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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반박할 말이 없었다.

나는 머릿속에서 스멀스멀 싹을 틔우려는 생각들을 꾹꾹 눌러버렸다. 그가 내가 보는 앞에서 한소연을 안고 간 일을 용서할 수 없어 얼른 이 생각을 접었다.

나는 자신에게 경고했다, 그동안의 감언이설과 쌓인 감정들은 잊자고... 이 모든 것이 그날 밤 나에 대한 그의 무정함을 이기지 못한다고.

우습게도 그는 나를 사랑한다면서 내가 상처받았는지 한마디도 묻지 않고 다른 여자를 안고 태연히 떠났는데 나는 그처럼 냉혈 인간이 못 되었다.

“이번 사건이 문제점을 설명해 주지 않나요? 당신의 팬들을 이용해 나에게 상처 주고 진상이 밝혀진 이후에 책임을 당신에게 미뤘어요. 생각해 봐요, 당신이 말한 ‘그 사람’은 손실이 있는지.”

나는 이 흐름을 타 예를 들며 그녀를 몰아붙였다.

“당신은 갑자기 무너진 배경이 나만을 위해 준비한 것 같아요? 생각해 봐요, 만약 그날 내가 당신을 끌어당기지 않았다면, 다친 건 제가 아니었겠죠? 아마 이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이 내가 아니라 당신이었을 거예요.”

나는 한소연의 얼굴이 어둡게 변하고 날 보는 눈빛도 점점 복잡미묘함이 섞이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

“그런데 당신은 나에게 욕설을 퍼부었죠. 그날 당신을 잡은 게 너무 후회돼요. 한소연씨, 만약 내가 한발 물러나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바라보면 뒤의 일들이 발생하지 않았을 거예요. 이 진흙탕 전쟁에도 엮이지 않고 최소한 내 자신이 다치지 않게 보호할 수 있었을 거예요.”

“그건 모두 팬들이 한 거예요. 나랑 무슨 상관이에요?”

한소연이 당당하게 해명했다.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요. 당신 팬들이 날 공격할 때 마음속으로 어떤 생각을 했는지.”

그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으려 내 눈동자는 그녀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나는 그녀의 입가가 미세하게 떨리고 내 눈빛을 피하는 것을 보았다.

“반성 좀 해요. 진상조사를 경찰만 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아요, 제 부하들도 할 거예요. 일단 진상이 밝혀지면 당신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거예요.”

이상하게 그 순간 내 마음이 조금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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