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모두 온정신을 집중해 나만 보느라 박재언이 조수를 데리고 있었고 또 모든 과정을 녹화했다는 것을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리고 박재언이 신연아에게 말했다. “당신 참 공감 능력이 없네요. 잘 들어요, 나 기자예요. 당신들이 방금 한 모든 것이 녹화됐어요. 내가 꼭 당신들 면상을 모든 사람이 보도록 할 거예요.”모든 사람이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저 사람들을 폭로해요. 얼굴이 못생긴 것도 모자라 마음이 더 못생겼어요.”“사람들에게 진상을 알려주고 이런 사람이 반박하지 못하도록 현장 인터뷰 진행할게요.”박재언이 현장 구경꾼들을 불러 모았다. 신연아는 더 이상 말하지 못하고 강숙자와 함께 재빨리 도망쳤다. 구경꾼들은 모두 같이 호응하며 그녀들을 나무랐다. 장영식이 마음 아파하며 말했다. “의사 만나러 가자. 한번 움직여봐, 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나는 확실히 팔 통증이 조금 느껴졌다. 장영식의 부축 아래 발목을 움직여보니 괜찮은 것 같아 팔을 받치고 한 무리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의사에게 갔다.검사 결과가 나오자 나는 우울했다. 재수가 없어 팔뼈가 골절되었는데 아마 아이를 받는 순간,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팔이 바닥에 부딪힐 때 뼈가 부딪쳐 금이 간 것 같았다. 나는 나 자신을 비웃지 않을 수 없었다. 퇴원하기도 전에 또다시 돌아가다니.한편, 모든 과정은 박재언에 의해 기록되었다. 깁스하고 병실로 이송되는 순간, 나 자신이 너무 운이 없어 보였다. 집에 갈 수 있는 순간이 눈앞에 있었는데, 이렇게 실패하다니. 정말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운수였다. 박재언이 나에게 말했다. “왜 그때는 아무것도 고려하지 않았어요?”나는 웃었다. “저는 엄마예요, 그거는 아이였고. 엄마로서 아이가 떨어지는 것을 어떻게 손 놓고 볼수 있겠어요, 아직 어린아이인데.”“그 아이가 당신과 원한이 있는 사람의 아이라는 생각은 안 했어요? 그때 당신을 그렇게 험한 말로 욕했는데도요.”“그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았어요. 상대방이 누구든지 중요하지
나는 그를 바라봤다. 점잖고 잘생긴 얼굴에는 이미 예전의 유치함과 풋풋함이 없어졌지만 소년의 수줍음은 아직 남아있었다. 나는 그가 이미 너무 오래 기다렸음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대답하기 어려웠지만 그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아 그때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생각했다. 대학교 1학년 때 집에 왔을 때, 그는 나를 많이 챙겨줬고 그의 보살핌에 나도 많이 의지했다. 그 누구보다 세심하게 나를 보살피면서도 늘 선을 넘지 않고 거기를 유지했다. 그래서 그때 그를 그저 옆집 오빠로 생각했다. “아마도. 그때... 내가 환상을 가질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어.”장영식은 주먹을 꼭 쥐었다. 얼굴에 고통, 후회 등 복잡한 표정이 섞여 있었는데 눈빛에는 갈망도 들어있었다. “그럼, 지금은?”이번에는 장영식이 용기를 냈다. “내가 최선을 다해 너와 콩이를 보호할게. 나 잘할 수 있어.”장영식의 말에 나는 진지함을 유지할 수 없었다. 비록 그가 엄청나게 긴장하고 정중한 걸 알고 있었지만 나는 그래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영식 오빠, 웃겨 죽겠어. 오빠...”내 두 눈이 그의 초조하고 정중한 눈과 마주쳤을 때 나는 얼른 태도를 고쳤다. 갑자기 내 태도가 너무 진지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얼른 표정 관리를 하고 말했다. “영식 오빠, 진지한 거 알아. 그리고 너무 잘할 것도 알고 있어. 오늘 일은 오빠 탓이 전혀 아니니까 마음에 담아두지 마. 오빠가 잘해주고 날 마음 아파하는 것도 아는데 사실... 나도 노력하고 있어. 그러니 조금만 시간 줄래?”“진짜?”장영식의 두 눈이 갑자기 투지로 가득 차고 반짝반짝 빛났으며 잘생긴 얼굴에 봄이 온 듯 따스함이 묻어났다. “지아야, 내가 노력할게. 기회 줘서 고마워.”그는 흥분해서 조금 말에 두서가 없었다. 나는 갑자기 할 말이 없었다. 사실 내가 전하려던 의미는 나도 다가가려고 노력하겠다는 뜻이지 관계를 시작하겠다는 뜻이 아니었는데 제대로 전달이 안 된 것 같았다. 어차피 방금 한 불명확한 대답을
나는 그의 계획을 몰랐고 그 계획 중 나의 위치는 더욱 알 수 없었지만, 그의 계략능력에 의하면 내 걱정은 쓸데없는 것이었다. 아마 나도 현실을 직시하고 내 위치를 다시 정해야 할 것 같다. 서로 속이고 속이는 싸움에 휘말려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될 필요가 뭐가 있는가?에너지를 아껴 내가 적당한 지위를 얻고 부모님이 즐겁고 아이가 안전한 소소한 일상을 보내는 것이 진정한 생활이다. 아마 이런 생활에는 장영식이 제일 잘 어울리는 사람일 것 같다. 그는 다정하면서 부드럽고, 진중하면서 기품이 넘쳤으며 사업도 착실하게 하고 조급하지 않고 차분한 성격에 신흥 그룹을 지키면서 천천히 앞으로 나가고 있다. 부귀영화를 쫓지 않고 평범한 생활을 하는 것이 내 목표일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나는 장영식을 너무 오랫동안 기다리게 했고 나에 대한 다른 사람의 호의를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항상 그가 베풀기만 하고 얻는 게 없으면 안 되지 않는가. 만약에 그러면 하느님이 나를 벌할 것이다.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전화가 울렸다. 힘겹게 전화를 가져와 화면을 확인하니 이미연이었다.내가 얼른 전화를 받자, 전화기 너머 이미연의 욕설이 들려왔다. “지아야, 그 미친 여자가 또 너를 건드렸어?”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 “어떻게 알았어?”“어떻게 알기는, 지금 인터넷에 전부 그 소식이야. 신연아 완전 미친X이네. 지아야, 용서하면 안 됐어, 그 여자 아이를 구해주지 말았어야 했어. 이런 엄마가 키우면 나중에 아이가 커봐야 얼마나 바른 사람이 되겠어. 지금 사회에 부담을 주는 거야. 크더라도 사회의 골칫덩어리야.”나는 히죽 웃었다. “됐어. 말 좀 예쁘게 해. 그래도 어린 아이인데 사고 나는 걸 그냥 보고만 있어? 아직 꼬마인데 어떻게 그래.”“너는 마음이 너무 약해서 문제야. 그 애 엄마도 무서워하지 않는데 네가 왜 걱정해. 임신했을 때부터 그러더니 이제 태어나니 아이를 데리고 꼴불견 짓을 하네. 어떻게 저런 사람이 있지?”이미연은 화를 참
민여진이 무의식중에 전한 소식에 나는 신호연이 줄곧 가격이 높다고 생각하고 원가를 낮춰 자신의 이윤을 높이고 싶어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게 바로 그를 공략할 최적의 돌파구라는 대담한 생각이 들었다.예전에 내가 그에게 이윤만 추구하다 보면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이익만 보면 안 된다고 귀띔한 적 있었다. 그때 신호연은 콧방귀를 귀며 말했다. “역시 여자는 담이 작아, 머리가 길면 지식이 짧다니깐.”그러고는 생생하게 내 머리를 가리키며 머리를 쓰라고 했다. 보아하니 이것은 그가 여기에서 낭패를 보게 될 거라는 하늘의 뜻인 것 같다. 계획이 정해지자, 내 마음이 유쾌해졌고 얼마나 큰 낭패를 볼지는 신호연이 얼마나 큰 덕을 쌓았는지 봐야겠다.이때 엄마가 콩이를 데리고 들어왔고 내 팔을 보고는 바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겨우 다 나았는데 왜 또 이렇게 됐어? 신씨 가문의 두 짐승은 좋은 심보가 하나도 없어.”콩이는 내 침대 옆으로 와 손을 뻗어 깁스한 내 팔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엄마, 여기 아파요? 아가가 호 불어주면 안 아플 거예요.”“진짜 신씨 가문 짐승 때문에 화나 죽겠어.”엄마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욕했다. “엄마, 별로 안 아파요. 큰일은 아니고 그저 뼈에 금이 조금 간 거예요. 의사 말로는 금방 낫는다고 해요. 다행히 골절은 아니어서 괜찮아요.”나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때 아빠도 장영식과 함께 들어왔는데 내 팔을 보고 말했다. “얘야, 다음번에 그 여자들 만나면 피해서 가. 마주치지 말고.”난 그저 웃었다. “어디로 피해요, 이번 일은 사고였어요. 그 아이가 다칠까 봐 구하느라 그런 거지 아니면 다치지 않았을 거예요. 그 아이가 너무 어려서 떨어지는 걸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어요.”나를 바라보는 민여진의 눈에는 경외심이 보였다. “지아 씨 너무 착해요. 다른 사람이었으면 다치든 말든 상관하지 않았을 거예요.”“그러면 안 되죠. 어른들끼리 원한이 있다고 무고한 아이로 화풀이하면 안 되잖아요.”아빠가 얼른 입을
방에 있던 두 사람을 보고 나는 살짝 놀랐다. 혹시 두 사람을 방해한 건 아닌지 난감했다.문을 연 사람이 나임을 확인한 이청원이 웃으며 말을 걸었다.“한 대표님, 얼른 들어오세요, 오래 기다렸다고요!”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나를 빤히 쳐다보던 그 여인은 여전히 깁스한 내 팔을 훑더니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내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던 이청원은 여인에게 나를 소개했다.“소개해 드릴게요. 이쪽은 신흥건재 한 대표님, 한지아라고 해요.”이청원은 손으로 나를 가리키며 먼저 그 여인에게 내 소개를 해주고는 나를 보며 말했다.“한 대표님, 이쪽은 경공관의 주인이신 기태희님이에요.”나는 먼저 왼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기 여사님, 안녕하세요,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태희는 미소를 지으며 왼손을 뻗어 악수에 응했다. 배려심이 행동에서 묻어나왔다.자리에 앉은 후 이청원은 내 팔을 보며 물었다.“아직도 안 나은 거예요?”“네, 곧 풀 수 있을 거예요, 풀면 많이 낫겠죠!” 나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낡은 상처에 새 상처가 덧나겠네요. 부끄럽습니다. 아, 상처 얘기를 하니 이 대표님께도 감사를 드려야지요, 결정적인 시각에 지원군을 보내주셨으니.”나는 바로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아직 이청원과 기태희 간의 관계를 제대로 알 수가 없어 함부로 말을 꺼내지 못했기에 보호 대신 지원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이청원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미소를 짓고는 총기로 번뜩이는 두 눈으로 나를 힐끗 바라보더니 말했다.“별말씀을요, 힘든 일도 아닌데요, 뭐, 신경 쓰지 마세요.”기태희는 손을 뻗어 우아한 자태로 뜨거운 물로 다기를 깨끗이 하고는 차 한 잔을 따라줬다. 나는 두 손으로 받아 들고 한 모금 적시고는 감탄했다.“차 맛이 너무 좋네요!”약간의 과장이 섞여 있었지만 차 맛이 좋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눈앞의 여인은 물처럼 맑고, 달빛 아래 연못에 피어나는 연꽃과도 같았다. 고상하고 우아하며 눈에 띄게
나는 다시 앉으며 이청원을 바라보고 물었다.“이 대표님이 무슨 일이실까요?”“중요한 일은 아니고요, 평택의 설계 프로젝트가 계획이 완료되어서요. 전반적인 설계는 이미 심사 통과했고 얼마 안 있으면 시작될 것 같아요.”그는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을 이었다.“요즘 마침 여유가 있으니 이야기라도 하려고 했죠.”나는 머리를 굴린 후 바로 말을 이었다.“사람이 필요하신 거죠? 천우 그룹의 프로젝트가 곧 끝날 예정이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 사람들은 곧 돌려보낼 겁니다. 항상 이 대표님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왠지 말로만 감사 인사를 전하기가 민망하네요!”이청원은 옅게 웃었다. 이 남자를 알고 난 후부터 항상 든 생각이었는데, 이청원이 진심으로 미소를 지을 때면 그 모습이 상당히 매력적이었고 독특한 남성미를 풍기고 있었다.“내가 뭐 사람을 돌려받으러 온 줄 아나 보죠?”이청원이 소파에 기대며 흔치 않게 여유로운 모습으로 오만함과 교활함을 벗은 채 말을 이었다.“어때요, 계속 협력할 마음은 있어요?”나는 바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당연하죠, 제가 아니라 이 대표님께서 저희와의 협력에 만족하셨는지가 중요하죠!”“전 평택시 건축과 내부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싶어요. 원래는 혼자 하려고 했는데 힘에 부치는지라 외부에 맡기려고 생각 중이죠.”이청원이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었다.“다만, 저는 좀 프리미엄 라인으로 하고 싶거든요. 전에 15만 평짜리 2차 프로젝트를 제가 직접 검수했었는데, 상당히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함께 의논 좀 하려고요.”이청원의 말에서 한가지 정보를 캐치했다. 힘에 부친다라, 이청원이 또 무언가 큰일을 벌려서 힘에 부치는 것이 아닐까?“이 대표님의 요구가 어떤가에 달렸죠. 올해 저와 장영식의 생각도 좀 바뀌었어요, 마침 저희도 고급화 전략을 하기로 해 저희만의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거든요. 해외에 있는 디자인 팀들도 초청하려고요. 이쪽에서는 저와 장 부장님에게 좋은 조건이 있어요, 영식이 해외에서
이청원은 내 말에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배유정이 사생결단으로 덤빈다면 그렇겠죠!”왠지 모르지만 이청원의 한마디에 내 심장이 미친 듯 요동쳤다. 배유정이 필사적으로 덤빈다면 피해를 볼 것은 천우 그룹이 분명했다.그럼 이청원은 나한테 무엇을 암시하고 있는 것일까? 전희와 관련된 일이었기에 직접 묻지도 못하는 노릇이었다.사실 지금껏 나와 이청원 사이의 대화는 의도적으로 전희를 피하고 있었다.잠시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에 이청원의 말이 다시 들렸다.“그럼 고급화 전략을 하겠다는 건, 에메랄드 그린을 참고한 건가요?”나는 황급히 정신을 차리고 솔직하게 대답했다.“맞아요!” 나에게 변희준을 소개해 준 건 이청원이었기 때문이다.“혹시나 해서 알려주는 건데, 너무 빨리 이루려고 하지 말아요. 에메랄드 그린에 실력이 상당한 기획팀이 있는데 전 세계적인 엘리트들만 모아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직 아무도 따라 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한 대표님도 조심해요!”나는 옅게 웃었다.“지금 절 공격하시는 건가요?”“아니죠, 그저 충고하는 거예요. 어떤 일은 천지인 삼박자가 다 맞아야 성공하는 법이잖아요?”“네, 고마워요! 항상 신중하게 행동할게요!”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청원에 대한 호감이 조금 깊어짐을 느꼈다. 이럴 때 객관적인 충고를 해줄 수 있다는 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기 때문이었다.우리는 반나절 동안 오랜 대화를 나눴다.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이청원은 갑자기 등 뒤로 한마디 남겼다.“사실 경호원을 더 많이 보낸 건 배현우였어요!”나는 자리에 우뚝 멈춘 채 고개를 돌리지 못했다. 그저 왼손을 들어 손 인사만 남긴 채 뚜벅뚜벅 걸어 나갔다.이청원이 말하지 않아도 그날 경호원 사이에 배현우의 사람도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이미 그날 병원에서 확신을 하게 됐다. ‘일이 다 끝났네요.’라는 말에 배현우도 반박하지 않았다는 건 단순히 정보만 내놓은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이청원도 흥미로운 사람이었다. 내가 어떻게 떠보든 원칙대로 걸려들지
내 제안이 떨어지자마자 한소연의 매니저가 극구 반대했다.“갔다 왔다 무슨 소동이에요. 우리 소연 씨 시간이 남아도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한가해 보여요?”나는 눈에 힘을 주고 쳐다봤다. 한소연의 매니저인 임가연은 전에도 본 적이 있었다. 한소연만 믿고 막 나가는 듯 오만한 얼굴을 한 채 내 제안을 반박했다.진즉에 이미연으로부터 임가연에 대한 소문을 들었었다. 한소연의 세력을 이용해 이미연을 자리에서 내쫓으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이번에는 그 시한폭탄이 내 손에 들어와 버렸다. 임가연의 속셈은 뻔히 보였다. 한소연이 이미 유명한 톱스타가 된 데다 배현우라는 동아줄까지 잡았으니 그녀도 자신이 뭐라도 된 듯 약자를 괴롭힐 셈이었다.한소연의 어시스트는 이미연이 한소연 옆에 심어둔 사람으로 그녀의 말에 의하면 임가연이 이세림과 사적으로 모종의 관계가 있다고 한다.역시 그 팬들의 화력 또한 그녀와 연관이 있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나는 머릿속에 좋은 생각이 번뜩였다. 이 일을 계기로 나 또한 흥미진진한 연극을 계획하고 싶었다. 임가연을 이용해 이세림에게 우리와 한소연이 공개적으로 맞서고 있다는 소식을 전달하게 해 이세림을 다시 끌어내 올 생각이었다.이런 아이디어가 떠오르자 나는 물러설 수 없었다.“문제를 찾아내 소연 씨를 만족시키려면 모델 하우스에 가야만 해요. 그래야 가장 직관적으로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내고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죠.”나는 강경한 태도로 말을 이었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왜냐하면, 저도 그렇게 한가하진 않거든요!”내 말이 끝나자 이미연이 의미심장하게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눈동자를 번뜩였다.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의 시선이 나에게 집중됐고 특히 책임자가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모두 티를 내지 않았지만, 이 회의가 필요하지 않은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우리 소연 씨가 다음 일정이 있어서요. 여기서 당신들 잘못을 하나하나 짚어줄 시간은 없네요.” 임가연이 내 도발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불만의 소리를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