이라는 것을 너 알고 있어? 설마 우리 셋 중에 하나라도 행복하면 안 된다는 거야?”

나는 도혜선의 말에서 허탈함을 알아챘다. 사실 나와 도혜선의 감정사에 비교해 보았을 때 그녀는 여전히 희망이 있었지만 나와 배현우가 잘 될 가능성은 이제 하늘의 별 따기가 되었다.

“난 네가 도도하고 제멋에 사니까 아직 감정에 발을 들여놓지 않은 줄 알았어. 그래서 앞으로 좋은 기회가 많은 줄 알았고 지아도 배현우와 좋은 결실을 볼 줄 알았는데... 봐봐, 우리 왜 이러는 거니? 내 인생은 이미 영혼 없는 삶으로 결론 났어. 하지만 넌 이런 불구덩이에 뛰어들면 안 돼!”

“너희들이 날 좀 도와줄래?”

이미연은 어쩔 수 없이 우리 둘에게 도움을 청했다.

“미연아, 내가 너에게 겁주려고 하는 말이 아니야. 이런 감정은 정말 영원한 재앙으로 다가올 거야!”

도혜선은 이미연에게 정색했고 나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뒤로 누워 찻상 위에 다친 발을 올려놓고는 트림을 하며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나도 알아, 좋은 결과는 없을 거라는 걸... 그런데 나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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