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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의도적인 괴롭힘

이청원은 내 말에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배유정이 사생결단으로 덤빈다면 그렇겠죠!”

왠지 모르지만 이청원의 한마디에 내 심장이 미친 듯 요동쳤다.

배유정이 필사적으로 덤빈다면 피해를 볼 것은 천우 그룹이 분명했다.

그럼 이청원은 나한테 무엇을 암시하고 있는 것일까? 전희와 관련된 일이었기에 직접 묻지도 못하는 노릇이었다.

사실 지금껏 나와 이청원 사이의 대화는 의도적으로 전희를 피하고 있었다.

잠시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에 이청원의 말이 다시 들렸다.

“그럼 고급화 전략을 하겠다는 건, 에메랄드 그린을 참고한 건가요?”

나는 황급히 정신을 차리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맞아요!”

나에게 변희준을 소개해 준 건 이청원이었기 때문이다.

“혹시나 해서 알려주는 건데, 너무 빨리 이루려고 하지 말아요. 에메랄드 그린에 실력이 상당한 기획팀이 있는데 전 세계적인 엘리트들만 모아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직 아무도 따라 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한 대표님도 조심해요!”

나는 옅게 웃었다.

“지금 절 공격하시는 건가요?”

“아니죠, 그저 충고하는 거예요. 어떤 일은 천지인 삼박자가 다 맞아야 성공하는 법이잖아요?”

“네, 고마워요! 항상 신중하게 행동할게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청원에 대한 호감이 조금 깊어짐을 느꼈다. 이럴 때 객관적인 충고를 해줄 수 있다는 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반나절 동안 오랜 대화를 나눴다.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이청원은 갑자기 등 뒤로 한마디 남겼다.

“사실 경호원을 더 많이 보낸 건 배현우였어요!”

나는 자리에 우뚝 멈춘 채 고개를 돌리지 못했다. 그저 왼손을 들어 손 인사만 남긴 채 뚜벅뚜벅 걸어 나갔다.

이청원이 말하지 않아도 그날 경호원 사이에 배현우의 사람도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이미 그날 병원에서 확신을 하게 됐다. ‘일이 다 끝났네요.’라는 말에 배현우도 반박하지 않았다는 건 단순히 정보만 내놓은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이청원도 흥미로운 사람이었다. 내가 어떻게 떠보든 원칙대로 걸려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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